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등급 이하, 6월 모의서 A·B형 다 풀어보라
■ ‘A·B’ 선택형 수능…어느 쪽이 유리할까
먼저 두 시험 난이도差 파악
희망대학의 유형 지정 유무
가산점 여부 등 꼼꼼히 따져
유리한 유형·선택과목 결정
유형별 응시자 변동 큰 변수
올해 처음으로 선택형 수능이 도입되면서 학생들의 ‘눈치 작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오는 6월5일 시행되는 6월 모의수능의 영어 유형 선택 비율은 A형 17.7%, B형 82.3%로 발표됐다. 지난 3월 학력평가(영어A형 12.4%, 영어B형 87.2%), 4월 학력평가(영어A형 12.9%, 영어 B형 86.8%)와 비교할 때, 영어A형 선택 비율이 5% 정도 소폭 상승된 수치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199개 대학의 대입 전형 계획을 보면, 수능 영어B형을 지정한 대학이 60여개교이다. 서울 소재 대학이 30개, 지방 거점 국립대가 8개, 주요 국공립대 8개, 주요 사립대 18개, 교육대 2개 등이고, 전체 입학 정원은 18만 1천 99명으로 4년제 대학 정원의 47.7%에 이른다.
◆4등급 이하 극심한 눈치작전
올해 수능 응시 인원을 대략 60만명으로 보면 상위 등급인 1등급부터 3등급까지의 인원은 13만8천여명 정도가 된다. 따라서 자신의 성적이 3등급 이내라면 B형 선택이 무난하다. 하지만 4등급부터는 A형과 B형 선택을 고민해야 한다. 이에 따라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해당등급의 학생들은 물론이고 다른 등급대의 학생들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B형 응시자가 줄면 상위 등급을 받는 인원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서울 소재 대학의 지원선은 대체로 인문계 상위 15%, 자연계 상위 20%선. 따라서 수능 성적으로 4등급대 이하를 받게 되면 현실적으로 경기권 대학이나 지방권 사립 중위권 대학 정도를 바라보아야 한다. 이 수준의 대부분 대학들은 수능 A·B형을 모두 허용하고, B형 가산점이 5∼25% 정도다. 따라서 이들 4등급대의 학생들은 극심한 선택의 갈등을 하게 된다. 현실적으로 영어A형을 응시하는 학생들의 수준이 대체로 낮으므로 영어B형에서 6등급을 받은 점수도 영어A형에서는 적어도 5등급 또는 4등급 이상을 받게 되어 가산점을 충분하게 만회하기 때문이다.
이투스청솔교육평가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4월 모의고사에서 영어 B형 6등급 커트라인이 원점수로 42점(표준점수 84, 백분위 23)이었는데, 같은 원점수로 영어A형 성적을 받게 되면 등급으로는 5등급을 여유있게 받고 표준점수 96, 백분위 47로 백분위만 비교하며 영어B형에 가산점을 100% 준다고 하여도 46점에 그쳐 영어A형 선택이 절대 유리하다.
3월 모의고사 성적으로는 이보다 더 심하여 등급으로는 2등급을 앞서고(영어B형에서 영어A형 선택 시 영어B형 6등급이 영어A형 4등급), 백분위로도 2배 이상 높게 나왔다.
◆수능최저학력 영어비중 커질 듯
문제는 영어A형으로 돌리면 분명하게 등급이나 백분위상 큰 득을 볼 수가 있지만 그렇다고 영어B형 지정 대학을 갈 수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큰 도박이 되는 셈이다. 간접적인 영향권에 들어 있는 학생들의 문제도 심각하다. 올해 6월 모의 수능까지 포함하여 영어B형 선택자를 대략 80% 정도로 본다고 하면 2등급 이내 숫자가 약 5만명 정도인데 작년 수능(영어 응시자 전체, 약 60만명 중 2등급 이내 6만5천명)과 비교하면 1만5천명이 준 것이고, 이 비율이 70%가 되면 2등급 이내 숫자가 4만5천명 정도가 되어 2만명 정도가 감소한 것으로 볼 수가 있다. 이에 따라 수능 최저학력기준 통과에서 다른 영역 비중이 커질 수가 있다. 결론적으로 6월 모의수능 이후 4등급대 이후부터 수능A형 선택에 대한 대단한 ‘눈치작전’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모든 수험생들을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들게 만들 것이다.
따라서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는 꼭 A형과 B형을 모두 풀어보아 두 시험의 난이도 차이를 파악하고 자신이 어느 유형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지를 결정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서 유형을 지정해 놓았는지, 유형 선택에 따른 가산점이 있는지를 꼭 파악해야 한다.
유형과 더불어 선택 과목도 최종 결정지어야 한다. 지난해의 경우, 수리 가·나형의 응시 인원과 탐구 영역의 선택과목 응시 인원 변동이 6월과 9월 모의평가를 거치면서 언어나 외국어 영역보다 크게 움직였다. 유형 및 선택과목간의 유불리를 따져 보고 다른 수험생보다 먼저 선택과목을 결정하여 남은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공부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