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님 / 박지수

[박지수]

은사님 / 박지수

우리가족을 아는 지인인 유미언니의 엄마가 뇌병변 장애 1급인 유미언니와 쌍둥이 조카를 데리고 광주로 이사를 하였다. 이모가 엄마에게 전라도의 지체장애학생들이 배우는 학교인 은혜학교와 지방에 있는 지체장애학생들이 지낼 수 있는 그룹 홈이 있다고 알려 주었다. 그래서 부모님이 나를 데리고 은혜학교 초등부 1학년에 입학을 시켰다. 시각장애인 김갑수 삼촌이 기증해 주었던 그룹 홈의 명칭은 꿈동산인데 나도 거기에서 학교를 다녔다. 꿈동산에는 시설에서 생활했던 보모 그리고 글라라 이모와 지체장애선배들이 있었는데 나를 무척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나는 글라라 이모에게 일상생활을 배웠고 지체장애선배들과 어울려서 재미있게 지냈는데 저녁이면 가족이 그리워서 울었던 적이 있었다. 내가 소변이 마려울 때는 시설에서 생활했던 보모가 나를 화장실로 데려가서 소변을 보았고 장이 약한 체질이라 글라라 이모가 나에게 관장을 시켜주어서 대변을 개운하게 보았다. 휴일 오후에는 봉사자 삼촌들과 이모들이 그룹 홈에 와서 선배들과 나를 데리고 어린이대공원과 패미리랜드에 가서 바이킹과 놀이기구를 탔다.

2학년에 올라갔을 때 다른 그룹 홈의 명칭은 해바라기인데 거기에서 지내던 조장현이 꿈동산으로 옮겨오고 후배인 이영훈이가 은혜학교 초등부 1학년에 들어와서 내가 있는 그룹 홈으로 왔다. 이모는 내가 장이 약한 체질이어서 보약을 나누어서 같이 먹었는데 내가 대변을 보았다.

유치부부터 저학년은 11시까지 등교를 했다. 2학년 담임선생님은 깔끔하신 분이라 이모가 물손수건을 챙겨주었다. 받아쓰기를 하였는데 백점을 맞았고 일기쓰기를 시작하였다. 나 그리고 장현이와 영훈이도 숙제와 일기를 하였다. 미사를 드리고 21시에 취침하였다.

이모가 선배들과 나 그리고 후배들에게 수녀원에 들어가서 수녀가 되고 싶다고 말을 하였다. 그래서 이모가 수녀원에 들어가고 전라남도 진도에서 온 보모와 교체가 되었다. 그래서 나도 여자 선배들과 함께 한방에 가서 취침을 하였다.

우리부모님은 집 옆의 일로초등학교와 무안중학교의 졸업식 꽃장사를 하였기 때문에 나를 늦게 데리려 왔다. 그래서 시설에서 생활한 보모 그리고 진도에서 온 보모와 함께 돈가스를 시켜서 먹었다.

언어치료실이 생겼는데 내가 받는 시간은 월요일, 수요일 그리고 금요일이라 그날은 일찍 선배들과 함께 등교하여 동요 (아빠와 크레파스)를 부르고 하모니카도 불렀다. 장현이 그리고 찬미와 연진이는 3학년 교과서로 수업을 받고 나, 지원이 그리고 은미와 은희는 3학년 국어 특수교과서로 수업을 받았다. 재활시간에 내가 보행기에서 워커로 교체하였을 때 정말 흐뭇하였다.

장현이의 생일은 7월 15일이고 내 생일은 25일인데 보모들이 합동으로 파티를 해 주었다. 보모들이 조기유학생들에게 2주에 한번 집에 다녀오라고 하였다. 그래서 내가 집에 왔는데 숙제가 많아서 다 하지 못한 것을 본 엄마가 시설에서 생활한 보모에게 알림장에다 숙제를 다 하지 못하였다고 적어 보냈다. 보모가 알림장에 2주에 한 번씩 집에 가기 때문에 숙제를 내주지 말라고 적었다.

아버지는 농사지은 쌀을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엄마는 그룹 홈에서 지내는 조기유학생들에게 계란후란이를 해 주라는 마음으로 계란 5판을 사 주었는데 보모들은 계란후란이를 해 주지 않았다.

경애언니가 용변을 보다가 안전바를 실수로 망가뜨렸는데 아버지가 안전바를 고쳐 주었다. 내가 대변을 보니 시설에서 생활한 보모가 나에게 대변을 잘 보았다고 칭찬해 주었다. 그리고 나에게 연말이니 옷을 따뜻하게 입으라고 사 주었다.

1997년 2월 연휴를 마치고 엄마와 우리 반 이모들이 급식당번이어서 아버지가 엄마와 나를 은혜학교에 데려주었다. 하교하고 시설에서 생활한 보모가 엄마에게 자동 연필깎기를 주었을 때 그룹 홈에서의 마지막 즐거움이었다.

시설에서 생활한 보모가 나와 장현이에게 3월 3일 14시까지 도착하라고 말을 하였다. 그런데 부모님이 신학기라 우리 집 옆 일로초등학교에 화분을 팔고 아버지가 나를 그룹 홈에 17시에 데려다 주었다. 시설에서 생활한 보모가 나에게 늦게 왔다고 그룹 홈에 오지 말라고 하였는데 내가 21시에 취침을 하면서 생각해 보니 취침 전에만 도착하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속상하였다.

내가 식사를 할 때 진도에서 온 보모가 바닥에 흘릴 밥알의 개수만큼 허벅지를 꼬집고 등교할 때 내가 워커로 걸으면서 바닥에 무릎을 꿇으면 시설에서 생활한 보모가 허벅지를 꼬집었다. 그래도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받을 때는 즐거웠는데 하교를 하고 그룹 홈에 오면 가시방석이었다. 부모님이 건강하라고 지어준 보약을 복용하여도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지 약도 효능이 없었다. 그래도 내가 여름방학까지 참고 학교에 다니려고 했는데 6월에 대변을 보고 싶었지만 대변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엄마가 시설에서 생활한 보모에게 대변을 보았는지 궁금하여 전화를 하였지만 보모가 엄마에게 성인이 되어도 보살필 수 있겠느냐고 하면서 우리가 알아서 한다고 간섭을 하려면 데려가라고 하였다. 아버지가 6월 17일 광주에 볼일이 있다고 하니 엄마가 관장약을 사 가지고 그룹 홈에 와서 나에게 관장을 시켜주어서 대변을 개운하게 보았다. 시설에서 생활한 보모가 나에게 무엇을 했는지 물어보고 화장실 청소를 하는 엄마에게 화를 내면서 집으로 데려 가라고 하였다. 엄마가 보모에게 학교를 다녀야 하기 때문에 위탁을 하였다고 하면서 정상인이 장애인들에게 봉사한답시고 이따위로 하냐고 하면서 싸웠다.

은혜학교의 모든 선생님들이 부모님에게 나를 데리고 시골로 내려가서 정성스럽게 보살펴 주는 것이 나에게 정신 건강에 좋겠다고 하여 전학을 하였다. 정신지체장애인들이 다니는 똥성학교로 전학을 하였는데 정신지체장애학생들은 이솝동화비디오를 시청하고 나는 국어 재능학습지를 풀었다. 그렇지만 적응할 수 없어서 6학년 교실로 옮기고 뇌병변 1급 장애인인 명진이와 즐겁게 지냈다. 똥성학교는 전교사들이 정신지체장애학생들을 보호하는 기관이었다.

2000년에 일로제일교회 박창오 원로목사의 맏사위인 김원중 집사가 담임을 맡아서 가곡 『일송정』과 동요 『즐거운 나의 집』을 매일 불렀다. 그래서 내가 엄마에게 재택수업으로 옮겨 선생님이 집에 와서 전 과목을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엄마가 학교에 다녀야 재활치료를 받는다고 하여 할 수 없이 학교에 다녔다.

2년 후 성현봉 선생님이 담임을 맡으셨다. 선생님이 아버지에게 몇 학년과정을 가르치면 좋겠냐고 하였을 때 선생님에게 4학년과정을 지도해 달라고 하였다. 선생님이 아버지와 나에게 4학년 1학기 과정을 가르치겠다고 하였고 국어와 사회를 배웠다. 여름방학에는 에듀 넷으로 4학년 2학기 국어를 예습하였다. 그래서 내가 선생님에게 4학년 2학기 국어를 예습하였다고 했더니 잘했다고 하였다. 2학기에도 국어와 사회를 배웠다. 한 메일의 닉네임은 나만의 등불이 되어주신 선생님이고 매년 스승의 날에 안부 메일을 보낸다.

[이훈]

앞의 얘기가 너무 길어요. 전에 썼던 내용이기도 하고요. 그냥 성현봉 선생님 얘기만 하세요. 그래야 고마운 은사님을 자세히 보여 줄 수 있습니다.

[박지수]

죄송합니다.
이번학기에 등록한 수강생들애게 은혜학교와 그룹 홈에 어떻게 지냈지만 엄마와 보모도 내 건강문제로 대판 싸우는 것을 보여 주고 싶겠습니다.
그래도 죄송한 마음입니다. 내일은 스승의 날이니 장애인 나에게 강의를 들으라고 허락해 주는 교수님에게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