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인사
사랑하는 동료직원 여러분!
2022년 임인년 한해가 저물어가는 시점에
동료 여러분들을 모시고 지난 32년간의
공직을 마무리하는 퇴임인사를 올리게 되어
만감이 교차하고 감회가 새롭습니다.
아마도 제가 여러분들과 함께하는 공식행사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습니다.
모든 시작에는 끝이 있는 법이지요
내나이 28세, 청춘의 푸른꿈과 희망을 싣고서
공직이란 열차에 탑승한지 언32년이란 시간이 되었습니다.
쉼없이 흐르는 세월을 잡을수 없듯
공직자의 인생 또한 흐르는 세월에 편승하다보니
어느듯 마지막 종착역에 도착하게 된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여러 가지로 부족했던 제가
오랜 공직 생활을 큰 과오 없이 보내고
오늘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동료 여러분과
평소 저를 아껴주신 주위 모든 분들의 덕분으로 알고
오늘에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뒤돌아보면 공직자의 신분으로서
수많은 과업수행과, 민원처리, 인간관계에 있어서
순탄치만 않았던 그 많은 과정과 시간들은
저에게는 참으로 길고도 먼 여정 이었지만
어느새 훌쩍 지나와 버린 세월앞에
인생의 무상함과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다사다난하고 파란만장했던
지난(至難)한 세월속에 묻혀버린
인고(忍苦)의 시간들은
제 자신을 성찰하고 성숙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었고
제 삶의 방향을 정하는 이정표이기도 하였습니다.
사랑하는 동료직원 여러분!
회자정리(會者定離)란 말이 있듯이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고 합니다.
여러분과의 만남은 우연일수도
스쳐가는 인연일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행복한 만남이었고 소중한 인연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행복했던 사람 소중한 사람들과
헤어져야 하는 운명이기에
이제와서 좀더 잘할걸 이라는 회한(悔恨)의 마음이 앞서
눈시울이 뜨거워 지기도 합니다.
30여년 전의 아련한 기억속,
어렴풋이 떠오르는 병아리 초임 공무원 시절....
사소한 실수들로 선배들로부터 꾸중들었던 에피소드와
마음이 따뜻한 동료들과 함께 동고동락했던 시간들....
사무관, 서기관을 거쳐 부이사관으로 명예퇴임하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떠오르는 사연과 시시콜콜한 기억의 영상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지만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에서
추억의 한페이지로 남겨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비록 세상이 변하고 몸은 멀어지더라도
마음만은 함께하며 안부를 전할수 있도록
우리의 인연이 지속되고 승화되길 염원하며
눈앞에 다가온 현실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동료직원 여러분!
끝은 새로운 시작이라 합니다.
이제 저는 인생 제1막을 내리고
다시 인생 제2막
그 시작의 막을 올리려 합니다.
제 인생의 스케치북을 꺼내어 놓고
아무것도 없는 백지위에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소한 일상의 여유와 조그만 행복을 찾아 길을 떠나는
아담하고 소박한 그림을 그리려 합니다.
아무쪼록 새롭게 출발하는 저의 여생에
꽃길을 그릴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성원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동료직원 여러분!
떠나는 마당에 인생의 선배로서 후배님들에게
마지막 한마디 고언(苦言) 한다면....
인생은 유한하고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마시고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통해 자아를 개발하여 주시고
항상 “혼자” 보다는 “함께”라는 마음을 가지시어
후회없는 인생을 사시기 바랍니다.
우스갯 소리같지만
사람은 인생의 마지막에 "껄.껄.껄."하며 죽는다고 합니다.
베풀 껄... 용서할 껄... 재미있게 살 껄...이라고요^^
여러분은 “껄.껄.껄” 하지 않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동료직원 여러분!
이제 저는 저에게 주어진 소임을 마치고
정들었던 대구시 청사와 사랑하는 동료 여러분 곁을 떠나
야인의 몸으로 돌아갑니다.
재직기간 아직 못다한 일들이 산적해 있지만
무거운 짐들을 동료 여러분들에게 남겨주고
먼저 떠나야만 하는것이 못내 아쉽고 죄송합니다.
행여 지나온 여정동안 저의 부덕의 소치로 인하여
동료 여러분들이 상처받거나 서운한점이 있었다면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넓으신 아량으로 혜량(惠諒)하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했던 시간들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그동안 베풀어 주신 사랑과 관심에
다시한번 고개숙여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항상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2022년 12월
공직을 떠나며 ~~
이동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