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68) 전 한나라당 대표가 경남도지사 출마를 접고 창원시장 선거 출마로 선회함에 따라 경남도지사 선거와 창원시장 선거가 새롭게 판이 짜이는 등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경남도지사 경선은 홍준표(60) 지사와 박완수(59) 전 창원시장 간 양자 대결로 재편됐고, 창원시장 선거도 안 전 대표의 가세로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지금까지 여권 경남지사 후보 경쟁은 홍 지사, 박 전 시장, 안 전 대표의 3파전 구도였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빠짐에 따라 당내 경선은 홍 지사와 박 전 시장의 맞대결로 치러지게 됐으며, 안 전 대표를 지지하던 표심 향방이 큰 변수가 됐다.
최근 3개월 동안 경남을 순회하며 여론을 살펴 온 안 전 대표는 홍 지사에게는 각을 세워 온 반면 박 전 시장에게는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 왔고,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박 시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 전 대표를 지지한 표심이 박 시장으로 옮겨갈지는 미지수다.
홍 지사는 이와 관련, 최근 "정치에서는 1 더하기 1은 100도 되고 1000도 될 수 있지만, 반대로 0이나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며 두 사람 간 연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홍 지사는 앞서 "선거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기사가 커진다"며 "도지사 선거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장수 경남도 공보특보도 "후보들 간 합종연횡에는 관심이 없다"며 "홍 지사는 도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며 그동안 견지해 온 무대응 전략을 그대로 유지했다.
"내 갈 길만 가겠다"는 홍 지사는 이날 오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글로벌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투자 유치를 요청한 미국 폭스(FOX)사 사장단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는 등 도정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시장직을 사퇴한 박 전 시장은 이날 오전 9시 도지사 후보 가운데 가장 먼저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곧바로 진주로 출발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박 전 시장은 후보 등록 뒤 진주시청에서 진주의료원 정상화 해법을 제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홍 지사가 폐원시킨 진주의료원을 재개원하겠다고 밝혔다. 진주의료원 재개원 문제를 쟁점화시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창원시장 선거전도 '예상 밖의 인물'이 등장하면서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
창원시장 예비 후보들은 안 전 대표의 갑작스런 선회에 대해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 주자들 사이에서는 안 전 대표가 인지도는 높겠지만 지역을 위해 한 것이 없어 지지도는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배종천 창원시의회 의장은 "완주하기 어렵다고 본다. 선거 구도에 미칠 영향은 경미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지역대결 구도에도 변화가 왔다.
김오영 도의회 의장을 중심으로 한 옛 마산지역 인물과 배종천 창원시의회 의장, 이기우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배한성 전 창원시장 등 옛 창원지역 인물과의 지역대결 구도 양상에서 마산지역 출신의 '중량감' 있는 인물이 가세함으로써 옛 마산 대 옛 창원의 대결이 더욱 첨예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마산고 출신의 안 전 대표가 출마선언을 함으로써 그동안 출마를 저울질해 왔던 동문 출신의 윤한홍 경남도 행정부지사의 운신 폭이 좁아졌다.
이들 후보 간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어 앞으로의 판세는 더욱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상규·김진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