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하..인근네 아지매! 오늘은 어딜 가셨나요?

[단박]

그야말로

부처님 손바닥  만한 섬에 살다보니   마치 숨박꼭질을  하는 것 마냥

긴장 된 일상을 보낼 때가 있다.

그 일상 이란 게  생각해 보면 아주 우스워서 혼자 있어도  웃음이 절로 나오곤 한다.

봄나물이 나오시  시작 하는 4월!

우린 뱃시간에  맞춰서 들어 오는 이방인들과 한 바탕 줄다리기를 한다.

우선

무슨 일이 있어도 금요일 오후엔 산을 한 바퀴 돈다.

 토요일 첫배서부터 사람들이 물밀듯 들어 오는데  그들보다 먼저 선수를 쳐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부부가  마치 목숨을 건 듯이  날뛰며  다니는 데는  그 만한 이유가 있다.

4월 셋째주!

이주를 놓치면 두릅을 구경 할 수가 없다.

금요일 오후와 토요일 새벽에.... 우린 온 산을 뛰어 다닌다.

우린

우리가 훏고  나온 산속으로 까르르 웃으며 들어 가는 이방인들의 뒤퉁수를 바라보며 의미있는

미소를 보낸다.

       한 달에 두 번!

달이 찬다는 사리가 돌아 온다.

이 때가 되면   바닷물이 가장 많이 나가고 들어 온다.

섬사람들은 이 때를 놓치지 않는다.

이 섬엔

우리 야옹아베  같은 사람이 몇 명 있다.

소라가 올라 오는  시기, 돌게가  바닷가로 기어 나오는 시기,망둥이가 잘 잡히는 시기....

머릿 속에 바다에서 일어 나는 일들이 꽉꽉 저장 되어 있는 이들 또한 숨박꼭질을 한다.

저녁 9시쯤!

후레시와 면장갑, 어깨에 둘러매기  좋게 만든 망을 들고 바닷가로 나간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예의란게 있다.

저쪽에서 불빛이 왔다 갔다 하면  그 쪽은  피해서 다닌다.

한 사리에 한 두번....이렇게 바닷가를 긍매고 다니면 반찬 걱정을 안  한다.

재수가 억세게 좋은 날엔  어깨에 들러맬 수 없을 정도로 소라와 게를 잡고

가끔은 해맹이 빠진  낙지도 서너 마리 낚을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주말에 그 물때가  맞으면 말짱 도루묵이 되고 만다.

그 들이  그 들의 발자국 소리에  놀라서  해변으로 기어 나오질 않기 때문이다.

       비가   그친 날!

아지매, 할매들이 열 일 제쳐 두고 봉낭타리를  향해 달린다.

내 손가락 굵기만한  봉낭타리  고사리가  여인들을 홀린 까닭이다.

나는

농삿일에 코를 박고 사느라 고사리 한 번 따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

이 동네에

하루에 한 번씩 고사리 밭을  섭렵하고 다니는  할매가 계신데

내가 비지땀을 흘리며 밭일을  하다 보면

종종 우리 밭을 지나가는 그 할매를 보게 된다.

배낭에 그득하게 하나!  앞치마에 불룩하게 하나!

 상호 아부지!

나도 올 해엔 고사리 딸꺼야!

한가지나 잘 하시지?

저 할매들 보다 먼저 고사리를 따려면  새벽에 나와야 할껄?ㅎㅎㅎㅎ

그래도 딸꺼야!

   하하하하하.....인근네 아주머이 !

오늘은 이 섬에 안 계신가 봐요?

뭍에 무슨 볼 일이 있으신가 봐요?

볼 일 다 보시고 천천히 들어 오시겨!ㅎㅎㅎㅎ

내가 고사리 한 번  오지게  딴 날!

앞ㅈ치마에 배낭을 매신 인근네 아주머이!

숨이 턱에 차게 당말래를  넘어 오고 계셨다

[곰팅이/하병두]

하이고......글 너무 좋다요....

[미탄]

이해가 갑니다... 고사리 꺾으러 가면 남들 다녀간 흔적만 보이죠~ 그나마 꺾으러 나선 것도 몇년 전이네요.

[쉴만한물가]

진짜 현장에서 중계하는듯,,, 내가 글속으로 빠져 들어가요. 단박님 참 맛갈나게 이야기 하시네요.

[다금]

진짜 현장에서 중계하는듯,,, 내가 글속으로 빠져 들어가요. 단박님 참 맛갈나게 이야기 하시네요.

[스테맘]

곧은터에서 .....가고 싶은 곳 두번째 낙점 첫번째는 섬아낙네...

[곰팅이/하병두]

나도 여기 꽝......도장 찍었당^*^

[솔잎(이우영)]

산이 바로 옆인데.....고사리 꺽으려 한번 못들어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