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JFWF) 홍보대사 추천의 맛집들
-2023. 5. 12. 토. 조선일보 기사-
■ 산방산 바라보며 해녀 고기 한 점에 와인 한 잔 어떤가요?
[해녀들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 아세요? 바로 돼지고기입니다. 물질이 얼마나 힘든데요!] 2023. 5. 1. 새벽에 호맹과 태왁(그물 바구니)을 들고 문어와 성게를 잡았다는 해녀 이유정씨가 점심시간 집게와 가위를 들고 불판 앞에 섰다. 그 앞에 앉은 손님은 방송인 마크 테토(43) TCK 대표. 이씨는 잘 구운 돼지고기 위에 멜젓과 깻잎 장아찌를 올려 그에게 건넸다. 그다음 한 입은 직접 잡은 성게 알과 미역을 김에 감싼 것. 제주 흑돼지와 성게 알을 번갈아가며 먹다니! 그의 얼굴에 함박 미소가 피어올랐다. 여기는 제주시 연동에 있는 [해녀고기]. 2023. 5. 11.~20.까지 제주 전역에서 열리는 [제8회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JFWF)] 참가 식당이다.
5월의 제주에선 음식과 와인이 풍요롭게 만개한다. 가장 날씨가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JFWF 행사는 다양하다. 제주 맛집 200곳이 참여하는 [제주고메스푼 200]에서는 특별 메뉴를 선보이고, 13일에는 제주 유명 셰프 12인이 참여하는 [테이스트 오브 제주]도 열린다. 서울 유명 셰프들과 함께 만든 음식도 맛볼 수 있다. 행사와 식당이 너무 많아 어딜 갈지 모르겠다는 이들을 위해 JFWF 홍보대사 마크 테토, 이서진, 윤종신, 김구라, 히밥 5인이 속성 코스를 준비했다. 축제 기간엔 이들도 제주에 있다.
■ 뉴요커와 제주의 딸
미국 뉴욕 출신인 마크는 스시라면 먹을 만큼 먹어봤다고 했다. 그러나 서귀포시 성산읍에 있는 [타쿠마 스시]에서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일출봉 슈토아에]라는 이름의 스시는 생선회와 아보카도, 수제 멍게 젓, 자연산 성게를 트러플 소스에 버무려 성산 일출봉 모양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비주얼]이라고 했다.
서귀포시 성산읍에 있는 와인 바 [취향의 온도]는 그만의 아지트 같은 곳이다. 대표 메뉴는 제주 감자가 들어간 소시지 플래터. 마크는 곁들일 와인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의 [도우]를 선택했다.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으로 아로마가 풍부하고 우아한 깊이가 있어 잘 어울려요.]
바쁜 일정 중 잠깐 쉬고 싶을 땐 표선면에 있는 [오늘은 녹차한잔]에 간다. 성읍녹차마을에서 운영하는 찻집으로 창가에 앉으면 드넓은 녹차 밭이 보인다. [한라산 모양을 본뜬 말차 치즈 케이크]가 대표 메뉴다. 구독자 148만명의 먹방 유튜버 히밥(27·본명 좌희재)은 고향이 제주다. 그런 그에게 양용진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장이 운영하는 제주시 연동의 [낭푼밥상]은 고향의 맛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모자반으로 만든 [몸국]과 돼지의 접짝뼈 부위로 만든 [접짝뼈국]. 접짝뼈란 돼지 갈비뼈 위에서 목까지 이어진 부위다. 조금밖에 안 나와 결혼식에서 신부에게만 주던 것이다. 그 국을 히밥은 능숙하게 뼈를 발라 밥과 함께 눈 깜짝할 사이 해치웠다. [걸쭉한 돼지 사골국과 비슷해요. 제주 방언으로 (놈삐)라고 부르는 무도 푹 익어 맛있고요.]
제주 요리에 [고사리 육개장]을 빼놓을 수 없다. [한식대첩 3]에 출연한 문동일 셰프가 운영하는 [녹차 고을]이 유명하다. 들깨녹차칼국수와 전복이 올라간 떡갈비도 맛있지만, 진짜 별미는 귤 김치. 그는 [상큼한 귤인데, 젓갈 맛이 나는 진짜 김치]라고 했다. 가장 좋아하는 생선이 갈치라는 히밥은 [동귀리 갈칫집]을 추천했다. 큼직하게 튀긴 [프라이드 갈치]를 파는 곳이다. 그는 뼈를 발라낸 갈치 살을 밥 위에 올린 다음, 소주 한 잔을 먼저 입에 털어 넣고 갈치 밥을 먹었다. [선주후면(先酒後麵)]보다 더 맛있다는 [선주후갈치]다.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제주한면가]는 한(韓)씨 형제가 고기국수와 돔배고기만 파는 곳이다. 고기국수는 돼지 뼈를 직접 손질해 12시간 동안 삶는다. 흑돼지는 강하게 압착해 냉장 숙성한다. 히밥은 [고기는 편육처럼 쫄깃쫄깃하고, 국수는 일본 라멘처럼 육수가 진하다]고 했다.
■ 제주도의 스타 셰프들
배우 이서진(52)이 추천하는 식당은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해녀의 부엌]이다. 종달리 방파제 앞에 있는 이곳은 하루에 두 번 입장 시간이 정해져 있다. 해녀들이 직접 [해녀의 삶]으로 공연도 하고, 요리도 하기 때문이다. 축제 기간에는 직접 채취한 뿔소라로 담근 젓갈을 화이트와인과 함께 선보인다. 한라대 근처에 있는 [바토라브와르]도 와인 마시기 좋다.
제주시 연동에 있는 최용석 셰프의 [봉플라봉뱅], 구좌읍에 있는 강병욱 셰프의 [넘은 봄],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권영웅 셰프의 [스누즈]는 제주도 스타 셰프의 손맛을 볼 수 있는 장소다. 특히 이들은 이번 축제 기간 서울 셰프들과 협업한 특별 메뉴도 선보인다. 이서진은 [코로나가 완전히 끝나고 처음 맞는 제주 축제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개그맨 김구라(53)가 추천한 제주 선덕로에 있는 [앞뱅디 식당]은 원래 전갱이를 이용해 끓여내는 각재기국이 유명한 곳이다. 그러나 멜국과 멜조림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멸치는 [봄 멸치]가 최고! 5월은 멜의 살이 통통하게 오른 제철이다.
고등어회 한 접시가 생각난다면 제주시 연동에 있는 [모슬포 해안도로식당]으로 갈 일이다. 관광지도 해안가도 아닌 멘션 1층에 있다. 소박한 상 가득 깔리는 밑반찬과 두툼하게 썰린 고등어는 밥과 함께 푹푹 먹을 때 감칠맛을 뿜어낸다. 제주 사람들도 회식할 땐 중국집을 간다. [덕성원]은 유니짜장과 꽃게짬뽕이 유명한 서귀포 최초의 중식당이다. 제주시에 있는 [어머니 빵집]도 1985년에 문을 연 오래된 맛집. 최근에 제주현무암돌빵이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끌며 빵지 순례의 필수 코스로 떠올랐다. [제주도는 내게 오랜 추억도, 먹고 싶은 음식도 정말 많은 곳]이라고 김구라는 말했다.
가수 윤종신(54)이 추천한 곳은 마스터셰프 코리아 1기 우승자인 김승민 셰프가 운영하는 [모리노아루요]다. 울창한 숲길을 달리다 보면 나오는 외딴 식당. 일본에 있는 산장 같은 느낌도 든다. 카이센동(해산물 덮밥), 메로동(메로 구이 덮밥) 등이 유명하다.
마스터셰프 코리아 4의 심사위원이었던 송훈 셰프가 운영하는 [크라운 돼지]는 10년 동안 연구해 복원한 제주 토종 돼지 품종 난축맛돈을 사용하는 곳이다. 갈치 속젓 베이스로 나오는 볶음밥도 일품이다. 그가 추천한 와인을 마시기 좋은 곳은 [뤼미에흐]와 [모디카]. 제주시 삼도이동에 있는 뤼미에흐는 훈연한 조랑말 등심으로 속을 채운 제주 양배추를 비롯해 프랑스 요리를 낸다.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모디카는 텃밭에서 기른 페넬과 민트 등으로 이탈리아 시칠리아 요리를 하는 곳이다. 윤종신은 [제주의 풍부한 식재료와 다양한 음식은 와인과 정말 잘 어울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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