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시래기밥
캠프힐의 식단에서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제철음식을 많이 먹자~입니다.
요즘 음식들이 시절과 때가 어디있겠냐 싶겠지만, 봄의 나물들 만큼은 제철의 보약이지요.
주말이면 일부러 강화풍물시장에 들러 미나리, 냉이, 쑥, 취나물, 곰취, 머위를 한봉다리씩 사옵니다.
날마다 김치와 나물은 빠지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하구요. 장애청년들이 그걸 먹냐구요?
도심에 있을 때도 큰나무밥상은 육식보다는 채소위주의 밥상이였는데...
이곳에 들어오니 더 먹을 수 있게 되었고, 더 잘 먹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놀란 것은 언젠가 수요일 점심에 산채비빔밥을 먹었는데, 여러 나물과 쌉싸름한 민들레까지 싹 비우는 모습에 놀랐고, 엊그제 저녁밥상에는 시래국을 끓이고 남은 시래기를 밥으로 지어먹게 되었답니다.
그때도 과연? 그랬는데 시래기밥을 양념장에 쓱쓱 비벼 한그릇씩 뚝딱 해치우는 것을 보고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이곳에 와서 확실하게 느낀 것은 ‘자연환경과 먹거리’가 장애청년들에게 큰안정감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어느순간 소통이 잘 되고 있는 느낌~
자신만의 고집을 피우지 않고 유연하게 참아내는 모습~
우리 이거 한번 해볼까? 할 때 스스로 하려는 모습~
어느 순간 예전에 이런 습관이 없어졌네~ 안될 것 같았던 것들이 되네~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자연이 주는 환경의 안정감과 건강한 먹거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2F4F4D59049D4D32)
씨뿌리는 날
뒷밭에 가면 감자싹이 제법 올라와 있구요,
양파와 마늘이 대파만큼 키가 자라 땅속에서 뿌리열매가 잘 영글고 있습니다.
이미 뿌려놓은 잎채소, 허브 싹들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구요~
로메인씨앗은 밭고랑에 열심히 뿌렸는지 고랑에 싹들이 소담하게 올라와 있더군요.
이번주에는 근대, 아욱, 잎들깨, 시금치 씨앗을 뿌리고, 가지 모종을 심고,
밭주변에 옥수수 모종도 넉넉히 심어 두었습니다.
이제 따뜻한 기운받고 쑥쑥 자라 열매 맺을 날을 상상만 해도 즐겁네요.
올해는 농사가 훨씬 수월하게 느껴진다고 나무샘도 말씀하십니다.
농사를 즐거워하는 청년선생님이 있기 때문이죠~
어떻게하면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잘 지을 수 있을지 날마다 궁리하는 모습이 훌륭합니다.
그러면서 큰나무청년들과 어떻게하면 농사를 함께 잘 지어갈까 고민하는 모습 또한 좋습니다.
지금처럼 천천히 호흡맞춰가며 해나가고
일손이 좀더 붙을때 힘모아 해나가고 하면 충분히 할 수 있을꺼란 믿음이 갑니다.
큰나무캠프힐 농사에 희망이 보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1EBF4C5904C06922)
빵이야기
이번주에는 빵을 평소보다 많이 만들어서 주변분들에게 나누어 드렸습니다.
빵을 만들기 시작한 이후 한걸음 더 나아간 셈이죠~
올리브가 들어가 고소한 올리브브래드,
아침주식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먹기에 부드러운 치아바타,
호두, 오렌지필, 사과, 크랜베리,건포도가 들어가 달콤한 풀리쉬후르츠깡파뉴.
아침 식사대용으로 캠프힐에서만 먹었던 것을
카페를 오픈하면 과연 사람들이 맛있게 먹을수 있을지 궁금하여
주변 이웃들에게 나눠드려 보았지요.
결과는? 빵맛도 좋다하시지만 (인사일수도 있지만...)
서로 벽을 허무는 좋은 촉매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서로 만나면 빵이야기부터 나누게 되고, 뒷집에서는 미나리를 잔뜩 삶아다 주시기도 합니다.
빵이 맛있어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 되면 좋겠네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40F3E4959049D7920)
처음된장
강화에서 우리들의 꿈은 먹거리를 자급자족하는 것입니다.
우리밭에서 난 것들로 점점 식탁을 채우고, 밭에서 딴 것들을 바로 요리해서 먹는 것.
좀더 나아가면 김치도 담궈 먹고 된장, 고추장도 담궈 먹을 수 있는 정도가 됬으면 합니다.
이곳 강화로 넘어올 즈음 급식을 맡아주셨던 선생님에게 된장담그는법을 가르쳐 달라 했지요.
처음부터 메주를 쑤어 담글 수 없어서 생협 메주를 사두었더니 3월초에 직접 오셔서 간수를 만들어 붓는 것을 가르쳐주셨답니다.
50일지나면 된장을 가른다고 하지요.
소금물에서 메주를 꺼내 된장을 만들고 남은 물을 다려 간장으로 만드는 것.
이번 주에 선생님이 말씀해 주신데로 ‘보리된장만들기’를 해보았습니다.
보리밥을 지어 된장과 잘 섞어 짭짜름하게 간을 맞춰 항아리에 담고 위에 소금을 뿌려 상하지 않도록 했답니다.
예전같으면 집집마다 고추장, 된장 담그고, 김장 백포기씩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였는데 말이죠.
그 당연한 일들이 이젠 귀한 일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캠프힐 청년들과 콩 농사, 고추농사, 배추농사지어 된장, 고추장, 김치까지
우리 손으로 담궈 먹자구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2369A4A59049CDD08)
![](https://t1.daumcdn.net/cfile/cafe/2244A24A59049CDF07)
첫댓글 음...날마다 이런 봄날 이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ㅎ
늘 출발선에 서 있는 기분...
긴장되기도 하지만, 희망을 더 많이 품을 수 있는 시작만 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청년들도, 선생님도, 부모님들도, 더불어 마을 사람들도 행복한 나날인 것 같아 행복할 따름입니다!!
4농 3도?시스템 좋네여 자연환경은 늘 부럽고.
방금 상일군 전화가 ㅋㅋ외갓집이라하고 상우는 군대갔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