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여행을 추진하다가 열차 시간을 잘못 알아 무산된 영주 여행... 오늘 여행은 며칠을 두고 공부를 하며 실수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 제천까지는 많은 여행을 다니면서 소개하였기 때문에 생략하고 제천에서부터 여행일기를 쓴다.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이어지는 충북의 북부지방에 위치한 제천은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수려한 산수 경관으로 약초 재배의 적지(適地)로 전국 약초시장의 80%가 이곳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한 명인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빗자루를 만드는 광덕 빗자루 공예사... 갈대, 강아지 풀 등을 가지고 색실로 수를 놓아 ‘아담꽃비’라는 예쁜 장식용 빗자루를 만들고 있다.
제천을 지나며 단양군 매포읍... 곳곳에 산이 많으며 현대, 한일, 성신양회 등 시멘트 공장이 곳곳에 있다. 이곳에는 자연이 선사한 도담삼봉(嶋潭三峰)이 있다. 남한강의 맑고 푸른 물이 유유히 흐르는 이곳은 조선의 개국공신인 정도전이 자신의 호를 三峰이라 할 만큼 유서 깊은 곳으로 유년시절을 이곳에서 보냈다. 이곳에서 200m 정도 거슬러 올라가면 왼쪽 강변에 무지개 모양의 석문(石門)이 있다. 술 담배를 좋아하던 마고할미가 죽어서 화신이 된 마고할미 바위... 담뱃대를 물고 술병을 들고 있는 형상이다.
정도전(鄭道傳)의 죽음... 여말선초(麗末鮮初)의 격동기 속에 역사의 중심에 섰던 정도전은 새 왕조를 설계하면서 자신이 꿈꾸던 성리학적 이상세계의 실현을 보지 못하고 끝내는 정적(政敵)의 칼에 단죄(斷罪)되어 조선 왕조의 끝자락에 가서야 겨우 신원(伸寃)되는 극단적인 삶을 살았다. 만일 이방원이 적자(嫡子)인 자신의 친형에게 왕권을 넘겼더라면 살상(殺傷)은 없었을 것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시간이 흘러가면 명백히 밝혀지겠지만 정권의 최상부에서 갈등으로 빚어진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단양역을 지나면서 남한강이 넓어진다. 근처에 있는 수양개 선사유물박물관... 구석기시대의 유적으로, 충주댐 건설로 수몰된 지역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발견된 돌날, 석기전통의 유적이다. ‘신선이 먹는 환약’을 뜻하는 연단(鍊丹), ‘빛이 골고루 따뜻하게 비춘다.’는 조양(調陽)에서 유래된 丹陽... 삼국시대에는 신라와 고구려 간에 각축전이 벌어져 신라의 진흥왕은 단양 신라 적성(赤城)비를 세웠고 이에 뒤질세라 고구려의 온달 장군은 잃어버린 땅을 찾기 위하여 출정하였으나 온달산성아래에서 전사하는 슬픈 역사를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