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25일 오후 2시 김광석 거리 야외공연장 나 시민 공연 (한낮 영화 3도의 추운 날씨)
통기타를 치는 사람들에게 ' 김광석'은 통기타와 같이 노래하면서 노래의 진심이 묻어난 사람, 그리고 멀리 떠나서 더 그리워하는가 보다. 그의 노래를 들으면 통기타는 그의 몸이고, 제3의 목소리이다. 그의 노래는 많은 음악인들에게 진심을 다하여 노래하는 곡으로 대변된다.
2년 전 나이 오십이 넘어서, 시작한 기타였다. 연주할 만큼 음악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혼자 공연하는 것은 불가하다. 같은 회원들이 문화공연도 다니고, 버스킹도 하고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다. 무엇을 새로 시작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갇혀 있었던 내 감성을 태우기 위해서 시작했는 것 같다. 서투른 솜씨지만, 같이 하면 음악이 되었다. 공연을 보러 온 딸아이에게는 너무 감동이었다고 한다. 감동 +1, 이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같이 일하는 후배, 우연히 한 소절 듣고, 강한 울림이 있어 꼬드겨 같이 공연을 하게 되었다. 후배는 참고로 40대 후반이다. 그래도 단원 중 가장 젊은 피이다. 단원들이 나이가 좀 있다 보니, 감성 있는 트로트에 익숙해서, 사실 김광석 노래를 부르기에는 다소 간격이 있어 영입을 했는데 고음 부분의 긁힘이 좋았고, '명동예술 봉사단' 공연이 더 알찼던 것 같다. 김광석 거리 공연은 특성상, 소위 말하는 트롯이나 다른 장르의 음악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이것 또한 문화의 이기심 같기도 하였으나, 규칙을 받아들이고 김광석 거리 형성 취지에 맞추어 단장님이 공연 프로그램을 짰다. 회원들이 대부분 6-70대이신지라, 김광석 노래로만 맞추기에는 힘들어, 중간에 살포시 트로트를 몇 곡 넣었다. 영하 3도의 온도인지라 야외 공연장에는 사람들이 많이 없었으나, 우리 단원 10명은 정말 열심히 기타를 쳤고, 노래를 하였다. 이런 공연장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동이었다. 그것도 전국적으로 알려진 통기타의 성지 대구 '김광석 거리', 더하여 며칠 전 제1대 국민가수, 제2의 김광석으로 불리우는 박창근을 배출시킨 그곳, 통기타 붐이 일고 있고, 그런 유명세를 안고 있는 '김광석 거리'공연장에서 공연은 의미에 의미를 더한다.
이번 공연은 비영리민간단체 '나시민'에서 주관하는 코로나19로 지친 대구 시민을 위한 '대구사랑 문화공연'이었다. 참여한 공연은 '명동예술봉사단, 홍대 해마, 유진선, 이동원, 권경환, 시낭송가 박선희가 참여하였다.
단장에게 나의 최애 노래, '모란 동백'을 독창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1절을 혼자 하도록 허락하셨다. 사실 노래를 못해 독창은 힘들지만, 추운 계절, 관중이 많이 없을 것 같은 예감으로 1절만 하는 권한, 나에게는 최애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잠시지만 통기타 가수의 흉내를 냈다. 나중에 찍은 동영상을 보니 나는 메인보컬은 맞지 않다는 것이 각인되었다. 이 나이에 이런 행사 참여하면서 독창으로 노래할 수 있는 배짱, 예전에는 하고 싶었으나 용기가 없어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것이 바뀐 나의 모습이다.
서평 글쓰기 모임 카페에. 이백 날 글쓰기를 하고 있다, 카페에 회원 각자의 방이 있고, 하루에 한 개씩 글을 올리고, 넘의 방도 보면서 서로 글나눔을 하면서 각각 힘차게 꿈을 향하여 도전하고 있다. 회원들이 서서히 글들이 과감해지고,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드러내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왜 그리 포장하고 살았는지, 50년을 그렇게 살았다는 것, 그로 인해 내가 성장하지 못한 것을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자연스럽게 내로라하는 대구의 글쟁이들을 하나둘씩, 만나다 보니, 각각 자기애가 강하고, 글 표현이 과감하다. 어떨 때는 남의 말을 듣지 않고, 독단으로 생각하는 무례함도 있지만, 그런 무례함들이 결국 사람을 감동시키게 된다. 과감함이 없이는 글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과감함이 조금씩 다듬어지면서 서서히 빛이 나지만,,,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은 글은 생명이 짧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연스레 자신과 독백이 많아지고, 타인과 이야기 도중, 자신과 대화에 익숙하다 보니 무례로 나타나기도 한다.
시낭송가 박선희의 사회 및 시 낭송은 가슴을 따스하게 했다. 우리 단체가 40분 정도 공연을 마치고, 연이어 다른 팀의 공연이 있었다. 김광석 카페에서 노래하는 홍대 해마, 추운 날씨에도 캐럴 등을 부르며 이쁜 목소리를 내었다. 김광석 거리 카페에서는 유명한 가수라고 하였다. 이어진 대구의 여가수 '유진선'이 노래했다. 대구의 트로트 가수로 알려졌지만, 김광석 거리의 특성상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 그리고 그녀의 곡 '대구의 밤'을 불렀다. 허스키하고 강한 목소리 톤, 속이 후련했다. 박수를 많이 쳤더니, 매니저가 앨범을 한 개 선물해 주셨다. 가슴이 미어져 통곡하는 듯한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내가 늘 가수에게 미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처음 보는 가수지만 그 마음을 알 것 같았다.
트럼펫 연주자 이동원, 가수 이동원과 비슷한 이미지였다. 트럼펫이 주는 감동은 마지막 소절이었다. 트럼펫을 드높여 마지막 소절을 불때, 하늘을 향해 부는 것 같았다. 높은 산에 올라가 기압이 안 맞아 있는데 갑자기 하품을 하면 귀가 뚫리는 듯한 시원함을 느꼈다. 갇힌 것을 표출할 때는 트럼펫이 참 좋을 것 같았다. 모든 연주자들이 김광석의 곡을 하나씩 안고 공연을 하였다. 무심코 김광석의 노래 모음을 보니, '아하, 이 노래도 김광석 노래야' 리는 곡이 너무 많았다.
카페 등에서 노래한 통기타 가수, 권경환, 대구의 '목요버스커'(목요일 버스킹하는 남자)의 메인보컬'이었다. 미국인 여자보컬 드웬과 같이 나왔다. 왼쪽 신발 위에 아이젠처럼 작은 탬버린을 끼웠다. 아마 그것이 자발적 드럼이 되어 연주시 박자가 되는 것 같았다. 김정호의 '하얀 나비'를 부를 때는 입에 부는 작은 악기 카주를 물고 불기도 하였다. 휴대폰을 기타에 꽂았다. 그곳에 악보와 가사가 있었다. 그렇게 악보, 드럼, 피리(카주)를 가지고, 작은 기타를 들고 연주 및 노래를 하였다. 그리고 옆에 있는 미국인 여자친구가 곡의 절정 부분에 멜로디언 연주를 하였다. 이색적인 연주와 노래를 듣고 신선한 노래문화를 체험했다. '대구의 버스커'라고 하여, 박창근을 아는냐고 물으니 모른다'라고 하여 좀 놀랐다. 역시 노련한 예술가들은 자신의 세계에 빠져 있다. 미국인 여자보컬의 풍성함과 여유로움이 노래하는 메인보컬의 통기타의 맛을 더했다.
다른 사람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자신의 음악을 하는 모습, 그런 당담함이 결국 독창적인 자신만의 색깔을 만드는 것 같았다. 왠지 권경환은 언젠가 크게 쓰일 것 같았다.
예술은 큰 산맥이다. 그 산맥으로 가는 지선이 있는데, 음악이라는 산이 있고, 지선으로 기타, 트럼펫, 하모니카 등 이 있다. 지선을 따라 산으로 가고, 산들이 다시 산맥으로 이어져 휘돌아 간다.
문학이라는 산에도 소설, 시, 수필, 희극 등 많은 지선들이 있다. 지선은 또 산으로 가고, 산은 또 산맥으로 이어져 간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도, 이상의 작품도, 현재 있는 작품, 시간의 편차가 있다손 치더라도, 같은 지선, 같은 산, 같은 산맥으로 이어지기에, 결국 소재는 다 인간이 경험하여 배겨나온 것이다.
40분간의 거리 문화공연에 섰다는 것이 벅차다. 그 공연을 위해 단장은 많은 시간 고민을 했고, 단원들도 나름대로 각오, 정성, 노력을 했다. 대구에서, 남구에서, 대명동에서 아주 작은 기타교실에서, 50대 이상의 연륜이 있는 사람들이 토해내는 연주는 그 가치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젊은 사람들한테서 느껴지는 신선함, 실력에 따른 놀람은 없지만 묵은 냄새가 배겨 있는 구수함은 삶의 또 다른 향수가 아닐까. 그 느긋한 공연을 마치고, 잠시 쉬고 있다. 오늘 서평은 어떤 글을 써야 하나, 또 다른 고민을 해본다. 나의 몸처럼 붙어있는 커피, 누구는 기타가 제3의 몸인데 나는 왜 커피가 제3의 몸일까, 그것이 있어야 글이 되니 이 또한 무슨 조화일까,
오늘은 커피에게 물어봐야겠다. '넌 왜 그리 맛있는 거니?'
첫댓글 대단하군요. 우리 기타들고 김광석 노래 부르러 별빛마을에 1박 갑시다.
정말 멋진 공연이었겠는데 초대해 주시지 않구요. 다음엔 꼭 불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