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남리 대섬(竹島)
대섬(竹島)은 고성군청에서 서남쪽으로 1km 지점에 위치한 남북 0.4km, 동서 0.1km의 돌섬으로 현재는 육지화되어 고성읍 수남동 79번지상에 가옥이 들어서 있으나 조선말기(朝鮮末期)까지만 하여도 바닷물에 둘러싸인 섬이었으며 대나무숲과 아름드리 포구나무 등 잡목이 우거져 하늘을 가렸고 갈가마귀떼가 몇 백 마리씩 날아와 서식하던 곳이기도 한다.
섬지방 고깃배들이 와서 정박하여 물물교환을 하기도 하고, 특히 바람이 세차게 불어 나뭇가지가 휘는 날이면 선박들의 긴급 피난지로서의 역할도 하였으나 평소에는 한적한 바닷가 경치가 좋기로 유명하여 섬 위에 정자를 짓고 시인묵객이 거쳐가면서 한 수의 시(詩)와 그림을 남기던 곳이기도 하다.일찌기 고려 공민왕때 중랑장(中朗將)이던 호은(湖隱) 허기(許麒)가 신돈(辛旽)의 부정을 공박하는데 가담했다가 유배(流配)와서 더욱더 알려지게 되었고, 조선 태조 이성계가 호은 선생을 다시 중용하려 하였으나 선생은 불사이군(不事二君)의 대의(大義)를 몸소 실천하여 대섬에 은거하니 고을의 원님이나 양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호은 선생께서는 춘추 70이 넘어 돌아가시니 김해허씨(金海許氏)의 고성지방 중시조이시다. 후손이 집터에 비를 세워 지금도 후덕(厚德)을 기리고 있는데 선생의 한 많은 일생을 알리기라도 하는 듯 밤이면 집터에 도깨비불이 자주 나타나고 그때마다 비(雨)가 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