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6장, 보라는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입학을 한다. 그 동안 고생을 하면서 공부를 해 왔던 보라였다. 자신이 원하는 대학 원하는 교육 학과를 입학할 수 있었다. 외국어에 남다른 소질을 보이고 있던 보라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학교 교사가 되는 것을 꿈꾸고 있다. 대학 강단보다는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아가기를 원하고 있는 보라는 고등학교에서 영어선생님으로 살아가겠다는 자신감을 보인다. 보라는 그렇게 자신의 꿈을 향해서 한 발 다가선다. 그런 언니의 모습을 보면서 보영이는 언니의 꿈이 좀 더 원대하고 크기를 바라고 있었지만 보라의 성품은 그저 조용하고 실천적인 것을 원한다. 보영은 의상디자인 과를 가기 위해서 공부를 한다. 어려서부터 남다르게 화려하고 옷을 좋아하는 보영이다. 또한 어떤 옷을 입어도 잘 소화를 해는 보영이의 몸매가 더욱 꿈을 부채질한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의상디자인을 곧잘 해 내곤 한다. 시간이 나기만 하면 아이쇼핑을 통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으며 창작을 한다. 또한 보영은 유학을 꿈꾼다.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유행의 첨단을 달리고 있는 파리로 유학을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꽉 차 있는 보영이다. 윤주는 그런 보영이의 꿈을 바라보면서 어쩌면 자신이 해 내지 못한 일을 보영이가 채워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져본다. “엄마! 나 유학 보내 줄 수 있지요?”
“엄마가 아무리 힘들고 어렵다고 해도 우리 보영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못 해 줄 것이 없다. 아무런 걱정 하지 말고 네가 이루고 싶은 꿈을 향해서 도전해!” “고맙습니다. 반드시 유명한 디자이너가 되어 엄마를 실망시켜드리지 않고 이모에게도 자랑스러운 보영이가 되었다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윤주는 그런 보영이를 위해 유학을 보내기로 결심을 한다. 그리고 보영이는 고등학교를 졸업과 동시에 유학을 떠날 준비를 한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 가면 남들보다 늦을 수 있다는 생각이 윤주와 보영이의 생각인 것이다. 윤주는 보영이를 위해서 자신의 모교를 찾아가 교수님들께 문의를 하고 방법을 찾으며 도움을 청한다. 다행히 윤주를 기억하고 계신 교수님의 도움으로 보영이가 입학을 할 수 있는 학교를 소개받고 원서를 제출하고 그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제출한다. 보영이는 학교에 입학을 하기 위해 프랑스로 가서 시험을 치른다. 파리에 있는 의상전문학교로서 삼 년간의 교육과정이 있고 디자인에서 의상제작까지 마칠 수 있는 교육기관이다. 졸업패션을 통해서 자신의 패션 쇼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보영이는 시험에 통과를 한다. 보영이는 기초부터 다지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 어학연수를 함께 해야 하는 유학의 길이다. 변자영은 보영이 유학을 떠나는 것을 알고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다. 아내의 마음을 알고 있는 윤씨는 선뜻 큰 돈을 내 놓는다. “가서 전해주시오. 보라의 학비만도 만만치 않을 것인데 보영이 유학을 보내느라 얼마나 힘들겠소.”
“여보! 정말 당신이 도움을 주는 것입니까?”
“허허허………… 이럴 때 애비노릇을 해 보는 것도 좋지 않겠소?”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변자영은 남편의 속 깊은 마음에 고마움을 느낀다. 그 동안 남편이 정년 퇴직을 하고 나서 인천 집을 처분하고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 쪽으로 전원주택을 짓고 이사를 한 변자영이다. 아들 둘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각자의 길에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살아가는데 아무런 걱정이 없는 변자영은 남편의 뜻에 따라서 전원주택을 짓고 이사하고 나서 윤주의 가게를 자주 들여다 보지는 못하지만 이젠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자리가 잡혀 있는 윤주였기에 편안한 삶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장사가 잘 된다고 해도 작은 가게의 떡볶이 장사를 하면서 두 아이의 학비를 마련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게다가 보영이가 유학을 가면 더욱 힘들어 질 것이고 또 다시 보성이가 대학에 입학을 하게 된다면 더욱 힘들어 질 것이 뻔한 일이다. 윤주는 아버지가 보내 주신 돈을 받고 눈물을 흘린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큰 도움을 주신 아버지의 깊은 속 마음을 헤아린다. “엄마! 정말 고맙습니다. 이렇게 크게 도와주시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아이들 정말 잘 되어서 이 모든 은혜를 갚으며 살아갈 날이 있겠지요.”
“그래야지! 나도 네 아버지가 이렇게 큰 돈을 선뜻 주실 줄을 몰랐다. 말은 별로 하지 않는 양반이지만 참으로 속이 깊고 너를 사랑하는 마음이 당신 자식들 사랑하는 것처럼 같으시다.”
“네! 제가 좀 더 아버지 마음을 헤아리고 잘 해드리지 못한 것이 부끄럽습니다. 앞으로는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 뵙고 딸 노릇을 하고 싶습니다.”
“오냐! 그런 마음만으로도 고마워하실 것이다. 아이들 공부가 끝날 때까지 고생을 해야겠구나!”
보영이는 기숙사로 들어가기로 결정이 났다. 누가 따라가는 것도 아니고 보영이 혼자서 떠나는 길이다. 전화번호를 하나 달랑 들고 떠나는 보영이다. 그러나 보영이는 불안해 하지 않고 당당한 모습으로 집을 나선다. “보영아! 정말 혼자서 잘 갈 수가 있지?”
“그럼요! 걱정하지 마세요. 시험을 치를 때 가 보았던 곳인데 문제없이 찾아 갈 수가 있어요.”
“도착하거든 바로 전화해야 한다.”
윤주는 같은 말을 벌써 수없이 한다. “보영아! 반드시 유명한 디자이너가 되어야 해! 알았지?”
보라도 비행장까지 따라 나와서 배웅을 한다. “언니! 내 걱정 하지 말고 엄마 부탁해! 그리고 언니도 반드시 선생님이 되고 우리 서로 그래서 만나요.”
“그래, 난 선생님이 되고 넌 유명한 의상디자이너가 되어서 만나자.”
자매는 두 손을 잡고 약속을 한다. 보영이를 그렇게 떠나 보내고 윤주는 보라와 함께 돌아온다. “보라야! 오늘은 아르바이트를 나가지 않아도 되지?”
“아뇨! 오늘이라고 왜 아르바이트를 나가지 않아요? 바로 나가야 해요.”
보라는 대학을 입학하고 나서 바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자신의 용돈은 스스로 감당하려는 마음에서 시작한 아르바이트였지만 생각보다 수입이 많이 되는 것이다. 학교강의가 끝나고 나면 패스트푸드 점으로 가서 밤 열 시까지 하는 아르바이트다. 긴 시간의 아르바이트였기에 한 달이면 적지 않은 수입이 된다. 그렇다고 공부를 뒷전으로 하는 보라도 아니다. 늘 A학점을 유지해 가면서 하는 아르바이트는 동생들의 용돈까지도 책임을 질 수 있는 액수가 된다. 엄마 혼자서 자신들의 모든 학비를 충당하시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잘 알고 있는 보라는 조금이라도 엄마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다. “매일 쉬지도 않고 그렇게 힘들어서 어떻게 하니?”
윤주는 그런 맏딸의 마음을 늘 고마워한다. “엄마! 이 정도가 힘들다고 하면 앞으로 다가올 수 많은 날들 앞에 있을 힘든 일들을 어떻게 헤치고 살아갈 수가 있겠어요? 정말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래, 그렇기는 하지만 엄마는 내 딸들이 좀 더 편안하고 호강하면서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이란다. 엄마가 힘들게 살아온 삶이라서 더욱 그런 마음이 든다.”
“엄마! 저희는 너무나 편안하고 행복해요. 늘 우리들 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힘들게 일을 하면서 살아가시는 엄마에게 늘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이 들어요.”
윤주는 보라의 손을 꼭 잡는다. 어려서부터 엄마를 이해하고 엄마에게 도움을 주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맏딸인 보라가 대견스럽고 자랑스럽다. “엄마는 보라가 있어 정말 행복하다.”
다음날이 되어 보영이에게 잘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는다. 그제야 윤주는 안도의 한숨을 내 쉰다. “잘 도착했다지?”
영미가 묻는 말이다. “그래, 지금 기숙사에 들어갔다는구나!”
“아무튼 대단한 보영이다. 그 먼 길을 혼자서도 그렇게 찾아갔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 영미 또한 안도의 한숨을 내 쉰다. “이젠 네가 이루지 못한 꿈을 보영이가 대신 이루어 줄 수가 있으니 정말 잘 된 일이다. 그래서 핏줄은 속이지 못하는 것인가 보다. 엄마의 핏줄을 이어받아 그런 재주와 재능을 타고 났으니 얼마나 다행스럽니?”
“이제 시작일 뿐이다.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해서 성공을 해야지.” “보영이는 반드시 해 내고 말 테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 애는 어려서부터 워낙 야무지고 하고자 하는 일은 반드시 해야만 하는 성격이니 절대로 너처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랬으면 정말 좋겠다. 그때까지 내가 무슨 짓을 해서라도 뒷바라지를 해 주어야지.”
윤주는 새롭게 각오를 한다. “아, 어머님은 어떠셔?”
은영을 보며 윤주가 묻는다. 요즘 들어 자꾸 힘들어 하시는 문여인의 상태가 걱정스러운 것이다. 문여인은 시름시름 앓더니 요즘은 거의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날이 많다. “너무 힘들어 하세요. 아무래도 일어나시기 힘드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불안해요.”
“아직 연세가 있으신데 그러시기야 하겠어? 내일은 다시 병원으로 모시고 가 보자.”
“그래도 소용이 없어요. 그냥 모시고 나가 편안하게 해 드리라는 말씀 밖에는 하지 않아요.”
“정말 걱정이다. 아직은 한창 더 사셔야 할 것인데.” 은영은 매일 시어머니의 병수발을 드느라 힘이 들지만 정성을 다 한다. 이제 문여인은 누가 보더라도 더 이상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 없음을 느끼게 할 정도로 수척하고 움직이지를 못하고 있다. “어머님! 한 수저라도 더 드세요.” 은영은 죽을 떠서 문여인의 입으로 가져가지만 문여인은 고개를 돌린다. “어미야! 미안하다. 너를 너무 고생만 시키고 힘들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
“어머님! 그런 나약한 말씀을 하지 마세요. 아직은 저희들 곁에 계셔 주셔야 합니다.”
“아니다. 이젠 그만 떠나는 것이 너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고 이렇게 너를 고생만 시키는 내가 더 살아 본들 자꾸만 너를 더 고생시킬 뿐이다.”
“어머님! 어머님이 계셔야만 합니다. 저희들을 더 지켜주셔야 합니다.”
그러나 은영의 마음과는 달리 문여인은 세상을 하직한다. 평화스럽고 행복한 표정으로 그렇게 이 세상을 하직하고 만다. 몇 년을 그렇게 병으로 고생을 하던 문여인이었으나 평화스러운 모습이다. 집안이 없는 문여인의 초상은 조용하게 치루어진다. 은영이와 다운이와 다영이의 슬픈 흐느낌 속에 떠나는 문여인이다. 화장장으로 모든 것을 지내고 나서 은영은 슬픔을 거둔다. 이제 다시 딸들을 키워야 하는 엄마로서 슬픔 속에 잠겨 있을 수는 없다. 글: 일향 이봉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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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감 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