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내내 쉬지 않고 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모처럼 하늘이 개어 온다.
곡성으로 가벼운 나들이.
시골의 시원스런 산야와 풍경이 그리울 때면 찾아가는 카페 공림.
고속도로를 달려 곡성에 접어든 후 약 5분여 시골길을 가면 감나무와 대추나무가 우거진 곳에 카페 공림이 있다.
예전에 부모님이 하던 식당을 이어받아 젊은 부부가 카페로 리모델링을 했단다.
그래서인지 여기 저기 널찍하다.
갓 오픈한 시간에 찾아가면 부지런한 쥔장은 벌써부터 카페를 단장시키고 있다.
잔디로 가득한 앞마당에 테이블이 놓여 있고 왼편으로 불멍할 수 있는 야외용 난로, 장작이 준비되어 있다.
쥔장에게 부탁하면 불멍도 가능하다는데 오후 나절 찾아와 부탁해 봐야겠다.
통창으로 보이는 풍경은 시원하다.
멀리 산들이 펼쳐지고 앞마당에는 어린 대추나무 묘목들이 지주대에 묶여 있다.
시커먼 비닐이 덮혀 있어 지금은 보기 썩 좋진 않지만 따뜻한 봄날 촉촉한 흙이 제 얼굴을 찾게 된다면 훨씬 풍성한 풍경이 되리라.
쿠폰에 도장 7개를 모았더니 음료 하나가 공짜란다. 젤 비싼 대추라떼를 그냥 준다.
미안한 마음에 판매하고 있는 달걀을 두 줄 산다. 한 줄은 가격도 배가 비싸고 몸에 좋은 청란이다.
손주에게 주고 싶은 마음에 청계를 키우며 청란을 먹게 했다고~
할아버지 손주 사랑은 댓가 전혀 바라지 않는 순도 백퍼 순수 사랑이다.
덕분에 아이의 키가 퍽이나 크단다
밖에 나와서 보니 넓은 닭장에 닭들이 여러 마리 보이고 푸르스름한 청계도 보인다. 바로 옆엔 토끼 사육장도 있다.
아이들이 꽤나 좋아하겠구나.
점심을 먹고 사람들이 하나 둘씩 들어설 무렵 곡성읍에 있는 봄 파스타로 향한다.
1인 셰프가 운영하는 봄 파스타.
메뉴가 딱 다섯 가지. 크림, 토마토 파스타와 피자 세 종류.
6개월 전쯤 찾았을 때보다 훨씬 맛이 좋다.
연구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이는 부지런한 셰프다.
혼자 음식을 조리하다 보니 서빙은 손님 스스로 해야 한다.
오늘의 메뉴 고르곤졸라 피자와 까르보나라 파스타.
역시 맛집, 인정!!!
식사 후 산책은 필수가 되었다.
나이가 주는 의무사항.
영화로를 따라 걷다 뚝방마켓으로 향한다.
곡성천을 줄기로 뚝방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다.
천을 흐르는 물이 생각보다 깨끗하다.
강태공 두 분이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다.
하지만 물 속엔 송사리 한 마리 보이질 않는다.
아무래도 시간을 낚고 있는 건 아닌지~^^
뚝방 건너편에도 공원이 보인다.
동악산 생태축 서식지란다. 무척 넓다.
조성한지 얼마 되지 않았나 보다.
맨발걷기 열풍에 발맞춰 황톳길이 한 바퀴 빙 둘러 만들어져 있다.
실제 추운 날임에도 걷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호수라고 느껴질 만큼 넓은 습지에 청둥오리들이 무리지어 놀고 있다.
새싹이 돋으면 가족들과 함께 다시 찾아와도 좋겠구나.
그 건너 낮은 산 위로 충의공원이 있다.
2011년 학교산이 조국을 위해 산화하신 분들을 추모하는 충의공원으로 탈바꿈하였단다.
그래서인지 소나무가 에워싸고 있고, 충혼탑에는 돌아가신 분들의 이름으로 빼곡하다.
팔각정 옆으로는 커다란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곡성에 들르게 될 경우 기차마을 뿐만 아니라 충의공원 생태습지 뚝방길까지 연결지어 여행계획을 짠다면 훨씬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듯하다.
PS.
집으로 돌아 오는 길
경치 좋은 길을 따라 국도로 향한다.
섬진강 줄기가 내내 곁으로 따라 온다.
입면 논밭에 커다란 새들이 수십 마리 앉아 있다.
우와, 독수리다.
이렇게나 많은 독수리떼를 만나다니.
누군가 먹이라도 준걸까.
가까이 다가가도 놀라거나 도망가질 않는다.
새의 사체를 먹고 있다.
티벳에서 행해지는 장례의식 천장이 떠오른다.
특별한 경험을 하는 순간이다.
첫댓글 곡성은 봄이 가까이 오고 있나 봐요.
2번째 사진에 파릇파릇 새순이 보이네요.
까미노님 일상이 새 봄 맞이 주유하는 듯 평온해 보입니다. 좋아요.
매화에 꽃망울이 맺혔어요.
꽃이 피면 향이 진하게 퍼지겠죠.
요즘 주변엔 꽃핀 매화들이 많이 보여요.
봄이 오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