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0일(일요일)
바람도, 햇살도 알맞게 대지를 보듬는 상큼한 시월의 일요일, 야운형님과 길을 나섭니다.
새벽 공간을 가득채웠던 몽글안개는 시나브로 어디론가 흩어지고 풀잎에 발자욱만
촉촉히 찍어 방울방울 햇살을 담고 있습니다.
때를 맞아 하나둘 추수를 시작하고 있는 풍세벌이 조금씩 공간을 내어놓고 있고
감칠맛 나는 단풍이 익어가고 있는 감나무엔 탐스런 감들이 말갛게 몸을 매달고 있습니다.
회색 시멘트 길을 지나 흙길위에 발자욱을 내며 산을 오릅니다.
맑고 경쾌하게 흐르는 계곡물 소리에 귀를 씻고,시리도록 푸른 가을 하늘에 눈을 씻으며
도란도란 산을 오르니 발밑엔 도토리가 지천으로 널려있네요.
아무래도 인적이 드문 등산로이다 보니 줍는 사람이 없어서 이겠지요.
제1휴게소(우리끼리 그냥 붙여본 이름 ㅋㅋ)에서 포도 한송이로 땀과 갈증을 해소하고
제2휴게소에 이르러 물한모금씩 머금으니 발아래에서 서늘한 바람이 온몸을 훑고 지나갑니다.
제3휴게소, 이곳은 형님이 강아지 바위라 칭했던 곳으로 마지막 휴게소이지요.
이곳에서 잠시 몸과 마음을 다듬고 드디어 정상에 섭니다.
오늘도 많은 산사람들이 단풍보다 더 현란한 형형색색의 등산복을 입고 정상정복의
희열을 맛보고 있습니다.
언제 세워 놓았는지 산정상엔 아산시에서 세워놓은 정상석이 낯설게 우뚝 서있고
공연장으로 내려가는길에 어김없이 막걸리 아저씨께 붙들려 막걸리
한사발을 들이킵니다. 물론 형님은 기쁜 마음으로 들이키셨겠지요~~ ㅋ
바로 옆에서 동료들과 막걸리를 들고 계시던 "산소"님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오네요.
10월30일 산사랑에서 주최하는 일일찻집에 공연해줄 것을 요청하십니다.
서둘러 공연채비를 하고 형님이 먼저 공연을 시작하니 산중에 활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살갗을 간지르며 스치는 바람에 갈잎이 사각소리를 내며 좋아라 하고 아름드리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노란 가을햇살이 천연 무대조명이 되어줍니다.
산소님 일행이 잔뜩 챙겨주고 가신 빵이며 과일들, 그리고 저마다 싸온 음식들을
마다않고 나눠주시는 따뜻한 등산객들이 있으니 오늘도 식량걱정은 없습니다.
천안의 어느 통기타 모임회원이라는 분이 형님과 인사를 나누길래 얼른 기타를
벗어 넘겨주며 공연을 요청하니 처음엔 사양하다가 마지못한 듯 공연 한자락을
해주시네요. 다른 등산객 한분도 기타를 연주하며 멋지게 노래를 불러주시니 오늘은
한결 분위기가 돈독합니다.
산중공연이 2년째 이어지고 있으니 이제는 제법 많은 분들과 낯도 익히고
친숙도 해져서 스스럼 없이 어울어집니다. 홍보물도 나서서 나눠주시고 박수와 춤도
적극적으로 함께 곁들어 주시니 너무도 편안하고 즐겁게 공연을 할 수가 있는 것이지요.
겨울에도 계속 하지 못함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오후가 되니 기온이
떨어지면서 쌀쌀한 기운이 온몸에 스며듭니다. 10월이 지나고 11월이 오면 손이 곱아서
기타연주가 어려워 지겠지요. 작년 공연후기를 들추어 보니 마지막 공연이 10월25일
이더군요. 아무튼 날씨가 허락하는 날까지 해봐야겠지요.
오후2시가 되고 인적이 뜸해지니 우리도 그만 짐을 싸기로합니다.
공연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은 늘 유쾌하기만 합니다. 6년전 첫 거리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맞보았던 그 짜릿함이 여전히 유효하게 우리몸 유전자속에 그대로
남아 있는가 봅니다.
산을 내려와 아침에 주차를 해놓았던 청운암 산장에 들어서니 청운암 새주인장께서
삼겹살을 준비해 놓고 친구분과 함께 기다리고 계십니다. 기꺼운 마음으로 함께
어울려 막걸리 몇잔을 거푸마시며 산사람과 많은 얘기를 나눕니다.
운전때문에 술을 마음껏 드시지 못해 형님이 많이 아쉬워 하시네요.
그렇게 왁자지껄 기분좋은 어울림을 아쉬운 마음으로 마무리 하고 자리를 털고
일어납니다.
광덕을 벗어나 도로를 달리는 우리의 마음속에도 어느덧 가을이 내려와 있습니다.
오늘의 모금액: 445,410원
산중공연총액: 14,640,160원
행타 총모금액: 72,002,930원
![](https://t1.daumcdn.net/cfile/cafe/186811194CB1BB83B6)
![](https://t1.daumcdn.net/cfile/cafe/176811194CB1BB80AC)
![](https://t1.daumcdn.net/cfile/cafe/190746164CB1B9127A)
![](https://t1.daumcdn.net/cfile/cafe/150746164CB1B91480)
![](https://t1.daumcdn.net/cfile/cafe/140746164CB1B91786)
![](https://t1.daumcdn.net/cfile/cafe/180746164CB1B91889)
![](https://t1.daumcdn.net/cfile/cafe/127D2C164CB1B6D68B)
![](https://t1.daumcdn.net/cfile/cafe/137D2C164CB1B6D68C)
![](https://t1.daumcdn.net/cfile/cafe/127D2C164CB1B6D994)
![](https://t1.daumcdn.net/cfile/cafe/157D2C164CB1B6DB98)
![](https://t1.daumcdn.net/cfile/cafe/167D2C164CB1B6DC9B)
![](https://t1.daumcdn.net/cfile/cafe/111007134CB1B4B0AE)
![](https://t1.daumcdn.net/cfile/cafe/171007134CB1B4B2B4)
![](https://t1.daumcdn.net/cfile/cafe/191007134CB1B4B2B6)
![](https://t1.daumcdn.net/cfile/cafe/121007134CB1B4B3B8)
![](https://t1.daumcdn.net/cfile/cafe/121007134CB1B4B4BA)
![](https://t1.daumcdn.net/cfile/cafe/181007134CB1B4B6BE)
![](https://t1.daumcdn.net/cfile/cafe/1413D8124CB1B27DC2)
![](https://t1.daumcdn.net/cfile/cafe/1913D8124CB1B27FC5)
![](https://t1.daumcdn.net/cfile/cafe/1213D8124CB1B281CB)
![](https://t1.daumcdn.net/cfile/cafe/1413D8124CB1B281CD)
![](https://t1.daumcdn.net/cfile/cafe/1613D8124CB1B282CE)
![](https://t1.daumcdn.net/cfile/cafe/2013D8124CB1B283D3)
![](https://t1.daumcdn.net/cfile/cafe/2014D7134CB1B04975)
![](https://t1.daumcdn.net/cfile/cafe/1114D7134CB1B04976)
![](https://t1.daumcdn.net/cfile/cafe/2014D7134CB1B04A77)
![](https://t1.daumcdn.net/cfile/cafe/1814D7134CB1B04E80)
첫댓글 산꼭대기에서 하루에 44만원이 모인다니,,이것은 분명 기적입니다,,,수고하셨습니다~~~*^^*
그러게요... 늘 감동입니다. 가을 산은 또 얼마나 예쁠지... 그속에 아름다운 모금이 함께하는군요~^^
그저 감사할따름임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