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병술년 (단기 4279년, 1946)
1. 초봄에 원장을 불러 「법정소로 이사할테니 집을 사라」하시어 이봉욱 종도의 성금으로 현재 본주님댁을 매입하고 아뢰오니 「법정리로 옮긴다」 하시고 이사하셨다.
2. 본주님께서 「다듬이 하자」고 하시어 오래도록 같이 하오니, 옆에 앉은 등내댁이 민망히 여겨 본주님께 “제가 할테니 주세요” 라고 하오니 「내가 하는 일은 내버 려 두어」하시고 최인미 종도와 함께 밤이 깊도록 하셨다.
3. 본주님께서 「새 경전을 만들어라」하시어 권병대는 옥편을, 강성남은 명예편을 서구열은 월력을, 원장에게 법식을 받아 짜나가는데 본주님께서 「6수로 하지 말고 7수로 하라」시며 「공부는 달력공부가 제일이야」하 시니라.
4. 본주님께서 「그릇을 닦으라」고 하시어 여러 종도들이 다같이 깨끗이 닦았는데,
최인미를 가리키며 「마마가 닦은 그릇은 더 좋다」하시니라.
5. 여름, 정기병 종도가 모기가 많아 모기불을 놓고 앉아 있으니, 본주님게서 나오시어 「꺼라」하시며 「모기도 눈이 있다」 하신후 모기 소리가 요란한데도 물지는 않했다.
6. 소나기가 내리며 천둥 번개가 치니 종도들이 웅크리고 있으니,
본주님께서 「하늘만 무서운줄 아느냐, 앞으로는 땅하늘이 더 무섭다」 하시니라.
7. 원장, 강성남, 권병대 종도가 본주님의 하명없이 달력을 만들고 있는데,
「원장을 데려오라」하시어 원장이 가서 뵈오니 「사람 많이 죽이려고 함부로 만드느냐」 고 크게 꾸중 하시니라.
8. 본주님댁 웃방에서 마마가 가슴앓이로 누워있는데, 밥을 주시며 「약이다」하시기에 먹고나니 통증이 없어지고 그후 재발치 않았다.
9. 원장, 김영태, 권병대 종도를 불러 앉게 하시고 노래를 부르시는데,
「돌아왔네~ 제세시절 돌아왔네, 만물시생 이기따라 천하창생 건져보세」하시니라.
10. 박중창 종도에게 고기와 참기름을 사가지고 오라 하시어 시장에 가서 사다 올리니 참기름은 찬장에 넣으시고 「고기는 먹으면 못써」하시고 「땅에 묻어라」하시니라.
11. 본주님께서 손수 골고루 음식을 장만하시어 냇가에 가서 차려 놓고 인사드리고 오라 하시어 그대로 봉행 하고 돌아오니 「마마가 욕보았네 대접 잘해야 돼」하시니라.
12. 가을 서구열 종도에게 돈 2환을 주시면서 「처음 보는 것 사가지고 와」하시어 장에 가는 도중 아낙네가 강아지 한마리를 가지고 지나가기에 암강아지냐고 물으니 맞다고 하기에 다시 얼마냐고 물으니 2환이라 하여 사다 올리니 「방우왔나」하시니라.
13. 성삼순 종도가 아기를 낳아서 본주님께 인사올리니, 「자네공덕으로 생겨났어」 하시며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접시를 주시며 「젖을 짜라」하시어 짜서 올리니 방우(개)를 주시며 「연명만 하면 돼」하시니라.
14. 여러 종도들에게 「본땅에는 본주가 안있는가 내가 본주다」하시니라
15. 마마에게 감나무를 가리키면서 「감이 놀래서 한쪽이 까맣다」하시고 따오라 하시므로 따다 올리니 한참동안 속말씀을 하시니라.
16. 원장에게 「둥근 돌을 땅에 묻어라」하시어 감나무 밑에 묻었는데,
몇일후 「네모진 돌을 묻어라」하시어 그대로 행하였다.
17. 돈 십환을 주시며 「장을 봐와라」하시어 김수성 종도가 “무엇을 사올까요” 아뢰오니,
「마음에 드는 것 사가지고 오라」하시어 그릇가게에 가서 몇가지 고르고 얼마냐고 물어보니 10환이라 하였다. 그후에도 수차 장보기를 해왔지만 ‘물건값과 돈이 같다’ 하니라.
18. 이덕원 종도에게 태인 호박을 가져오라 하시어 7덩이를 갖다 올리니 「참 좋다」하시니라.
19. 모 종도가 치마 한감을 가지고 와서 본주님께 올리니 「지은지성을 할줄 알아야 해」하시고 돌려주시니, 매우 서운하게 여겨 그 연유를 물어보니, 가지고 올 것이 없어 ‘딸 시집 보내려고 혼수감 떠놓은 것을 가지고 왔다’ 하니라.
20. 본주님의 무명지 손가락이 처음 모실때보다 많이 펴지셨기에 원장이 손가락이 언제나 펴지십니까 아뢰니
「이 손가락이 펴지면 일이 다된다」고 하시어 유심히 관찰해 보니 선화하실 무렵 펴지셨다.
21. 채전밭에 닭이 들어가 채소를 뜯어먹기에 원장 부인이 쫓으니,
본주님이 보시고 「왜 쫓노, 얼마나 놀라겠나」하시니라.
22. 겨울, 눈이 많이 내려 참새 떼들이 울타리에 앉아 있는데,
쌀을 주시면서 「저 새들에게 주어라」하시여 그 대로 봉행하니 어데서 새떼들이 몰려와 쪼아 먹기에 서구열 종도가 사람도 먹을 것이 없는데 불평하니 「새도 살아야해」하시고 「사람은 움직이면 먹을 것이 생긴다」 하시니라.
23. 이덕원. 한강수 종도가 동행하여 본주님을 찾아뵈오니, 아주까리에다 된장을 풀어 주시면서 「약이다」하시며 「먹으라」하시니라.
24. 김내현. 김덕현 형제가 찾아뵈오니 ‘잘했는가’ 하셨는데 무엇인지 몰라 망설이고 있으려니 「생각해봐. 생각이 생각에서 생각이 난다」하시니라.
25. 이덕원 종도에게 「병풍을 해오라」하시어 높이 6척 폭 12폭을 사다가 올렸다.
26. 서진화 종도가 처음 찾아 뵈오니, 배와 고봉밥을 주시며 「많이 먹고 일 많이해」하시니라.
27. 종도가 가지고 온 선물그릇을 사용하고 싶어 “저 그릇 쓰면 어떻겠습니까” 마마가 아뢰오니
「쓰면 못써」하시더니 선물한 주인이 오니 돌려주시며 「잘썼다」 하시기에 선물한 사람에게 연유를 물어보니 망설이다가 “사다 올렸다” 하느니라.
28. 이덕원 종도가 성냥 두통을 사서 올리려고 마음 먹었으나 돈이 부족하여 한통사서 올리니 돌려주시니라.
29. 어느 모인의 심부름으로 최석기가 예물함을 가지고 오리알터를 지나 용화동 입구 팥정이 다리에 오는데 어디서 까치떼가 몰려와 머리를 쪼아대니, 피투성이가 되어 견디지 못하고 돌아가 그이에게 돌려주고 돌아와 본주님을 믿게 되었다.
30. 본주님께서 돈을 주시고 줄 부채를 주시어서 이덕원 종도가 부채살을 세어보니 28개이었다.
31. 김경량 종도를 부르시어 집을 사게 하시고 「주장이 다」호칭하시고 「일 잘보아」하시니라.
32. 김우석 종도를 부르시어 집을 사게 하시고,
「원지방이라」하시고 「밥많이 먹고 일잘보아」하시니라.
33. 본주님께서 「곤종(개)이 사주팔자를 뜯어 고쳐야 한다」고 하시며, 방안에 있는 괘짝 위에 3일동안 앉혀 놓았는데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후 털이 빠지고 흉한 모습이었다.
34. 김형곤, 박춘성 종도에게 「가을 추자가 제일 아닌가, 나락 모가지 결실 아닌가」하시니라.
35. 김우석 종도에게 「정하늘 밑의 집을 사라」고 하시어 “어디에 있습니까” 아뢰오니,
손을 가리키시며 「큰나무 저쪽에 산있지」하시어 집을 사고 아뢰오니,
「정하늘 밑 약방이다」하시니라.
36. 원장께서 몇몇 사람에게 축지법을 가르키고 있으니,
본주님께서 오라고 하신다기에 찾아가 뵈오니,
「누가 그따위 짓 하라고 하드냐」하시며 꾸짖으시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