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소리없이 내린다. 며칠째 춥고 덥고를 반복하더니 따스한 햇볕은 봄바람에 밀렸는지 으시시하게 느껴져 따숩게 껴입고 나섰다. 로사가 걷기방 참석하려고 무릎 염증주사까지 맞고 오겠다니 우린 서로 힘들게 참석하게 되었다~ 아직 낯설어 하는 로사랑 난 왕십리에서 만나기로 했다. 힘들어서 빠지고 싶었지만 우리 둘은 적당히 걷고 중간에 쉬다가 마장동 식당을 갈 예정이었다. 막상 참석해 보니 중간지점에서 땡땡이 칠수있는 코스가 아니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니 어디앉아 쉴곳이 마땅치 않고 그냥 따라가려니 힘이 들었다. 타박타박 걷던 힘은 온데간데 없고 설렁설렁 붙잡고 걸을수밖에 없다.
한양대에서 모인 팀들이 출발한뒤 우린 왕십리에서 적당한곳 합세하려니 스타벅스 커피숍에서 차 마시고 기다린댄다. 로사랑 난 11시에 만나 커피숍을 찾아갔더니 2층 테이블에 떡과 딸기등 간식거리 얹어놓고 커피를 마신다. 우리둘도 합세되어 라떼를 주문했는데 범초이님이 쏘셨다~ 맨날 삼송빵 사들고 오더니 오늘은 열명의 커피를 대접한 멋쟁이~^^ 나도 레드향과 낑깡을 쪼금 들고 지갑만 간단히 주머니 넣은채 빽도 없이 가볍게 나갔기에 걷기는 편했다.
봄비 부슬거리는 날 중량천 길을 데이트하듯 이렁저렁 얘기나누며 걸었다. 사정도 모르는 행인이 볼땐 연인 데이트로 보일듯 팔짱낀채 매달리듯 천천히 걸었다. 평생 씩씩하게 걸어왔던 내가 보름 넘게 운동 못했다고 이렇게 달라질수 있었나. 병실 복도를 나름대로 걸었기에 괜잖을줄 알았는데 오산이었다. 근육이 이렇게나 빠져버렸나....
새들도 보고 물고기도 보고 활짝핀 개나리도 봉오리진 벚꽃과 매화랑 길죽한 대나무숲과 축축 늘어진 능수버들과 길게 뻗은 수양버들 개나리 닮은 새싹나뭇잎까지 자연 그대로를 보며 청소년 시절로 돌아간듯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져들었다~ 물속에 던져진 작은 바위랑 몽돌까지 중량천길이 꾸며져 있으니 밋밋하지 않고 지루하지도 않게 처음으로 중량천 걸을 걷게된 코스의 모습이였다.
둘씩 셋씩 여럿이 함께 사진도 찍고 걷다보니 배꼽이 손짓하는데 1시가 넘도록 마장동 먹자길이란 글자가 보여도 언제쯤 소식줄지 방장은 마냥 걷는다. 애기 보채듯 어디서 먹나요? 언제까지 걷나요? 물었더니 호테가 신설동에서 오고있댄다. 마장동을 벗어나 10명을 그쪽으로 데려가도 일행은 투덜거리지도 않고 잘 따른다. 드디어 호테가 보인다. 1시반이 넘었으니 일단 식당을 찾아 갔는데 고박사네 정육식당이다.
갈매기살이 180g에 38000원이라 비축금 있으면 회비 4만원씩 내고 먹으려니 총무가 안와서 모른댄다. 어쩔수없이 불고기 전골로 먹게 되었는데 따끈한 밥과 깻잎 상추까지 일품이다. 식사후 시환님 가져온 커피가 제맛이다~
식당옆 청계천 전시관엘 갔더니 우리시대에 관람하기 딱좋은 사진과 영상이다. 휴관일도 아니고 단체라서 천천히 둘러볼수 있었다. 청계고가도로 부서진 모습도 있고 양반과 주막집과 머슴도 보이고 대통령과 영부인의 개통식 참여한 모습과 지게짓는 일꾼들의 일상들이 어릴때 보아왔던 모습이기에 그 시대의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이 되었다..
밖으로 나오니 의자가 쭉 있어서 노천 카페 온듯 방장의 커피와 일일 견과류를 하나씩 나눠준다. 재빠르게 커피에 맞는 양갱이빵을 시환님이 또 한개씩 나눠주시고 얌전한 범부님 가방에 있던 래드향까지 제대로 먹고 마시며 즐거운카피 타임이었다. 봄비도 떠났고 햇볕도 반짝이고 우리끼리 나란히 앉았으니 완전 노천카페였다~ 여기까지가 한계여서 용두역까지 걸어서 7분이라니 로사랑 난 그길을 선택했고 일행은 반대길을 갔다. 은근히 민폐가 됐지만 즐거운 하루였다~
단지 아쉬운 오점은 술이다. 술에 약해 약간 취한 사바위랑 호테가 말싸움 시작이다. 개인이 있는 자리와 단체가 있는 자리랑 다르다. 우린 성인이고 남들도 인식하고 배려할줄 아는 젊잖은 어른이다. 술기운에 떠드는 단어에 민감할 필요도 없고 조심못한 말투도 문제였다. 성향이 다르고 살아온 세월이 다르지만 얼마나 힘들었기에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이곳에 푸는걸까 생각하며 안타깝기도 했다.
양쪽에 듣기싫은 잔소리를 심판관처럼 한마디씩 했더니 다행히 알아듣고 조심하겠다고 사과한다. 이제껏 쌓아놓은 인격이 한순간에 물거품 될 순간 잠잠히 절제하니 다행이었다.
앞으로 누구든 자기관리 못하고 단체에 민폐를 끼치면 돌아서라~! 지나온 세월동안 희로애락의 삶에서 도를 닦듯이 모든걸 참고 이겨낸 우리들이 아닌가. 화낼줄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나.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바다처럼 넓고 깊은 멋진 인격적 어른이 되자~! 구별할줄 아는 철든 어른이 되자~!
우리 이순의 쉼터에서 체력이나 열정은 다솜 따라 갈 사람이 없을 정도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우리는 본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자기 생활을 잘 꾸려 나가니 건강한 것 같아서... 이순의 쉼터는 명품 카페인데, 한 두 사람으로 인해서 그 타이틀이 흐려지지 않게 우리 모두 조심합시다.
다솜 님 수고 하셨습니다 퇴원 하셔서 바로 또 친구 들 보고 싶어 무리 하게 참석 하셨습니다 그래도 시환 친구 가 잘 보샬펴 주셔서 무리 없이 20.000 보 가까운 걸음 을 하셨군요 ㅎㅎ 역시 대단 함니더 그리고 후기 글 읽어 보니 못오신 친구 님 들도 금방 분위기 를 느낄것 같은 문장 으로 엮어 주셨군요 아무턴 우리 방 팔방 美人 이 확실 하심니더 ㅎㅎ
첫댓글 그날의 활동사진 보듯 세세히도 적어주셨네요
몸이 불편하신대도
그날 임시 살림 꾸리신 다솜님
수고하셨습니다
항상 즐겁게 모두를 챙기시는 범초이님의 엔돌핀이 즐겁습니다~
불편한 몸으로 고생 하셨어요 배려하지 못해미안~
방장님이 고생했죠.
마장동 근처의 불고기를 맛봤응께 고마웠지요~
느리적 거렸어두 13000보를 걸었으니 다리 근육이 플러스 됐겠죠~
못갔지만
그곳의 정경과 친구들의 마음상태까지
잘 알게끔 정리해 가록한 후기에
박수를 친다.
좋은 추억 하나 또 엮었네.
다솜과 호순등
전체글 읽어보니 컨디션이 별로 안좋은 것 같은데 분위기에 애써 동조하는 모습에
뭉클하며 박수를 칩니다.
따블 박수소리가 봄바람 타고 메아리쳐 들려온듯 신바람이 뿜뿜~~~
잃은것이 있다면 얻는것도 있다는 말이
맞는듯 얼굴은 더 얘뻐지시고 피부는 참 맑아 지신듯ㅎ
어제의 시간들이 글과함께 겹쳐지는 후기 잘 읽었습니다
함께 하신 울님들 덕분에 즐거움 만끽하고 온 시간들에 감사가 절로 입니다^^
오동통 엉덩살땜에 고관절이나 꽁지뼈 안다친것에 감사했다우~
어젠 님들 보고픈 맘에 약간 무리했는데 오자마자 퍼지게 자고나니 피곤도 풀렸다우~
회복이 덜된 몸으로 걷기방 참석한 다솜친구의 열성에 박수를 보냅니다.
어제의 하루를 함께한 듯 자세하고 예쁜 후기글이 고맙네요.
하루 빨리 건강 되찾기 바랍니다.
투닥거리는 두 친구에게 판관 노릇 했다는 대목에
웃어봅니다^^
똑똑이 같으면서도 어설픈 툴툴이들 교육이 필요할것 같아서 더 끓어오르기전 침을 놨죠~
단체라는 분위기가 중요하니까~
친구 만남이 즐거워야 행복이 스며들고 건강의 웃음꽃도 활짝 피우죠~
그런데 어젯밤 꿈에 봄시내 힐러리 울언니랑 몇사람 이순모임에서 놀러간 꿈을 꾸었어요
우리 이순의 쉼터에서 체력이나 열정은 다솜 따라 갈 사람이 없을 정도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우리는 본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자기 생활을 잘 꾸려 나가니 건강한 것 같아서...
이순의 쉼터는 명품 카페인데, 한 두 사람으로 인해서
그 타이틀이 흐려지지 않게 우리 모두 조심합시다.
어휴 이사하고 낭군 돌보시랴 바쁜 일정에 장편글 읽어주고 댓글까지 고마워요.
철들게 할 방법이 무얼까 잠시 고민했는데 충고 받아주니 반쪽철은 들었구나 생각했죠.
(로사가 내가 가야 참석하겠다니 우짜요.)
와~단편소설 한편 읽는것
같습니다 어쩜 이렇게 소상
하게 쓸수 있을까 덜렁덜렁
한줄 알았는데 참석안한 친구들도 한번에 알아볼수
있게 대단한 실력이다
작가로 제2의 삶을 도전해
보시길 ~
시환님 땜에 잘 걸었지만 힘드셨을텐데 전 편했어요.
넘어지는게 너무 무서워서 불안했거든요.
얼떨결에 데이트 겸한 나들이였답니다~^^
다솜 님 수고 하셨습니다 퇴원 하셔서 바로 또 친구 들 보고 싶어 무리 하게 참석 하셨습니다
그래도 시환 친구 가 잘 보샬펴 주셔서 무리 없이 20.000 보 가까운 걸음 을 하셨군요 ㅎㅎ 역시 대단 함니더
그리고 후기 글 읽어 보니 못오신 친구 님 들도 금방 분위기 를 느낄것 같은 문장 으로 엮어 주셨군요
아무턴 우리 방 팔방 美人 이 확실 하심니더 ㅎㅎ
금방 팔방미인된듯 기분좋은 댓글로 행복합니다~
욕심부려 나갔으니 속도를 못맞춰 쪼매 일행들에게 미안했었죠.
삭제된 댓글 입니다.
화내지 마
큰그릇으로 끌어안아야지.
술이 원인제공인거니까.
잘 알면서도 늘 배우려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만나서 반가웠어~
그정도 걸을 있다먼 당장 내일 백두산도 오를 수 있지요 ㅎ
남의 일 도와주고, 앞장서 가고, 호령하고, 정리하고, 마무리까지
일사불란한 일처리는 팔자소관이지요
그래서 목소리도 크지요 ㅎ
덕분에 따라다니는 사람은 편하고.
수고 많았습니다. 이젠 몸을 돌볼 나이랍니다 ㅎ
맘은 백두산도 쉬운데 몸이 아니라고 신호를 보내와요...
귀가 어두우면 목소리 커진다는데 원래 큰데다가 원 플라스 얹었으니
그것두 팔자인가? ㅎ
큰 목소리로 호령아닌 호령이 된당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