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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8장, 윤주는 아이들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한다. 다행히 보라는 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서울에 있는 여자 고등학교에 영어선생님으로 발령을 받고 출근을 한다. 그러나 보영이의 유학자금과 보성이가 다시 대학을 입학하고 나서 어깨를 짓누르는 등록금으로 인해 잠시도 쉴 틈이 없다. 보성이는 일반 대학이 아니라 종합예술 대학에 입학을 했다. 남들보다 키도 크고 인물도 좋은 보성이다. 늘 연예인이 되겠다며 무용과 음악을 하며 연예인의 꿈을 키우고 나가고 있던 보성이다. 그냥 평범한 아이로 일반 대학에 들어가기를 원했던 윤주였으나 그런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길을 선택한 보성이다. 윤주로서는 그런 아들을 말릴 수 있는 길이 없다. "보성아! 연예인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야!" "엄마! 내가 왜 아무나야? 난 결코 그런 아무나가 아니에요. 두고 보세요. 내가 가진 능력과 소질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보여드릴게요." 윤주는 그런 보성이의 꿈을 꺾어버릴 생각은 없지만 그렇게 쉽게 연예인의 길을 갈 수 있는 곳이 아님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마음이 쓰인다. 그러나 보성이는 더욱 열심히 노력을 하며 자신의 꿈을 향해서 도전을 한다. 학교를 다니는 일에도 더욱 최선을 다하면서도 무용을 배우고 음악을 한다. 옛날처럼 인물 하나만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곳이 아님을 알기에 모든 것에 도전을 하는 보성이의 모습은 안쓰럽기만 하다. 매일 새벽이면 헬스클럽으로 가서 자신의 몸매를 만들기에 정성을 다 한다. 윤주는 그런 보성이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서 뒤를 밀어준다. 어차피 아들이 하고자 하는 일이다. 막는다고 포기할 수 있는 아들의 성품이 아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는 절대로 포기를 모르고 있는 성품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윤주로서는 자신이 그런 아들의 뒤를 밀어주는 것만이 최선의 길임을 알고 있다. "엄마! 많이 힘들지요?" 보라는 첫 월급을 타서 고스란히 엄마에게 드린다. "보라야! 네 월급은 엄마에게 주지 말고 네가 따로 저축을 해서 모았으면 한다." "엄마! 지금 엄마가 동생들 학비 때문에 얼마나 힘들어 하시는지 알고 있습니다. 얼마 되지 않는 돈이지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보라는 자신이 조금이라도 엄마의 힘이 되어 드리고 싶다는 마음이다. "고맙구나! 엄마가 이렇게 우리 큰 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정말 고맙다. 허지만 네 마음만으로도 엄마는 행복하다." "엄마! 마음만이 아니라 정말 도움이 되어 드리고 싶습니다. 적은 액수라지만 엄마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제가 얼마나 큰 힘이 되고 행복한지 아세요?" 보라는 받지 않으려는 엄마를 설득해서 엄마의 손에 월급을 몽땅 드린다. "그래! 네 마음이 그래야 편안하고 행복하다면 엄마가 잘 쓸게! 그리고 네 이런 마음을 동생들이 잘 알 수 있도록 하마!" "엄마! 동생들에게 부담을 주지 마세요. 더 큰 도움을 드리지 못해서 죄송하고 동생들이 마음 편안하게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일들을 위해 열심히 해 나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윤주는 보라의 손을 꼭 잡는다. 남편 복은 없지만 이렇게 자식들 복이 있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 복이 있는 자신이 참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너무도 잘 자라준 자식들이다. 이제 그 어떤 것도 그 무엇도 부러울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윤주는 보라의 월급이 두 어깨에 짓누르고 있던 무게를 줄여주고 있음을 느낀다. 매달 들어오는 보라의 월급은 그대로 저축이 되어 두 아이의 학비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윤주가 아무리 힘들어도 손을 대지 않는 통장이 있다. 미자 언니의 오빠를 생각해서 매달 조금씩 저축을 하고 있는 통장이다. 벌써 십여 년이 넘는 세월이다. 그 동안 아무런 소식도 없고 소식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그 통장의 돈을 아무렇게나 써 버릴 수도 없는 일이다. 윤주는 영미와 의논을 한다. "영미야! 이제 미자 언니 오빠가 더 이상 오지 않겠지?" "응? 갑자기 미자 언니 오빠는 왜?" "실은 그 오빠를 생각해서 매달 조금씩 저축을 해 왔는데 그 돈이 적은 액수가 아니거든!" "그랬었니? 잘 되었네! 안 그래도 아이들 뒷바라지에 힘들 텐데 그 돈을 쓰면 되지 않겠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어? 그 돈을 그렇게 쓰려고 한 것이 아닌데 그렇게 써 버리면 언니에게 미안한 일이지." "언니도 오빠가 나타나서 그 돈을 쓰는 것보다는 네가 아이들을 위해서 써 주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안 그래?" "아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그 돈을 그렇게 쓰면 안 될 것 같다. 그래서 말인데 우리 이번 겨울에 그 돈으로 정말 힘든 사람들에게 쌀과 연탄을 마련해서 나누어 주면 어떨까 싶다." "넌 참으로 말릴 수 없는 사람이야! 네가 지금 이렇게 힘든 상황인데도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어?" "영미야! 난 너무 가진 것이 많아! 그리고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고 있지 않니? 조금 더 부지런하고 열심히 하면 우리 아이들 얼마든지 뒷바라지를 할 수 있는 가게도 있고 먹고 사는 일에 조금도 어려운 것이 없으니 이 돈으로 나보다 더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 이 한 겨울이라도 조금이라도 배고프지 않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으면 하는 마음이다." "너의 그런 생각을 누가 말리겠어? 아마 언니가 그런 네 마음을 꿰뚫어 보았던 모양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면 그렇게 하는 것도 좋겠지." 영미와 은영이와 세 여자는 돈의 액수에 따라 이십 키로 쌀 포대와 연탄을 주문한다. 주변에는 혼자서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시는 독거노인들과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비록 많은 것은 아니지만 쌀 한 포대와 연탄 백장씩을 나누어 주기로 한다. 서른 가정 정도가 돌아가게 된다. 은영은 윤주의 말대로 일일이 돌아다니며 나누어 줄 가정을 선택한다. 자신이 너무나 가난하고 없는 생활을 해 왔기에 은영은 눈으로만 봐도 알 수가 있다. 또한 그 사람들의 살아가는 실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은영이다. 윤주는 은영의 말에 따라 나누어 주기로 한다. 그러나 자신들이 앞장을 서서 나누어 준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지 않다. 그녀들은 한 가정 한 가정 일일이 체크를 해서 쌀집과 연탄가게에 적어 주면서 부탁을 한다. 그 모든 것은 은영이 확인을 하고 체크를 해 나간다. 은영은 그 모든 것을 해 나가면서 윤주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받는다. 가진 것이 많아서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님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아무리 장사가 잘 된다고 하더라도 작은 가게였다. 그런 작은 장사를 하면서 두 아이들의 학비를 마련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를 한다는 것은 자신과 같이 생각이 짧은 사람으로서는 어림없는 일이라 생각을 하며 윤주에 대한 마음에 고개가 숙여진다. 그들은 그것들을 받으면서도 아무도 그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아유, 세상에 누가 이렇게 고마움을 주는 것인지 알기라도 한다면 좋을 것인데......" 그러나 아무도 그가 누군지 말을 해 주는 사람도 아는 사람도 없다. 그렇게 윤주는 그 통장에 들어 있는 돈을 쓴다. 그 돈이 모두 바닥이 난 것은 아니다. 윤주는 계속해서 다시 저축을 해 나간다. 어차피 시작한 일이다. 일회성으로 끝나기 보다는 매년 조금씩 이렇게 그 통장을 이용해서 일을 해 나가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윤주였다. 얼마가 되든 그 통장은 의미가 있는 것으로 쓰고 싶은 마음이다. 만일 미자 언니의 오빠가 가져가는 것이라면 그렇게 한두 번으로 끝날 일은 아닌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하지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매달 저축을 해 나간다. 또한 두 번의 명절에 있는 행사는 이제 소문이 나서 그 때가 되면 많은 상인들과 알게 모르게 후원을 해 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이제는 자신들의 힘만 보태면 별로 어려울 것이 없는 행사로 자기 매김을 하고 있었다. 그날을 위해 시간이 있는 상인들 또한 손을 벗고 일을 돕는다. 윤주로서는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니게 된다. 그러면서도 윤주의 가게는 더욱 손님들이 붐비고 넘쳐나는 것이다. 보영이 졸업을 앞두고 패션쇼를 해야만 한다. 그 모든 것을 집에서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윤주는 그 많은 액수를 마련하기 위해 고심을 한다. 두 아이들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저축 액이 없는 것이다. 저축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윤주는 아무리 생각을 집을 담보로 융자를 받는 길 밖에 없음을 안다. 더 이상 주저할 것도 없다. 윤주는 아파트를 담보로 해서 융자를 받는다. "영미야! 내가 잠시 가게를 비워도 되겠지?" 처음으로 딸이 있는 프랑스로 가 보려는 윤주였다. "걱정하지 말고 마음 편안하게 다녀와! 그 동안 아르바이트를 쓰면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 신경 쓰지 마!" "정말 고맙다. 너와 은영이가 있으니 참으로 고맙고 편안한 마음으로 다녀 올 수가 있을 것 같아!" "그 동안 얼마나 보영이가 보고 싶었는지 안다. 그러니 마음 놓고 다녀와!" 윤주는 벌써 마음은 작은 딸인 보영이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참으로 보고 싶은 딸이다. 사 년이라는 긴 세월을 참고 참았던 그리움이다. 어학 공부까지 함께 하느라 다른 아이들보다 일년이 늦어서 졸업을 하는 딸이다. 얼마나 힘들고 많은 고생을 했을까 하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저려온다. 윤주는 보영이 좋아하는 밑반찬을 준비한다. 이제 작은 아파트를 얻어서 독립을 하고 있는 보영이다. 혼자서 밥을 해 먹으면서 공부를 하고 있는 딸이다. 이번 패션쇼와 함께 졸업을 하면 곧 바로 취업이 되는 딸이다. 그런 보영이를 위해서 마지막으로 해 줄 수 있는 모든 것이다. 처음에 힘들어 하던 것과는 달리 보영이는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졸업을 하기 전에 유명한 디자이너 밑에서 일을 하기로 계약이 되어 있다. 한 동안은 그렇게 유명한 디자이너 밑에서 일을 해야만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보영이는 한 번도 귀국하지 않고 시간이 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어느 정도 어학실력이 늘어나자 보영이는 시간을 만들어 아르바이트를 해 가면서 조금이라도 엄마의 어려움을 도와주려는 생각을 하고 부지런한 삶을 살아간다. 공부하고 창작 활동을 하는 중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늘 잠이 부족하고 힘든 생활이지만 엄마가 얼마나 힘들게 학비를 대 주고 있는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보영이다. 그런 딸이기에 윤주는 더욱 마음이 아프고 안쓰럽다. 그 동안 한 번이라도 딸에게 다녀 온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모든 여건들이 쉽지 않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만 같아 윤주는 큰 마음을 먹고 내린 결정이다. "엄마! 여기 걱정은 하지 마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다녀오세요. 보성이도 제가 잘 챙겨서 학교에 보낼게요." "고맙다. 엄마는 늘 네가 있어 참으로 행복하다." "지금까지 너무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이번 기회에 마음 놓고 좋은 여행도 하시고 보영이와 좋은 곳도 구경하시고 좋은 시간을 보내고 오셨으면 해요." "이렇게 엄마만 가게 되어서 너희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 함께 다 같이 다녀오는 길이라면 얼마나 좋겠니?" 윤주는 늘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힘이 되어주는 보라가 든든해진다. 그렇게 윤주의 파리 행은 순조롭게 준비가 된다. 이제 윤주는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고 파리로 떠난다. 살아오면서 이런 여행은 처음이다. 자식 때문에 이런 여행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며 공항으로 출발하는 윤주의 마음은 편안해진다. 윤주는 공항에 마중을 나온 보영이와 만나 한참을 끌어 안는다. "보영아! 잘 지내고 있었어?" "엄마!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모든 것을 다 팽개치고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참으로 많았어요." "그래, 엄마도 우리 보영이가 너무 보고 싶었다. 그래도 이렇게 모든 것을 잘 참고 이겨낸 우리 보영이가 너무 자랑스럽다. 어디 얼굴을 보자." 윤주는 보영이의 얼굴을 두 손으로 쓰다듬는다. 많이 야위어 보이는 딸의 모습에 가슴이 아파온다. "많이 야위었구나!" "요즘 패션쇼를 앞두고 신경을 많이 써서 그래요. 잘 먹고 일도 잘 하고 있어요." 보영이는 엄마가 가지고 온 짐들을 가지고 공항 청사를 나가 빌려가지고 온 승용차에 싣는다. "웬 자가용이냐?" "같은 반 친구에게서 빌린 것이에요. 그 친구가 엄마가 오신다고 했더니 선뜻 빌려주더라고요." "참으로 고마운 친구로구나! 모든 것이 낯선 곳에서 그런 좋은 친구를 만났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냐?" "엄마! 이래 보여도 엄마 딸 인기가 많답니다." 보영은 엄마가 와서 신이 난다 듯 재잘거린다. 보영의 아파트는 아주 작은 평수다. 아파트라기 보다는 원룸형식이다. 한 공간에 침대와 책상이 있고 식사를 해 먹을 수 있는 싱크대가 있다. "생각보다 많은 좁은 곳이구나!" "엄마! 이 정도만 해도 혼자서 충분한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별로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도 없고 늘 나가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잠을 자기엔 충분하고 좋은 곳이지요." "그래도 자고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나가야 하지 않니?" "전날 빵과 우유를 사와서 먹고 나가면 되지만 대부분 나가서 먹고 있어요." "그러니 우리 보영이가 고생이 얼마나 심했겠니? 엄마가 있는 동안만이라도 따뜻한 밥을 해 주어야겠다." 윤주는 쉬지도 않고 가져온 물건들을 꺼내서 냉장고에 정리한다. 그러고 나서 딸을 위해 밥을 짓는다. "엄마! 너무 행복해요. 이렇게 엄마가 해 주시는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어요." 보영이는 차려진 식탁을 보면 행복해 한다. 몇 년 만에 엄마가 해 주는 밥을 보니 가슴이 따뜻하고 포근해지는 기분이 된다. "보영아! 많이 먹어라! 엄마가 늘 너와 함께 해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엄마! 저도 이제 다 컸습니다. 이제는 모든 일에 저 혼자서도 충분히 알아서 해 나갈 수 있어요. 이젠 우리에게 너무 많은 신경을 쓰지 마시고 엄마도 조금은 편안한 삶을 살았으면 해요.” 보영이는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커진 것이다. 글: 일향 이봉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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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맙습니다
즐감 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행복 하세요.
수고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