안녕하세요.
대천동에 위치한 비스타 영어학원입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교육적 가치 중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이 "자율"입니다. 학원에서 학생들을 학원이 원하는 대로 끌고 갈 수도 있겠지만 결국 학생들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공부해야 더 좋은 결과가 나오니까요.
그런데 이 자율이라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입니다. 학생들 마다 같은 철학으로 교육하더라도 결과가 다 다르고 기대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을 때는 또 수정하여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제가 한 고등학교에서 기간제교사 생활을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저는 2학년 한 반의 담임이었는데 학기 초부터 학생들을 아주 획기적인 방법으로 관리했습니다. 물론 다른 누군가가 보기에는 "방치"로 보였을 것입니다.
저희 반은 청소구역을 따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누구라도 내 주위가 지저분하면 자율적으로 청소해야 하고 학생들 모두가 스스로 행동할 줄 아는 학생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학기 초에 반은 난리가 났지요. 쓰레기는 교실 전체에 굴러다녔고 종례 후 학생들이 돌아가고 난 교실은 "엉망"이라는 단어로도 표현되지 않을 만큼 난장판이었습니다. 교장선생님이나 교감선생님이 오후에 학교를 한 바퀴 돌아보시는 일이 잦았는데 반 관리를 전혀 하지 않던 것으로 보였던 저는 자주 불려다녔습니다. 다른 반에서는 담임선생님께서 직접 청소검사 하고 깔끔한 상태로 학생들을 집으로 보내셨는데 저희는 자율에 맡겼으니 지난 10년간 해보지 않은 시스템에 학생들은 말 그대로 자유를 느끼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렇게 며칠이 지나면 저의 인내심이 극에 달합니다. 학생들에게 잔소리하는 대신 한 시간 일찍 출근하여 교실 청소를 혼자 시작합니다. 일부 학생들이 등교와 동시에 저를 도와서 청소를 합니다. 다른 학생들은 교실에 와서 청소하는 모습을 보고 다른 반에 놀러갑니다. 그리고 이것은 3월, 4월 내내 반복되었습니다.
저의 대학교 선배님이었던 교감선생님께서 인내심이 다하셨습니다. "나도 젊을 때 그런 교육을 해 봤는데 아이들은 그런 교육이 안 돼요. 타이트하게 잡아주세요. 계속 이렇게 하면 내년에 재계약 못합니다."
저는 교육에 대한 고집이 좀 센 편입니다. 1학기 내내 비슷한 상태가 이어지고 저는 자주 교장, 교감선생님께 불려다니며 꾸중을 들어야 했습니다. 덕분에 다른 교장, 교감선생님 성함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그 두 분 성함은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저희 반은 저의 자율적인 관리(?) 아래에 당시에 거의 의무적으로 참여해야만 했던 야간 자율학습을 단 두 명만 남아서 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도망가는 사태도 발생했습니다. 물론 또 교장선생님께 불려갔었지요.
10년간 시키는 것만, 강압에 의해서 교육을 받았던 학생들이 천천히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2학기가 되자 야간 자율학습을 빼고 도망가는 학생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교실도 제가 만족할 만큼 정리가 되었고 학생들은 스스로가 움직일 줄 아는 모습이었습니다. 옆 반 담임선생님께서 도대체 반을 어떻게 운영해서 학생들이 알아서 잘 하느냐고 저에게 물어왔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그 다음해에 저는 재계약을 하지 못했지만요.
아래의 종이는 저희 비스타 영어학원의 여름방학 숙제입니다. 3일간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향상시켜보겠다는 생각보다는 생활 습관 개선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 보고 싶었습니다.
1. What I want to have: 내가 가지고 싶은 것, 학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함으로써 목표를 설정하여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2. To make my bed after I get up: 아침에 잠에서 깬 후에 침구 정리를 함으로써 올바른 생활 습관을 가질 수 있습니다. 좋은 학생의 시작은 기본적인 생활 습관부터.
3. Family photo: 가족사진을 찍음으로써 적어도 가족이 모여야 하고, 모이면 아마도 약간의 대화도 이어질 것입니다. 스마트폰을 쳐다보고 있기 바쁜 요즘 시대에 가족간의 대화가 조금이라도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4. To eat breakfast every day: 방학이라고 늦잠 자는 학생들이 있을 수 있겠지요? 매일 아침식사 하기 항목을 통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기본 생활 습관을 계속 유지했으면 합니다.
5. Blue sky: 학생들이 고개를 숙이고 폰을 보거나 고개를 숙이고 숙제를 하는 경우가 많겠지요. 거북목이 오지 않게 고개를 들고 푸른 하늘 사진을 찍어오면 됩니다. 하늘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하늘을 보며 더 큰 꿈을 꿀 수 있으면 더 좋겠고요.
6. Taking a walk in my town: 우리 동네 산책하기를 통해 육체적인 움직임을 증진시키려고 합니다. 활동이 부족한 학생들이 늘 걱정입니다.
7. To send thank-you messages to friends: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는 학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8. To keep a diary: 일기를 통해 하루를 되돌아보고 뒤를 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9. To write about a day in my thirties: 나의 30대의 하루를 상상해서 적어봅니다. 아무 생각 없이 현재를 살고 있는 학생들이 많이 있겠지만 나의 30대를 한번 상상해 봄으로써 좋은 미래를 어떻게 해야 대비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10. My favourite animal: 영국식 스펠링인 favourite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주었고, 내가 애정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 있는 학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11. To take the stairs instead of elevators: 늘 이용하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해서 조금의 전기를 아껴보는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12. A country where I want to travel: 내가 여행가고 싶은 나라를 선택해 봅니다. 나중에 방문할 날이 있겠지요.
13. To read a book a day: 두꺼운 책이 아니어도 됩니다. 며칠간 하루에 한 권의 책 읽는 습관을 가져보는겁니다. 제가 수업 중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영어로 된 책 읽는 것 보다 한국어로 된 책을 많이 읽는게 좋다는 것입니다. 제일 중요한 것이라서 가운데에 위치합니다,
14. To say thank you to my family members: 늘 고마운 사람들이지만 잘 표현을 하지 않잖아요...
15. My clean room: 내 방을 청소해라 가 아니고 나의 깨끗한 방입니다. 깨끗한 방을 인증하려면 스스로 청소를 하겠지요. 언제나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명령 보다는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던져서 학생들 스스로 행동하도록 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16. Exercising
17. Not to use disposable products: 내용 그 자체 보다는 증명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창의적인 증거 많이 가져오길 바랍니다.
18. My favourite character
19. To practise kindness: 영국식 스펠링 practise를 알아보고 친절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보도록 합니다.
20. Special food: 비싼 랍스터나 소고기를 찍어오라는 뜻은 아닙니다. 어떤 음식이든 나에게 스토리가 있는 음식을 인증하면 되고 그 자신만의 스토리는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21. To wash the dishes
22. To pick up trash
23. To help other people
24. To care for animals
25. Role model: 롤모델이 없는 학생들도 많이 있습니다. 자신의 롤모델을 이번 기회에 생각해보고 그 롤모델처럼 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면 될지 한번 생각해보는 방학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여름방학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