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진이와 한강으로 달려봤어. 새로운 길이라 유진이가 앞장섰고, 날씨가 습해 몸이 무거웠지만 열심히 달렸지. 다리가 무거워 쳐지려고 한다면, 그럴 때일수록 팔을 열심히 움직이면 쉽게 쳐지지 않더라고. 팔 다리 부지런히 움직여서 오늘 하루도 잘 달렸다!
-‘렌트’를 보고나서
현정 선생님과 렌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 배우분 들 모두 연기, 노래, 무용을 하면서 상대 배우분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었는데 그 모든 것들이 너무나 자연스러웠어. 선생님께서 죽어라 연습했기에 가능한 거라고 말씀하셨지. 더 잘하고 싶어서, 부족한 점을 채우고 싶어서 연습한다고.
그 분들은 이미 잘하시는 분들인데, 더 잘하고 싶어서 많은 연습으로 채우시잖아.
나도 잘하고 싶다면, 더 잘하고 싶어서, 못하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연습을 해야해. 무대에 서는 걸 꿈꾼다면, 그럴 자격이 있는 과정을 밟아야해.
렌트를 보며 배우분들의 모습만을 봤다면, 그래서 뮤지컬을 인상 깊게 보았다면, 나는 연기를 배우는 사람이고 배우를 꿈꾸는 사람이니 렌트에 대해 더 공부해야했어. 그저 표면적으로 보지 말고 말이야.
제작자 조나단 라슨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의도로 기획했는지, 진짜 관심을 가지고 큰 인상을 받았다면, 더 관심있게 공부해봐.
-호흡
줄넘기 50개를 하고 노래를 불러봤어. 횡경막을 쓰며 노래하기 위해 줄넘기를 한 것이었고, 숨이 차도 차지 않는 것 처럼, 숨이 찰수록 횡경막으로 호흡해야 했어. 하지만 숨이 찰 때 나는 흉식으로 호흡하고 있었고, 그러니 틀린 발성으로 노래하고 있었지.
거울을 보며 호흡하는 내 모습을 관찰했는데, 높은 음을 부를 때 특히 어깨가 올라갔어. 연습시간엔
테이블 자세로 호흡하며 노래를 불렀고, 더 배와 옆구리가 팽창하는 호흡을 하도록 신경쓰며 노래했지. 흉식 호흡하면 안돼, 어깨 올라가면 안돼 보다는 내가 해야할 것 복식으로 호흡하는 것, 내 배에 더 집중해서 부르자.
-의지없는 글자
‘버림 받은 나’를 부르는데, 선생님께서 말이 딱딱하다고 말씀해주셨어. 어미 처리가 이상했는데, 그 이유는 내가 뱉는 말에 의지가 전혀 없기 때문이야.
이 말을 하고 있는 나, 이 말을 해서 어떤 기분이고 이 말을 통해 어떻게 할 건데 라는 의지가 필요해.
선생님께서 좋은 방법을 알려주셨는데, 가사 사이 사이의 빈칸에 욕이나 추임새를 넣어보라고 하셨어. 이 욕이나 추임새는 나의 생각이 들어간 것이지. 욕이나 추임새로 빈칸을 채워도 되고, 내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속대본으로 써보는 거야. 진짜 하고 싶은 말들로.
그저 어색한 노래가 아니라 진짜 말을 해주는 뮤지컬을 하고 싶다면 알려주신 좋은 방법들을 써보고 시도해보자!
-당일대사
나는 내 캐릭터를 사랑에 대한 결핍으로 사랑과 관심에 집착하는 정신이 온전치 않은 사람으로 잡았어. 하지만 미치려면 제대로 미쳐야지 정말 정신이 좋지 않다는 게 믿어질 거야 라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미친 상태만 가져갔어. 사랑 받고 싶은 마음은 드러나지도 않고, 상대의 행동과 리액션 없이 나는 미쳤다 하며 뛰어다녔어.
미친 사람을 연기한다는 걸 보여주려고 했던 거지.
정말 사랑에 대한 결핍으로 미쳤다면, 모든 순간 방방 뛰며 날뛰지 않을 거야. 캐릭터를 잡았다면, 캐릭터의 상황 상태를 너무 보여주려고만 하지말고 내가 정말 그걸 믿고 상상하고 그렇다면 느끼고 반응하는 거야. 당장 되지 않겠지만, 사랑에 대한 결핍 때문에 미친 캐릭터라면 어떻게 이 말을 했을 지, 뭘 원해서 이 말을 하는 지 진짜 상상해봐야해.
-인상 깊은 순간
버스를 타고 학원 가는 길에 아빠께 전화가 왔어.
우리 부녀 전화로 하니 참 어색하고 서로 표현을 잘 못했지. 아빠께 전화 온 적이 별로 없었거든.
“저 학원 가고 있어요.” / “몇 시에 오니?”/ “항상 같은 시간, 11시 반 쯤이요.”/ “그래 이따보자.”/ “네 이따 집에서 뵈요.”
글로 쓰니 무미건조해 보이지만, 서로 살가운 말이라도 표현하고 싶지만 어색해하고 있었거든..
저 말을 하면서, 아빠 오늘 하루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그래도 전화가 왔는데..하며 말씀을 드릴까 말까 괜히 어색하고 쑥스러워서 고민만하고 있었거든.
이것이 바로 서브텍스트라는 생각이 들었어. 겉 보기에 무미건조한 대화이지만, 아빠가 나한테 화이팅하라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어색해서 망설이는 게 느껴졌고, 나도 그러고 있었거든.
어떤 생각을 가지고 말하냐에 따라서 보통의 글자, 문장들도 소중한 의미를 가지게 돼.
연기를 하면서 그냥 대사만 외우고 ‘척’할 게 아니라 소중한 의미, 진심을 담을 수 있는 의미들을 더 찾아가야해.
-칭찬해!!!!
달릴 때 다리가 쳐진다고, 그대로 쳐지지 않고 팔을 더 굴리며 다른 방법으로 열심히 달린 나 칭찬하고 싶어!!! 꿉꿉한 날씨 뚫고 달렸으니 비가 내릴 내일도 비에 져버리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