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솜씨도 없고 말재주도 없어서 그동안 여러대회를 참가했지만 후기를 작성한다는 건 생각하지도 않았다.
킹코스를 완주한 회원들을 위해 철인의 방 게시판에 철인 32호라는 게시판이 있지만 나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경험도 부족하고 아직 배워야 할게 많지만 용기를 내어서 후기를 작성해보기로 하고 3번째 킹코스 도전만에 글을 올리려고 합니다.
대회전
6월 20일 금요일
토요일에 아이들은 학교 동아리인 충효단에서 에버랜드에 체험학습을 간다고 전날부터 들떠 있고 집사람은 고등학교 친구들과 1박2일로 서울에서 뮤지컬을 보고 쇼핑하기로 약속이 있어서 이번 대회는 같이 못가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다. 아들녀석은 새벽에 일찍일어나서 7시까지 학교에 가야한다고 그렇게 좋아하던 투니버스 만화채널을 9시가 조금 넘어서 꺼버리고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잠자리에 들면서 하는말 " 내일 6시에 꼭 깨워줘야돼 " 하면서 일찍 잠자리에 든다. 그래도 들떠 있어서인지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 같다.
나는 혼자 생각한다. " 이녀석 아빠는 내일 킹코스 참가해서 개고생하러 가는데 걱정도 안되나 !!! " 내일 아침에 너보다 더 먼저 일어나서 청주에 가서 수영도 하고 몸도 좀 풀고 해야하는데 하면서 잠자리 든다.
6월 21일 토요일
경기전일
새벽 5시 30분에 기상해서 간단하게 전날에 코스트코에서 사온 불고기피자 한조각을 전자랜즈에 데워먹고 점심때 청주집에서 점심으로 먹기위해 피자 2조각과 빵 몇개를 더 챙겼다. 시합전에 탄수화물을 보충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력도 없으면서 남들하는것 다 하는 것 같다. 대충 씻고 청주로 향하기전에 오늘 아이들이 체험학습에 간다고 해서 잠자는 아들를 깨워 " 누나하고 맛있는거 사먹어 !" 하면서 각자 1만원씩 챙겨주고 옥천에서 청주로 향했다.
청주수영장에서 7시에 노승우 전회장님께서 시합전 간단하게 수영을 한다고 해서 나도 가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청주수영장에 도착했다. 최근대회에서 수영이 잘 안되고 허부적 거리고 수영 기록이 좋지 않아 걱정이 됬다. 주중 시골에 거주하다보니 25m 풀에서 주로 연습을 해서인지 Open Water 수영에서 고생을 한다고 생각되어 50m 풀에서 적응이 필요할것 같았다.
수영장에서 김황래, 노승우 회장님도 만났다. 노승우 회장님은 주변에서 런닝훈련을 먼저하신다고 하면서 수영장 밖으로 나가셨고 황래씨와 나 둘이서 수영장에서 1Km 정도 수영을 했다. 확실히 25m 풀에서 보다 50m 풀에서 수영을 하는게 Open Water 수영에 도움이 많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 황래씨는 출근 관계로 먼저 돌아가고 나는 1km정도 수영을 더했고 노승우 회장님을 런닝후 수영장에서 잠시 몸푸는 정도의 수영만 하고 마쳤다.
집에 돌아와 이것저것 내일대회를 위해서 짐을 챙기고 점심으로 피자2조작을 챙겨먹고 단체로 이동하기 위해 먼저 청주세무서로 갔다. 내가 조금 일찍와서인지 아무도 없었지만 얼마 안있다가 회원들이 속속 모이기 시작한다.
저마다 내일 대회에 대한 걱정반 기대반의 표정들이 보이는 것 같다. 그래도 올림픽코스에 한번이라도 패스한 회원들이라서 어느정도 안정이 되어있는것 같았고 킹코스는 처녀 출전자가 없어서 나름 활기차 보이는 것 같다.
자전거와 개인물품을 트럭과 6밴에 실고 승합차 3대를 이용해서 금강백제대회 열리는 서천으로 저마다의 굳은 결의를 같고 go go~~
대회 등록과 수영대회가 열리는 웅포 곰개나루에 도착했다.
먼저등록을 위해 물품백을 수령받았다. 생각보다 물품백이 작고 허접하다는 생각이 듣다. 1회대회는 참가하는게 아니라는 임회장님의 말씀이 조금씩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자전거 검차와 거치대에 자전거를 거치하고 몇군대 되지 않는 EXPO도 들려본다. 항상 EXPO를 구경하면서 드는 생각은 " 저런 좋은 자전거가 과연 여기서 팔릴까 ? " 하는 의문이 든다. 그리고 나는 저런 자전거 탈수 있을까 ? 라는 막연한 생각도 든다. EXPO 이벤트에 참가해서 양말도 부수입으로 하나 건지고 다른 회원들도 공짜에는 장사없는 것 같다. 너도나도 공짜 양말에 주최측에서 요구하는 모든 행동에 동참하면서 자신의 영혼을 팔고 무슨 큰 선물이라도 받은듯 즐거워 한다. 물론 나도 내영혼을 몇번이라도 팔아서라도 사은품을 받고 싶은 사람중에 한사람이다.
모든회원들이 자전거 거치와 물품백을 수령하고 저녁식사를 위해 피니쉬 라인이 있는 서천 김인전공원으로 향했다.
이곳은 해물칼국수가 아주 유명한 곳인가보다. 공원내 식당중 80%이상이 해물칼국수 집인 것 같다.
한종현 총무가 미리 알아본 해물칼국수 집에서 칼국수 한 그릇씩 먹고, 내일대회때 필요한 스페셜푸드 및 간식을 일괄적으로 구매하기 위해 총무와 몇명이 인근 대형마트로 간사이 우리는 숙소로 정해진 마을회관으로 향했다.
임재우 회장님의 해병대 후배의 고향 마을의 마을회관 2층이 우리의 숙소이다. 숙소는 넓고 생각보다 좋았다. 다만 회장실이 하나뿐이어서 내일 아침에 복잡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회원들 서로 잘 지켜가며 무리없이 사용 할 수 있었고, 아래층에도 경로당도 이용해서 혼잡없이 잘이용 할수 있었다.
내일을 위해서 각자 물품 및 보급물품을 꼼꼼히 챙기고 잠자리에 든다. 경기가 새벽 6시에 진행됨으로 3시에 기상 알람을 맞추고 잠자리에 들었다.
6월 22일 일요일
경기당일
잠자리에 들기는 했지만 쉽게 잠이 들지 않고 자는듯 마는듯 뒤척이 보니 어느덧 새벽 3시다.
기상해서 어제 못했던 물품을 추가로 챙기고 운영진에서 미리준비해온 햇반과 된장국으로 아침을 먹었다.
이렇게 챙기기가 쉽지 않은데 청주철인 총무가 수고가 참 많았고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화장실을 2번이나 갔다왔지만 왠지 속이 불편한것 같고 어제 긴장해서 물을 많이 먹어서 인지 소변만 계속 보고 있었다.
새벽 4시 숙소를 어느정도 정리하고 피니쉬라인인 김인전공원으로 가서 회원들과 동승해서 수영대회가 있는 웅포 곰개나루로 갔다.
부지런한 철인들은 벌써 대회장에 도착해서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었고 장내아나운서가 마이크 멘트 나오는 소리를 들으니 더욱 긴장되고 이제 시작이군아 하는 생각이 든다.
준비해온 파워젤를 자전거에 붙이고 스페셜푸드라고 만든 약밥을 우유병에 넣어 자전거에 테입으로 붙였다. 이게 오늘 내가 대회중에 먹을수 있는 유일한 음식이다. 마음속으로 " 대회중에 배탈나지 않게 해 달라고 나름 기도를 한다. " 슈트를 입고 대회를 위한 준비를 어느정도 마치고 나루터로 나가 수영을 100m 정도 워밍업을 해보니 나름 괜찮은 것 같다. 수영 가이드 라인이 조류때문인지 상당히 늘어져 있어 나름 라인을 무시하고 부표만 보고 수영한다는 나름 전략을 가지고 수영을 해야겠다고 작전을 짰다.
수영
간단하게 개회식을 하고 대회 시작 시간인 6시보다 15분정도 늦은 6시 15분에 물속에서 경기가 시작됐다.
내가 10여시간이 지난뒤에 결승점에 도착할수 있을지 수영하다가 힘들면 어떻하지, 자전거 타다가 퍼지면 어떻하지, 달리기 뛰다가 종아리가 또 아프면 어떻하지 하는 잡생각을 하면서 출발신호와 함께 경기를 시작한다.
수영초반 여기저기서 동시에 출발하다보니 진로를 잡기가 어렵다. 조금 뒤에서 상황을 보고 가자 !! 그리고 워밍업을 하면서 계획했던 라인보다는 부표를 보면서 수영을 하자 하면서 수영을 한다. 그런데 저멀리에 있는 부표보다는 라인안쪽의 노란색 작은 부표를 보면서 수영를 하고 있다. 나는 왼쪽으로 숨을 쉬니까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 어느덧 1부표를 지나 2부표를 지아 출발지점까지 한바퀴를 돌았다. 이쯤되서 시간을 한번 체크하자하고 가민시계를 본다. " 35분30초" 다. 이게 무슨일이지 내가 이렇게 수영을 잘해 요근래 수영때문에 고생했던 걸 생각하면 아주 대만족의 기록이다. 이 페이스로 가면 1시간 10 ~15분이면 수영 도착하겠는데 나름 킹코스 수영 최고 기록을 생각하면서 다시 수영을 한다. 앞에 사람도 별로 없고 몸싸움도 없이 2바퀴째를 시작한다. 1부표 2부표 첫바퀴보다는 속도가 준다는 느낌 들었지만 이정도면 만족하고 2부표를 지났을때 시계를 한번 더 본다. 1시간쯤 된것 같다. 남은 거리는 700m정도 마지막 힘을내 수영 피니쉬 라인에 도착했다.
" 수영기록 1시간 15분 27초 " 킹코스대회 수영기록중 제일 좋다.
바이크
수영을 나와서 바꿈터로 이동 수영을 마치고 나온 사람들이 몇명없었고 자봉하는 학생이 물품백을 건네준다.
물품백을 받고 슈트를 벗을때 자봉학생이 도와줘서 시간을 절약할수 있었다. 탈의실을 나와 자전거 거치대로 이동하는데 출차된 자전거가 몇대 없다. 이정도 페이스면 킹코스 최고 기록도 가능하겠는 걸 하는 생각으로 자전거 주로로 접어든다.
처음 자전거코스는 자전거 전용도로로 시멘트 포장으로 되어있어 엉덩이가 아픈 코스였다. 5km 정도 지나서는 갑자기 MTB를 능가하는 도로로 자원봉사 학생이 나를 인도한다. 설마 이런도로에서 자전거 타라는 건 아니겠지 하면서 언덕을 오른다. 그런게 계속 MTB길이다. 이런 된장~~~ 작은 크랭크 기어로 언덕으로 오르다 내리막길에서 큰 크랭크로 기어 변속을 위해 레버를 조정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체인이 헛돈다. 빨리 내려서 맨손으로 체인을 큰 크랭크에 걸고 페달을 발아보니 움직이질 않는다. 이런 된장~~ 앞크레크와 프레임 사이에 체인이 끼처 나오지 않는다. 힘으로 하려니 프레임 깨질 것 같았고 어떻게 그곳에 체인이 들어 갔는지 알수 없었다.
" 들어갔으면 나와야지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이야 " 혼잦말과 허무함이 밀려 온다. 여기서 포기해야 하나 이제 자전거 180km중 5km 밖에 안왔는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얼마를 내고 여기 왔는데 어떻게든 고쳐서 타야지 제한시간 17시간안에만 들어오면 되잖아 !!! 마침 주변에 자원봉사 학생이 있어서 미케닉을 불러 달라고 소리쳤다. 지금 생각이지만 그 자원봉사 학생에게 참 고마웠는데 고맙다는 인사도 못하고 참 미안하다. 자원봉사 학생이 전화로 아버지에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갈사람이 없고 미케닉도 없단다. 이런 또한번 임재우 회장님의 말씀이 뇌리를 스친다. 1회대회는 참가하는게 아니라고... 오랜 경험에서 나온 말씀이었던 것 같다.
학생이 나에게 전화를 건낸다. 나는 그럼 공구라도 빌려달라고 애기했지만 거기로 갈사람이 없어서 보내줄수가 없단다. 나 참~~~
다시한번 자전거를 거꾸로 세워놓고 체인을 빼보려고 했지만 어려울 것 같았다. 어찌해야 하나 고민하던중 준호가 지나간다. 형~~고장났어요. " 그래 고장이야 " 먼저가~~~ 그뒤로 정선용 전총무님을 만났다. 공구있으세요 ? 선용 총무님이 본인의 공구를 건내준다. 구세주를 만났건 같았다. 총무님 " 먼저가세요 " 저때문에 시간 지나가니까 제가 고쳐서 갈께요...
그리고 크랭크에 5개나 되는 볼트를 6각렌츠로 풀어서 분리를 했다. 그래도 체인은 나오지 않는다. 어떻하지~~ 작은크랭크까지 분리했다. 노승우 회장님이 지나가신다. 성구씨 왜그래 ? 자전거가 고장 났어요. 회장님 빨리 가셔요. 정선용씨 한테 공구 받았으니까 수리해서 따라가겠습니다. 그리고 나를 불쌍해 하면서 내 앞으로 100명은 지나간것 같다.
작은 크랭크를 분리하고 체인을 만지다 기적적으로 체인이 프레임 밖으로 나온다. " 이제 됐다." 옆에 있던 자봉 학생도 같이 기뻐해준다. 자원봉사 학생하는말 " 정말 다행이예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고치시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라고 말한다. 너무 고마웠다. 분리시킨 크랭크를 조립하고 체인을 크랭크에 거는 순간 세상 모든걸 다 얻은 느낌이다.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 1등은 못했봤지만 1등한 기분보다 더 좋았다.
자전거 수리를 모두 마쳤다. 시간은 정확히 30분정도 걸렸고 나중에 가민데이터를 보니 28분 50초 정도 소요된 것으로 보였다.
손과 자전거 그리고 옷까지 모두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자전거를 고쳐서 탈수 있다는게 그 순간은 더 행복했다.
대충 모래로 손에 기름을 비벼서 없세고 다시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날아갈것 같았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자전거 도로가 완전 MTB 수준이다. 다시 체인이 넘어갈까보 조심조심 기어조작을 하면서 그길을 빠져나가고 있는데 언덕에서는 벌써부터 한 참가자가 끌바를 하고 있다. 이런 설마 계속 이런길을 가는건 아니겠지 잠시 생각이 들었다.
얼마지나지 않아 임재우 회장님을 만나서 같이 30K 지점까지 같이 진행을 하고 하프 주자인 태욱씨가 우리를 추월한다. 이런 이게 무순일이야 하프가 벌써 여기까지 헉~~ 태욱씨를 따라 10K정도 주행하는도중 임재우 회장님은 내 뒤에서 보이지 않는다. 하프코스는 중간에 턴이여서 혼자 독주다. 내가 자전거를 고치고 있을때 나를 지나치고 갔던 선수들을 하나둘씨 제치고 60km 지점에서 6~7명 되는 그룹과 함께 90km 스페셜푸드 지점까지 그룹라이딩을 했는데 주로에서 심판진이 없어서인지 드래프팅 반칙을 적발하지 않는다.
어째든 그 덕분에 힘을 비축한것 같다. 스페셜푸드 지점에서 내리지 않고 준비해온 약밥을 먹으면서 계속 진행했다. 손에는 자전거 수리때 묻은 검은 체인 기름이 있었지만 먹고 살아야 하기에 중간에 보급받은 물로 대충 씻어서 옷으로 닥아내고 먹는다. 나름 스페셜푸드를 보충하고 좀전에 6~7명 그룹라이딩 주자중 스페셜푸드를 거치지 않은 여수철인 선수중 내짐작으로는 40대후반 주자분과 함께 서로 끌어주면서 110km까지 앞서거니 뒤서기니 하면서 자전거를 주행하고 그분께서는 서서히 뒤쳐져 버려서 나름 독주로 130km 지점인 강경 자전거 도로로 진입하는데 아까부터 이놈의 카멜 물통이 말썽이다. 라이딩중 떨어져서 한번 주으려고 돌아갔는데 이번에 또 퉁하고 떨어진다. 이걸 주워 말아 " 3초간 고민하다가 그래도 주워야지 ! 또 살려면 돈인데 " 다시 돌아가서 주워서 X-LAB에 꽂아 놓고 달린다. 다음에는 이거 안가져와야지 다짐하면서... 참고로 170km지점에서 또 떨어져서 또 주웠다. 그때도 다시는 안가져와 쓰발 쓰발을 연발하면서...
130km지점 낯익은 사람 둘이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 자세히 보니 준호와 정선용 전 총무님이였다. 아마 힘들어서 둘이서 동반주를 하는것 같았다. 마음같아서는 같이 가고 싶었지만 자전거수리로 까먹은 시간 만회를 위해 " 준호야 !!! 힘내 먼저간다." 짧은 인사를 하고 다시 달린다. 이제 자전거 도로 위주로 처음에 왔던길로 다시 돌아간다. 코스는 최악이다. 150km지점은 아까 MTB길이고 내가 자전거가 고장나서 고생했던 길이다. 여기도 언덕 경사가 심해서 끌바 선수들이 몇몇 있다. 혼잦말로 " 이거는 제주도 돈내코 보다 더하네 " 하며 주의에 자봉에게 한마디 건넨다. " 자전거 길치고 참 너무한건 아닌가 ? " 힘든 페달링으로 MTB길을 지났다.
이제는 자전거 최초의 출발지 부근인데 처음과 같이 시멘트 포장 자전거길 이어서인지 엉덩이가 너무 아펴서 엉덩이를 들었다 내렸다를 반복하면서 웅포대교를 지나 피니쉬 지점인 김인전공원으로 향한다. 이제 남은 거리는 20KM정도 주로에는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 정도로 자원봉사나 심판진이 없다. 중요한 교차로 지점에서 가끔 한두명씩만 보인다. 또한번 임재우 회장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1회 대회는 참가하는게 아니라고~~~
이제 거의 도착점에 온 것 같다. 시멘트, MTB도로, 산악언덕를 지나서 이제는 자갈길도 있다. "엉덩이가 아파서 미칠것 같다."
자전거 코스의 마지막이 다가오는것 같은데 이제는 흙길이다. 이제는 더이상 욕도 안나온다. 철인3종 킹코스에 흙길이라는 흙 먼지가 푸였게 내 시야를 가린다.
이제 마지막 자전거 도착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자전거가 김인전공원 피니쉬라인에 도착한다.
먼저 진행했던 하프는 50%정도 경기를 마친것 같다.
" 자전거기록 6시간 12분 28초
런
런물품백을 자봉학생에게 건네 받고 탈의실로 향한다.
다리는 천근만근 발걸음이 무겁다.
탈의실에서 신발을 갈아신고 스프레이 썬크림을 뿌리려고하니 분사가 안된다. 이런 오늘은 되는게 하나도 없네 씌발~~
" 어짜피 다 탄 얼굴 썬크림 없이 그냥 뛰어나가자" 혼잦말과 함께 런 주로로 진입하면서 자전거 고장으로 손에 묻은 체인기름을 피니쉬 보급소에서 대충 닦고 방울토마토를 몇개들고 달린다.
역시 근전환이 잘 안되서 2Km정도 뛰다 걷다를 반복하면서 2회전 런코스인 곳까지 오는 도중 하프코스 후미주자들을 만나 화이팅을 연발하며 달리기를 한다. 킹코스 선수는 2바퀴를 다돌고 마지막 28km를 달리러 가고 있다. " 부럽다. 저건 인간도 아냐 "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런 2회전코스로 진입한다. 나름 근전환이 된것 같다. 보급소에서만 쉬어야지 마음먹고 달린다. 청주클럽 에이스 이수홍 철인과 노승우 전회장님이 내 앞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다. 내가 따라가기에는 능력이 부족하다. 초반 2회전코스에서는 1km당 5분 50초 페이스로 달렸다. 이대로 가면 런 기록이 4시간대 초반 기록이 예상된다. 그러나 그생각은 산산이 무너진다. 2회전후 28km를 왕복하는 코스에서는 6분 30초 이상 페이스로 달렸다. 5시간 안에만 들어가야겠다고 다시 목표을 수정한다. 왕복 28km 구간은 정말 말로 표현할수 없을 만큼 힘든 구간이었다. 비포장도로에 흙먼지를 뒤집어 쓰면서 사람인지 마네킹 움직이는것 없고 저멀리 수평선과 우측으로 강물만 출렁거리고 끝도 없는 길에 사람들은 없고 자봉도 없고 그늘도 없고 정말 죽을 맛이다. 28km 왕복코스중 두번째 보급소에서 쉬고 계시는 노승우 회장님을 만났다. " 회장님 왜 그러세요? 어디 아프세요? 햇빛도 뜨겁고 탈진이 와서 열사병이 오는것 같아 잠시 쉬고 있다고 하셨다. 회장님이 앉아저 쉬고 계시니 나도 앉고 싶었지만 그래도 가야지 하면서 머리에 물한번 뿌리고 시원한 생수한병 가지고 방울토마토 몇를 들고 달린다. " 회장님 쉬다고 오셔도 먼저 가겠습니다." 보급소는 2km마다 하나씩 있는것 같고 마지막은 3km정도쯤에 있었던 것 같다. 이제부터 보급소에서 보급하고 1km는 무조건 뛰고 1km는 뛰다 걷다하자 ! 혼자 마음먹는다. 마음먹은건 얼마가지 못해 무너져 버렸다. 다리에 쥐가나 근육이 뭉치면서 걷는 시간이 많아졌다.
어찌어찌해서 마지막 반환점까지 왔다. 남은 거리는 내 생각으로는 14km이다. 28km를 달려왔고 이제 14km만 남았다. 달리기 경과시간은 3시간정이다. 이상태로 5시간안에 들어가려면 2시간정도가 소요된다. 1km당 7분 잡고 총 1시간 40분정도 소요가 예상된다. 이 페이스면 어짜피 12시간안에는 못들어간다. 자전거에서 30분이 너무 아쉽다.
그럼 km당 7분 페이스로 남은 거리를 달려보자!!!
마지막으로 힘을내 남은거리를 조금씩 줄여가며 달린다. 10km, 8km, 6km, 4km. 2km 이제 거의 다왔다. 나를 추월해서 간 선수들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 너무 좋겠다. 달리기를 잘 뛰어서...
돌아오면서 청주철인 회원들을 만나서 회이팅을 연발하고 "얼마나 남았어 ? " 물어보면 참으로 답 해주기가 곤란해서 조금만 더가면 됩니다. 라고 거짓말을 한다. 아직 많이 남았는데...
1km정도 남았을때 배병현 회원과 박범순 고문님을 만났다. 내가 만약 28km초반에 있다면 어떻게 했을까 잠시 고민에 빠진다.
그래도 하겠지 !!! 나는 철인이니까...
어느덧 결승점이 보인다. 이게 왠일인가 생각하지도 않았고 오지말라고 어제 통화까지 했는데 우리아들 남규와 딸 민영이 뛰어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킹코스에서 항상 이쯤되면 나도 모를 벅찬 감정으로 눈물이 흐르고 울꺽한다. 그것을 감추려고 피니쉬 라인에 들어 올때는 썬그라스를 꼭 챙겨 쓰고 들어온다. 이번에는 더욱 그런게 생각지도 않았던 선물인 가족들이 와 있어서 더 그런거 같다.
코너를 돌아 남규가 나에게 묻는다. " 아빠 바이킹 타러 갈거야 " " 아빠 바이킹 타러 갈거야 " 를 몇번을 물어본다.
피니쉬에 도착 즈음 울꺽하는 감정과 무슨 영문인지 몰라서 " 아빠는 힘들어서 안타는데..." 라고 대답하고 피니쉬 라이에 들어선다. 피니쉬라인에서 민영이와 남규가 같이 뛰어 준다. 이번에도 남규가 또 묻는다 " 아빠 바이킹 타러 갈거야 " " 아빠 바이킹 타러 갈거야 " 한 10번은 물어본거 같다. 그래 알았어 !!!
이번까지 여러대회와 킹코스 3번을 완주하는동안 항상 가족들이 있었지만 나를 닮아 쑥스러워서 같이 골인하는 경우가 없었는데 오늘은 아이들이 같이 결승점에서 같이 뛰어준다. 너무 행복하다.
결승점에 도착해서 먼저들어온 이수홍철인과 집사람이 사진을 찍어준다.
이제 끝이구나~~~ 안도의 한숨을 쉰다.
런 기록 4시간 44분 09초
총소요시간 12시간 14분 23초
자전거 30분이 아쉽다. 그렇지만 그것도 경기에 일부이고 완주에 만족한다.
이제 킹코스 10번 목표중 3번을 완주했다.
" 다시 또 할수 있을까 ? " 라는 의문이 가지만 나는 또 제주도 킹코스를 대비해서 수영을 하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를 하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아들이 " 아빠 바이킹 타러 갈거야 " " 아빠 바이킹 타러 갈거야 " 라고 물었던 이유는 아이들이 쑥스러워서 피니쉬라인에서 같이 뛰어준적이 없어서 엄마가 같이 뛰어 들어오면 바이킹 태워 준다고 해서 물어 봤던것이람니다...
허접한 후기 읽이 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첫댓글 한편의 영화같은 후기 잘 보았습니다. 이래서 철인을 하나보다 생각이 듭니다. 형님~ 고생하셨구요 제주도에서 잘부탁 드리겠습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세영씨 제주 가기전에 훈련 열심히 해자구 ! 그래야 개고생 안하지. 화이팅!
수고하셨습니다
남은기간 훈련 열심히 하자.
형님 후기 잘 봤어요 왜 눈물이 날려고 하는지 ㅠㅠ 감동입니다
다친데 몸조리 잘하고 훈련때 보자구 !
우와~생생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성구형님의 후기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쭉~).^^ 저도 중간에 임재우 회장님과 성구 형님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중간에 P자형 도로진입구간에서 댄싱 치고 나니 안보여서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가족의 깜놀 등장은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철인 운동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가족의 이해와 배려 없이는 철인 운동 할 수 없는 듯 합니다(아니면 가족에서 배제되었거나...^^) 제주 대회까지 마무리 훈련 잘 하시고, 제주에서 뵙겠습니다.
오르막에서 못 쫓아가겠던데...
제주에서는 드래프팅으로 따라 갈께요.
티슈 꺼내어 눈물을 훔칩니다.^^ 감동입니다.
잔차 타고 가다 성구씨 잔차 수리하는 것을 스치며 보았습니다. 설마 고수의 잔차가 고장 났으랴란 생각은 하지 못하고 다른 분 고장 난 것 도와 주는 줄 알았어요. 훈련 때 내 것을 고쳐 줬듯이...
근데, 성구씨 자신의 것이었군요. 미안합니다. 위로의 말도 전하지 못해서...
후기 잘 읽었습니다. 부족하지만 저도 써보려고 해요. 훗날 기억을 돌아 볼 수 있게...
빠른 회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회복 잘하고 형님 들어 오는것도 못보고 갔습니다.
죄송합니다.
담 대회를 위해서 수영은 함께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쪼개야 하겠슴.
모두 모두 장하심. 멋지고 쵝오 의 남자들임.
그래서 청주 철인의 가족이라는 거에 자긍심이 대단함. 청철 자랑 엄청함.ㅋㅋㅋㅋ
가족 여러분 사랑합니다.
후기 잘읽었습니다 종아리 부상과 자전거 고장만 없었으면 11시간 완주도 충분히 가능했을 기량인데 많이 아쉽지만 다음 제주도 대회때 실력발휘 하실거라 믿습니다~^^
저에겐 아주 좋은 간접경험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다음엔 더 마음에 드는 경기하시리라 믿습니다ㅎ
형님 무지하게 고생하셨네요...
그래도 이런 기록이 나온다는게
대단합니다..
요번대회는 이가 갈리는 대회였던거
같아요... 형님 다음대회엔 꼭 조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
감동이 담겨있는 후기 잘보았습니다. 아~~부럽다^^.
좋은 후기 잘 읽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시즌 시작이니 더 좋은 기록이 나오겠죠? 형님 화이링입니당~
후기 잘 봤습니다.
잔차고장만 아님 더 좋은기록이 될수있었는데 아쉽습니다
금강백제에서의 아쉬움을 이제 제주에서 풀어 보시길~~
그날 현장의 생생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생동감 넘치고 팩트한, 그리고 숭고하고 훌륭한 수기 잘 읽었읍니다.
읽어내려가면서 왠지모를 가슴속 뭉클함과 동료애는 나의 눈시울을 적시게 만드네요. ㅠㅠ
역시 철인은 철인임을 다시한번 느끼고 배웠읍니다.
큰고통뒤의 환희 맘껐 즐기시고 회복잘해서 얼마남지않은 제주대회에서도 훌륭히 대회 마치고 또 생생하고 감동있는 후기 부탁드려요^^~~~ 홧팅!!!
성구씨!! 멋있어요~~
잔차 고장난 것을 보고 섰을때 내경기 망칠까봐 어서 빨리 가라고 손사래를 쳐서 그냥 먼저 갔지만 잔차 타는 내내 마음에 걸렸었어요..잔차 고장이 안 났으면 내 기록보다 훨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성구씨 말대로 고장조치도 본인이 해결해야 하는 종목중에 하나 이지요..큰 경험 했구요 아쉬움은 제주대회에서 제대로 보여주길 바랍니다..^^
성구형님~글솜씨가 ..우와ᆞ시합날 분위가 생생히 전해져오는걸요ᆢ형님 손재주 좋은것 알고는 있었지만..시합도중에 싸이클 고장에 침착하게 대응하시는 모습에 감탄할뿐입니다..고생하셨구요 제주대회 건강한 모습으로 잘다녀오세요 이번에는 함께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다음에 함께하면 되니까 너무 서운해하지 마세요..ㅋㅋ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