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대한민국 이야기 - 당일치기 목포 여행 목포 유달산에서 이훈동 정원, 오거리문화센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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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4.05.11. 10:04조회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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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치기 목포 여행
목포 유달산에서 이훈동 정원, 오거리문화센터까지
호남고속철도(KTX) 개통에 따라 서울에서 목포까지 2시간대에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침 일찍 서두르면 당일치기 여행도 거뜬해 보였다. 그렇게 기대 반, 의심 반의 심정으로 길을 나섰다. 가벼운 배낭 하나 둘러메고 만난 목포는 기대 이상이었다. 전부 다 보겠다는 욕심 대신 굵직한 일정을 따라 여유를 부리며 하루를 채워나갔다. 버릴 것은 버리고 우연한 발견의 즐거움도 느껴가면서. 달이 뜨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목포는 어느새 그리운 이름이 되어 있었다.
유달산 관운각 아래로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목포 시내
어제를 마주하는 목포 하루 여행
목포는 1897년 10월 고종의 칙령으로 개항된 도시다. 일본과의 조약을 통해 개항을 강요당한 부산항이나 인천항과는 성격이 다르다. 목포항은 ‘자주적’ 개항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하지만 당시 우리나라는 열강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국제 관계에 얽매여 있었다. 결국 목포항은 일제의 주도로 개발이 이뤄졌다. 그리고 일본은 목포항 개항과 거의 동시에 영사관을 설치하고, 각국 공동 거류지를 입맛대로 조성하는 등 목포를 야금야금 장악했다.
그 후로 100년이 넘게 흘렀지만, 목포에는 당시의 흔적이 오롯이 남아 있다. 때마침 올해는 광복 70년이 되는 뜻 깊은 해다. 주어진 시간은 단 하루.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 외면할 수 없는 굴곡진 과거를 들여다보며 찬찬히 걷기로 했다.
코스
목포역→유달산→목포근대역사관 1관(구 일본영사관)·일제강점기 방공호·옛 목포부청 서고·국도 1·2호선 기점 기념비→이훈동 정원→유달초등학교(구 공립 심상소학교 강당)→목포근대역사관 2관(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카페 행복이 가득한 집(구 나상수 가옥)→오거리문화센터(구 동본원사 목포별원)→목포역
목포 여행의 시작, 유달산
유달산 정문 격에 해당하는 노적봉 | 유선각에 있는 해공 신익희 선생이 쓴 현판 |
목포역에서 내려 유달산으로 먼저 길을 잡았다. 역에서 유달산 정문 격에 해당하는 노적봉까지는 걸어서 15분. 노적봉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봉우리를 이엉으로 덮어 멀리서 보면 마치 군량미처럼 보이도록 해 왜군들의 사기를 꺾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원래는 유달산과 한줄기였으나 일제가 목포의 기를 끊기 위해 도로를 내는 바람에 지금은 안타깝게 둘로 나뉘어 있다.
노적봉을 등지고 유달산을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해발 228m의 유달산은 그리 높지 않은 산으로 어찌 보면 동네 뒷산처럼 아늑하고 부담이 없다. 일부 숨이 헐떡거리는 구간도 있지만, 왕복 1시간 반이면 충분해 가볍게 다녀오기 좋다.
이순신 장군 동상을 시작으로 한때 화약을 넣고 포를 쏴 정오를 알려주던 오포대와 ‘목포의 눈물’을 노래한 가수 이난영의 노래비, 그리고 몇 개의 정자를 지나면 마당바위에 닿는다. 유달산에 지어진 정자는 모두 5개. 보는 곳마다 느낌이 달라 빼놓지 않고 들를만하다. 그중 목포 시가지를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유선각은 해공 신익희 선생이 쓴 현판이 있어 더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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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당바위에 서면 목포대교와 목포 앞바다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2 일등바위 아래쪽 암벽에 새겨진 부동명왕상 |
마당바위는 관운각 위에 있다. 어른 열 명이 앉아 쉴 정도로 넓은 바위라 하여 마당바위라 불린다. 바위에 서면 바다 쪽으로 고하도와 목포대교가 어우러진 풍경이 보이고, 반대쪽으로 목포 시내가 펼쳐진다. 바로 앞에는 유달산 최고봉인 일등바위가 있다. 울뚝불뚝 기암괴석이 하늘로 솟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일등바위 아래 암벽엔 일본이 자신들의 신앙을 위해 새긴 홍법대사상과 부동명왕상이 있다. 일본인들은 유달산 일대에 88개의 불상을 설치하고 순례하며 절을 올렸다고 한다. 지금은 대부분 없어지고 이곳 유달산 정상에만 거의 유일하게 남았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전장에서 생긴 흉터처럼 느껴져 마음이 편치 않다.
씁쓸한 기분을 추스르고 일등바위에 올랐다. 탁 트인 공간에 들어앉은 목포시가지와 다도해의 풍광이 두 눈 가득 펼쳐진다. 조용하면서도 평온한 분위기에 불편했던 심기가 조금 누그러졌다. 일등바위를 혼자 두고 내려가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다.
외면할 수 없는 아픔을 마주하다, 목포근대역사관 1관
- 구 일본영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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