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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맥산행기(완주) 스크랩 호남정맥 28구간(종주식) - 20140727
감포 추천 0 조회 95 14.07.30 12:01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걷는다는 것은 자신과의 만만치 않은 약속이다.

걷다가보면 어느 순간엔가부터

호흡이 가빠오고, 땀이 흐르다

끝내는 멍해지면서 내가 걷는지, 다리가 날 끌고가는지 모를 상태가 되어버린다.

 

1년3개월

2013년 4월 14일 시작한 호남금남의 길이 2014년 7월 27일 호남금남정맥과 호남정맥 종주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그동안 함께 멍때리면서 감포와 같이 걸어주신 분들을 소개한다.

순서는 감포 마음가는대로, 손가는대로이다. 

 

 

 

그리고 호남정맥하면 생각날 만한 분들의 정성을 담아두었다.

언젠가 어느 훗날에 이게 뭐였지 할 수도 있겠지만 손가는대로 정리해보았다.

 

 

그동안 산행지도를 빌려 사용한 대구마루금산악회의 이한성 대장님과

호남정맥지도를 산악회 홈페이지 올려 사용할 수 있게끔 해주신 산행지도의 원저자이신 버반님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어디를 : 호남정맥 28구간 ( 탄치재 ~ 국사봉 ~ 뱀재 ~ 잼비산 ~ 호남고속도로 지하도 ~ 천왕산 ~ 2번국도 ~ 망덕산 ~ 외망포구)

 

누구와 : 종산제 참석해주신 백유회, 백연회, 백진회, 백야회 등의 백씨 가문 산우님들과 백옥회원 들

 

날씨 : 대체로 맑음.

 

산행만족도 : ★★★★☆

 

대간을 마칠때 처럼 그런 설레임은 없었다.

산행이라는 것이 그렇게 설레이는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언젠가부터인가 가슴한켠에서부터  먼저 알아버렸다.

 

의무감, 책임감, 배려심, 동료애...

이런 단어들이 커질수록 산행의 설레임은 조금씩 멀어져갔다.

 

가끔씩은 백옥회를 떠나간 많은 분들이 생각났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고, 이정도 만으로도 대단하다고 하시는 분도 있었고,

그게 산행이냐 노가디지, 하면서 핀찬을 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럴적마다 내가 좋아서하는 일인데 라고 자조섞인 위로를 해본다.

 

가끔씩은 아주 가끔씩은 일요일 새벽 배낭을 들쳐메고 집을 나서는 것 말고

늦은 아침까지 숙취에 머리 아파가면서

불편한 속을 물로 달래면서

이불속을 뒹굴다가

오후만 있는 그런 일요일을 만나고 싶기도 하다.  

 

 

정평역, 시지, 범어동, 동아쇼핑, 크리스탈, 내당홈플, 성서홈플.

버스가 지나가는 길목마다 짐을 싣고 또 실었다.

비어있는 두켠만 사용하기에는 짐이 너무 많았다.

45인승 버스 만차를 넘어 한명은 바닥에 앉았다.

거기에다 회장님이 준비하신 카니발에도 사람과 짐이 넘쳐났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했던가?

아님을 증명하기위해 집행부는 모임과 회의를 거듭했다.

먹을 것, 진행상황, 각종 준비물을 준비 점검하느라 수십번의 통화를 했었다.

 

무사하게 오늘 하루가 지나가길 바라면서 대구를 출발한 시간이 아침 6시경.

 

 

버스로 잠시 알바는 했지만 무사히 도착을 하였다.

산행 준비로 바쁜 사람들 사이로 아침햇살이 파고 들었다.

 

 

길 양측에다 장치해둔 보정스틸의 스텐리스 입간판 아래 설치된 경비 알람이 여름철 매미떼 마냥 시끄럽게 울어댄다.

멋모르고 두개의 신호 감지 장치 안에 서 있었다간 시끄러운 알람소리를 피할 길이 없다.   

 

 

짖어대는 알람 경비를 피해 2번 국도를 배경으로 출발전 기념사진.

 

 

2번국도의 좌측은 하동땅으로 이어지고, 우측은 광양으로 이어진다.

하나, 둘, 셋~ 화이팅

화이팅 구호에 맞추어 기념사진을 찍었다.

 

 

탄치재에서 국사봉까지 약 3km.

쉬지 않고 잘들 걷는다.

445m의 국사봉에 도착을 한 것이 출발 한시간이 채 안되어서였다.  

한번쯤 쉬어 갈 타임

 

 

국사봉 지나 묘터에서 다리 쉼을 하고 있었다.

물 한잔마시고, 가지고 온 과일 꺼내 나누어 먹고...

어느때와 다름이 없는 산행이었다.

종산제라는 특별한 이벤트만 없으면 늘 같은 느낌의 다른 장소였을뻔 했다.  

 

 

국사봉에서 상도재까지 2.9km.

준.희 표지기가 걸린 167.2m의 정박산을 지난 것이 11시를 넘어서였다.

 

 

점심 먹고 갑시다.

누군가의 제안에 삥 둘러 앉는다.

뱀재 건너 밤나무 단지 안으로 이어진 시멘트 도로 한구석을 차지하고 앉았다.

저 아래 광양만에서 감질나는 바람이 불어왔다.

7월 염천 푹푹쪄대는 더위가 아닌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오징어 두루치기에 마른 김, 시원한 물 한잔을 곁들인 점심에

디저트로 과일 몇조각을 겸하니

평소에 먹는 점심보다 몇곱이나 즐거웠다.

 

잼비산 정상은 그냥 지나쳐도 좋을 법한 그런 위치에 있다.

참산꾼들이라는 장거리팀에서 달아놓은 아크릴 안내판 하나가 걸려있다.

이후 길은 동네 뒷산과 잡초로 뒤엉켜 제대로 된 마루금을 보여주지 않는다.

 

3년전 남의 집 뒷마당으로 알바를 했던 기억이 떠 올랐다.

황급히 대문으로 빠져나가면서 죄송합니다.를 연신했던 그 기억이 오버랩되었다.

아마 이번에도 알바를 피하기는 힘이 들 듯 보였다.

밭뚝을 지나가는데 앞에 진행하던 분이 배앰~ 배앰~ 하면서 풀숲을 툭툭 친다.

앞선 분들이 지나가면서 디딘 발자욱 이외의 자리는 언제 부비트팹으로 변할지 모르는 상황.

최대한 조심하면서 빠르게 진행을 하였다.

 

대나무 숲 사이로 길이 이어졌다.

딱 3년전과 같은 상황.

길을 되돌리기엔 앞에 보이는 파란색의 지붕이 강하게 유혹을 하고 있었다.

"누궁교? 누고?"

TV를 켜 놓은 안방에서 무거우면서도 가래 낀 듯한  어르신의 목소리에

"죄송합니다. 길을 잘못 들었심더."

 사과를 하면서 재빠르게 대문 밖으로 빠져나왔다.

 

세수라도 하고 갈 작정이었던 마을 앞 샘터는 가뭄으로 파랗게 이끼가 떠 있었다.

정오의 태양 빛을 피해 고속도로 아래 지하도로 숨어 들었다.

이골 저골에서 한줌씩 얻어모은 바람의 숨결이 살아있았다.

 

지하도를 건너면 원 마루금은 우측으로 공장으로 붙어야 하지만 길이 없단다.

그래서 대체하는 길로 만든 것이 현재의 길.

지하도 건너 좌측으로 도로를 따라 진행을 한다.

우측으로 난 시멘트 임도 길을 약 5분 정도 진행.

우측 밤나무밭 사이로 시그널이 몇장 붙어있다.

밭 사이로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다보면 밭의 언저리에 도착을 한다.

이후에는 등산로가 제대로 이어져있다.   

 

 

"여기 왠 모기가 이마이 만노."

먼저 도착하신 대원 들의 소리가 요란하다.

천왕산 모기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모양이었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제일 먼저 눈이 간곳은 역시 지리산.

멀리서나마 지리산 천왕봉의 그림자가 보였다.

뒤를 돌아서니 광양만의 뻘 사이로 난 물길이 보였고

지나온 백운산을 비롯한 호남의 길도 다시 돌아다 보았다.

 

 

동쪽

더 이상의 산군은 보이지않았다.

채 끝내지 못한 천왕산의 산 자락 한모퉁이와 건너보이는 망덕산.

그것으로 끝이었다.

섬진강을 건너 또 다른 산이 있었지만 그곳은 또 다른 이름을 가진 산이었다.

호남정맥의 끝.

바로 눈앞에 있었다.

 

 

지난 여름이 떠 올랐다.

문득 그때의 일이 떠오른 것은 지난 여름 옥정호 근처 산행에서 만난 가시덤불과 고생이 많았기 때문이리라.

꼭 어렵고 힘들었던 일들이 먼저 떠오르더라.

좋았고 즐거웠던 일들이 먼저 떠오르면 기분이 더 나아질것 같았는데 

 

 

천왕산 나머지 모퉁이를 돌아 2번 국도를 건넜다.

2번국도는 산행의 들머리에서부터 우리를 따라와 뱀재를 지나고 외망포구 근처까지 진행이 되는데

태인도라는 섬으로 이어진다.

 

태인도는 우리나라 최초의 김 생산지이다.

바닷 해초의 일종인 김이 지금의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은 약 삼백년전.

태인도에 살았던 김태익이라는 어부가 섬진강 하구 나뭇가지에 걸린 바닷 해초 말린 것을 밥하고 같이 먹었더니 맛이 좋아서

이를 거두어 시장에 내어 다 판 것이 김의 효시가 되었다고 한다.

이후 개펄에 조릿대를 꽂아 김을 거두게 되었다고 한다.   

 

 

2번 국도에서 망덕산 오르는 길도 제법 따끈하다.

머리에서 땀방울 뚝뚝 흘러내리자 오름질이 끝이 났다.

호남정맥에서의 더 이상의 오름길은 없다.

환영해주시러 온 분들의 얼굴이 보이고

먼저 소맥 한잔을 들이미신다.

 

 

삽사리한 느낌의 폭탄주가 목 너머로 넘어간다.

그동안의 모든 쓰디쓴 고통도 저 너머로 사라지는 순간이다.

 

 

같이 걸었던 사람들.

같이 걷고 싶었던 사람들.

앞으로도 같이 곁을 지켜줄 사람들이 모였다.

 

 

건강한 다리와 심장을 주신 부모님께

화창한 날씨나 궂은 날씨에도 산으로 달려갈 수 있는 용기를 주신 이에게도

굶지 않고 잘 다녀올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가족에게도

놀아주지 않는다고 짜증내지 않은 아이들에게도

더울 때나 추울 때나 곁에서 힘이 되준 동료에게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걸어 온

나의 끈기와 오기에도 감사를 드린다.

 

2009년 11월 시작된 감포의 1대간 9정맥 걷기는 백두대간을 비롯, 낙남정맥, 한남금북정맥, 낙동정맥, 금남호남정맥, 호남정맥을 마무리하였다.

언젠가 1대간 9정맥의 완전종주.

그날이 오기를 기원하며 호남정맥 마지막 산행기를 마무리 한다.

 

아래는 그냥 보기.

많이 써다보니 쓸 것도 없구

특히 계속해서 컴퓨터 자판만 두들겼더니 눈이 아프다.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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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4.07.31 11:50

    첫댓글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1대간 9정맥 완주하는 그날까지 쭉 가요///

  • 14.08.03 16:54

    험하고 길었던 산길에서 서로 힘이 되었던 너무나 무던한 우리 백옥회 회원님들,
    특히 늘 자신을 뒤에 두고 희생해 준 집행부 이해술회장님, 이종범부회장님, 박선식산대장님, 이경달 총무님
    "수고하셨고 사랑합니다."
    남은 여정에 또 어떤 일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함께라면 언제라도 등산화 졸라매고 다시 한걸음 앞으로 내딪는데 전혀 주저함이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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