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 유니짱이 유치권에 대한 경험을 하고 올린 글인데 실수로 지워지고 아까워는 했지만 어찌 방법이 없어서 잃어버리고 있었는데 오늘 구글에서 우연하게 다시 찾았습니다.... 누군가 스크랩을 했던 것이지요
아주 반갑더군요
유니짱의 초창기 시절 그 열정도 생각나고 말입니다
요즘은 학교 다니느라 좀 게을러진감이 없지 않아 있어서 제 마음에 안듭니다 ㅠㅠ
좀 긴 글이지만 읽어들 보시고 다른이의 소중한 경험을 공유해보시기 바랍니다....
===============유니짱의 유치권 깨기~~~ =============
지난 일주일동안 참으로 바뻤습니다
2006년 첫 번째로 낙찰 받으면서 우연히 근처에 있는 이 물건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간선이긴 하지만 2호선 역세권이고....
상권은 비교적 잘 발달되어 있고 대로 건너편이 신정뉴타운이고 초등학교 중학교도 무척 가깝구요...
한마디로 서민들이 살기 좋은 동네라고 할 수 있었죠
또한 2003년에 보존등기가 되고 드라이비트로 조잡하게 지어진 건물이 아니라 나름대로 신경써서 지은 건물이였기에 마음이 더 땡겼습니다.
동네가 동네인만큼,,,
또한 빌라라서 팔기는 어렵겠지만 유치권만 깬다면 승산이 있어 보였으니까요
51%까지 떨어진 상태였습니다(처음 분양가는 1억 4천이라고 함)
또 이 물건은 단 한줄의 정보도 없이 유치권이라는 단어 하나만 딸랑 신고되어 있었는데 점이 오히려 구미가 당겨왔다는 것이 특징입니다(정보력 싸움이 되는거니까요)
당근 이 집에도 가봤지만, 아주 가끔 사람이 오는것 같다는 앞집 사람의 증언 말고는 그 어느 정보도 없었습니다
임차인은 계화진이라는 사람이고요(남자인지? 여자인지?)
배당요구를 안한 상태였다가 뒤늦게 1/6일날 서류제출을 한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또 대문에는 대성전력이라는 간판이 붙여져 있었구요 ㅡㅡ;
이때부터 유치권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만한 인물을 선정하여 리스트를 작성해보았죠
아,,,, 많은 스토리를 내어보고 유추해보고 머리를 떼굴떼굴 굴려보았지요
해서, 지난 금요일날 고민끝에 1순위 채권자인 **은행을 찾아갔더랬습니다.
참고로.. 저는 은행 사람들 말을 100% 믿지 않는 경향이 있거든요
유치권자들 말은 더더군다나 안 믿죠 ㅋㅋㅋ
그래서 꾀를 내기로 했습니다
설정1) 경매에 대해 입찰표도 쓸 줄 모르는 초보인 척~
설정2) 부동산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경매에 대해 들은 척~
설정3) 이쁜 집에 홀라당 반해서 그냥 암 생각없이 예쁜집에 살고 싶은 처자인 척~
설정4) 현금으로 당장 5천 정도가 준비되어 있고 언제든 쓸 수 있는 척~
설정5) 한번 사기를 당해봐서 뭔가 보여줄 수 있는 서류를 좋아하는 척~
이 설정들을 컨셉으로 연기모드에 들어갔습니다.
그 곳에서 채권관리팀 사람을 만났는데, 유치권에 대해 물어보니 곧바로 4700만원이라는 말을 합니다.
또한 자신들의 실제 채권액은 5천만원이고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꺼라는 말을 하네요
정말 깜찍을 넘어서 끔찍할 정도로...
저는 어리버리한 척, 모르는 척, 순진한 척~~~^^;;;;
그렇게 은행담당자와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유치권 금액이 4700만원이라고 툭까놓고 말하던 그 사람.
어디서 이런 초보가 굴러들어왔나 하는 의아한 눈빛을 보냅니다.
서두르지 않고 더욱 더 어리버리한 척,,,,
그러나 집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지요.
일단 그렇게 말을 해두고 집에 가는 척을 하려는데 은행 아저씨가 저를 부릅니다
은행직원)
"저, 이 집에 꼭 사고 싶으신가요?
이 집을 얼마정도 생각 하시고 사고 싶으신데요?"
라고 물어보네요
유니짱)'오호라,. 이러봐라? 딱걸렸다'
은행직원)
일단 연락처 좀 꼭 남겨주세요!
저희가 연락을 드릴께요
좋은 징조를 느끼면서 근처 김밥집에서 치즈김밥 한줄을 먹고 있었습니다
반줄 정도 먹고 있는데..........
앗! 벨이 울립니다!
그에게서 벨이 울립니다!!!
어둠속에서 벨이 울리면........
서서히 다가오는 광명이 보이나니......
그 말처럼 한통의 전화벨 소리가 제게는 마치 한줄기 빛과 같았습니다.
얼른 전화를 받았는데, 다급한 듯한 그가 말하네요
[은행직원]
"혹시 이 근처에 계세요?
아까 말씀하신 그 집에 대해 드릴 말씀도 있고,...........
한번 와주셨으면 좋겠는데 어디 멀리가셨어요?"
[유니짱]
"아니요 김밥먹고 있어요
이거 다 먹고 갈께요"
급하게 서두를 것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그들은 정보에 대해 할말이 있는 것이고 저는 그걸 들어보면 되는거니까요^^;
저에게도 어느 정도 키가 넘어온 것이겠죠?
헤헤
다시 은행에 들어가서 그와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은행]"아까 8500까지 살 생각 하신다고 하셨죠?"
[나]
"네~ 부동산 아저씨가 그러는데 경매로 사면 물건 싸게 살 수 있데요
그리고 집을 봤는데 너무 이뻐서 꼭 살고 싶어요"
[은행]
줄줄이 그 물건에 대해 설명~~~
[나]
열심히 모르는 척 듣고 있음
[은행]
"가신 곳이 부동산이에요
컨설팅회사에요?"
[나]
"부동산이요"
[은행]
"자기들이 받아주겠다고 해요?"
[나]
"아뇨 그런 말은 안하고 그냥 싼거니까 생각해보라고 하던데...
헌데 서류가 없으면 절대 아무것도 믿지 말래요
그래서 저는 서류를 꼭 보고 싶어요"
[은행]
"여기 찾아온 분에게 서류 보여드린 적 없거든요 "
[나]
그래도 저는 서류를 봐야 살 수 있겠어요,
집을 사는건데 엄마가 절대 서류만 믿으라고 했어요
[은헹]
저기, 정말 사실 의향이 있으신거죠?
정말 사실꺼죠?
[나]
네... 집이 이뻐서 꼭 살고 싶어요
지하철 역도 가깝구....출퇴근 하기 좋거든요
[은행]
그럼 저희가 유치권자와 중간에 타협해서 유니짱씨가 8500에 그 물건 사게 해드릴께요
보시면 아시다 시피 같은 조건의 바로 윗층 물건은 8500에 낙찰 되었거든요.
그거 지금 매물로 1억에 내놨다네요,
그거에 비하면 이거 정말 괜찮은거에요.
유치권자랑 잘 협의해서 열쇠받게 해드릴께요,
저희가 1700까지 다운시켜서 열쇠 받게 해드릴 수 있거든요
결정 하시면 오늘 바로 작업 들어가겠습니다!
대신 저와 같이 입찰장 가셔서 작성하셔야 합니다
"보물을 찾은거먀냥, 복권에 당첨된거마냥, 온몸에 전율이 옵니다.
허! 요거봐랏 이 아저씨가 저한테 구라쳤네여.
아까는 유치권자 연락처 모른다며,,,,,,,,, 4700이라며.........
유치권이 1700이라는거 지나가던 개도 알겠다 ㅡㅡ;
나한테 있는대로 뻥을 쳤군...........쩝
은행아저씨 다시 말문을 엽니다
"저희가 이번에 들어가려고 하는 물건입니다.
절대 더 이상은 안떨어져요.
저희 은행은 이렇게 직접 낙찰 받아서 팔고 채권회수 합니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요
일단 저희가 낙찰 받았다가 다시 팔면 취등록세 드니까 안 좋구요.
유니짱씨도 원하는 집 낙찰 받는게 좋잖습니까?
저희가 말하는대로 6600선에 가격 쓰시면 취등록세 빼고 유치권자 협의비1700빼고 바로 유니짱씨 이름으로 집 넘어오고....
그렇게 하시는게 아주 좋을껍니다집 깨끗하구요
입금 즉시 명도 바로 가능합니다!
낙찰 후 바로 유치권자에게 입금해주시면 되구요"
저 속으로 생각합니다.
'아저씨 내가 미쳤어요,
내가 입찰 들어가야지 당신들 어설픈 초보 붙잡고 채권회수 하려고 꼬득이는거 다 알아요 난 최저가 5000만원 정도에 입찰 들어가는것도 지금 최대한 많이 쓰는건데 거기서 1500-1600을 더 쓰라고여? ㅡㅡ;;'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올랐지요.
뭐 사기는 아니지만, 내가 초보라면 완전히 당할 수 있으니까요.
은행 사람들,,,
아무리 채권회수가 목표라지만 넘하네여.
이 바닥이 원래 그런건가?^^;
하하하
분명한건 그 은행 직원 다른 은행직원과는 다르게 경매에 대해 많이 아는 것 같다는 것이죠
똘똘하고 애사심도 깊고...
암턴 그 영리한 직원 덕분에 제가 쪼매 더 힘들게 생겼습니다.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조흥은행 등등..보통 1금융권에서는 이런 작은 물건에 신경도 못쓰거니와, 은행에서 직접 낙찰 받지 않는(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헌데 이 은행의 경우는 2금융권으로써, 윗선의 결재 없이 실무자(똘똘직원)의 역량으로만 빠른 업무를 처리하는 것 같았습니다.
뭐 쉽게 생각하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업무방식 차이라고나 할까요?^^;
직원은 제 앞에서 호언장담을 합니다
[직원]
"저희가 이 물건 월요일날 입찰 들어갈껍니다.
한번 더 떨어지는 경우는 절대코 없을꺼구요...
그러니까 유니짱씨가 빨리 결정을 내려주셔야 합니다.
내일은 토요일이라서 저희가 업무를 안하구요.
지금 결정해서 말씀해주셔야 저희가 오늘 저녁 유치권자 만나서 작업합니다"
[유니짱]
한참을 고민하는 척 하다가...
"네... 그럼 그렇게 할께요아저씨가 하라는대로만 하면 되는거죠?
그런데 입찰을 해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직원]
"입찰은 월요일날 저랑 같이 가셔서 제가 시키는대로만 하시면 되구요
음..10시부터 시작이니까 9시 50분까지 오시면 됩니다.
뭐 10시까지 오셔도 괜찮구요,
여기까지 잘 아시겠죠?
궁금하신 것은 없나요?"
[유니짱]
"네..그런데 제가 유치권자 서류를 볼 수 있을까요?
뭔지는 몰라도 큰돈 들어가는건데 보이는게 있어야 조금이라도 안심이 되죠"
여기서 직원이 당황하는 기색이 보입니다.
[직원]
"저희가 다 알아서 해드린다니깐요.
굳이 보실 필요까진 없으실텐데..그래도 원하시면 보여드려야져 뭐"
그 직원, 한참 생각하다가 기다리라면서 아래층으로 내려가네요.
몇 분뒤에 그의 손에는 서류가 들려있었습니다^^
오호~ 하이얀 섬광이 눈앞을 싹 스치고 지나갑니다
단 3장의 서류였지만 저도 모르게 군침이 훽~ 돌고 눈이 휘둥그레졌지여 ^^
그리고 천연덕스럽게 그에게 말을 건냈습니다
[유니짱]
"저 이 서류좀 복사해주세요!
엄마 보여드려야해요...
아무리 그래도 엄마한테 한번은 보여주고 설명을 해야 엄마가 안심을 하실 것 같아서요.
제가 예전에 사기를 한번 당해봐서 엄마가 저를 잘 못 믿어여 홍홍홍홍~~"
은행 직원은 놀라며 망설이는 얼굴을 보였지만 ....
제가 유니짱이라는 것을 몰랐기에 서류를 복사해주었습니다.
복사를 하러 내려간 직원이 한 5분 있다가 올라왔는데 그 시간동안 어찌나 초조하고 답답한지 말라죽을 것 같았답니다.
연기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더라구요 ㅡㅡ;
제 긴~~ 글 읽는게 더 말라죽겠다구요?^^;;;;
홍홍홍
그 직원이 시키는대로 월요일날 그 가격에 입찰하기로 약속하고 저는 그 서류를 손에 넣었습니다
월요일 10시에 법원에서 보기로 약속하고 은행을 나서는데 기분이 어찌나 좋던지...
사실 그가 구라를 친 만큼 저도 생구라를 쳤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경제활동을 하는 인간의 본능을 속일 수는 없거든요. 저도 한 인간이구요 ㅡㅜ
그리고 나오자 마자 그 유치권을 꼼꼼히 살펴보았습니다.
상황으로 보자면 유치권자는 빌라 전체 동의 전기공사를 하고 공사대금을 못 받자 유치권을 주장했는데 다른 집들은 전부 분양이 되어 임차인이 있었기에 건드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공실로 있었던 이 집만 점유하여 유치권을 주장한 것입니다.
더 확실한 것을 위해 유치권자를 찾아가보기로 했습니다.
요즘 경매바닥에서 위장임차인 다음으로 쉽다고 일컫어지는 것이 유치권입니다.
그만큼 가짜도 많고 헛점도 많구요...
경매가 대중화가 되어서 예전처럼 하나 깬다고 큰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지요.
(경매하기가 점점 힘들어지네여^^;)
간혹, 은행이자 유치권자의 말만 듣고 입찰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데 전 그런 경우라면
돈이 눈에 보여도 절대로 입찰 안할 것입니다.
모든 사건이 그러하겠지만 특히나 경매를 할때는 보이는 것과 증명할 수 있는 것만 믿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뭐,,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고 요기까지만 하고 다음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유치권자를 찾아서 서류상 주소지번을 들고 무작정 달렸습니다.
저에게 그 동네는 태어나서 가본적도 없는 동네일뿐더러, 교통도 아주 불편한 곳에 위치한 외진 곳이였지요
(하지만 안찾아가면 우쪌껴!)
그날따라 왜 그렇게 춥던지, 개떨듯 떨면서 헤매면서 겨우겨우 주소지상의 빌딩을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보이는 간판은 아무것도 없고 있는 가게라고는 슈퍼, 태권도장, 설비공사... 문닫은 술집밖에 없네여
쩝…
잘 찾아온건지 잘못 찾아온건지 아롱아롱 모르겠고....
우편함을 뒤지는 순간~
전기라는 글자가 한눈에 확 들어옵니다!
헌데 물건지에 붙어있던 그 간판(서류상의 업소이름)과 전혀 다른 **전기 였지만 아뭏튼 전기랍니다!
뭔가 전기가 흐르듯 삘이 딱~ 옵니다.
왠지 그 곳일것 같다는 생각!
아니, 그 곳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
헉헉대며 성큼성큼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올라가면서도 머리속은 백지장이였습니다.
그도그럴 것이 이런 경험을 한적도 없고 이럴때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전혀 모르는 상태로 올라갔던 것이니까요.
그 누구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몸이 혼자 지맘대루 놀아납니다
우이씽~ mm
(마치 '토탈리콜'이라는 영화에서처럼 누구도 믿지 못한채 아노미 상태에 빠져드는 저를 느꼈습니다. 오~ 신이시여)
금요일 7시.......
모두가 퇴근했을 시간이였지만 굳게 닫혀있는 문을 살며시 밀어보았습니다.
다행이 문이 열렸고 그 곳에서 막 퇴근준비를 하는 남자(사장으로 보임)분과 여직원 두명이 쌩뚱맞은 모습의 저를 바라보았죠
(참고로 저는 퇴근할때 일 시키는 상사와 점심시간에 전화하는 거래처를 무지 싫어하는데 제가 딱 그런 꼴이였네여 홀홀홀 하지만 우짤껴! 낼이 토욜일이고 월요일이 입찰일인데)
사장으로 보이는 호탕한 인상의 아저씨에게 저의 방문목적을 알렸습니다
처음에는 못알아 듣던 사장님... 하지만 **파크빌 공사대금이라는 말을 하니까 대번 알아듣습니다
[사장]
"아~~~하하~~ 아~ 그 집!
맞어 우리가 유치권 신고 해놨었지~
그런데 그거 왜요??
돈 나왔데요?
아니면 돈 주러 왔어요?"
오호~ 뭔가 일이 잘 풀릴 듯 합니다
상황으로 미루어 볼때 다음과 같은 추측을 내릴 수 있겠네요^^
1> 지금까지 유치권자를 직접 찾아온 사람이 없었다
2> 이 사람들은 지금 돈이 급한 상황이다
설령 유치권 금액은 가짜이더라도 유치권자들은 실체가 드러난 만큼 가짜가 아닌 듯한 상황! 머리를 좀 굴려보다가 솔직모드로 나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어차피 그들이 진정한 유치권자라면 채권회수가 최우선의 목표일테니까요
[유니짱]
"안냐세요~
전 **빌라 202호가 경매에 나와서요
그 물건을 낙찰받고자 하는 사람이거든요
헌데 유치권이 신고되어 있어서 고생고생끝에 여기 찾아서 겨우 왔어요
그러니까 그 물건에 대해서 저한테 이야기좀 해주세여
금액이 정확히 어떻게 되더라?,,,,,,,,
아 참!
사장님 성함이 ***씨 맞죠?"
[사장]
"아 우리가 돈 못받아가지구요
유치권 신고 해놨거든요
그런데 우리 회사가 사장이 둘이에요.
나하고 양사장...
이거 양사장한테 물어봐야하는데?
거기 사업자등록증에만 내 이름 되어 있는거거든요
잠깐만 기다려보슈~
나도 금액 정확히 모르는데 내가 양사장한테 전화해볼께
양사장이 지금 제주도 있어가지고요"
그가 양사장이라는 사람에게 재빠르게 전화를 합니다~
[사장]
"어이 양사장~
나야 나 저기 **빌라 공사대금 못받은거 유치권 해놨자너?
그거 물어보겠다고 어떤분이 찾아오셨는데?
그거 금액이 얼마야?
-----<중간생략>-----------
뭐?
사천칠백?
엉 알았어
그렇게 전해주면 되는거지?
전화를 끊고난 사장은 금액이 4700이라고 말을 해줍니다.
어랏?
이거 이야기가 다르잖어.. ㅡㅡ;
그래도 여기서 그만둘 유니짱이 아니지용
[유니짱]
"에이~ 진짜 금액을 말해주세요
진짜 금액~! 다 알고 왔어요"
[사장]
"그래요?
내가 다시 전화해볼께요"
[유니짱]
네^^
[사장]
"어이!
양사장~ 4700말고 진짜 금액이 뭐야?
이 분 알고 왔다는데?
어~ 2000만원이라고?
알았어
오케이~"
흠...
은행이 진짜 협상해서 300을 깎아줄 생각이였던건가?
정말 이천이였단 말인가?ㅡㅡ;
잠깐이였지만 머리속에서 몇백이 왔다갔다합니다.
이걸 어떻게 한담
[유니짱]
"에이~ 사장님 저 다 알고 왔따니깐염 은행에서 천만원인가?
천 얼마라고 하던데.....
은행 안끼고 직접 해결할라고 온거에여
전 돈 바로 드릴 수 있어요"
[사장]
다시 전화해서
"어이! 양사장!
진~~~~~~~짜 금액을 말해 진짜 금액!
이 분이 돈 바로 주신데!
은행끼면 수수료고 뭐고 그런거 돈 든다고 직접 해결하시겠데!
은행에서 다 듣고 왔다네 전화세 드니까 빨랑 진짜 금액 말혀!!
옹~ 1700이라고?
집 안에 아무것도 없다고?
진짜 맞는거지?
옹 알았어
오케이
수고해부려"
은행사람들 말이 맞았네요
뭐 진짜 금액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아뭏튼 유치권자들이 원하는 금액은 1700만원입니다.
하지만 은행사람들 말대로 자신들이 협상을 해서 1700까지 다운시켜줄 수 있다고 했던 말은 약간 구라였던 것입니다.
또, 실권자인 그 양사장을 저녁에 만난다고 했는데 그는 지금 제주도에 있다잖아요.
대강 짐작은 했었지만 뭐..
ㅋㅋㅋ 그 은행직원 둘러대는데 선수네 그려~
그렇게 유치하게 논다 이거지?
나도 한 유치한다공! >_<
지금부터는 금액이 문제입니다.
이 집은 사실 한번 더 떨어져야 메리트가 있는 집이지요
지금 들어가면 남기는 하겠지만 유치권을 깨고 들어가는 만큼 큰 메리트가 있는 집은 아니지요
각각의 특징점을 말해보겠습니다
첫째, 1700만원을 현금으로 주면 그 만큼 발생하는 금융비용및 기회비용에 대한 리스크 있다
(하지만 현금을 넘겨주는 즉시 열쇠를 받고 명도완료한다는 강점이 공존한다)
둘째, 은행사람들이 들어올 가능성이 상당히 있는 물건이다
(1금융권이 아닌 2금융권 사람들은 구조상 대처능력이 빠르고 자신들이 배당1순위자들이기 때문에 그만큼 가격산정에 있어서 부담이 적기에 그들이 들어오면 게임 끝이다~ 하지만 안들어올 수도 있다)
셋째, 매도가 힘든 빌라이다
(하지만 분양가는 1억4000만원, 감정가는 1억, 현재 최저가는 51,200,000원 같은 조건의 바로 윗층은 얼마전 약8500만원 정도에 낙찰되었음. 가격매리트 존재! 또한 일단 도배 장판 할 필요 없고 누가 산 적도 없는 New집이여서 수리비면에서 일단 먹고 들어감. 1700만원 주고 열쇠 넘겨받는 날=전세계약서 쓰는 날 될 수도 있지여~)
요리조리 머리속이 복잡한데 사장님이 말을 건내네요
[사장]
"아가씨! 우리가 돈이 급해서요 낼이라도 돈 줄 수 있는거요?
지금 돈 주면 열쇠 줄 수 있는데....디지털키여~ 디지털"
[유니짱]
"아직 낙찰도 안받았는데 돈을 줄 수는 없구요........^^;
아참! 그런데 혹시 여기 저처럼 찾아온 사람들은 있었나요?"
[사장]
"우리는 내일 줘도 괜찮아요~
우리는 일단 돈만 받으면 오케이야~
그리고 찾아온 사람은 아가씨가 처음인데 어떻게 알고 왔데?"
마음속으로만 아저씨께 말씀드렸습니다
'아저씨^______^
본능이에요 본능 대한민국 경제인의 본능~!......'
유치권 1700만원에서 직접 합의를 해서 200-300은 깍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나, 너무 서두르다간 일을 그르칠 것 같아서 슬며시 제동을 걸어봅니다.
일단 1700을 지급하는 즉시 유치권에 관한 포기를 구두로 다짐받기로 했습니다.
어랏!
그런데 중간중간 제 핸드폰이 주머니 속에서 요동을 칩니다
네... 올것이 왔습니다
낮에 만났던 은행직원이 퇴근도 안하고 계속 제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대네요
어찌할까 하다가 그냥 씹었습니다 ㅡㅡ;
그렇게 서두르듯 그 곳을 빠져나왔고 유치권이 깨지느냐 마느냐 하는 절대절명의 의기위식을 느끼면서 다음날이 되기만을 기다렸지요
-----------다음날----------------------다음날----------------------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해당 물건지의 시세조사를 다시 하고 인근 지역을 헤집듯이 다녔습니다.
제가 주로 다닌 곳은 신정뉴타운이 들어설 예정인 지역으로 낙후된 집들이 즐비한 동네랍니다.
뭐 상대적인것이긴 하지만 유치권이 있는 물건지보다 좀 더 안 좋은 입지라고나 할까?,,,,
(하지만 서울이라 그런지 산꼭대기의 허름한 빌라조차 전세가가 만만치 않던걸요~)
그날따라 급한 마음에 엄청난 속도를 내며 서둘러 집들을 보고 다녔는데....나이들어 관절이 안 좋으신 공인중개사 아주머니께 참으로 미안한 맘이 들더라구요
"이 짓도 오래 못해먹겠다"며 자꾸 주저않으시던데...... 이 자리를 빌어 지송..해유 ^^;
시세조사를 다시 하니 감이 좀 더 확실히 왔습니다.
한번 더 떨어지지는 않을거라는 생각과 "이번에 들어가서 조금만(?) 먹자 그게 낫다" 라는 저만의 확신이 말이죠.
밤새 유치권 양도계약서를 어떻게 쓰는지 몰라 헤메던 저는, 시골아이님에게 문의해서 서식을 받았고 가벼운 긴장감을 가진채 유치권자를 서둘러 다시 찾았습니다.
그리고 200-300 이나마 금액을 깍기 위해 양사장과 통화를 했는데 양사장 말이 조금 마음에 걸리더라구요.
[양사장]
"1700이하는 절대 깍아줄 수 없어요.
사실 저도 입찰할까 고민하는 중이거든요.
만약 한번만 더 떨어지면 저도 들어가볼 생각이에요.
이번에 하신다고 해서 그냥 1700에 합의하려고 하는거에요
저희가 공사를 많이 해서 돈이 빨리 돌아야하거든요
저희는 은행이 받던 다른 사람이 받던 상관 없구 단지 빨리 천 칠백 받았으면 합니다"
휴....
일단 그렇게 '깍아보기 작전'은 실패했네요.
하지만 유치권자들에게 다시 한번 1700 입금시 채권양도에 관한 다짐을 받았고 시골아이님이 만들어준 서류를 작성하여 각서(채권 및 유치권 양도계약서)를 받는데는 성공했습니다^^
[유니짱]
"사장님! 그 은행하고 거래가 많으신가봐요?
유치권 있는것도 어떻게 그 쪽에서 미리 알게 된거죠?"
[사장]
"글쎄 그건 나도 잘 모르겠는데...언제 말했떠라?
그쪽에서 대출을 썼던게 있어서 왔다갔다하면서 말했던거 같네"
(흐미...아까운 것....순진한 유치권자 아저씨들 같으니라고...ㅡㅡ; 그걸 왜 은행에 말한데유)
그렇게 막 나가려는데 앉아있던 여직원이 한마디를 하네요
[여직원]
"저기... 아까전에 은행에서 오셔서 인감증명서 받아가셨는데요..."
순간 움찔했습니다.
그 은행 아저씨 정말 치밀하네요
끝까지 들이대는군요.
그들은 정말 확실히 하기 위해서 휴일에도 출근을 한 뒤 인감증명서까지 가져간 것입니다.
지금은 경쟁관계이지만 후에 어디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면.......
밥 한끼 대접하면서 친하게 지내고 싶을만큼 직업정신이 투철하신 분 같네요.
그에게 이 자리를 빌어 말합니다.
"비록 당신을 만나 서로 속고 속이는 관계가 되었지만, 아마 다른 자리에서 당신을 만났다면 존경했을껍니당 히히^^"
어찌되었던 서류에 도장까지 받으니 마음이 한결 든든하더라구요
"아! 이렇게 하는거구나...!!!!" 하는 느낌속에서 확실히 어제와 다른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집에 한참 가고 있는데 드디어 올 것이 또 옵니다.
징징 울려대는 핸드폰....
느껴지는 殺氣^^;;
마치 선생님께 단체기합 받다가 매도 먼저 맞는게 낫겠다고 일장으로 나선것 같은 기분으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은행직원]
"네 왜 이렇게 연락이 안되시는거에요?"
[유니짱]
"아... 그게.... 엄마랑 의논 좀 하느라구요"
[은행직원]
"확실히 정해지신겁니까?"
[유니짱]
"네 그게 안될 것 같아서요.
알아보니까 더 싼집도 있다구 하구요.
위험한 것 같아서 아무래도 좀 그렇네요 지송요"
[은행직원]
"안되신다고요?
흠...
네 알겠습니다.......
.헌데 유니짱씨!
혹시 어제 유치권자 만나셨어요?"
[유니짱]
허걱!
"아,아뇨~
왜요?"
[은행직원]
"젊은 아가씨가 왔다갔다고 해서요.
거기 주소 아는 사람이 없거든요"
[유니짱]
"저는 모르지요~ 저는 그냥 부동산에다가 이런저런 사정이야기를 하긴 했는데요 찾아가진 않았거든요"
[은행직원]
"네 알겠습니다.
그럼 안하시는 걸로 알겠습니다"
뚝.....
어이쿠 심장이야...
거짓말도 심장이 두꺼워야 잘 치나봅니다.ㅡㅡ;;;;
엉겹결에 거짓말로 둘러대긴 했지만 뭐 훔쳐먹다가 걸린 것 마냥 어찌나 떨리던지
원......십년감수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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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새마을금고와의 한판승만 남았습니다!
도통 흉몽인지 길몽인지 모를 꿈만 꾼채(똥개가 제 다리를 무는 꿈) 월요일을 맞이하였고 언제나 그러하듯,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하듯 법원에는 사람이 넘쳐납니다.
은행직원을 만나게 되면 입찰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 저는 빠지고 아는 사람에게 부탁하여 대리입찰을 시켰답니다.
(물론 최저가 근처에서 입찰가를 산정했지요.)
법정안을 흘깃 살펴보지만 시력이 안 좋아서 그런지 사람이 많아 그런지...젠장 도대체 보이지를 않네요
결과가 어떻게 될지 저도 정말 궁금합니다.
그렇게 개찰은 시작이 되었고 한바탕 긴장 속에서 낙찰자를 발표하기 시작합니다~
기다리는 시간동안 휴게실에서 엎드려 자고 있었는데 문자메세지가 날아옵니다!
뜨아~~ 이론,,, 떨어졌답니다!
염려 했던대로 은행 직원이 들어와서 5500 에 낙찰을 받아갔다네요.
그런데 더 기가막힌 것은 입찰자가 저를 포함해서 4명이나 된다는 것이지요.
(역시 유치권도 예전 유치권이 아닌듯 합니다.)
그 물건에 입찰한 사람에게 살짝 물어보았더니, 어디선가 들은 정보를 통해 들어왔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놀라운 것은 채권포기각서같은 것은 작성하지 않은채 그냥 말만 듣고 들어왔다고 했습니다~
(낙찰 후 유치권자가 돌변하면 어쩌려고.....생각만 해도 정말 간담이 서늘합니다 쩝 ㅡㅡ;; )
일단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아마도 은행은 제게 두 가지 안을 가지고 작업(?)을 한 것 같습니다
제게 자기들이 생각했던 5천 5백 이상을 쓰게 한다면 완벽하게 자신들의 채권을 다 회수하는 것+@ 이고 그 작업이 실패하면 자기들이 그 5천 5백에 입찰해서 수익을 보려 했던 것이죠.
어리버리한 사람 하나 잡아서 찔러보기하는거고 안되면 말고~~
그들 입장에서는 어느것도 손해볼일이 없었던 셈입니다.
똑똑한 직원 덕분에 저는 입찰에 떨어져야 했지만 알차게 내공 수련했기에... ..
섭섭한 마음 커도 기쁜 맘으로 만족하려 합니다.^^
어쩌면 그런 생각 때문에 허전한 마음 한켠에 힘이 실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후회는 없어요!
일단 저는 5500까지 높여서 쓸 생각이 추호도 없기 때문이죠^^;
저의 목적은 유치권을 깨는 행위가 아니라 '수익률'을 내는 것이니까요.
이로써 다윗과 골리앗의 게임은 힘세고 똑똑하기까지 한 골리앗에게 그 승리가 돌아갔네요
(설령 이번 물건에 은행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해도 저는 떨어질 운명이였지만요 ㅋㅋ)
고기를 잡는 것보다는 잡을 수 있는 법을 아는것이 중요하듯, 저 역시 앞으로도 그런 과정을 더 소중히 여기며 경매를 해보려고 합니다.
모순일지는 모르겠지만, 무엇 하나를 하더라도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 즐기는 play를 하고 싶거든요.
이왕 하는거 재미있게 하면 좋잖아요?
너무 단순한 사고방식이죠?
어찌되었던 저의 유치하게 유치권깨기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다시 온다면 다음번에는 정말 한번 제대로 깨보고 싶습니다.
첫댓글 잘읽고 갑니다..실감나는 글~~~~
한편의 드라마 같내요! 고생하셨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간이 커야겠네요.
좋은 경험의 글 감사합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