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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공군력 분석
김영환 (전 에미레이트 항공대학교수)
김승조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최근 들어 탄도미사일과 공군기를 동원한 북한의 무력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북한은 2022년 10월 6일 오후 2시경에 전투기 8대와 폭격기 4대를 특별감시선 이남으로 남하시키고, 이들 항공기로 공대지 미사일 발사연습까지하는 무력시위를 벌인 바 있으며, 10월 8일에도 150여대의 전투기를 동원해 공중무력시위를 벌였고, 10월 13일에는 밤 10시 30분부터 2시간에 걸쳐 군용기 10여대를 출격시켜 남북긴장을 고조시켰다.
10월 8일의 무력시위는 특별감시선 이북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함참이 즉시 발표하지 않았으나 연료부족으로 유지비행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북한의 형편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대규모 비행이었으며, 사실상 가용한 공군전력을 총동원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때 동원된 항공기를 보면 IL-28/H-5, MiG-19/21/23/29, Su-25가 확인되고 있고, 훈련기까지 동원했다는보도도 있다.
10월 13에는 예전과 달리 9.19 합의를 위반하면서 전술조치선 이남까지 비행하는도발을 감행했다. 이번 야간 비행도발에는 북한군이 보유하고 있는 전투기 중에서는 그나마 성능이 가장 우수한 MiG-29도 동원된 것으로 확인되며, 우리 공군은F-35A를 긴급출격시키고 방공포대 전력을 준비해서 대응태세를 유지했다고 한다.
그림 1. 감속산(Drag chute)를 전개하면서 착륙중인 북한 공군의 MiG-29A
그림 2. 150여대의 항공기를 동원한 북한의 공중무력시위 (2022년 10월 8일)
북한의 공중무력시위는 단순히 한미연합군의 훈련에 대한 대응수준을 넘는 도발의 성격이 크다고 보이며, 아군의 취약점을 찾아서 예상하지 못한 도발을 하기 위한 위력정찰의 성격도 있기 때문에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최근에 벌어지는 북한군의 군사퍼레이드나 무력시위를 보면 한국군이나 미군을 모방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평양에서 벌어지는 군사퍼레이드에서 사막색으로 도색한 M2020 전차들이 등장하는가 하면 105mm 주포를 장착한 미군의 스트라이커 장갑차와 유사한 모습의 차륜 장갑차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림 3. 사막색으로 도색하고 분열중인 북한의 신형전차 M2020
미군은 중동의 사막에도 전개되어야 하고 해외에 긴급하게 전개할 필요가 있으니 이러한 도색이나 장비가 필요하지만 북한지형에 어울리지 않는 차량의 도색이나 북한의 상황에 맞지 않는 장비를 보여주는 것은 과시를 위한 목적이 다분하다고 여겨진다.
뭐 이는 북한의 ICBM 발사에도 유사한 의도가 있다고 본다. ICBM은 대기권을 재진입해서 정확하게 목표지점을 얼마나 정확히 맞히느냐인데 발사 장면만 보여 주며 겁주는 효과만 내고 있다고 본다. 뭐 그래도 미국이나 한국내에서 매번 그들이 원하는 적극적 반응을 보이니까 계속하는 것이고. 북한 무기시스템의 원조인 러시아 조차도 최근 우크라이나와의 전투에서 온갖 추태의 성능을 보이는 것을 보면 정말 전투가 벌어지면 북한의 무기들이 얼마나 제대로 작동할지 보는 것도 관심사가 될 것이다.
또한 북한은 최근, 항공기를 동원한 무력시위를 벌이면서 한미연합군의 최대순간출격훈련 (Elephant walk)을 모방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4. F-35A를 동원한 대한민국 공군의 Elephant walk
지난 2020년 10월에 있었던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행사에서는 MiG-29를 동원해서 야간에 Elephant walk을 진행했는데 녹색 LED 조명까지 선보였다. 야간에 시각적 과시효과를 얻기 위해서 항공기의 앞전을 따라 LED조명을 설치해 실제 비행시에 없을 조명 효과까지 추가한 것이다. 참 코메디같은 일이다.
그림 5. 야간 Elephant walk에 동원된 MiG-29 (2020년 10월)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각종매체를 통틀어서 북한 공군기의 자세한 모습을 보는 것은 쉽지 않았고 화질이 낮은 흑백사진이나 볼 수 있는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 2016년과 2017년에 북한은 원산의 갈마공항에서 “원산국제친선항공축전” 이라는 긴 이름의 에어쇼를 개최하기도 했으며, 이때 북한 공군기의 자세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들이 많이 촬영되었다. 김정은 시대로 오면서 고물 전투기들이라도 홍보하는게 낫다는 철학으로 바뀐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기고문에 게시된 사진들도 이때 북한을 방문했던 외국인들이 촬영한 사진들이 대부분이다.
그림 6. 원산국제친선항공축전에서 공개된 북한의 공군기들 (좌로부터 MiG-29, Su-25, MiG-21 bis)
이 글에서는 먼저 북한 공군이 보유한 전투기 현황을 살펴보고 MiG-29 등 북한 전투기의 제원, 성능 현재 운용현황 등을 자세히 알아 보고자 한다. 각국의 군사력을 가장 쉽게 표현하거나 상호비교하는 방법은 그 장비와 병력의 규모를 숫자로 표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가장 쉽지만 동시에 가장 부정확하게 표시하는 방법이라는 맹점이 있는데, 이러한 오류는 지금도 계속 반복되고 있다. 구 공산진영에 속했던 나라들은 객관적인 전력의 확인이 더욱 어려운데, 별다른 관리없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장비들이나 동류전환을 위한 부품을 취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장비들까지도 전력으로 표시되고 있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우랄산맥 아래에 1만대 이상의 전차를 보관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우크라이나에서 1000대 이상의 전차를 손실하자(우크라이나 측은 2000대 이상 격파를 주장) 다급하게 구형 T-62M 전차까지 재생하여서 우크라이나에 보내고 있다. 러시아는 6500여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핵탄두는 그 관리에 많은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서방측에서는 러시아군이 실제 동원할 수 있도록 관리된 핵탄두의 숫자는 400 여기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하는 의견도 있다.
그러면 우리와 지근거리에서 대치하고 있는 북한의 항공전력은 실제로 어느 정도일까? 북한에서는 우리의 항공전력과 방공포병에 해당하는 전력을 총괄하여서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이라고 호칭하는데, 2021년도 Forbes report에 따르면 572대의 전투기와 폭격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공군력은 이처럼 외형상 그 규모는 방대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북한의 전력을 그 장비의 숫자로 가늠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북한이 보유한 572대의 전투기/폭격기중에는 실제로는 퇴역하여 보관중이거나 동류전환용 부품을 취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기체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보이며, 현대전에서 별다른 전술적 의미가 없다고 할 수 MiG-17/19 계열의 구형전투기들이 203대나 포함되어 있다. (북한은 이 구형 전투기들을 전시에 자폭 공격용 항공기로 활용할 계획이 있다는 정보도 들린다.) 또한 Su-7 전투기들은 전량 퇴역하여서 보관중인 것으로 보인다.
GlobalSecurity.org에서는 북한의 공군력은 북한영공을 방어하기에도 벅찬 수준이며 한국의 영공에서까지 작전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가지 재미 있는 사실은 북한공군은 소련제 항공기와 이를 중국에서 무단 복제한 항공기를 동시에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래의 표에서 J-6 (중국산 MiG-19), J-7 (중국산 MiG-21), H-5 (중국산 IL-28)은 각각 MiG-19, MiG-21, IL-28과 거의 같은 항공기로 취급할 수 있다. IL-76과 같은 고려항공 소속의 수송기들은 사실상 북한공군의 수송기라고 볼 수 있으나, 형식적으로는 민항사 소속이기에 아래의 표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표 1. 북한공군의 항공전력
분류 | 기종 | 형식 | 배치댓수 | 생산국 | 비고 |
폭격기 | 일류신 IL-28 | 24 | 소련 | ||
폭격기 | 하르빈 H-5 | 56 | 중국 | 중국제 IL-28 | |
전투기 | 선양 J-5 | F-5 | 106 | 중국 | 중국제 MiG-17 |
전투기 | 선양 J-6 | F-6 | 97 | 중국 | 중국제 MiG-19 |
전투기 | 청두 J-7 | F-7 | 120 | 중국 | 중국제 MiG-21 F-13 |
전투기 | MiG-21 | F-13, PFM/MF/U/bis | 26 | 소련 | Bis형은 카자흐스탄에서 도입 |
전투기 | MiG-23 | ML/UB | 56 | 소련 | |
전투기 | MiG-29 | A/SE/UB | 35 | 러시아 | |
전투기 | Su-7 | BMK/UMK | 18 | 소련 | 보관중 |
공격기 | Su-25 | K/UBK | 34 | 조지아 | |
훈련기 | CJ-5 | 10 | 중국 | ||
훈련기 | CJ-6 | 70 | 중국 | ||
훈련기 | YAK-18 | 170 | 소련 | ||
훈련기 | L-39 | C | 12 | 체코 | |
훈련기 | 선양 J-5 | FT-5 | 135 | 중국 | 중국제 MiG-17 |
훈련기 | 선양 JJ-2 | FT-2 | 30 | 소련 | 중국제 MIG-15UTI |
훈련기 | 선양 J-6 | FT-6 | 미상 | 중국 | 중국제 MIG-19 |
훈련기 | MiG-15 | 15 | 소련 | ||
수송기 | An-2 | 330 | 폴란드 | ||
수송기 | An-24 | 1 | 우크라이나 | ||
수송기 | PAC P-750 | 3 | 뉴질랜드 | 밀수 | |
헬리콥터 | MD500 | 84 | 미국 | 밀수 | |
헬리콥터 | Mi-2 | 47 | 폴란드 | ||
헬리콥터 | Mi-8 | 41 | 소련 | ||
헬리콥터 | Mi-14 | 8 | 소련 | ||
헬리콥터 | Mi-24 | 20 | 러시아 | ||
헬리콥터 | Mi-26 | 4 | 러시아 |
본 기고문에서는 앞서 언급한 “허수(虛數)에 의한 오류(誤謬)”를 피하기 위해서 전술적인 의미가 크기 않은 MiG-15/17/19 계열 전투기와 Su-7 은 다루지 않고 MiG-21 이상급의 항공기만 다루기로 하며, 항공기의 상세한 제원을 지루하게 나열하는 대신 각 항공기의 특징을 짚어보는 방식으로 기술하기로 한다.
일류신 IL-28 / 하르빈 H-5
북한은 60년대 초에 소련에서 생산한 IL-28 폭격기 24대를 도입했으며, IL-28을 중국에서 무단복제 생산한 하르빈 H-5도 도입했다. 북한에서는 임무에 맞도록 개량된 여러형식의 IL-28과 H-5를 운용하고 있으며, 폭격기, 정찰기, 기종전환용 훈련기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북한공군에게 인도된 IL-28과 H-5는 총 82대에 달한다고 한다.
IL-28/H-5는 폭장량이 3톤에 불과한 구식 항공기이기는 하지만 개량된 일부 항공기는 금성-3호 (북한판 Kh-35 우란미사일) 대함미사일이나 P-15 Termit (나토명칭: SS-N-2 스틱스)미사일을 이용하여 우리 해군함정을 공격할 수 있다고 하니 우리 해군함정들은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림 7. 날개에 금성-3호 대함미사일을 장착한 H-5
2008년과 2011년에는 H-5을 동원하여서 실제로 미사일 발사시험을 실시하기도 했다. 아래 사진은 금성 3호의 원형이 된 러시아의 Kh-35 대함 미사일이다.
지난 80년대에는 중국공군기의 귀순이 잦았는데, 1985년 8월 24일에는 중국공군 소속 H-5가 한국으로 귀순하여 논두렁에 불시착한 바 있으며, 귀순한 조종사는 대만으로 망명하였다.
Mikoyan MiG-21/ 선양 J-7
북한은 1963년부터 소련제 MiG-21 F13을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1968년부터는 MiG-21PFM 도 도입되었다. 북한은 총 400여대의 MiG-21 계열 기종을 도입했으며, 이중 현재 운용중인 항공기는 146대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보유한 146대중 120대는 중국제 선양 J-7인데, 이 기종은 탑재레이더가 없거나 빈약하고 추력이 낮은 터보제트엔진을 사용하는 저성능 기종이다. 2012년에는 180대의 J-7이 북한에서 운용중인 사실이 확인되었으며, 그 당시에도 가동률은 50% 미만이었다. 현재는 J-7의 취역 댓수는 120대 수준으로 감소한 상태이다.
중국에서의 J-5(중국제 MiG-17) 생산과 J-6(중국제 MiG-19) 생산은 소련의 협조로 중국에서 무리없이 진행되었으나 J-7의 생산이 준비되는 중에 중국과 소련간의 국경분쟁이 발생하였고 이에따라 소련측의 지원이 중단되면서 중국측에서 많은 기술적 문제를 역설계를 통해서 자체적으로 해결해서 개발을 해야했던 어려움이 있었다. J-7의 개발과정중에 중국과 소련의 관계가 개선되고 소련측에서 중국에 기술자료를 제공했지만 완벽하지 않았으며, 중국이 소련을 신뢰하지 않아서 중국은 소련의 기술지원보다는 역설계에 더 치중했다. 이렇게 개발된 J-7은 전체적인 성능이 그 원본이 된 소련제 MiG-21 F13보다 열등했지만 일부 개선된 부분도 있다.
MiG-21은 연료의 대부분을 전방동체에 수용하는데, 이때문에 기체가 비행하면서 연료를 소모하면 무게중심이 점점 후방으로 이동하여서 세로 안정성이 불안정해지는 문제가 있다. J-7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게 위해서 동체의 연료탱크 위치를 재조정하고 동체외부의 낙하식 연료탱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J-7은 추진기관의 차이로 인해서 공기흡입구가 작고 캐노피의 형상이 MiG-21 bis와 달라서 시각적으로도 쉽게 구별된다. (청주의 공군사관학교에는 1983년에 중국에서 귀순한 J-7 이 1대 전시되어 있다.) 이 두 기종은 캐노피를 개방하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는데 J-7은 캐노피를 앞쪽으로 올려서 개방하고 MiG-21은 캐노피를 조종사의 오른쪽으로 올려서 개방한다. 중국은 2013년에 J-7의 양산을 중단했다. 1984년부터는 소련공군에서 운용하던 중고 MiG-21 MF도 도입하였다. MiG-21 bis와 MiG-21 MF는 MiG-21 계열중에서는 상대적으로 고성능 기종이지만 북한에서는 소수만 보유하고 있다.
그림 10. 북한공군의 청두 J-7 (중국산 MiG-21 F-13)
MiG-21은 1930년대 독일의 알렉산더 리피쉬 박사가 발전시킨 삼각날개 (Delta wing)를 적용하였으나 독일의 설계와 같이 수평꼬리날개가 없는 방식(Tailless Delta Wing)에 부담을 느껴서 수평꼬리날개를 장착한 방식 (Tailed Delta wing)을 적용하였다. 기수에 설치된 공기흡입구에는 스파이크가 설치되어 있는데, 공기역학적 관점에서는 이 스파이크는 고속비행기 공기흡입구 앞에서 경사충격파를 생성하여 엔진의 압력회수율을 높이는 효과를 제공하지만 항공전자계통의 관점에서는 레이더가 내장된 레이돔의 역할도 겸하고 있다. MiG-15/17/19는 이러한 스파이크가 설치되지 않아서 고속비행시 압력회수율에서 손실이 컸고 레이더를 설치할 공간을 마련하기도 어려웠었다. 아래 사진은 동독공군이 사용하던 MiG-21MF의 스파이크를 절개한 모습인데, 내부에 공대공 전투를 위한 레이더가 내장되어 있고, 레이더의 작동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스파이크는 복합재로 제작된 사실이 확인된다.
Mikoyan MiG-23
북한은 1984년부터 MiG-23을 도입하기 시작하였는데, 최초 도입분은 MiG-23ML 8대와 기종전환훈련용 MIG-23UB 2대로 구성되었다. 북한은 총 60대의 MiG-23을 도입하였으나, 현재 운용중인 항공기는 56대이며, 4대는 사고로 손실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공군기의 사고가 잦다.)
MiG-23은 구소련에서 개발한 3세대 전투기이며, 개발당시에 유행하던 가변익이 적용된 항공기이다. MiG-23의 설계사상은 미국의 FB-111과 F-4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다른 항공기에서 보기 어려운 창의적인 발상도 많이 보인다. Su-17과 함께 소련에서 하방감시/하방공격 능력이 처음으로 부여된 기종이며, 초가시거리(BVR) 공대공유도탄도 적용되었다. MiG-23에서 파생된 대지공격기로서 MIG-27도 있는데, 북한공군에서 MiG-27은 보유하지 않고 있다.
그림 13. 날개를 펴고 이륙중인 북한공군의 MiG-23
우선 MiG-23의 공기흡입구에는 F-4와 유사한 다공흡입식 경계층 제거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이 장치는 공기흡입구 앞에서 생성된 경계층이 공기흡입구에 유입될 경우 엔진까지 연결되는 도관(Duct)내에서 공기흐름이 분리되면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기흡입구 앞에 많은 구멍을 뚫어서 경계층을 흡입해서 제거하는 장치이다.
다공흡입식 경계층 제거장치는 소련의 MiG-23, MiG-27, 미국의 F-4, 중국의 JF-17은 물론 유로파이터에도 적용되어 있다. 아래 그림은 F-4와 MiG-23BN의 공기흡입구 앞에 설치된 다공흡입식 경계층 제거장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림 15. F-4와 MiG-23BN의 공기흡입구 비교
날개는 비행속도에 따라서 그 후퇴각을 조절할 수 있는 가변익이지만, 서방측 가변익 항공기와 같이 비행제어컴퓨터가 후퇴각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편리한 방식이 아니며, 조종사가 수동으로 16°, 45°, 72°의 3가지 각도중에서 선택해야 하는 불편한 방식이 적용되었다. 날개 앞전에는 F-4에서 볼 수 있는 유사한 dogtooth라는 단차도 설치되어 있다.
그림 16. F-4의 날개 앞전에 설치된 Dogtooth
아래의 평면도에서 오른쪽 날개 (Starboard wing)는 날개의 최소후퇴각을 표기하고 왼쪽날개 (Port wing)는 날개의 최대후퇴각을 표시하는데 고속비행중 날개의 후퇴각을 증가시켜야 dogtooth가 드러나도록 고안한 기발한 설계를 알 수 있다.
Dogtooth는 후퇴각이 커졌을때 날개의 뿌리에서 끝으로 흐르는 공기흐름을 물리적으로 차단하여서 날개끝에서 공기흐름이 분리되는 현상을 방지하지만, 후퇴각이 작을때는 불필요한 공기소용돌이를 생성하기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를 만든다. 러시아의 항공기 설계는 가변익에 dogtooth를 기발하게 배치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는데, 마치 고양이의 발톱과 같이 필요할때만 뾰족하게 드러나는 방식이다.
후방동체의 아래쪽에는 Ventral fin이라고 불리는 안정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Ventral fin은 피치각이 높은 이착륙시 활주로에 부딪혀 파괴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착륙시에는 옆으로 접히고 비행중에만 아래쪽으로 전개되도록 고안되어 있다. 그림 18에서 윗 사진은 지상에서 ventral fin이 접힌 모습이며 아랫사진은 비행중 ventral fin이 전개된 모습이다. 이러한 설계는 다른 항공기에서 볼 수 없는 독창적인 부분이다.
그림 18. Ventral fin을 수납(상)하고 전개(하)한 상태의 MiG-23
그림 19. 지상에서 수납된 상태의 MiG-23의 Ventral fin
Mikoyan MiG-29
MiG-29는 1970년대에 구소련에서 수호이 Su-27과 함께 미국의 F-15와 F-16에 대적할 목적으로 개발한 쌍발 전투기이며 소련공군에는 1982년부터 취역했다. MiG-29의 공기역학적 형상은 Su-27과 유사하지만 기체의 크기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MiG-29는 좀 더 크기가 작은 F-16과 비견된다. MiG-29는 개발당시에는 제공임무를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으나 개량을 거듭하면서 다목적 전투기, MiG-29M, 날개를 접을 수 있는 함상전투기, MiG-29K 등으로 진화되었다. 날개 앞전에 설치된 슬랫은 자동으로 작동하는데 초기형에서는 4조각으로 구성되었으나 후기형에서 5조각으로 변경되었다. 날개 뒷전에는 기동플랩과 에일러론이 설치되었다.
MiG-29는 현재 전세계 30여개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수출형 다운그레이드 형인 MiG-29B가 많이 수출되었다. 동독공군은 MiG-29A와 20대와 MiG-29B 4대를 도입했으며, 이 항공기들은 독일이 통일되면서 독일공군에서 계속 운용되었었다. 동독공군에서 사용하던 소련제 항공기들은 대부분 독일 통일 후 퇴역처리되거나 해외에 매각된 사실을 고려하면, MiG-29 만큼은 독일 공군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독일공군의 MiG-29를 통해서 서방측은 그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었다. MiG-29는 미국공군기와의 가상 공중전을 통해서 추력대 중량비와 기동성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고, 특히 헬멧조준장치(HMS: Helmet Mounted Weapons Sight)를 이용해서 R-73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 할 수 있기 때문에 한때 가시거리 이내의 1:1 공중전에서는 상당히 위력적인 기종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서방측 항공기가 계속 진화하면서 이를 극복한데다, MiG-29는 비연료소비율이 높고 항속거리가 짧아서 국지적인 요격전투기로서는 쓸만하지만 지상공격이나 장거리 임무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아래 사진은 통일 후 독일공군에서 운용되던 MiG-29인데, 다른 소련제 항공기와 마찬가지로 서방측 항공기와 공차개념이 달라서 기체의 표면이 상당히 거칠게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잔고장이 많은 것은 소련제 항공기들의 유전자에 흐르는 집안의 내력이다.) 독일 공군도 MiG-29의 기계적 신뢰성이 낮고 정비유지비가 많이 소모된다고 평가했으며, 공기흡입구를 통해서 외부 이물질이 엔진으로 유입될 위험성(FOD)이 높은 문제도 단점으로 봤으며, 이러한 이유로 폴란드 공군에 공여하기로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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