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99446A4F5B2665FC0E)
데뷔일에 맞춰 시작되었던 3주년 기념 전시회를 다녀온 이야기. 매우 의식의 흐름대로 진행되어 개연성이 없다. 왜냐하면 지금 아직 종강이 오지 않아서 기말 한복판에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국민정체성과 다문화 수용성에 대해서 공부해야하는데 일단 내 정체성은 캐럿3기다. 그리고 후기글 마감이 다가온다. 역시 마감은 창작의 원천이다.
사실 데뷔일 그날 당일은 다른 일이 있어서 아쉽게도 오픈을 함께 하지 못해 애매하다면 애매하다고 할 수 있는 금요일 저녁에 전시회 관람을 선택했다. 또한 이날은 특별히 꼬잉캠이 있었어서 원하는 관람객들은 직접 메세지를 보낼 수 있었는데 부끄러움이 많은 나는 다른 캐럿분들에게 그 기회를 양도했다. 후회는 하지 않는다. 이미 얼굴은 세븐틴을 덕질하면서 많이 여기저기 팔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세븐틴 봐서 행복하다는 뜻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E71C4F5B2665FE18)
나름 카메라도 가져갔었는데 제일 잘 찍은게 울고싶지않아 무대의상이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하면서도 못 봤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내가 공방 광탈 당한 날의 의상이었다. 왜냐하면 그 날 본방으로 20명만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59초를 받았거나 00초지만 20등 바깥이었거나 01이었을 것이다. 나의 폼림 실력은 순전히 세븐틴 공방으로 그 덕을 쌓았다. 그래서 난 그날 우울했기에 무대를 아주 열심히 봤었다. 그날도 시험기간이었는데. 지금도 그런데....
![](https://t1.daumcdn.net/cfile/cafe/99E8514F5B26660034)
그리고 그 의상의 주인공의 폴라로이드 사진을 보자마자 조용히 핸드폰을 들어 찰칵할 수밖에 없었다. 아주 독특해. 매력있어.
![](https://t1.daumcdn.net/cfile/cafe/994EBE4F5B26660029)
폴라로이드 S부터 찬찬히 보려고 대기하다가 발견한 쇼노트의 축하난. 괜히 저 문구가 마음에 들고 센스 넘쳐서 찍었다. 난 관리하기 힘든데 잘 살아있는지 지금 사진 보면서 후기 쓰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4EB54F5B2666010D)
아주나이스 멜빵이 무대 볼때마다 신축성이 고무줄급이라는건 느꼈지만 저렇게나 늘어날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래서 저 사진의 4초 후가 궁금하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53E54F5B2666030D)
?
![](https://t1.daumcdn.net/cfile/cafe/9982D64F5B26660524)
순식간에 트릭아트 전시장이 되었다.
내 핸드폰에 붙이고 다닌 스티커가 촉매제가 되어 어렸을 때 씽크빅은 못하고 중학생 때 구몬을 했는데 (심지어 미국구몬) 약간 그때 창의성이 죽은 결과가 이렇게 나타났다. (붙이고 바로 사진찍고 뗐습니다. 포토월에는 아무 손상 없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B6D2445B2666610D)
이제보니 티켓이 실물인지 사람이 실물인지 모를정도로 너무 잘 찍었다. 그래서 여기 이렇게 자랑해본다. 하지만 아무도 이 게시물을 보고 '앗 올해 최고의 전시회 인증 사진이야~!' 이러진 않을거라 생각된다. 왜냐면 난 변방의 외로운 캐롯,,,,
전시회는 지난 세븐틴이 걸어온 3년간의 기행을 함께 걸은 팬들과의 시간을 더 소중하고 특별하게 여기려고했던 노력이 보여졌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비하인드 사진이나 그동안 멤버들이 틈틈이 그려온 예술작품이 이를 증명한다. 뒤돌아서 지난 날들을 생각하면 정말 무언가 많이 해냈었다. 그리고 사실 시간이 지났기에 활동이 많았다기보다 활동이 너무나도 많아서 (아직도 못 본 브이앱이 몇십편,,) 시간이 많이 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3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햇수로는 4년차라서 대학으로 치면 15학번들은 벌써 졸업사진 찍고 다음 막학기를 준비하는 그럴 시기이지만.... 앗 너무 현실적인 이야기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성숙해지는 세븐틴을 보며, 그들의 무대를 보며, 노래를 들으며, 앨범을 읽으며 정말 함께 이 꿈을 꾸어 나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만큼 동일시가 된다는 것일까. 앞으로도 그들의 꿈을 계속해서 따라가면서 응원해주고 싶다. 캐럿랜드가 일종의 연초를 맞아 시행되는 덕심부흥회 느낌이었다면 이번 전시회는 하반기를 준비하는 길목에서 잠시 숨 좀 고르고 다시 덕심을 재정비하는 수련회와 같다고 비유를 들 수 있겠다. 내가 교회를 너무 열심히 다녀서 비유가 이렇게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시회를 보고 나니 이제 앞으로의 3년, 4년 그리고 이후에 있을 더 수많은 시간들, 세븐틴이 세븐틴으로 살아간 시간이 자신의 인생의 반을 차지할 때 그 너머의 순간들이 기다려진다. 그때는 또 어떻게 우리를 감동시킬까, 어떤 다른 꿈을 꾸고있을까와 같은 생각들과 함께. 그리고 그 과정에 나 또한 함께, 우리 모두 함께 있길 바란다. 비록 쉽진 않은 길이겠지만 아마 왜인지 결국 잘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지금은 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오랫동안 기다려온 순간이고 그리고 그동안 너무나도 훌륭하게 잘 해왔기 때문이다.
자신의 지난 날을 잘 정리하여 반추하고 그곳으로부터 잘못된 것은 고치고 자신을 계발하는 사람에게는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릴 것이다. 그리고 본인들의 3년간의 나날들을 정리했던 세븐틴과 기획사 플레디스는 앞으로의 날들에 대해서도 지난 3년을 돌이켜보았고 성공의 거름으로 썼으니 더 좋은 아이돌과 기획사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세븐틴의 아는 사람만 안다는 명곡 <떠내려가>에서는 시간이 물처럼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떠내려가'기 때문에 아쉬워하는 정서를 끊임없이 내비친다. 하지만 이 곡에서 그들은 시간의 흐름에 대해서 아쉬워하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과거에 머물러있진 않는다. 오히려 과거에 머무려는 노력을 하는 행위를 스스로 '잘못된 일인걸까'하면서 자조적인 태도를 내비친다. 따라서 추억은 아름다운 상태로 언제든 다시 꺼내볼 수 있게 잘 정리했음을 알 수가 있다. 그리고 이 전시회도 또 하나의 추억이 되어 언제든 꺼내볼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느끼는 바가 정말 많았지만 또다시 언어의 한계로 이 모든 감정을 글로 써낼 수 없다는 것이 나 자신에게 화가 난다. 단순히 "전시회 좋았어요."로 끝낼수 없는 그런 알 수 없는 먹먹함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계속 결론을 질질 끌고 있다. 세븐틴과 캐럿이 함께한 3년을 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갈 때는 가벼운 마음이었으나 사진, 의상, 앨범, 반지, 그림을 보고 머릿속에 집어 넣고 오니 집 가는 길이 굉장히 무거웠다. 무거웠던만큼 이 전시회가 진지했음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세븐틴을 더 응원해야겠다. 추억과 걸어온 길에 대해 허투루 넘기지 않는 태도에 다시 한 번 내가 왜 세븐틴을 좋아하고 있는지 깨닫는 시간이었다. 전시회,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