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살아가는 것은 단지 꿈에 불과한 것일까요?
도시와 생태는 모순적 관계이고 도시와 공동체는 함께 갈 수 없을까요?
우리가 매일 먹는 쌀은 어떤 과정을 통해 우리의 식탁위에 오르는 것일까요?
그런 의문들을 안고 시작한 광주전남귀농학교의 논두레가 3년째 매월동에서 사작합니다.
2011년 6월 5일 일요일 매월동 논두레 두번째 모임은 <시민과 함께하는 전통 모내기_손모심기>입니다.
매월농원을 지나 매월동 논두레 공동 논옆에 천막을 치고 행사가 시작됩니다.
광주전남귀농학교 나옥주대표님은 <매월동 논두레>는 단지 공동 농사뿐 아니라 <생태논학교>운영을 통해
농에 대한 가치를 이해하고 농업과 농촌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는 과정으로 즐거운 1년을 만들어가자고 하십니다.
매월동 논두레에 논을 빌려주신 김형수농부(15기)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농사 지을 논은 약 800평으로 네 마지기입니다.
논두레는 총 7번 정도 논농사에 필요한 일이 있을때 모여서 두레를 운영하는데
논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관리입니다.김형수논부님이 그 역할을 해 주실 것입니다.
매월동 논두레 회장을 맡은 박주민회장님이 손모 심는 법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모내기 하는 날 이른 아침에 못자리에서 모를 찌고 이를 한다발씩 묶어서 바지게에 지고 모내기를 할
논에 던져 놓었는데 요즘은 기계로 모내기를 하다보니 모가 매우 작습니다.
한번 심을 때는 모 3-4개를 잡고 너무 깊지 않게 심으시기 바랍니다.
매월동 논두레 회원들과 19기 생태귀농학교 수강생들이 참여하여 논 중앙에서 두팀으로 편을 갈라 절반씩 심기로 합니다.
마치 축구 경기처럼 중앙선에 서서 "제대로 한번 심어봅시다!!!","반갑소야!!","고생 좀 하씨요잉!!!"덕담을 나눕니다.
이번에 19기 생태귀농학교 수강생들이 모를 심으면 가을에 들어올 20기 후배들이 벼베기를 한다고 하니
더 열심히 모를 심겠다는 생각에 신이 절로 납니다.
순식간에 두 팀의 간격이 벌어집니다.
한번 허리를 굽혀 네다섯개 정도 모를 심으면 벌써 한줄이 심어집니다.
텅 비어있던 논에 푸른 모가 희망처럼 늘어갑니다.
엄마를 따라온 어린이도 제 몫을 제대로 해냅니다.
태어나서 처음 하는 모내기가 서툴기만 하고 어른들의 모심는 속도를 따라가기 바쁘지만 즐거운 경험입니다.
(우리들 어린 시절에는 모내기 할때 아이들은 모쟁이를 하거나 못줄을 잡거나 아니면 새참을 나르는 잔심부름을 도맡아 하였지요)
대부분 어린 시절에 모를 심어보고 20~30년 만에 모내기를 한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장화 없이 어떻게 논에 들어갈까했는데 맨발로 논에 들어가니 논흙의 감촉이 매우 부드러워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쪽 농부들도 열심히 모를 심습니다.
막걸리를 한말 가지고 오신 이동원(19기)님은 한번에 서너 사람 몫을 심는 모내기의 달인입니다.
"지도 한 몫 지대로 하고 있지라우!!" 엄마를 따라온 어린이가 어른들 틈에서 열심히 모를 심습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어린 모를 땅에 심습니다.
아마도 모를 심은 오늘의 경험이 온몸에 뜨겁게 저장되어 그를 생명을 살리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할 것입니다.
쪽빛 생활한복이 잘 어울리는 두 사람은 부부입니다.
작년에 청풍동텃밭과 논두레에서 맺은 인연이 이번 무등농장텃밭과 매월동 논두레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꿈을 꾼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부부가 함께 꿈을 꾸고 함께 실천하는 것은 가장 빛나는 풍경입니다.
농사는 예술입니다.
농부는 오랜 시간 정성을 쏟아 이삭 하나를 창조해 냅니다.
오늘 심은 모가 자라 뿌리를 내리고 새끼를 쳐서 논이 푸르러지면 도시의 풍경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새로운 미를 선사합니다.
농사는 예술입니다.
논농사는 혼자서 할 수 없고 이웃과 이웃이 함께 힘을 모아 만들어가는 관계의 예술입니다.
한손에 모를 들고 허리를 굽혀 다른 손으로 모를 심는 행위가 반복되면서 모내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내 옆에 있는 동료가 못다 심은 곳은 내가 몇개를 더 심어주면서 호흡이 일치를 이뤄가면서 일이 작은 축제가 됩니다.
모내기는 종합 예술입니다.
논에 들어가 모를 심는 사람들 뿐 아니라 모판을 옮겨 모내기꾼을 돕는 사람도 한몫을 합니다.
모쟁이로 수고하는 두 분은 용봉초등학교에 근무하며 학교텃밭을 인연으로 논두레에 함께 하시고 있습니다.
논에 가득한 사람들 풍경은 손으로 모를 심는 풍경만큼이나 낯선 풍경입니다.
한국의 자본주의는 농촌의 희생과 농민에 대한 약탈을 통해 성장해 왔기에 농촌공동체는 파괴되어 버렸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내기를 하던 공동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역할을 이제 기계가 대신합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모를 심습니다.
허리를 굽혀 신에게 경배하는 것처럼 논에 심은 모들에게 경배합니다.
쌀 한톨에는 농부의 땀이 일곱 근 들어있다고 하는 옛말처럼 (一米七斤) 온몸에 땀이 비오듯 쏟아집니다.
김형수농부의 아랫 논은 이앙기로 모내기를 합니다.
기계는 50여 명의 농부들이 오전내 할 일을 20여 분 만에 해치웁니다.
이앙기와 두레 공동체에 대해,석유 기반 농업과 탈석유 농업에 대해,현대 농업과 전통 농업에 대해 생각해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논두레는 논농사를 함께 지으며 벼농사에 대해 배우고 전통 농업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모임입니다.
함께하는 논두레 노동을 통해 함께 농사 짓는 즐거움을 몸으로 배우는 모임입니다.
20년 전만 해도 낯익은 풍경들이 이제 오래된 미래처럼 낯선 풍경이 돼 버렸습니다.
자! 끝나갑니다.
하루 종일 걸릴 것 같았던 모내기가 오전에 끝납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밥은 씻나락을 골라 소독하고 볍씨를 뿌려 모을 기르고 논에 심어서 생명을 얻습니다.
광주전남귀농학교 나옥주대표님이 뿌뜻한 마음으로 모내기의 마지막 순간을 살펴봅니다.
풍년의 순간을 상상하며 마지막 모내는 회원들을 독려합니다.
모내기가 끝나고 모두들 함께 둘러 앉아서 모밥을 먹습니다.
19기 후배님들이 준비한 막걸리와 논두레에서 준비한 막걸리를 함께 마시며 풍년을 기원합니다.
모내기를 함께한 사람들 얼굴에는 오래간만에 직접 내손으로 모를 심은 성취의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모밥을 먹고 잠시 논두렁 음악회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 사람이 오늘 심은 모에게 에너지를 주는 멋진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매월동 논두레_생태논학교 두번째 모임 중계를 마칩니다.
함께 하신 분들,,고맙습니다.
중계.끝.
첫댓글 손모심기에 마음으로 몸으로 함께 해주신 19기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논농사두레방에 있는 그날의 사진과 글을 옮겨 놓습니다.
함께 흘렸던 땀방울 만큼 19기의 애정도 깊어지리라 믿습니다.
정말 보기 좋은 광경입니다 현장에 있는 듯 생생히 전해져 옵니다
그날이 엄청 더운날이었는데, 참으로 고생 많았습니다
아침 일찍 무등농장 풀을 베고 모내기 현장으로 갔는데,,,사진 찍는다고 모는 조금 심었는데,,,온몸에 땀띠인지,풀독인지 살구꽃처럼 피어서 주사 맞고 약 먹느라 좋아하는 술도 못마시고 있습니다.철균씨가 브르조아지라고 놀립니다.
멋있습니다..아름다운 풍경이네요..
모내기날 어케 지났는지 모르겠어요??? 전날의 주독으로 그래도 30년만에 모내기 해봤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반찬 만들고, 1만원이나 들여 물장화까지 사서 갔는데, 아뿔사 뻘밭같은 흙이 발을 잡아 흙과의사투,결국엔 맨발로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풀샸은 모심는 손만 나왔네용 ㅎ, 저 못찾으신분들 파란모자에 빨간셔츠 체크반바지예요
전날부터 먹었던 감기약과 막걸리로 거의 반은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으나 끝내 놓고 나니 가을 추수가 걱정반 기대 반입니다. 어설픈 실력이었지만 잘 자라 주길 덜 자라 여리게만 보이던 모에게 우리 19기의 기를 모아 보냅니다. 제발 잘 자라 주길~ 참참참 한다!!!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