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실에 들어서니 아득한 안방처럼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었다
넓은 대중탕에 들어가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기도 하고
노래방도 기웃거려 보기도 하고...
선박 라운지에 가서 이런저런 잡지도 뒤져 보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차도 마시고 ..
배편으로 시도하는 해외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금은 두려움도 있었지만
일어나지도 않는 일을 미리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배가 수면과 부딪혀 올라오는 진동은 낮설다
심한 뱃멀미에 시달릴것 이라는 예측과 달리 수면위를 달리는
뉴카메리아의 움직임이 금새 몸에 익는다
그뿐인가 포말을 일으키며 물살을 가르는 뱃길이 항공과는 달리
설렘임까지 던져준다
일상에 꼬깃꼬깃 접혀있던 마음이 조금씩 그 원형을 회복하는것 같다
큐슈는 훗가이도,혼슈,시코쿠를 비롯한 일본의 주요 4개의섬중
한곳이다 후쿠오카,나가사키,구마모토,가고시마,벳부,유휴인 등
유명 관광지가 산재해 있으며 해안과 평야,화산,온천이 있는
산지이자 아열대 기후로 일년내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뉴카메리아가 후쿠오카항에 정박을 하고
선내 레스토랑에서 아침을 먹고
나는 배에서 내리자 마자 연신 코를 벌름거렸다
내게있어 일본의 도시를 기억하는 공기냄새 ..
그것도 첫냄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쿠오카의 공기를 폐속깊숙히 넣을 시간이 없었다
아침 산책을 하기위해 오호리 공원으로 나서기 때문이다
하카다 역에서 버스로 20분 지하철 오호리공원역하차 10분
일본에서 유명한 물의공원이다
조깅과 산책으로 후쿠오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곳
서울에 있는 석촌호수가 생각이났다
친구랑 깔깔거리면서 산책했던 그 기억때문에
그리움과 쓸쓸함이 나를 울적하게 만들었다
연못 한가운데 3개의 섬으로 산책로가 연결되어있고...
특히 섬한곳의 나무위에 까마귀가 떼를 지어 앉아있는 모습이 독특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까마귀가 흉조지만 일본에서는 길조란다
1.300여 년전 큐슈지역을 통치하던 관청이 설치되어 약 500년간
큐슈의 중심이 되었던 역사의 마을 디자이후 텐만궁이다
일본 학문의 신을 모시는 신사~수험 시즌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린다고 한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입시열기에는 별반 다르지 않은듯하다
약수인줄 알고 나도 아주 달게 마셨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신사에 들어갈때 손을 씻는물이었다
70년대 우리나라 교복같다
일본 3대성중에 하나인 "구마모토성" 올해가 축성 400년
사실 이곳을 둘러보면서 화가 나기도 하고..마음이 복잡했었다
우리나라를 침락하는데 앞장선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함께 침공을
진두 지휘한 가토 기요마사가 침략으로 얻은 조선식 축성술을 바탕으로
세운곳이 구마모토성이기 때문이다
우리 선조들의 피와 눈물이다
성 외곽의 물 웅덩이
그 옛날부터 배워갈것은 배워가면서 우리 민족을 억압했던나라..일본
우리는 깨어야 한다
상처를 거치른 혀로 핥고 있는 야수처럼 어둠과 상처를 감추지 말고
건드리기 싫은 상처를 핥아대는 야성으로 깨어나야 한다
아랫부분은 완만하며 윗부분은 곡선이 돋보이는 기술을 사용해
사람은 커녕 동물도 제대로 오르지 못하도록 견고하게 쌓았다
울산성을 쌓은 울산의 석공들이 이곳으로 끌려와 일본의 감시하에
성을 쌓고 다시 조선으로 들어가면 외적으로 몰릴것을 두려워해
성 근처에 모여서 살았다는 "울산마치"라 불리는 거리가 부근에
있었다는데 현지에서 사실 확인은 어려웠다
오사카성,나고야성과 함께 구마모토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구마모토 중 천수각은
6층 높이로 계단으로 올라가면 구마모토 시내가 한눈에 훤히 보이고
날씨가 맑으면 아소산까지 보인다 행여나 울산거리에 대해 자세히 알고싶어
주변을 뒤졌지만 끝내 찾지못한 것이 아쉽다
내부는 성과 영주와 관련된 물건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사용하는데
우리나라 옛 백제의 분위기를 느낄수 있는 유적과 유물도 발견할수 있다
수전사 공원이다
인공호수를 만들어 주변을 나무로 치장한 수전사는
대표적인 일본식 정원이다 1600년대 당시 이곳의 영주였던 호소가와
가문이 3대에 걸쳐 만든 공원인데 아소산에서 흘러든
지하수를 이용해 호수를 만들어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고한다
팔뚝만한 잉어와 청둥오리들이 유유히 호수를 헤엄쳐 다닌다
구마모토와 함께 구마모토의 대표적인 볼거리로 꼽힌다
후지산을 본떠 만든 인공산
동양 최대의 와불상이 있는 남장원이다
청동으로 만든 거대한 와불상이 편하게 누워있는 모습이 독특한데
이곳에 온 사람들은 온통 불상의 발에만 관심을 갖는다
이유는...불상의 발을 만지면 로또에 당첨될 확률이 높아서라는데...
다녀간 사람만이 만진탓에 불상의 발이 반질반질한 발을 나도 언능 가서
만졌는데..에고 로또를 안샀지 뭐야~ㅠㅠ
남장원 올라가는 길에 소원을 비는 아기자기한 동자승이 많았다
내가 묵었던 40년 된 호텔
긴 역사 속에서 여러가지 문화를 낳은 이국적 정서가 풍부한 거리 나가사키
그 작은 언덕에 위치한 니쇼칸 에서는 1000만불짜리 야경을 감상할수있다
나가사키역에서 하차하여 택시로13분 나가사키공항에서 리무진 버스로 45분
호텔에서 내려다보는 일본의 3대 야경중 하나라고 불리는
멋진 나가사키의 전경
일본 온천 호텔에 가면 유카타(일본의전통의상)를 입는다
텐진으로 이동
일본을 더 많이 알고 싶어서
마을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녔다
참 신기한것은 주택옆에 납골당이 있었다
대낮도 아니고 저녁 시간이었는데 동네 사람들을 만날수가 없었다
다 어디갔는지....너무나 조용하고 깨끗해서 이상할정도
어쩌면 그렇게 골목골목이 깨끗한지 ...
일본은 산자와 죽은자의 구분이 우리나라처럼
엄격하지 않은것이 자못 낮설었다
이렇게 바로 주택옆에 납골당이 있기때문
걸어서 이곳을 지나 나가사키 역에 있는 백화점 아이 쇼핑을 하고
밤11시에 다시 이곳을 걸어 올라오는데 얼마나 무섭던지
걸음이 걸어 지지않고 머리가 땡기고...
토이라고 한다
신성한 곳에는 어디든 토리가 있었다
1945년 8월9일 히로시마에 이어 두번째로
원폭투하의 비극을 겪는 도시이기도하다
평화공원은 원폭으로 폐허가 된 시가지를 복구하면서
원폭투하 중심지 언덕에 세워진 기념공원이다
나가사키는 군수산업의 요람으로서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아주 큰
군수공장이 있었다고 한다 그게 이유가 되어서 미국이 여기를 원폭투하지로
선택했다는 얘기를 예전에 얼핏 들은 게 생각났다
오른팔= 원폭 중단위협~~
왼팔= 평화~~
눈감는것= 명복을 비는 모습
1945년 8월9일 11시2분 나가사키에 한발의 원자폭탕이 투하되었다
나가사키 거리의 대부분이 파괴 되었고 많은 인명이 희생되었다
간신히 살아남은 사람들도 몸과 마음이 커다란 상처를 받았으며
많은 피폭자들이 아직도 고통을 받고있다고 한다
원폭을 맞지 않았으며 일본은 더 잔인했을 것이다
일본을 여행하면서 인상에 남는것중 하나는
손바닥 만 한 땅만 있어도 나무를 심고 화원을 가꾸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