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6시만 되면, ‘세상의 아침’이 열린다. 졸린 눈을 뜨면 귓가에 들려오는 인사말이 더욱 활기찬 아침을 맞게 한다. 맑은 세상의 아침을 전하고 사람들의 소식을 알려주는 KBS2 ‘세상의 아침’. 하루를 여는 프로그램은 활기찬 하루를 열어가는데 촉촉한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렇게 사람들의 아침을 더욱 활기하게 열어주는 순간에도 한양인의 손길이 닿고 있다. 바로 ‘세상의 아침’을 진행하는 김윤지(소비자가족주거 03년 졸) 동문의 손길. 그 날 아침 방영된 ‘맛집’을 알려달라는 말이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 같아 싫지 않다는 김 동문. “때론 아나운서라는 틀을 벗고 방송에 임해요”라고 말하는 김 동문의 이야기를 펼쳐봤다.
아나운서만 꿈꿨던 대학생활
“대학생활 동안 아나운서만 생각했어요. 수업을 듣는 동안에도, 밥을 먹는 순간에도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밥을 먹는다고 생각했죠. 심지어는 학교를 벗어나 지하철을 기다리는 순간에도 어떻게 하면 아나운서가 될 수 있을까만 생각했어요.”
인생의 길이 ‘아나운서’라고 느꼈던 김 동문이 대학 입학 때부터 아나운서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원래는 아동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유치원 선생님을 희망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가족주거학’을 공부했으며 관련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그랬던 김 동문이 ‘아나운서를 해야겠다’라고 결심한 것은 특별한 계기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하는 언론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한다.
“동화구연을 배우던 어느 날이었어요. 주변 사람들이 제가 하는 구연동화가 재미도 있으면서 들리는 목소리가 좋다고 칭찬하더군요(웃음). 평소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고민한 끝에 아나운서가 되고자 맘먹었죠. 그래서 3, 4학년 시절에는 신문방송학을 부전공으로 택하면서 언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어요. 생활대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사회대 친구들이 많다는 것이 그 예가 되겠죠?”
아나운서가 되고자 맘먹은 이후, 김 동문은 서서히 꿈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여느 학생들처럼 아나운서 아카데미를 다니기도 했고, 스터디를 조직해 관련 과목들을 공부했었다. 또, 매일 TV를 통해 보이는 아나운서들의 방송을 녹화해 발음과 시선처리 등을 연습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동문이 꿈을 이루는데 가장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은 4학년 2학기 때 입사한 경기FM의 DJ활동. 김 동문은 이 활동을 통해 대중들에게 자신의 의사를 피력하는 법을 익혔고 제작회의와 방송에 참여하면서 방송 메커니즘을 이해했다고 한다.
세상과 호흡하는 아나운서 되고파
김 동문은 현재 KBS2 <세상의 아침>과 <토요영화탐험>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입사 후 첫 시사프로였던 <시사투나잇>을 잊지 못한다. 막연히 알고 있던 사회문제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알았기 때문. 김 동문은 <시사투나잇>에서 느꼈던 사회문제들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세상의 아침>을 전하고 있다.
“시사 투나잇은 주요 현안들을 세밀히 표현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약간은 어렵다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세상의 아침은 이른 아침에 편히 볼 수 있는 정보 프로그램이에요. 뉴스뿐만 아니라 시사상식, 맛집 정보 등까지 소화해내고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세상의 아침을 가벼운 프로그램으로 이해하시면 곤란합니다. 저는 세상의 아침을 통해 최저생계비, 불우이웃의 소식을 알았기 때문이죠.”
또, 김 동문은 <토요영화탐험>을 통해 영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세상의 흐름을 알았다고 한다. 주 5일 근무제로 인해 사람들의 여가패턴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김 동문은 토요영화탐험에서 목소리 더빙 역할을 하기도 한다. 목소리 더빙을 통해 때론, 영화 속에 빠져드는 느낌이 영화를 알아간다고 설명한다.
“두 프로그램 모두 다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중요한 프로그램입니다. 단순한 정보 프로그램과 영화소개 프로그램일지 몰라도 세상을 느끼게 해주었기 때문이죠. 정세진 아나운서의 말을 인용하자면, ‘뉴스를 통해 내 자신을 돌아보고 덜 이기적으로 살아간다’라는 표현이 가장 적당한 설명입니다. 세상이라는 거울을 통해 제 자신을 반성하고 타인과 함께 숨 쉬는 아나운서가 가장 이상적인 아나운서가 아닐까요? 그리고 정해진 뉴스를 읽기만 하는 것이 아나운서의 역할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2%로 부족했던 학교생활
이렇듯 방송계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김 동문이지만, 그는 자신의 학교생활에 대해 많이 아쉬웠다고 말한다. 삼삼오오 몰려다니는 대학생들이 부럽기도 하고, 졸업 때에 하나의 통과의식이 돼 버린 본관 앞 사자상을 타보지 못했다는 김 동문. 자신의 지난 학교생활을 말하기가 머쓱한 듯 김 동문은 이것저것 생각에 잠기다 말문을 열었다.
“한 때 한양캠퍼스를 거닐었던 학생이지만, 학교에 대한 추억이 없어서 아쉬워요. 학교생활 동안 아나운서만을 생각했고 대학의 마지막학기 마저 경기FM DJ활동을 하느라 학교에서의 생활시간이 적었어요. 한양가요제에서 한양 가족들의 노래실력을 잠깐 엿보고 노천극장을 배경삼아 자장면을 먹었던 기억이 전부예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학에서의 인간관계가 동아리, 학과에서 다양하게 형성되기 보다는 관련 스터디, 학원 친구들로만 이뤄져 있다는 점도 약간은 아쉬운 부분이예요.”
실력과 꿈은 기본, 자신만의 색을 갖춰라
얼마 전, 한 취업포털사이트에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아나운서’라는 직업의 선호도가 10년 전과 비교해, 약 30% 상승했다고 한다. 이미 김 동문은 꿈을 이뤘지만, 많은 후배들은 김 동문의 길을 따르고자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본교 언론고시반에서 아나운서를 준비하지 않았던 김 동문이기에, 그가 해왔던 노력들은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
“저 역시 아나운서를 준비하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많은 부담을 느꼈어요. 아나운서가 되고자 하는 많은 후배들도 예전의 제가 가졌던 마음을 그대로 안고 있을 겁니다. 불안감을 안고 있되, 꿈은 버리지 마세요. 절대. 지금에서야 돌이켜보면 하고자 하는 마음을 잃지 않고 한 발 한 발 나아갔던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정말 불안하다면, 선배들의 다양한 경험담도 듣고 관련 서적도 많이 읽으면서 잊어버리세요.”
김 동문은 이러한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롤 모델(Role Model)을 세웠다고 한다. 바로 전설의 여자 아나운서인 백지연 아나운서와 많은 여성들의 모범이 되고 있는 김주하 아나운서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당하고, 여성의 몸이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진정한 프로 같은 모습이 그 이유.
“백지연, 김주하 아나운서는 자신만의 색이 있는 아나운서 같아요. 어떠한 상황이 닥쳐와도 자신만의 노련함으로 소화해낼 수 있죠. 이 두 아나운서 외에도 KBS의 정세진 아나운서 역시 자신만의 개성을 갖춘 아나운서 같아요. 하지만 각각 분야에서 닮고 싶은 선배들이 저말 많아요. 같이 세상의 아침을 진행하고 있는 이형걸 아나운서는 모든 방면에서 다양한 상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훨씬 수월하게 방송을 진행합니다. 또, 강수정 아나운서는 친언니처럼 주변 사람들을 잘 챙겨요. 입사동기인 노현정 아나운서는 철저한 자기관리와 매사 성실한 모습이 배울 점이죠.”
이러한 사람들에 비해 정작 본인은 남들에게 보여줄 것이 없다는 김 동문. 아직은 색이 정해지지 않아 그 가능성은 무한하다. 김 동문은 스스로 특정한 개성을 가진 아나운서보다는 시청자와 함께 숨 쉬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시청자에게 잘 보이기 위한 말보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말을 구사하는 아나운서가 본인의 할 일이라고 덧붙인다. 세상의 아침을 ‘맑음’으로 열어주는 김 동문. 김 동문과 함께하는 세상은 아침부터 하루 내내 ‘맑음’이기에 아침은 따스하다. |
첫댓글 날짜가 많이 지난 기사긴 하지만....
음.. 새롭네요..^^ 언제 기사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