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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kai)와의 음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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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자료≫ 스크랩 보이차(중국차) 뒤집어 보기 (2)
차를사랑한사람 추천 0 조회 12 07.12.13 10:2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5. 중국 명차를 향한 허망한 꿈 

 

  보이차는 윈난성에서 생산되는 일종의 지역 특산품이다. 따라서 그 생산량에는 한계가 있다. ‘윈난성의 보이차 생산량이 광둥성에서 거래되는 양의 20 %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홍콩 명보(明報)의 기사가 우리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이 이미 오해 전이다.(한국일보 2005. 9. 7) 짱유화 교수는 보이차의 세 가지 선결 요건으로 ‘윈난 지역’의 ‘대엽종 찻잎’을 사용한 ‘쇄청녹차’를 들었으니 나머지 80 %는 무엇이란 말인가? 올해는 이상기후로 인하여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바람에 벌써부터 값이 폭등하고 상인들의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하니 그 차이가 더욱 크게 벌어질 것은 자명하다. 또한 우리에게 알려진 신비의 보이차 즉 오래 묵어서 자연 진화된 청병은 이미 대부분 소진되어 시장에서 사라졌다. 그렇다면 현재 얼마 남지도 않은 야생교목 노차수의 찻잎으로 만들어진 품질 좋은 청병이 과연 얼마나 생산되고 있을까? 그것이 제대로 자연 진화가 이루어져서 시장에 나올 수 있을까? 그런 것들이 존재한다면 그 가격은 얼마나 될까? 이러한 의문에 대하여 믿을만한 해답이나 얻을 수 있을까? 게다가 재배형 교목이나 관목의 찻잎으로 만드는 이미테이션 청병이나 소위 숙병으로 불리는 미생물쾌속발효차의 경우, 색향미는 그렇다 치고 과연 자연 진화된 청병노차들과 얼마나 유사한 효능을 지녔는지도 의문스럽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보이차는 과연 먹을 만한 것들인지, 저 품질의 위조차가 판치는 현실에서 범인(凡人)들이 괜찮은 보이차를 구입할 수나 있는지 그것조차도 뭐라 말하기 어렵다.


  범인들이 중국차의 진위여부를 가리고 가격을 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 차도 품질과 가격을 따지기 어려운데 하물며 그 엄청난 생산량과 다양함이 우리와 비교도 되지 않는 중국차를 판단하는 것은 웬만한 지식과 경험으로 불가능하다. 그래도 우리나라에는 중국차 전문가가 의외로 많다. 중국차를 판매하는 사람들은 보따리장수를 포함하여 모두 전문가를 자처하고 있으며 단기간의 과정을 통해서 중국 차예사 자격증이라는 것을 취득한 전문가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중국차라고는 겨우 보이차 밖에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 그게 전부인 냥 우쭐거리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띈다.


  차의 품질을 판단하는 데에는 이론적인 박식함도 필요하지만 좋은 차를 오랜 세월 꾸준히 마시는 경험이 더욱 중요하다. 좋은 차는 사람이 관능적으로 좋아할 만한 색향기미를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감지할 수 있으려면 축적된 경험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색향기미에 있어서 색향미는 주로 기호적인 측면이요 기(氣)는 효능을 뜻한다. 따라서 색향미는 종류에 따라서 그 차가 지닌 본래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사실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것은 각 사람의 기호에 따라 주관적일 수 있고 또한 차는 공산품이 아니기 때문에 자연조건에 따라서 해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氣는 그렇지 않다. 차가 지니는 한의학적인 효능 즉 차기(茶氣)는 모든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이로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감지할 수 있으려면 역시 음차경험이 필요하다. 그것도 아무 것이나 되는대로 마시는 경험이 아니라 좋은 차를 꾸준히 마셔서 그 기운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한 식생활을 비롯한 건전한 생활습관과 함께 정신적인 수양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견해이기는 하지만 독주, 담배, 동물성식품 및 가공식품 등을 탐하고 정행검덕(精行儉德)하지 않은 사람은 氣가 탁하고 독성물질이나 독기에 대하여 내성이 강하기 때문에 차의 기감을 느끼기 어렵다.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중국차를 분별하려면 먼저 일반적인 분류법에 따라 차의 종류를 알아야 하며 그에 따른 대표적인 차를 마셔보고 색향기미를 기억해 두어야 한다. 이것도 상당한 암기력과 경험을 요한다. 또한 산지(産地)마다 수많은 제다업체가 있으니 각각의 업체에서 생산하는 차에 대하여 알아야 한다. 보이차만 해도 흑차의 한 종류에 불과하지만 잘 알려진 몇 개의 대형 차창에서 이미 생산되었거나 생산되고 있는 차가 이루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고 소규모 업체에서 생산되는 것들까지 합하면 그 종류가 얼마나 되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하물며 그 광대한 나라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차를 누가 다 알 수 있으랴.


  결정적으로 우리가 중국의 명차를 꿈꾸는 것이 얼마나 허황된 일인지는 중국차의 가격에 있다. 우리 차의 가격과는 감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가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ㄴ 백화점에서 본 우리 녹차 한통의 가격이 수백만 원이었다. 터무니없는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중국의 명차라는 것들 중에는 수백만 원 내지 수천만 원 하는 것들이 부지기수니 정말 잘 만들어진 것이라면 그리 탓할 일도 아니다. 우리 고급녹차 한 통의 가격은 대개 15만 원 내외다. 어느 수입업체의 괜찮다는 대홍포의 가격은 그 두 배다. 개인적인 판단이긴 하지만 그리 좋지도 않은 중차패 보이차의 국내가격이 80만 원 정도이고 좀 묶었다하면 기하급수적으로 가격이 뛰어 범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경매시장에서 수천만 원에서 억대를 넘나드는 극상품의 중국차는 꿈같이 아득한 존재다. 여기에 비하면 우리 차의 가격은 비싸본들 애교수준이다.


  어떤 것을 얼마의 가격을 주고 구입해야 하는지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보니 중국차를 구입할 때마다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따라서 시음이 불가능한 온라인 구매는 상상도 할 수 없다. 비싼 것이 좀 낫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괜찮다싶은 것은 우리 차의 가격을 훨씬 웃돌거나 턱도 없이 비싼 경우가 다반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차 특유의 색향미를 즐기기 위함이 아니라면 차라리 우리 차를 마시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입을 포기하게 된다. 게다가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중국차의 실태를 생각하면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조차도 찜찜하다. 농약으로 인한 중금속 오염,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비위생적인 보이차의 발효저장 환경, 저질의 위조차가 판치는 시장.......  도대체 어떤 차를 어떤 경로로 얼마를 주고 구입해야하는지 그야말로 안개 속이다.


  

6. 중국차가 범람하는 원인


  중국차가 범람하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이윤을 넘어서 폭리를 취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보이차다. 1980 년대 말부터 화교 (華僑)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유명해진 보이차가 이 땅에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 십 수 년 전의 일이다. 물론 더 일찍부터 해외에서 보이차를 접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중국에서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이 낯 선 차에 대한 정보는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중국인 ㄷ 교수의 이론과 상인들의 입으로 만들어진 보이차의 이미지는 골동품과 명약(名藥)이었다. 골동품의 가치와 명약의 가치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이미지 마케팅은 대단히 성공적이었고 부르는 대로 값이 매겨졌다. 이러한 상황이 전개되자 수시로 중국을 드나들며 보이차를 들여오는 보따리상이 늘어났고 투기성 사재기를 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이들 중에는 차를 이익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일부 다인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보이차가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합법적인 무역을 통해 수입되기 시작했고 저가의 보이차가 쏟아져 들어왔다. 아울러 온라인을 통해서 다양한 보이차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주로 상업적인 동기에 의해 저작되어 여러 사람들에 의해서 짜깁기된 것이기는 했지만 이로 인해서 진위여부와 가격에 대한 시비가 일기 시작했다. 이에 상인들은 시장의 불신을 해소하고 저가의 제품에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소위 생차청병이라는 것을 대량으로 수입하였다. 저렴한 가격에다가 잘 묵히면 품질 좋은 청병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많은 양이 팔려나갔다. 그러나 그 기대감에 대한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현재 보이차 시장은 현격하게 이중구조를 띠고 극심한 가격의 편차를 보이며 명품과 싸구려 사이를 오가고 있다. 상인들은 장사가 예전보다 재미없다고 푸념한다. 그러나 보이차 시장은 상인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이다. 재고에 대한 부담이 없는 후발효차의 특성, 국가적 지역적인 장벽에 의한 정보의 제한성, 과도하게 부풀려진 효능, 객관적인 품질과 가격 기준의 미비 등은 상인들에게 더없이 유리한 조건이다. 이것들은 모두 보이차를 선전하는 상인들의 세치 혀에 그 위력을 더해준다. 보이차를 매일 마신다는 어떤 사람은 그 원료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남들이 좋다니까 마신다고 했고 심지어 찜질방에서까지 다이어트의 특효약으로 둔갑하여 팔리고 있으니 대단한 상혼이다. 독특한 이미지로 덧칠해진 보이차를 따를 수 없지만 다른 중국차의 경우에도 큰 차이는 없다.


  또 하나의 커다란 이유는 자중지란에 빠진 우리 차 시장에 있다. 이는 우리 차를 판매하는데 따르는 상인과 생산자간의 불신에서 비롯되었다. 이윤은 중국차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빤한데 생산자들은 할 수만 있으면 직판에 매달리니 상인들은 우리 차 판매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상인이 창출해 놓은 고객에게 생산자가 정가보다 싼 가격으로 직판을 해버리면 상인은 더 이상 장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은 직판체제가 좋을 수도 있다. 생산자는 좀 더 이윤을 남길 수 있고 소비자는 정가보다 싼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이는 짧은 생각이다. 상인들이 우리 차를 기피하고 중국차 판매에만 열을 올린다면 우리 차는 머지않아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고 직판 능력이 없는 생산자들은 아예 판로 자체를 잃게 된다. 또한 직판의 상당부분이 다인들이나 특정 종교인들 사이에서 주로 인맥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으니 이는 건전한 시장 형성에 악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그렇지 않아도 패거리문화로 불리는 우리의 차 문화를 더욱 폐쇄적으로 만들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근시안적으로 눈앞의 이익을 놓고 다투는 동안 중국차는 우리의 차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며 어부지리를 얻고 있다.


  우리 차가 중국차에 밀리는 또 다른 하나의 원인은 경쟁력의 부재에 있다. 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차(名茶)가 없다는 것과도 상통한다. 중국차는 차의 종류마다 각기 명차들이 있고 또한 이것들은 중국을 대표하는 명차이기도 하다. 명차는 차 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 중국차가 경쟁력을 갖는 데에는 명차로 말미암은 이미지가 크게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명차가 없다. 일부 다인들 사이에서 알려진 정도의 것이 명차라면 명차일 수는 있겠다. 자신이 만든 차를 한 통에 100만 원이 훨씬 넘는 가격에 판매하면서 명차를 표방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교조주의적인 차 관련단체 안에서 벌어지는 현상일 뿐이다. 최고의 품질로서 대중적인 명성을 얻은 것이 아니요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더욱 아니다. 명차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명차의 탄생에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이미지 만들기’가 더욱 중요하고도 어려운 일이다. 드물기는 하지만 이 땅에서도 품질 면에서 결코 중국의 명차에 뒤지지 않는 우수한 차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이미지 만들기’다. 분열과 다툼으로 얼룩진 우리 차문화계는 명차 탄생의 걸림돌이었다. 이 일에는 겸손, 정직, 신뢰, 양보의 정신으로 말미암은 단합된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명차는 반드시 탄생해야 한다. 명차는 우리의 차 시장을 지키는 힘이요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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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차를 비롯한 중국차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이를 이용한 상혼이 중국차 열풍을 몰고 왔다. 우리 차는 속절없이 밀려났다. 제대로 형성되지도 못한 시장에서는 공정한 경쟁의 기회조차 얻을 수 없었다. 고급 잎차시장은 중국차에 빼앗기고 대신에 티백녹차와 차 가공음료 시장이 커지는 것으로 위로를 삼을 수 있을까? 그러나 이것마저도 기능성음료에 의해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차 문화의 계승 발전을 외치면서도 우리 차의 위상을 제대로 정립하고 홍보하기를 게을리 한 다인들의 책임이 크다. 오직 이익만을 추구하며 상호간 불신의 장벽을 높게 쌓아올린 상인들과 생산자들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당장에 뾰족한 해결책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뒤집어 보기를 시도했다. 당장에라도 우리의 차가 올바른 평가를 받고 시장에서 최소한 공정하게 선택받으려면 중국차를 뒤집어봄으로써 그 실체를 아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월간 Tea & People 2007. 8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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