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래전부터 대장염을 앓아왔습니다.
빈혈이 심해 병원에 갔다가
궤양성대장염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병원에도 몇 년간 꾸준히 다녔지만
증세는 좋아졌다간 다시 나빠지곤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얼마간 치료하면 낫는다고 하는데
저는 완치가 되지않고 더 심해졌습니다.
식이요법은 물론 좋다는 약은 다 먹어보았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거기다가 빈혈로 밖을 다니지 못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아기를 갖게 되었는데 문제는 더 심각해졌습니다.
모든 약을 중단하고 음식물로써 영양소를 섭취해야 하는데
몸이 그 음식을 받아주지를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유산을 권했습니다.
산모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면서... .
그러다가 남편이 결혼 전에 가끔씩 나가던 영남불교대학에서
'좋은인연 신문'을 가지고 왔더군요.
집에서 끙끙거리는 내가 안쓰러워 뭐든지
읽을거리를 가져다 주곤 했습니다.
그 신문을 보다가 신행수기를 써 놓은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기도로써 가피를 입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기도로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남편을 졸라 절을 찾았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이를 낳고 싶었습니다.
또 지금 낳지 않으면 언제 또 아이를 가질 수 있을지 걱정이었습니다.
몸이 더 건강해지리라는 보장도 없으니까요.
이상하게도 ㅇㅇ불교대학·관음사에 들어서는 순간
마음이 차분해지고 불안감이 사라졌습니다.
노천법당에 서 계시는 관세음보살남을 뵙는 순간
고개가 저절로 숙여졌습니다.그
러나 남편의 이런저런 이야기와 법당을 둘러보면서
오랫동안 서 있었기 때문인지 곧 어지럼 증세가 나타났습니다.
제 안색을 살핀 남편이 저를 얼른 노천법당에 앉혔습니다.
그러나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몸에서 힘이 좍 빠져나가고
저는 그만 남편에게 기댄 채 쓰러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희미한 의식 속에서 남편이 제 몸을 주무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아무리 정신을 차리려 해봐도 숨조차 쉴 수 없었습니다.
그때 저는 언뜻 따뜻한 미소를 지으시며
제 옆에 서계신 관세음보살님을 보았습니다.
저는 손을 모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눈에서는 자꾸 눈물이 흘렀습니다.
'관세음보살님,관세음보살님!
아기를 낳고 싶어요.살려주세요'
관세음보살님이 곁으로 다가오시더니 제 이마를 짚어보시고는
손에 든 감로수병을 천천히 기울였습니다.
갑자기 온몸에 향기로운 감로수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저는 감로수에 머리까지 다 잠겨버렸습니다.
감로수는 햇살을 받아 사방으로 무지개 빛을 뿌렸습니다.
잠시 후 관세음보살님이 다가오시더니
다시 이마에 손을 짚으셨습니다.
그러더니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이제 되었습니다."
"관세음보살님!
이 많은 감로수를 저 혼자 다 써버려서 어떡합니까!"
관세음보살님은 환하게 웃으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감로수는 곧 저의 마음이니 한량없습니다.
이 온 우주,온 법계를 적시고도 수억겁 동안 흐릅니다."
저는 너무나도 감격하여 그 감로수의 물결 속에서
삼배를 올렸습니다.절을 하면서도
몸이 얼마나 가벼운지 마치 날아갈듯 했습니다.
"여보!"
남편의 절박한 목소리에 천천히 눈을 떴습니다.
남편이 눈물을 흘리며 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옆에 계시던 회주스님께서 제 이마에 손을 얹고 계셨습니다.
"보살님,괜찮으십니까? 구급차를 불러두었으니 조금만 참으세요."
저는 활짝 웃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의 무릎에서 일어나 앉았습니다.
"괜찮습니다.스님."
"여보?"
남편이 울먹이며 저를 불렀습니다.
"정말 괜찮아요.
관세음보살님의 감로수를 마시고 완전히 몸을 담그기까지 했어요!"
남편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괜찮은지 의심스러워 했습니다.
저는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보았습니다.
정말 멀쩡했습니다.어지럽거나 구토 증세도 없었습니다.
얼마나 신기한지 나 자신도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이리저리 걸어다니고 뛰어도 보았습니다.
남편은 그런 저를 진정시키느라 진땀을 뺐습니다.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서야 남편은 제가 하는 말을 믿었습니다.
대장염은 물론이고 빈혈과 그 외
합병증도 증세가 완화되어 있었습니다.
생활하는데 조금의 불편도 없었고 약을 먹지 않고도
빈혈이 차츰차츰 사라졌습니다.
그러다가 2주 쯤 뒤에는 현기증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아이까지도 아주 건강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이후,저는 가끔 회주이신 우학스님의 꿈을 꿉니다.
한번은 스님께 말씀드렸더니 웃으시면서
'출연료를 받아야겠구만'하셨습니다.
관세음보살님의 가피와
우학스님의 은덕에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