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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산악회 백두대간 16차 백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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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스크랩 대간 4구간 - 20130519
감포 추천 0 조회 241 13.05.22 10:23 댓글 8
게시글 본문내용

 

 

 

 

 

호접몽

나비의 꿈.

그래 !

  나는 아직도 꿈을 꾸는가보다.

밤보다도 깊은 꿈을 꾸는가보다.

해가 뜬 이후에도 몽롱한 기운은 가시지 않았다.

온 몸에 땀구멍이란 땀구멍이 다열리고 나서도 아직 꿈에서 깨지나지 못했다.

천왕봉과 제석봉 전망대에서 온 몸으로 운무와 햇빛을 받고나서도 비몽사몽

산희샘 깊고 찬 물을 속 깊이 들이키고 나서야 잠이 깨었다.

 

 

 

누구와 : 대구 k2 16차 대원, 그리고 시산제 축하해주러 오신 15차 분들.

 

어디를 : 대간 4구간 ( 대원사 ~ 윗새재마을 ~ 치밭목 ~ 써리봉 ~ 중봉 ~ 천왕봉 ~ 장터목 ~ 법천계곡 ~ 중산리)

많이 놀다왔다. 그래도 조금 더 산에서 놀다왔으면 하는 마음에 아쉬웠다.  

 

날씨 : 아침엔 비, 그리고 차츰 개임. 윗새재 출발할 땐 하의 우의, 치밭목 오르면서 탈의.

그 이후엔 7부바지로 진행. 시원했으나 강한 햇빛으로 노출된 부위는 가벼운 화상.

 

산행만족도 : ★★★★☆

 

 

황금연휴.

남들은 그리 이야기하더구만

어느 주말과 다르지 않았다.

 

석가탄신일은 욱수골로

토요일날은 경주 남산으로 한바퀴 휘익 돌고 왔다.

온다던 비는 어김없이 밤이 되자 내렸다.

밤새 배수구를 타고 내리는 빗소리에 몇번을 잠을 설쳤을까?

 

 

걱정과 더불어 피어오르는 기대감.

비만 그치기만 하면 오늘 산행은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보상해 주리라는 기대감에 설레이기까지 했다.

출발 ~

떠나보지 않은 사람은 맛볼수 없는 설레임이 가볍게 몸을 흔들어대었다.

 

 

 

울퉁불퉁.

매끄럽지 못한 노면은 버스를 흔들어대었다.

그래도 이번 구간은 휴게소에서 편안히 밥을 먹을 수 있고 그나마 비는 피할수 있겠다 싶었다.

함양을 지나자 비는 개기 시작했고 나즈막한 산 허리엔 구름이 드리워져 있었다.

 

산청휴게소에서 전날 준비한 북어국에 따뜻한 밥으로 아침을 먹었다.

밖에만 나오면 식성이 좋아지는 쥬니어는 내가 수저를 놓고도 한참을 바삐 밥그릇에 손이 오고갔다.

흔들리는 잇몸때문인지 개운치 않은 입속에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을 털어 넣었다.

 

 

꽃씨를 다 날려보낸 민들레는 떨어지는 빗속에 남은 줄기 하나 보존하기도 힘들어 보였다.

그렇게 잠이 덜 깬 아침에 산행 준비는 시작되었다.

 

지난번 처럼 대원사 주차장에는 트럭 한대에 5만원하는

제법 비싼 몸값을 하는 트럭 택시가 대기중.

윗새재까지 가깝지 않은 길을 덜컹덜컹  트럭은 오른다.

지난 구간 고통의 기억이 아직 가시지 않은 유평 마을을 지난다.  

비가내려 더욱 소리를 질러대는 대원사계곡으로 향한 눈길을 떼기가 어려웠다.

시멘트 고갯길을 힘겹게 쳐 올리자 윗새재 마을 주차장이다.

 

 

윗새재마을 ~ 치밭목 산장

 

출발~

좌측으로 난 표지판을 따라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며 먼저 출발한 이들의 뒤를 따른다.

 

 

 

처음부터 무거운 주제이다.

꼭 하고 싶은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답은 유감스럽게도 모르겠다. 

 

지리산을 지나가면서

또 지리산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사는 산꾼이니

한번쯤은 생각해보자. 하는 마음에 올려본다.

 

바로 지리산 반달곰 이야기.

 

지리산은 여러가지를 품고 있다.

그것이 자연적인 것이든 인공적인 것이든 어떠한 것이 되었더라도 지리산의 일부요,

지리산을 구성하는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냐?'고 물어보시는 이도 계실 것이다.

바로 지리산 반달곰 이야기이다.

 

2004년 지리산에 국내 처음으로 러시아와 북한에서 데려온 새끼 반달곰의 방사가 시작되었다.

이후 현재까지 지리산에는 27마리의 반달가슴곰이 자연에 적응해 생활하고 있다.

2007년에 러시아에서 데리고 온 반달곰은 자연 상태에서 교배를 하여

2011년 첫 출산을 하였고, 이어 올해 초 재출산에 성공을 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성공 사례는 매우 드문 일로 국립공원 관리공단 멸종위기종 복원센터 측은 ‘2020년 최소존속개체군 50마리 달성이라는

일차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50마리란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자연상태에서 반달곰이 교배를 이루어 자신의 종족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개체수를 의미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의 반달곰 방사에 관한 의견.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방법을 모색해 미래세대에게 동물원이나 책 속에서 만나는 곰을 자연 속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일 것이다.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 프로젝트'는 곰 한 종의 복원을 위한 노력이 아니다.

곰이 스스로 살아 갈 수 있는 건강한 자연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곰이 살 수 있는 환경이라면

곰과 더불어 많은 생명들이 지리산에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리산의 수많은 생명들과 인간이 공존하는

그 날이 바로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프로젝트의 종착역일 것이다.

 

그러나 이에 관한 반대 의견 또한 만만치 않다.

 

2004년부터 지리산 국립공원에 방사된 지리산 반달곰들은 지난 7년간 302차례의 벌통 습격 사건을 벌여 모두 45,645만원의 피해를 안겼다.

이 외에도 감나무 농장이나 고로쇠 수액 채취 현장을 훼손하거나 장독을 파손하는 등 지리산 인근 마을에 적지 않은 피해를 안겼다.

 

이러한 경제적인 손실 이외에

또 다른 한가지의 문제점은

매년 지리산을 찾는 300만 명 내외의 등산객이다.

이들에게 지리산에는 자연 방사한 곰이 살고 있으니 산을 찾지 말라고 말할 수는 없다.

또 찾지 말라고 해도 산에 가지 않을 사람들이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갖는 지리산의 역사·문화·지리적 상징성은 엄청나기 때문이다.

결국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사고 가능성을 안고 지리산에서 인간과 곰이 공존하는 형국이다.

곰은 기본적으로 온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누가 먼저 공격 하기 전에는 상대방을 절대 해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우연한 사고는 누구라도 예측할 수 없다.

 

국립공원 반드시 지켜야 할 우리의 보고이다.

그러나 무조건 들어가지 말라고 다니지 말라고 하기에는 지리산은 너무 사람에게 가까이 와버렸다.

봉우리 구석구석, 계곡 굽이굽이마다 깔려있는 고로쇠 채취 호스의 난잡함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시그널이 달리지 않는 지계곡이 없을 정도로 트레킹 인구의 확산은 대단하다.

지리산에 관한 상세 정보는 넘치고 넘쳐

앉아서도 지리산 구석구석의 자료를 다 들여다 볼 수 있는

그런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물론 지킬 것은 지키고 개발해야할 것은 개발되어야 한다.

무조건 보호를 하자거나 무조건 개발을 하자는 사람은 극히 일부라고 보여진다.

 

곰을 지키고 싶어하는 사람이나 곰에게서 위협을 받는 사람들

모두의 의견이 잘 반영되는 현답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다음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제시한 반달곰 대처법이다.

 

산행 중에 반달곰을 만났을 경우

 

-먼저 공격하지 마시고 침착하게 재빨리 상황을 판단하여 행동해야 합니다.

 

-반달가슴곰과 마주쳤을 때는 시선을 피하지 말고 곰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곰으로부터 천천히 떨어져야 합니다.

 

-반달가슴곰은 금속성 소리를 싫어합니다.

호각을 크게 불거나 방울소리를 내면서 자리를 피해야 합니다.

 

-반달가슴곰이 접근할 경우엔 손을 크게 휘두르거나 높은 바위에 올라가 곰보다 더 큰 존재임을 알리십시오.

계속 집요하게 접근할 경우 갖고 있는 배낭과 스틱 등과 같은 물품을 이용해 적극 방어를 해야 합니다.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위

 

-먹이를 주거나 남은 음식물을 버려서는 안 됩니다.

사람이 주거나 버린 음식물에 한 번 맛을 들이면 자연적응에 실패하거나 사람 가까이 접근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단독 산행을 피하고 지정 탐방로를 이용해야 합니다.

여러 명이 함께 마주쳤을 경우 반달가슴곰이 먼저 위험을 느껴 달아나게 됩니다.

 

-카메라, 비디오를 곰에게 향해서는 안 됩니다.

촬영을 시도하거나 인공적으로 반짝이는 플래시는 반달가슴곰에게 위협을 느끼게 하여 사람을 공격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곰에게 등을 보이지 않아야 합니다.

당황하여 등을 보이며 도망가게 되면 반달가슴곰이 자신보다 약한 상대로 인지해 공격을 가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내 목숨은 소중하니까 대처 요령은 숙지합시다.

 

월간 산, 환경일보 등에서 부분 발췌.

 

 

중간고사 치느라 산행을 한번 빠진 바람에 한달만에 산행을 참석한 쥬니어는 지친 기색도 없이 잘도 걷는다.

빈번한 산행에다 이어지는 술자리에

오히려 지친 기색을 감포가 먼저 드러내었다

그럴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나의 카드는 바로 사진찍기.

 

 

새재마을에서 2.5km를 지나는 지점을 지나자 햇살이 계곡에 스며 들어왔다.

개울가에서 쥬니어를 불렀다.

'물한잔 마시고 가자.'

새벽에 준비한 따뜻한 유자차를 한잔 들이켰다.

따스한 햇살 마냥 차 한잔의 느낌은 부드럽게 온 몸에 스며 들었다.

 

 

<무제치기 폭포의 전경>

 

무제치기 폭포 다녀오시는 분들이 많았다.

계단을 한참오르면 조망대가 있다는 사실을 진작에 알고 있던터라 조망터로 바로 올랐다.

 

출입금지.

순간. 어! 언제 이곳에 출입금지 표시가 있었지?

아마도 추락 사고를 방지하려는 의도였던 것 같았다.

실제로 어느 등산객 한분이 폭포 중간에서 사진을 찍어려다 추락 사고가 있은 후

폭포의 안내문을 공단에서 제거 했다고 한다.

금줄을 살짝넘어 20여미터 들어가면 웅장한 폭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조망터가 나온다.

 

조개골과 한판골의 물들이 모여서 형성된 무제치기  폭포는 3단으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물방울이 떨어지면서 무지개를 만든다고 해서 무지개 폭포로 불리다가 무제치기 폭포로 바뀌었다는 설과

 턱이 져서 물이 한번 튄(제낀, 젖힌) 다음에 떨어지기 때문에 '물을 제끼는(젖히는) 폭포'에서 유래했다는 설

두가지 유래를 가지고있다.

 

 

배낭을 벗어 던져놓고 한참을 놀았다.

계곡 아래 바람에 실려오는 구름은 시시때때로 폭포의 모습을 뒤틀어 놓았다.

 

 

웅장한 폭포의 물소리도 구름에 가리운 듯

여기저기서 구름들이 아우성을 지르며 몰려왔다.

 

 

살짝 하늘이 한번 열리면서 빛이 들어왔다.

처음부터 거기에 있은 양

햇빛이 환하게 구름을 젖히고 계곡 사이로 들어왔다.

 

 

 

무제치기 폭포 조망터를 지나 폭포 상단.

등산로를 살짝 벗어나

현수샘.

 

물맛이 좋아서 대원사 스님들이 일부러 물떠러 온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얘기도 붙어 있는 그런 현수샘이다. 

 

 

폭포 조망터 위에 있는 첫번째 다리를 건너기 전

좌측 공터 부근이 샘터 위치.

치밭목 산장이 지척이니 산꾼에게는 필요성이 좀 떨어지는 샘터이기는 하다.

 

 

 

취나물 많이 난다고 치밭목이라 불리웠다.

지금도 나물 지천이다.

그러나 산장 주위에서는 절대 채취 금지.

산장지기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치밭목 산장은 지리산 동부권 산행시 중요 기지이다.

사진에 보이는 우측 소로가 샘터 가는 길이자 조개골로 내려가는 길.

좌측 계단길이 써리봉, 천왕봉 가는 길.

그리고

산장 우측 화장실 뒤로는 비둘기 능선으로 올라가는 등로가 몰래 숨어있다.

 

써리봉~ 중봉

 

 

누가 이야기하지 않으면 모를 이곳.

구곡산능선과 치밭목 능선 갈림길

 

 

 

2년전 장단골 우골산행하면서 구곡산 능선길을 이용, 순두류 쪽으로 하산했던 기억이 났다.

 

 

 

써리봉은 해발 1602m의 높이를 자랑한다.

구곡산능선의 중요지점으로 편평한 터와

넙적 바위가 정상에 있다. 

주위는 온통 운무였다.

운무 저 아래 어디쯤 중봉계곡이 있으리라. 

 

 

써리봉에도 운무가 가득차 있었다.

운무 사이로 보여지는 산의 속살은 황홀했다.

사진 찍기 놀이.

 

따스한 차 한잔에 이른 점심을 먹었다.

쥬니어는 산에만 오면 식성이 배로 느는 모양이다.

치밭목에서 과일이랑 빵을 먹었는데두

배가 고프다고 점심 먹고 가자고한다.

 

 

 

써리봉에서 중봉까지 이어지는 길도 쉽지는 않았다.

산장에서 숙박을 하셨는지 맞은 편에서 내려오는 산꾼들의 숫자도 적지 않있다. 

 

 

 

 

중봉.

2주만에 다시 찾은 중봉은 그새 좀 더 화려하면서도 예쁘게 바뀐 옷을 입고있었다.

천왕봉이 올려다 보이는 지점.

작가 한분이 사진기 장착하고 간식을 먹는 중.

천왕봉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람이 불어와 구름을 밀어내면 숨어있던 산들이 모습을 보여주었다.

울긋 불긋 바위 틈에, 구름 속에 박혀있던 진달래의 자태는 황홀했다.

 

천왕봉 ~ 장터목산장

 

 

예상대로 천왕봉은 등산객들이 붐비고 있었다. 

 

 

천왕봉 정상에는 1.5m 높이의 '지리산 천왕봉 1,915m'란 표지석이 있다.
예전에는 남명 선생의 "만고천왕봉 천명유불명" 글귀가 있던 곳이기도 하다. 

1489년 천왕봉 성모사를 오른 김일손의 속두류록에 의하면
한 칸 정도의 돌담벽이 있어 돌로 지은 담벽과 너와집에 성상이 안치 되어있었다고 한다.
이 사당은 빨치산에 의해 허물어진 뒤 노천암대만 남아있다.

 

 

재빠르게 정상석을 차지하고서는 한 컷.

처음으로 오르는 천왕봉에 남 다른 감회가 있었던 모양이다.

힘들기도 하고 감동도 있고

그런 모양이었다.

내가 해주고 싶은 이야기도 바로 그런 것 이었다.

'굳이 말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몸으로 배우는 것이 이런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칠선계곡에서 선녀가 날아오는 양

천왕봉을 가득 덮고 있는 운무가 일순간에 걷히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탄성이 울려퍼졌다.

 

 

천왕봉 정상에는 전설이 있다.

예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남을 그런 전설하나가 있다.

 

.

마고는 智異山 천왕봉에 살고 있던 天神의 딸로 仙桃聖母, 마고할미, 또는 老姑등으로 불리어저 내려오고 있다.

그런데 이 마고가 지리산에서 불도를 닦고 있던 도사 반야를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하고 천왕봉에 자리 잡고 살고 있었다.

이들은 결혼후 금슬 좋게 잘 살아 딸을 8명이나 낳았다.

 

그러던 중 반야가 더 많은 깨우침을 얻고자 가족들을 천왕봉에 남기고 홀로 반야봉으로 떠나게 되었는데

마고가 백발할미가 될 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할미가 된 마고는 딸들을 모두 전국 팔도로 내려 보내고  

홀로 변함없이 수도에만 정진하는 반야를 그리워하며 나무껍질을 벗겨 고운 옷 한 벌을 고이 지어 반야에게 전해 줄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달 밝은 어느 날 밤, 마야고는 지리산 중턱에 앉아 반야의 옷을 품에 안고 그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꿈에도 기다리던 반야가 자기 쪽으로 손짓하며 걸어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마야고는 바람에 나부끼는 꽃잎의 물결 속으로 반야의 옷을 든 채 달려갔다.

그리고 정신없이 무엇을 잡을 듯이 허우적거렸는데, 이상하게도 잡히는 것이 없었다.

정신을 차려 보니, 그리운 반야는 보이지 않고, 쇠별꽃들만 달빛 아래서 바람에 흐느적거릴 뿐이었다.

쇠별꽃의 흐느적거림을 반야가 걸어오는 것으로 착각한 것을 알게 된 마야고는 너무나 실망하여 두 손바닥에 얼굴을 파묻고 한없이 울었다.

 

마야고는 그 뒤로 자신을 속인 쇠별꽃을 다시는 치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정성껏 지어 두었던 반야의 옷도 갈기갈기 찢어서 숲 속 여기저기에 흩날려 버렸다.

또 매일 같이 얼굴을 비춰보던 산상의 연못도 신통력을 부려서 메워 없앴다.

마야고가 갈기갈기 찢어 날려버린 반야의 옷은 소나무 가지에 흰 실오라기처럼 걸려 기생하는 풍란(風蘭)으로 되살아났는데,

특히 지리산의 풍란은 마야고의 전설로 '환란(幻蘭)이라고 부른다.

 

멀리 웅장한 지리산 산자락을 타고 지리산의 정상 천왕봉(높이 1,915m)에서

서쪽으로 바라보이는 반야봉( 높이 1,734m) 은 마야고가 늘 바라보고 반야를 생각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마야고가 메워 버렸다는 못을 두고, 혹자는 천왕봉 밑 장터 목에서 찾아낸 '산희샘(山姬)'이라 이름 붙여진 곳을 그곳이라고 하기도한다.

마야고의 한과 노여움을 풀어주기 위하여 고려 때 천왕봉에 사당을 세우고 여신상을 모셨는데(현재 성모상은 중산리 천왕사에 있음)

일제 때 한 왜병이 군도로 그 코와 귀를 잘라 버리려다가 신벌을 받아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 마야고, 노고 할때 姑 자는 시어머니, 혹은 늙은 여자를 일컫는 말이나

삼국유사를 비롯한 문헌이나 전설에 나오는 姑는 신을 모시는 여인으로 보면 되겠다.  

마야고와 반야의 8딸은 전국 팔도의 무당들이 되었다.

천왕봉 아래 백무동에 무당들이 많은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중산리 버스정류장과 주차장에서 700m 떨어진 곳에 천왕사가 있다.

중산자연휴양림 가는 길.

 

1974년 찍은 성모상과 천왕사에 현재 전시해놓은 성모상은 동일하지가 않다.

아마 어떤 목적에서인지 천왕사에서 진품을 전시하지 않은 걸로 사진상 유추를 해본다.   

직접 확인해볼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씻고 막걸리 한잔 마시고나니 

초심은 멀리 사라지고 ...

확인은 다음번 숙제로 미뤄 둡니다.  

 

http://www.ofof.net/doc/a20.htm 

 

 

올려다 본 천왕봉에는 바람에 흩어지는 찢어진 반야의 옷처럼 하얀 구름이 흩날리고 있었다.

 

 

 

 

천왕봉 아래 바람을 피할만한 자리에 먼저 진행을 한 몇분이서 점심을 잡숫고 있었다.

 

 

그 맞은편으로 보이는 금줄 너머 계곡.

 

누가 지리산 최대 비경을 가르켜달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이곳을 추천한다.

 

통신골.

천왕봉의 남쪽사면으로 산사태가 난 출입금지 구역이다.

오늘 처럼 비가 온 날에 들어가면  상당히 위험이 따르는 곳이기도 하다.

 

잠시 통신골 최상부 지역 사진 몇장 감상.

 

 

 

 

 

 

그 사이에도 천왕봉 위로 흩어지는 구름꽃은

이리 저리로 날리고 있었다.

 

 

여기는 지리산 북동지역 최대 비경인 칠선계곡 내려가는 곳으로

예약 신청을 받아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자 ! 그럼 천왕봉에서 발원한 계곡을 정리해보자.

먼저 지도 한장.

 

 

월간 산에서 만든 지리산 능선 계곡지도 잘 써 먹고 있슴다.

 

1 번이 칠선계곡.

2번이 천왕샘, 법계사 순두류로 이어지는 천왕골(상봉골)계곡.

3번이 지도에 표시는 없지만 바로 통신골 되겠다.

천왕봉 정상에 내린 비는 이 세군데 계곡을 따라 흘러 내린다.  

 

 

 

제석봉 가는 길

피어오르는 운무따라 새 한마리 날았다.  

 

 

 

 

 

 

 

 

 

 

이 와중에 삼각대 생각이 났다.

삼각대 있었으면 좀 더 좋은 그림 나왔을터인데...

 

 

 

통천문.

하늘로 가는 문.

누가 이곳을 통해 하늘을 오르내렸을까?

 

설화 하나 더.

 

일곱 선녀가 칠선계곡 선녀탕에 내려와 목욕을 하고 있던 것을 본 지리산 곰이 평소 연정을 품고 있던 중 선녀들의 옷을 훔쳐 바위 틈에 숨겨버렸답니다.

 

목욕을 마친 선녀들은 옷을 입고 하늘나라로 올라가려 했으나 아무리 찾아 헤매도 옷을 찾을 수가 없었고...  

마침 사향노루가 이 사실을 보고 자신의 뿔에 걸려 있는 선녀들의 옷을 가져다 주어 선녀들이 무사히 하늘나라로 되돌아 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곰이 선녀들의 옷을 훔쳐 바위틈에 숨긴다는 게 노루의 뿔을 나뭇가지로 잘못 알고 옷을 숨긴 것이었죠.

그리하여 선녀들은 자신에게 은혜를 베푼 사향노루는 칠선계곡으로 집단 이주해 살게 하고

몹쓸 짓을 한 곰은 이웃의 국골(칠선계곡 촤측)로 내쫓아 버렸다는 얘기입니다.

 

바로 설화 속에 나오는 선녀 들이 하늘 위로 드나들던 문이 비로 通天이다 

 

 

 

 

제석봉.

봉우리 주위로 고약한 *들이 큰일을 보아 놓았다.

제석천 부처님이야 큰일 따위에 까딱이야 하겠냐만은

제석봉 주위 지나가는 내 입장에서야 고약하기 그지없는 노릇이었다.  

 

 

 

 

제석봉 전망대에 도착을 했다.

또 다시 배낭을 풀고 이번에는 두 다리를 펴고 앉아버렸다.

 

 

 

 

 

 

 

피어 오르는 운무에 가득한 봄산의 기운에 절로 노래가 흘러나왔다.  

 

법천계곡 내려서면서는 제석봉 전망대에 조금 더 머물러 있었어야 했다는 후회가 뒤늦게 들었다.

 

 

장터목산장 ~ 중산리

 

 

장터목 산장

지나가는 수선화님에게 현금 만원을 꾸었다.

쥬니어는 라면이 고팠고, 김은숙님은 따뜻한 커피가 고팠다.

2층에 있는 매점에 들려 컵라면을 찾자 컵라면은 판매를 안함.

따뜻한 커피는 캔커피로 하나에 1,000원씩. 

 

 

천왕봉에서 출발하는 백두대간 첫 고개 장터목이다.

'하필, 산꼭대기 고개마루가 장터였을까?'
지리산 북쪽과 지리산 남쪽을 잇는 고개마루가 바로 이곳인데  
북쪽 함양 마천과 남쪽 산청 시천을 잇는 지름길이라고 한다.

 

 

산장아래 중산리와 법천계곡으로 내려가는길 로 20여 미터를 내려서면 샘이라기보다 식수장같은 분위기의 물을 받는 곳이 있다.

바로 산희샘. 

산희샘은 '뫼山 아가씨 姬' 라는 의미이다.

이곳 산희샘의 이름은 지리산악회 회원 안기호씨 딸 이름인 산희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지리산이 개방된 직후 구례 산악회가 이곳을 답사하였는데

이분도 어지간하시지.

출산일을 앞두고 전쟁터 가는 것도 아니고 등산을 가게 되었던 모양이다.
산행 전 출산할 아이 이름을 미리 '산'이라 지었다.
아내가 아들을 낳으리라 믿고 그렇게 이름을 지은 것이었는데  
하산 후에 태어난 그의 아기를 확인해보니 딸이었던 것이었다.
딸 이름을 산(山)이라고 부를 수가 없게 된 안 씨.
생각 끝에 산 뒤에 계집 희(姬)자를 붙여 산희(山姬)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런 사정을 알고 있는 지리산 산악회 회원들이
그때까지 이름없던 장터목샘을 산희샘으로 명명하게 되고  
산꾼 안기호씨는 잊지못할 귀한 선물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산희샘에는 전설이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약초를 캐러가 돌아오지 않은 총각을 기다리다 찾아나선 한 처자가 있었다.
며칠 동안 산중을 헤메도 총각을 찾지는 못하고, 갈증을 못 이겨 이곳에서 숨졌는데
총각이 뒤늦게 오자 그 혼이 눈물로 반기듯이 솟았다는 전설의 샘물이 바로 산희샘이다.

또 다른 전설 하나는
마야부인이 멀리 떠난 남편 기다리며
거울 삼아 몸 단장했다고 전해지는  전설 속의 샘이 이곳이었는데
결국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원망하며
메꿔버린 샘이 장터목 인근에 있는 산희샘이라고 한다.는
전설 따라 삼천리~

 

 

법천계곡 등로를 따라 중산리로 내려서는 중간 지점 쯤 나타나는 유암폭포.

 

 

 

유암폭포는 법천계곡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유암폭포옆 나무계단을 지나면 우측으로 두개의 물줄기가 합쳐지는 합수점이 나오는데

우측 골짜기가 통신골 들어가는 들머리.

온갖 기암과 약초가 자라는 곳이다.

 

 

 

 

산에서의 안전을 기원하면서

혹은 무사한 산행에 감사하면서 쌓았을 돌탑 들은 법천 계곡의 명물 중의 하나가 되었다.

 

 

 

칼바위는 바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지리산에 들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웠을 시기에

법계사 찾아가는 길이 어디 쉬었어랴.

지리산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눈뜬 봉사 노릇이었을 것은 보지않아도 알 수 있는 일.

나무에 새겨둔 표시나 작은 돌은 비바람에 손상이 잘 되었을 터.

하면 이렇게 든든하고 보기에도 칼처럼 생긴 바위야 말로 든든한 산행의 안내자 역활을 제대로 했으리라 생각된다.

든든하고 변함없는 칼바위를 지나자 중산리 탐방소가 모습을 들어낸다.

 

다리가 아프다고 택시타자는데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한명이든지 네명이든지 무조건 5,000원

 

 

시산제 ~ 마무리

 

계곡에서 땀을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물가에는 남매가 놀고있던 있었다.

어지간히 물놀이가 재미있었던지 옷이 흠뻑 젖었다.

한참을 씻고 있으려니

오빠로 되어 보이는 아이가 다가와서 어린 여동생이 장화를 물에빠뜨렸다.면서

'아저씨 장화좀 건져주세요'라고 부탁을 해온다.

 

출동 ~ 쥬니어.

시키지도 않았는데 물에 들어가더니 잠수질을 해서 장화를 건져내어 주었다.

그제서야 환하게 웃는 꼬맹이들.

'아저씨 고맙습니다.' 하는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시산제.

대간의 무사완주를 기원하는 자리.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지나도록 걷고 또 걸어 도착할 진부령 고개까지 무사를 기원하는 자리.

가족의 배려, 친구들의 이해, 동료들의 도움, 그리고 산신의 보살핌이 있어야 도착할 수 있는 곳.

진부령.

 

그 시산제에 참석해야 될 사람.

산신들의 도움이 제일 필요한 사람들이 빠져있었다.

 

음복자리가 파하고나서도 돌아오지 않은 사람들.

저녁 10시가 다되어서야 우여곡절 끝에 중산리를 출발했다.

 

함께 산행을 한다는 것.

지리산과 그 언저리에서 살고 있는 인간과 반달곰의 문제보다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다.

 

어떻게 더불어 살 것인가?   

어떻게 행복하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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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3.05.22 10:36

    첫댓글 감포님!!
    무제치기폭포, 천왕봉, 나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던 운무
    하산길 법천계곡,유암폭포~~
    4구간 한번 더 산행하였습니다..^*^
    마자요~~장터목산장에서의 고팠던 커피 정말 굿이었습니다..^^
    중산리 주차장에서 다리가 아프다는 핑계 삼아
    감포님 덕분에 택시를 탈 수 있었던 횡재까지 누렸답니다..
    4구간 산행 함께하였음에 즐거웠습니다..^^

  • 작성자 13.05.23 08:48

    그렇쵸. 저도, 쥬니어에게도 좋은 그리고 즐거운 산행이었답니다.
    지리산의 사랑 가득 담긴 운해와 바람, 조망까지 부족함이 없었던 산행이었습니다.
    잘 다녀왔습니다.
    고맙습니다.

  • 13.05.22 14:06

    "밤보다 깊은 꿈"...감성이 풍부하신 필치가 유려합니다.즐감했습니다.

  • 작성자 13.05.23 08:50

    제가 지어낸 말은 아닐거고 아마 어디서 주워들은 풍월이 아니겠나 싶으네요.
    건강하시고 다음구간에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13.05.23 11:22

    이제 대간 두구간을 다녀오면서 감포님 후기 팬이 되었네요.
    짧다면 짧은 8시간 정도의 산행 내내 힘들다는 생각과 잠깐 잠깐 현세에 치러야 할 고민만 생각을 넘나 들든데,제가 다녀온 지리산 산자락이 구구절절 사연이 많이 담겨 있었네요.
    청컨데 멋진 후기도 부탁드리고 산행전에 구간 구간 비경이나 히스토리를 먼저 올려 주십사하는 부탁은 너무 수고롭게하는거겠죠?
    지난 구간의 감흥에 배가 되어주신 감동의 후기 잘보고 갑니다.
    힘이 들어 헐뜩이는 제 모습도 간간히 넣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울러 주니어가 앞으로 자신있게 살아가게끔 동기부여 해 주신 아버지로서의 마음도 함께 간직합니다..

  • 작성자 13.05.23 13:30

    재 산행기 글보다 훨씬 수려한 문장을 구사하시는군요.
    산행전 맛보기는 좀 생각해볼 여지가 있기는 한데요.
    대간 뿐 아니라 정맥도 산행기를 열심히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그쪽 산행기도 열심히 써야하거든요.
    아무쪼록 시간나면 맛보기 한번 고려해보겠습니다.
    산행내내 유쾌한 얼굴과 좋은 사람 향기 뿌리시고 다녀 같이 다니는 사람들도 즐겁습니다.
    고맙습니다. 백원욱님.

  • 13.05.24 02:31

    지리산 자락 곳곳의 지명에 관련된 유래와 ,,반야봉의 설화,,천왕봉의 빗물이 계곡지류로 어떻게 흘러가가는지,,등등
    제가 마셨던 물이 산희샘,,유암폭포,,등
    감성 풍부하신 분의 산에 대한 깊은 사랑,,애정,,충분히 느끼고 잘,, 감상하고 갑니다,,
    저도 감포님 덕분에 새로 시작한 공부가 무척이나 재미있는 학생이 된 기분입니다,,ㅡㅡ감포님 후기읽으며 지도보며 공부한답니다,,산에 관련된 지명이 저에게는 외국어 수준입니다,,ㅎ
    감사합니다,,~~

  • 작성자 13.05.24 08:41

    저도 자료 찾아보고 글쓰고 하면서 많이 배운답니다.
    그동안 궁금했던 점도 하나하나 정리해보니 산에 대한 열정이 또 다시 솟아오릅니다.
    후기 잘 읽어주셔서 오히려 제가 고맙습니다.
    읽어주시는 분이 계시다면 열심히 계속 써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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