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잠실야구장 바로 옆 아파트에 삽니다.
만원관중 경기에서는 가끔 야구장 함성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이 동네에 산지 꽤 오래 됐는데
주말에 동네 풍경을 보면 프로야구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오늘 원정팀의 인기는 어떤지를 대충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예전에는 주말에도 야구장 근처는 썰렁했습니다
유니폼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은 정말이지 단 한명도 없었고
예매 같은 것을 하지 않아도, 잠실구장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갈 수 있었죠
내야 바깥쪽이나 외야에서는 한사람이 3~4자리씩 넉넉하게 차지하고 앉아서 봐도 상관 없었고
야구가 끝나면 구장 정문 앞 포장마차에 사람이 좀 몰리긴 했지만, 그것도 금방 조용해졌습니다.
한국시리즈가 끝났다거나, 그렇게 큰 경기가 있는 날은 야구장 맞은편 유흥가에 팬들이 몰렸지만
그건 기껏해야 1년에 몇번 정도에 불과했죠
그런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더군요
아마 WBC-베이징올림픽 이후부터였습니다
대낮에 야구 유니폼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생기더군요 (처음에는 야구팬인 제가 봐도 충격이었습니다)
야구장 근처 신천역(지금 잠실새내역)은 물론이고
심지어 잠실 롯데백화점에도 유니폼을 입은 사람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경기 끝나면 신천 유흥가 술집마다 유니폼 입은 사람들이 넘쳐나고
야구를 테마로 한 술집, 야구연습장, 선수가 직접 운영하는 식당이 생겼죠.
응원가 틀어놓고 선수 응원송을 합창하며 수십명이 단체로 '꽐라'가 되는 모습도 주말마다 반복됐네요.
어제 야구 취소 되고 운영진 4명이서 조촐하게 놀았습니다.
2차로 설빙에 갔는데 거기도 이글스 원정 유니폼 입은 사람들이 있더군요.
아마 어제 경기가 취소 되지 않았다면
오늘 아침 일찍 집 앞 큰길로 나가보면 밤새 놀고 첫 차 타고 집에 가려는 유니폼족들이 많이 보였을겁니다
동네에서 유니폼 입고 돌아다니는 젊은(혹은 어린) 야구팬을 보면 기분이 참 좋아지는데
어제도 그랬습니다.
돌아보면, 야구가 국내에서 가장 인기 많은 스포츠였다가
2000년대 초중반에 큰 위기를 겪었죠
팀이 하나 없어지려고 하는데 모두들 나몰라라 하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지금이야 야구만 하면 매일 중계 하지만, 예전에는 중계 보기도 힘들지 않았습니까.
국제대회에서의 선전 등으로 어렵게 야구 인기를 다시 끌어 올렸고
지금은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의 자리를 되찾은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2000년대 초반의 위기도, 90년대 <신바람 엘지>시절에는 예상치 못한 암초였거든요
PC방에 손님 뺏기고, 월드컵에 관심 뺏기고, 병역비리로 자폭하면서 순식간에 암흑기로 갔죠.
야구계가 잘 나갈때 위기 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800만 관중에 취해서 손 놓고 있다가
예전처럼 또 야구장에 관중 200명 들어오는 시절로 돌아갈지도 모르니까 말입니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바로잡고
나쁜 것이 있으면 도려내고
옳지 않은 것이 있으면 얼른 바꾸기 바랍니다.
유니폼 입은 팬들이 잠실 근처에서 노는 모습을 계속 보고 싶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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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의 이익(?)에만 몰두하다 한 치 앞도 못 내다보는 인간들이 참 많네요. 그 이익도 사실은 이익이 아닐텐데.
하아~~~~~
궁예질좀 하겠습니다.
말하는 내용을 보아하니 한화를 아주 싫어하는 그 해설위원이네요
세상에 아무리 비리가 많아도 그래도 스포츠 만큼은 그렇지 않기를 바랬는데, 신성해야 할 스포츠가 승부를 조작하고 검은돈이 오가고 여느 더러운 정치권처럼 협박과 회유로 거래를 하고... 스포츠를, 야구를 온전히 보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사안은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합니다.
@핫이슈 + 선수가 고민상담을 할정도로 선수들 사이에서 책임이 있는 위치에 있는 해설위원
천만관중 운운하는 인간이 팬을 우습게 아는군. 이번에 발본색원해야 됩니다. 기자탓으로 모는 파렴치한들은 모두 퇴출해야됩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만큼
더 깨끗이 할려는 생각은 안하고
한심하네요.
적폐를 도려내는것은 가족과 친구를 외면하는것보다 더 어려운 일일수 있습니다. 그래도 더 나아가려면 도려내야합니다.
무엇보다 야구스포츠인으로써의 인성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인성으로 제어가 되질 않으니 ....
Kbo 규정이 있긴 하지만 더욱 강력한 시스템을 만들고 그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여 재발방지에 힘써야 됩니다.
관중석에서 담배 피우던 시절이 있었죠ㅋㅋ 고등학교시절 우연히 옆자리에서 만난 엘지 골수팬 아저씨에게 술을 배웠네요 그 포차에서ㅋ
친구들 전부 엘지 저만 이글스 그아저씨 직업 경찰ㅋㅋ 궁금하네 그양반
저도 잠실 사는데 오히려 옛날이 더 좋았죠 제 입장에선.. 언제가도 텅텅 비어 있어서 야구보기 편했죠
맞아요. 그땐 치어리더 앞자리도 비어있어서 그냥 예매안하고 가서 봤고 맥주 마시고 싶음 외야가서 자리깔고 술마셨죠. 가끔 편하게 놀던 그때가 그립긴 합니다ㅋㅋㅋ
선수촌 사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