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귀복 헌정 콘서트 ‘가곡의 별’ 후기
신귀복 선생님의 환한 얼굴을 오랜만에 뵌다. 사모님에 대한 그리움에 쓸쓸함을 늘 달고 다니셨는데 모처럼 활짝 웃으시니 나도 기쁘다. 연주회 시작은 오후 5시지만 서둘러 안성에 도착하니 2시 즈음이라 안일옥에서 늦은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선생님은 안일옥 음식을 좋아하신다.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나조차도 곰탕이 고소하게 느껴지니 백 년을 이어 문을 여는 지역 맛집이다. 광명연주를 끝까지 못 보아 아쉽기는 하지만 일찍 오니 여유가 느껴진다. 포토존에서 먼저 사진을 찍고 손님을 맞이한다. 안성맞춤아트홀 개관 이래 유·무료 관객을 떠나 이렇게 홀을 꽉 채운 적이 없다고 한다. 더군다나 유료관객으로 998석을 다 채워 선생님의 가족석마저도 할인이지만 표를 구매했다. 독창 연주자는 포레스텔라 멤버이자 서울대 출신의 성악가 조민규, 뮤지컬 배우 신은총, 소프라노 김제니 3명이고, 30인조의 오케스트라와 어린이 합창단과 지역 합창단이 함께했다. 연주자들도 훌륭했지만, 관객들이 이미 감동할 준비를 하고 온, 말 그대로의 ‘팬클럽’이어서 객석의 반응이 너무 뜨거웠다. 물론 우리 순수 클래식 발성과는 조금 달랐다. 하지만 비 클래식 관객들에게 가곡과 동요만으로 이렇게 흥분하게 만들 수 있는 일에 나는 관심이 있다. 이들 중 전원은 아니더라도 일부는 우리 가곡에 대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나는 확신한다. 안성에서 처음 가곡으로 대공연장 콘서트를 기획할 때 걱정이 컸다고 한다. 그러나 예상외의 시민 반응과 객석의 반응으로 왜 진작 이런 공연을 기획하지 못했는지 모르겠다고 시장님마저 덕담을 주셨고 공연관계자들도 매년 개최하는 일은 검토할 것 같다. 늦은 밤이지만 가곡의 희망이 조금 보이는 날이다. 선생님은 나의 작시곡들이 앙코르곡으로만 연주된 것에 무척 아쉽고 미안해하신다. 그러나 연습 일정이 바뀌어서 최근에 작시된 내 곡들을 연습하는 것이 무리였다는 것을 나는 안다. 나는 선생님의 가곡이 연주되는 것으로 매우 기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