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우산
정안/ 이남순
후덥지근한 날씨
양동이로 물을 퍼붓고 싶은 날
구멍 난 하늘에서
좍좍 물줄기가 쏟아진다
강한 빗줄기는
우산 밖을 때리고
태풍 바람 줄기는 우산 안을 뒤집고
뼈대만 앙그랗게 남은 우산
번개가 빈 우산 속을 번쩍인다
" 이 또한 지나가리라 "
어디선가 들은 글귀 하나로
위로로 삼으며
총총총 발길을 재촉한다.
소원 동산
정안/ 이남순
누군가 쌓은
돌탑 위에 돌멩이 올려
또 누군가 돌멩이 하나를 포개며
손과 손이 쌓은 돌들이
모여 한 성을 이뤘다
오백명의 손인
"천 수 경" 을 암송하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는데
천명의 손이 다녀 갔으니
다 이뤄질 것 같은 탑이다
산과 들은
단풍으로 물들고
산 바람은 숲 사이를 헤치며
사방으로 자유를 지저귄다
어디선가 메아리도 야호!
떨어진 나뭇잎을
굴리는 저 바람의 휘몰이 장단
얼~~쑤
산국 모두 살래살래
고개 저으며 노랑 향을 흔든다.
부재중
정안/ 이남순
법원에서 발송한
등기 부재중 붙어있다
뛰는 간, 긴장을 풀고
안도의 숨을 쉬었다
" 국민 참여재판 "
1일 '시민배심원'으로 초대한 등기다
무작위 배정한 것이지만
이유 없이 불참해도 벌금 나온단다
사회 참여하는 맘으로 출석
돌아오는 길 교통비 봉투 넉넉하다
또 다시
그림자 배심원 체험
종일 방청 80세의 전과자
죄는 밉고 나이는 슬펐다
판사의 판결
망치소리가 자꾸 뒤 따라온다.
<배심원 체험에서>
약력;필명/정안 <본명;이남순>
지필문학 시 부문 등단
시인시대 운영위원
동인문집;꽃들의 붉은 말,시인시대
한국문인 협회 노원지부회원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다음검색
첫댓글 깔끔하게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애쓰시는 국장님
여러모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