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결혼식
6월을 시작하는 1일이 길일인지 결혼식 두 건과 베어홀 연주까지 아침부터 밤 20시까지 일정이 꽉 찼다. 12시 청운교회서 열린 윤재옥 교수님 딸 결혼식은 축가가 아닌 '축하의 춤'이 준비된 결혼식이었는데 신부까지 함께 춤을 추니 축제 같아서 아주 기뻤다.
5시 30분 라움아트센터 기호성 회장 자 결혼식은 내 연주 리허설과 본 연주 사이에 잠시 다녀왔는데 이 또한 재미가 있었다. 신랑 신부가 혼인서약문을 새롭게 작성해서 읽었는데 조항마다 웃음이 담겨있었다. "가정의 행복을 위해 돈을 많이 벌어오겠다."라는 신랑의 말에 하객들이 크게 웃는다. 나도 은퇴를 앞두니 ‘돈’이란 단어가 조금 와닿기는 한다.
다음 달에는 작은 언니 딸이 결혼한다. 내가 셋째니 이제 우리 딸이 결혼할 순서다. 남자친구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내게 말을 안 하니 모르겠다. 2년 안에는 남자친구를 데리고 왔으면 좋겠다. 그때까지가 내 인내심이 작동될 것 같다. 그 이후는 내 맘에 드는 남자를 찾아 소개해 줄 거다. ㅎㅎ
오늘 베어홀 연주는 두 번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노래를 하려니 마음은 기쁘나 몸은 지쳤다. 그러나 이제는 연주의 성공 여부를 떠나 즐겁게 노래하려고 한다. 동료 연주자들과 수다도 떨고, 함께 차도 마시러 다니려고 한다.
최은순 피아니스트와 연주를 마치고 한 컷 찍었다.
늘 상량하시다.
연주화를 소중히 담는 모습에서 여성미가 철철 넘친다. 몇 년 전인가 그녀가 무대 드레스를 만지는 모습을 보고 ‘미’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라 돌체 비타는 여성 구성원이 총 4명이다.
서울대 유 교수님은 오늘 다른 일정과 겹쳐 참석을 못 했고 왼쪽부터 염은화피아니스트, 박소연 소프라노, 나 임승환, 박미란 소프라노 이렇게 사진을 찍는다.
남섬 구성원이 20명이 넘어가는 것에 비해 소수이다.
박소연 소프라노는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나왔지만, 대학은 치대를 가서 치과의사이다. 아들도 치대를 다닌다는데 너무 잘생겼다.
윤재옥 교수님 딸 결혼식 사진^^
주례를 서신 목사님 말씀이 너무 재미있어 우리 모두 결혼식 중간중간 많이 웃었다. 상대에 대한 지속적 관심을 '의심'이란 단어로 표현하고 백년해로할 수 있는 비법도 알려주셨다.
무신론자인 남편마저 저 정도의 목사님 말씀이면 신도가 될만하다 말하니 모두 상상해 보시길.
기호성 회장 자 결혼식^^
라움아트센터 예식장은 너무 아름다웠다. 결혼식장이 이렇게 황홀할 수 있을까. 잠시 식장 풍경에 마음을 뺏겨본다.
오늘 연주는 내 작시곡들만 두 곡을 선곡했다.
이남림곡 ‘바람이 부는 날’과 박이제곡 ‘위하여’이다.
객석 손님의 반은 하 교수님 대학원생들이다. 교수와 학생이 이리 다정하니 보기가 좋다.
라 돌체 비타는 사진을 일 년에 두 번 정도만 단체 사진으로 찍기로 했다. 사진이 있으면 후기 쓰기가 편하지만 아무 기록 없이 사라지는 것도 좋다.
또 밤이다..
밤새 차를 몰아 통영에 가고 싶었는데 참는다. 통영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여행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