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환자를 사람으로 보는가, 아니면 돈다발로 보는가.
내 주변에는 정말 환자를 돈보다 더 아끼는 좋은 의사들이 많다. 물론 돈도 벌어야 하겠지만 그래도 돈보다는 환자를 더 귀하게 여기는 좋은 의료인들이다.
몇 해 전의 일이다. 이웃의 아이가 눈병이 나서 동네 안과병원으로 데려갔더니 내일 수술을 해야 한다며 수술비를 60만 원 준비하라고 했다. 그래서 아이의 부모가 내게 연락을 해와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였는데 잠깐 기다려 보라고 하고 아이를 데리고 멀리 구미에서 안과병원을 운영 하는 친구에게 데려갔더니 서랍에서 자그마한 안약 하나 달랑 내어주면서 하루에 세 번 눈에 넣어 주면 된다고 했다. 약값도 받지 않았다. 병원장이 어릴 때부터 가까이 지낸 믿음의 친구이다.
그리고 아이의 눈병은 이틀 만에 깨끗하게 나았다.
한강 이남에서 제일 큰, 미국 선교사들이 세운 대구동산기독병원 사택지에서 태어나 그곳 사택지에서 살았다. 수 많은 의사들을 지켜보았고 그들의 진료행위를 살펴볼 수 있었다. 지금은 천국으로 가셨지만 외과 과장님으로 수고하셨던 박영관 장로님(대구중앙교회)께선 온종일 수술을 하고 회복실로 올려보낸 환자가 걱정이 되어서 한밤중에 다시 병원으로 오셔서 살펴보며 손을 잡고 기도를 하시는 분이셨다.
내가 누나라고 불렀던 박혜섭 간호사 선생님은 자신이 맡은 환자들을 찾아다니며 늘 하나님의 말씀으로 위로하고 손을 맞잡고 기도하던 아름다운 분이었다.
이럼에도 안타까운 일은 환자를 고귀한 생명으로 보기보다는 자신에게 돈을 가져다 주는 돈다발로만 보는, 그래서 환자를 속이면서까지 돈을 뜯어내는 의사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어차피 돈을 많이 벌어 호의호식 하려고 남들보다 좋은 머리로 그 어려운 의학 공부를 하였겠지만 역시 남들보다 좋은 머리로 전문의가 되어 환자의 아픔을 치유하기보다는 주머니를 터는데 전문가가 된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그러면서 불현듯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치며 지나간다.
혹 목사들은 교인들을 소중한 영혼들로 생각하는가 아니면 자신의 목회야망을 채우는 도구로 여기는가 하는 생각 말이다.
좋은 의사가 있고 악독한 도적들이 있다. 그러하듯이 좋은 목사가 있고 반면에 양의 우리를 타 넘고 들어가 양들을 잡아먹는 이리떼와도 같은 자들이 있다. 보통 양들이 아닌 하나님의 자녀인 양들 말이다. 그 죄를 다 어찌하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