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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숙은 핸드폰 알람 소리에 일어난다.
사실 알람 소리에 깬 것이 아니라 밤새 뒤척이다가 깨어 있는 상태에서 알람소리를 기다린 것이다.
간밤에 등산 갈 채비는 모두 하였지만 그래도 일찍 일어나 화장을 제대로 하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일어났다. 잠자면서 언뜻언뜻 들렸던 빗소리가 궁금하여 창문을 열어 보니 비는 오지 않고 구름만 약간 낀 상태이다. 오늘 산행은 그와의 세 번째 만남으로 여전히 가슴 설레는 것은 또 다른 이성에 대한 야릇한 호기심과 관심만은 아닐 것이다. 그와의 첫 번째 만남 역시 산행을 통하여 알게 되었지만 그에 대한 첫 인상이 너무 좋아 세 번째 만남까지 이어진 것인데 사십을 훌쩍 넘어 내일 모레면 오십 줄에 접어드니 또 다른 이성에 대한 관심이 부쩍 깊어졌다. 이 나이에 이러한 만남이 설사 잘 못 된들 얼마나 잘 못 될까하는 생각도 있다. 현숙은 보온병에 커피를 담고 오이와 과일, 쵸콜렛 그리고 도시락을 싸서 등산 가방에 넣으며 부산을 떨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린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혜숙 언니의 전화다.
동사무소 봉사 활동으로 수년 전부터 알고 지내왔는데 그녀의 성격이 차분하고 조근 조근 말하는 예쁜 마음씨를 가진 언니이기에 현숙은 혜숙을 누구 보다 잘 따른다. 혜숙의 신랑은 회계사이고 그녀 역시 평범한 주부이지만 가끔 골똘히 생각에 잠기는 것을 보면 그녀에게도 무언가 잃어버린 것을 찾는 듯한 갈망이 있어 보인다. 언젠가 봉사 활동이 끝나고 회식하는 자리에서 왁자지껄하는 소리 사이로 누군가 첫사랑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이리하여 회식 자리는 금세 첫사랑 이야기로 화기애애하였고 이때 옆에 있던 혜숙 언니가 첫사랑에 대해 이야기 한것을 들은 적 있다.
"현숙아, 나 지금도 기억해. 그 뒷동산 ."
"그 때는 철부지였지. 우리 동네에 뒷동산이 있는데 둘이 뒷동산에 자주 놀러 갔었어.
어리니깐 어른들 눈도 있고 해서..."
"그 때 나도 그를 좋아 했었는데..."
혜숙은 천정을 응시하며 어렸을 때 추억을 한숨과 함께 토해 놓는다.
"4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한 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가끔 생각나.
어떤 날은 정말 보고 싶기도 하고...
그것이 나의 첫 사랑일까? ㅎㅎㅎ "
그런데 현숙은 이러한 언니를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
"언니. 그 첫사랑이 언니 밥 먹여 줘?"
현숙이 혜숙 언니를 빤히 보며
"그 사람은 언니 기억이나 할까?
잘 해주는 형부나 잘 챙겨."
현숙은 소주잔을 들다 말고 혜숙에게 눈을 홀기듯 하면서 한마디를 더 한다.
"에공~~ 형부 바람날라."
물론 혜숙의 생활 형편이 남들 보다 나을 뿐만 아니라 남편도 속 썩이지 않았고 아이들은 또한 곧게 성장하여제 나름대로 몫을 다해서 달리 걱정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현숙이 보기에 쓸데없어 보이는 것에 마음을 두는 듯 하였다.
이러한 언니에게 현숙은 퉁명스럽게
"언니 지금의 사랑도 다 못해서 아쉬운데....
첫사랑? 하하하
첫사랑? 난 기억도 없어. 따분하게 무슨 첫사랑이야."
핀잔을 주었던 언니의 첫사랑 이야기는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었고 그래서 머리도 식힐 겸 두 번 만난 그 이를 소개도 할 겸해서 며칠 전부터 산악회 등산에 관해 이야기를 하였고 이에 언니도 참석하겠다고 하였기에 언니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던 참이었다. 하지만 언니는 급한 일로 같이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아쉽지만 다녀와서 산행 이야기를 해주겠다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사실 오늘 산행에서 그 사람에 관해 며칠 전부터 언니에게 자랑 해온 터라 그 사람을 보여주고 언니에게 그이의 됨됨이를 물어 볼 생각이었는데 갈 수 없다니 소용없는 일이 된 것이다.
이천십년 구월 이십육일 오전 열한시.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 무릉계곡 입구 매표소.
네 시간 반을 달려 온 관광버스는 등산객들을 주차장에 내려놓고 긴 휴식을 위해 어디론가 사라졌고
등산객들은 삼삼오오 무리 지어 매표서 입구에 모였다. 구월 하순의 날씨는 비록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하지만 한 낯의 더위는 예사롭지 않아 볕이 따갑다. 벌써 먼 산의 푸른 옷은 붉게 물들어 있었고 그 여세가 차츰차츰 산 아래로 내려오는 듯하다. 먼 하늘엔 뭉게구름이 뭉쳤다가 흩어지고 다시 뭉치고 또 흩어지고 하늘을 가득 메운 고추잠자리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또 모이고 하늘을 빙빙 도는데 등산객들 역시 푸르고 붉고 연하고 진한 형형색색의 등산복으로 꾸역꾸역 매표소 입구로 모여들고 또 흩어지고 한다. 석규는 현숙을 찾아 두리번거린다. 관광버스를 같이 타고 온 처지지만 산행시에도 떨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에 등산로 입구에서 부터 그녀를 찾는다. 무릉계곡으로 이르는 길은 그다지 좁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여러 명이 무리지어 갈 수 있을 만큼 넓지는 않다. 여러 무리의 등산객들은 제 각각 하고 싶은 이야기로 왁자지껄한데 무릉계곡 반석이 보이는 곳에 이르자 큰소리의 이야기꾼들도 두서너 명으로 나누어 서로 서로 담소를 나누게 되고 자연히 주위는 재잘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석규는 현숙에게 말을 건넨다.
"어때 산들이 푸른 옷을 벗고 붉은 옷으로 갈아입잖아."
"오기를 잘 했지요.
산에 오면 온갖 잡생각이 사라지고 공기도 좋아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아요."
현숙은 공기를 들어 마시는 시늉을 하며 석규를 바라본다.
"이 때가 되면 옛 생각이 많이 나. 이곳은 추억이 많은 곳이라서...
그러니까 초등학교 육학년 때 이곳으로 수학여행 왔지."
첫 나들이라 꽤 먼 길로 생각 되던 그런 시절이었어."
현숙은 석규의 얼굴을 빤히 보면서 무엇을 이야기 하려는지 궁금해 하는 표정으로
"석규씨 이곳 출신이세요."
"응."
"수학여행이 일박이일이었는데 옛날 삼화사 근처에서 숙박을 하게 되었어."
"저녁을 먹고 선생님들은 우리들을 방에서 나오지 못하게 엄중하게 말해 놓고선
아마 선생님들 끼리 술 한 잔씩 하셨을 거야."
"이런 것을 우리 악동들이 모를 리 있나. 그래서 악동 몇 명이 어느 여학생들 방으로 쳐들어갔어."
현숙은 재미있다는 듯 멈춰 서서 그의 얼굴을 보며 두 귀를 곧추 세우는데
"그 때 나도 거기에 있었지. 근데 거기에 내가 관심 있던 여학생이 있었던 거야.
그런데 그날 밤 방에 침입도 못한 채 호들갑만 떨다가 선생님께 들켜 된통 혼이 난 기억이 있어.
근데 그 여학생이 고등학교 때 우리 동네로 이사 왔어."
이 때 총무가 뒤 떨어진 우리를 향해 손짓하면 빨리 오라고 한다. 둘은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길을 재촉하는데 앞서간 회원들은 구불구불한 길에 보일 듯 말 듯 늘어진 소나무 숲 속으로 가을을 이고 지고 등짐을 지고 간다. 선두는 하늘문에 멈춰 서서 우리를 기다리는데 성미 급한 회원은 벌써 양말을 벗고 계곡물에 발을 담근다. 하늘문에서 휴식 후의 산행이라 그다지 힘들진 않지만 길이 좁아져 석규와 현숙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하기도 하며 오르다 보니 일행과 또 멀어졌다.
현숙은 그 여학생 이야기가 궁금하여 재촉하는데 석규는 재미있는 이야기는 나중에 듣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하며 하산 길에 해주겠다고 말한다. 실 석규는 현숙에게 첫사랑이야기를 더 해도 되는 건지,
여기서 멈춰야 득이 되는지 생각 좀 해볼 요량이다. 왜냐하면 세 번째 만나는 현숙이가 석규의 첫 사랑 이야기를 듣고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지만 마음속으로 싫어할까 하는 염려가 있기도 하여서다. 그러면서 대신 우리 마누라 이야기 하나 들려줄게 하며 말을 건다. 석규는 그녀의 동의를 구하느라 현숙의 얼굴을 보는데 그녀는 아무 말 없이 가볍게 고개만 끄덕일 뿐이다.
"여자란 정말 알 수가 없어."
"이건 정말 실화인데 우리 집사람 도대체 알 수가 있어야지."
"우리 집에 홍 미란이라고 하는 처녀가 있어.
이 처녀는 조선족이지. 오년 전에 우리 집으로 시집 온 거야."
현숙은 무슨 뚱딴지같은 이야기를 하는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 하며 그의 말이 이어지기를 기다린다.
"내가 십오여 년 전부터 무역일로 자주 중국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이 아가씨를 육년 전 광조우에서 처음 만났어. 세 번째 만나는 날 동관의 거래처를 이 아가씨와 방문하게 됐어, 어설픈 중국어로 계약 할 수는 없잖아. 그래서 계약 시에는 반드시 통역이 필요했어. 일이 잘 되려고 그러는지 잘 안 되려고 그러는지 그 날 제법 큰 수출 오더를 받은 거야. 이렇게 큰 오더는 처음이었어. 그래서 다른 곳은 갈 필요도 없었어. 왜냐하면 그것은 내가 생산 할 수 있는 능력 밖이었거든.
도착하던 날 오더도 받았는데 일정은 남고. 그래서 나는 생각했어. 어떻게 하면 일정을 채울까 고민도 했지. 그래서 미스 홍에게 이런 사실은 이야기 했고, 미스 홍과 나는 마음이 맞았어.
사실 미쓰 홍은 일 년 전부터 중국 측 사정을 점검하고 메일을 주고받은 관계인데다
또 세 번 만난 사이였기 때문에 그다지 서먹하지는 않았어.
이리하여 우리 둘은 광조우에서 늦은 비행기를 타고 계림으로 간 거야.
사실 말이야, 나는 동남아 출장 갈 때도 오전부터 상담하여 오후 네 시까지 상담하고 른 나라로 이동 할 때는 항상 늦은 저녁 비행기를 타고 다닐 정도로 나 스스로에 대해 엄청 엄했던 시절이야."
근데 웃기지 않니? 늦은 저녁 비행기를 타고 계림으로 관광이라...
그것도 어여쁜 아가씨와 함께...."
현숙이 가만히 듣고 있다가
"그렇게 해도 되는 거예요?"
" 물론 안 되지."
"근데 나는 비행기만 타면 미쓰 홍과 자연스레 내가 품은 꿍꿍이가 잘 풀릴 것 같은 예감이 있었어.
그렇다고 속마음을 보여 줄 수는 없잖아. 음훙한 늑대처럼 계책을 숨겼지..."
현숙은 석규의 얼굴을 쳐다보며 다그쳐 묻는다.
" 그래서 소원 성취한 거야요?"
" 근데 가만히 들어 봐."
"계림에 도착하니 밤 열시 반이었어.
그래서 호텔에 여장을 대충 풀고 늦은 저녁 식사를 하게 된 것이야. 물론 미쓰 홍과 함께 불고기에 소주를 취할 정도로 먹었지. 중국에 한국 음식점도 많이 있잖아. 서론은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미스 홍을 구슬려야 되잖아. 근데 첫 마디가 나를 혼란스럽게 만든 거야."
석규는 하늘을 바라본다. 어디서 이름 모를 산새가 푸드덕거리며 한마리가 날자 뒤이어 다른 한 마리가 따라 난다. 둘은 분명 한 쌍일 것이다. 뜸 들이는 석규의 얼굴을 바라 보는 현숙은 침을 삼키며
"뭐가 혼란스러운데요?"
"나는 점잖게 이야기 했지. 여기까지 와서 굳이 방을 두개 쓸 필요는 없잖아?
이렇게 말하니까. 미쓰 홍이 말야."
"사장님 그런 여자 원하세요? 그런 여자 원하시면 내가 불러 줄 수도 있어요.
내가 그렇게 보이세요?"
"난처하잖아. 속으로 그러면 왜 따라 왔어.
이런 소리가 목구멍을 막 빠져 나오려고 하는데 그래도 품위도 생각해야 되잖아.
그렇다고 그런 여자 원한다고 하면 미쓰 홍을 내일 어찌 볼 것이며 앞으로 메일을 어찌 보낼 수 있겠는가 말이다. 낌새는 사실 광조우 공항에서 이미 알아 챘었어. 공항 출국장에서 호텔을 예약하는데 방을 두개로 하잖아. 예약하는 정도의 간단한 중국어는 나도 할 수 있고 알아 들을 수도 있단 말이야.
하지만 계림에만 가면 어쨌거나 일은 술술 풀릴 줄 알았어. 이렇게 해서 둘은 각자의 방에서 자고 일어나. 아침에 미스 홍의 얼굴을 보자니 참 묘한 생각이 들었어. 나는 나 자신을 멍청이 늑대라고 생각했지.
우리 안에 가둬둔 양 하나 제대로 해치우지 못하는 바보 멍청이. 아침을 대충 먹고 계림의 강으로 관광을 갔지. 그강을 따라 내려가는 관광 코스는 기기묘묘한 형상의 산으로 아름답지만 아무 말 없이 강산만 쳐다보는 것도 큰 고역이었어. 이런 날을 이틀씩이나 보냈으니 관광으로는 최악이었지.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야.
통역 수고비를 삼일 치나 지불하고 미스 홍을 광조우로 가는 비행기를 태워 보내고 나는 상하이 비행기를 탔지. 광조우 일정은 하루 상담에 이틀 관광으로 마치고 전시회에 참석하고자 상하이로 온 것이야.
물론 상하이는 애초부터 출장 계획에 있었던 것이지. 중국 시장이 최근 급성장 하다 보니 이제는 규모가 큰 세계적인 전시회가 중국 각처에서 열리곤 해. 전시회에서 같은 업종의 중국 상하이 지사장을 그 곳 그의 부스에서 만났어. 우리는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정도의 친구지. 그래서 그 친구와 한국 음식점에서 저녁 식사를 거나하게 하고 호텔로 돌아 왔지. 식사를 하면서 술을 적당히 했는데, 취기가 좀 있었어. 출장 시 저녁 늦게 호텔에 돌아오면 집으로 전화하는 버릇이 있어. 그 날도 집사람에게 전화를 했지.
대부분의 이야기는 그 날 상담한 내용이든가 회사 일에 관련 된 이야기를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날 따라 뭐 했냐고 집사람이 묻잖아. 그래서 어떨결에 오늘 오후에 계림에서 돌아 와서 상하이 전시회 참관하고 지금은 호텔이라고 말했지."
집사람의 목소리가 떨리면서 약간 경직된 느낌을 받았어.
"계림은 왜요."
"놀러"
"누구랑요?"
"미스 홍이랑"
"재미있었겠네요."
"응"
"알았어요. 나 지금 바쁘니까 내일 공항에서 봐요."
"이 일로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벌 받는 심정으로 십 여일을 보내게 되었는데,
억울하잖아. 난 아무 일도 없었는데 말이야. 아무리 이야기해도 안 믿는 거야, 아니 못 믿겠다는 거지.
호텔 지불 계산서를 보면 그날 방값이 두개로 결재 된 것을 알 수 있는데도 말이야.
웃기는 것은 그로부터 이십 여일이 지나서야. 아마 카드로 결재된 금액을 입금해야 될 시점인 것으로 짐작해. 이렇게 돈을 펑펑 들여 비행기 타고 계림까지 가서 호텔에서 그것 하나 못 해치웠다고 막 화를 내는거야.참 나 해치우란 뜻인지 아니면 해치우지 말란 뜻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돼."
석규는 현숙의 답변이라도 들어 보고 싶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보는데 현숙은 고개를 다소곳이 숙여 뭔가를 생각하다가
"여자는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일단 돈이 아깝잖아요.
해치우는 것이 정답은 아니지만 그렇게 많은 돈을 지불하고 나서 아무 성과도 없었다면 여자 입장에선...."
석규는 무슨 자랑스러운 일인양 침을 한 번 꼴깍 삼키고 계속 말을 잇는다.
"지금부터 진짜 재미있어."
"중국 출장에서 돌아 온지 두 달 며칠이 지났을 거야.
첫 수출을 하게 되면 보통 물건 받고나서 며칠 후에 다시 방문하게 되지.
물품은 잘 받았는지. 또 현물과 사양이 맞는지, 정상적으로 사용하는지 점검하러 방문하는 거야.
혼자 가기도 심심하고 또 지난 번 계림 사건도 있어 미안하기도 해서 마누라와 여행 겸 이 회사를 방문하기로 했어. 방문 일정을 거래처에 통지하고, 마누라와 홍콩으로 날아 쇼핑도 하고 밤거리도 거닐며 하룻밤을 보냈어. 다음날 고속버스를 타고 동관에 도착했지.
같은 중국 땅이지만 입경 절차도 있고 귀찮은 점도 있지만 어차피 여행의 목적도 있잖아.
버스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거래처에서 예약한 호텔에 투숙했어.
거래처에 호텔에 도착했다고 연락을 하였더니 금방 사람을 보내겠다는 거야.
로비에서 사람을 기다리는데 잠시 후 거래처 직원과 미쓰 홍이 들어 오잖아.
나는 정말 놀랬어. 순간 앞이 캄캄해지더군.
이렇게 여기까지 와서 마누라 앞에서 미쓰 홍을 만나다니..."
석규는 하늘을 바라보는데 나무가 울창하여 나무 가지 사이로 잔뜩 흐린 구름이 언뜻 보였다.
현숙은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대처했는지 궁금하여 다그쳐 묻는다.
"그래서요."
"너무 어색해서 아무 말도 않고 있는데 미쓰 홍이 마누라한테 '안녕하세요.미쓰 홍입니다.' 이렇게 인사를 하잖아.
그래서 나는 얼떨결에 인사를 받게 됐지만, 마누라는 아주 품위 있는 행동과 교양있는 목소리로 답례를 하는데 순간적이지만 우리 마누라 정말 멋져 보였어.
근데 그들이 돌아가고 저녁식사 시간까지 시간이 좀 있어서 호텔방에 둘이 있는데 그 때 집사람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보았어. 미스 홍이 옆방에 있으니 가라면서 베개를 던지면서 앙탈을 부리는 거야.
그런데 난 말이야, 일 다 끝내 놓고 큰 오더 받아 놓고 그것도 지척도 아닌 이국 땅 중국에서 또 그리고 미수에 그쳤잖아... 조금은 억울했지만 워낙 크게 밀리니깐 아무 소리 못하고 일방적으로 당했지."
"현숙은 어떻게 생각해."
석규는 자기의 처지를 이해 받을 생각으로 현숙에게 물어 본다.
"글쎄요. 그런데 남자들은 다 왜 그래요? 꼭 혼자 두면 사고를 친단 말예요.
그냥 일 잘 마치고 시간 남으면 혼자 여행하면 안 돼나요?"
"그렇게 하는 것이 원칙이지. 그런데 남자들은 다 그래. 왜냐하면 말이야...... "
"........."
"현숙이도 알면서..."
"어쨌든 이박삼일의 일정을 마치고 공항으로 돌아가려는데 거래처 사장이 리찌라는 중국 열대 과일 한 박스를 주는 거야. 밤송이 같이 털이 송송 나있는 과일인데 제철이 되면 옛날 서 태후도 리찌을 먹으러 이곳까지 왔다 그래. 물론 미쓰 홍은 마누라에 혼나고 울면서 돌아갔지만 말이야.
우리 마누라 정말 웃겨. 이박삼일 동안 아무 내색도 없이 미스 홍의 통역을 들어가면서 잘 보내다가
마지막에 통역 수고비를 주면서 그렇게 심하게 딱아 세우는 걸 봤을 때, 내 신세가 참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었어.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호통이 끝나기만 기다릴 수 밖에 없었어.
미스 홍이 안스럽다 생각이 들면서도 말이야. 미스 홍은 속으로 나를 엄청 원망했을 거야.
명분이 없어 말려 줄 수도 없고, 일은 내가 벌려 놓고. 사실 계림에서 헤어지면서 미스 홍이 나에게 묻더구만. 한국에 돌아가면 사모님께 계림에 둘이 같이 갔다고 말 할 거냐고. 그래서 의기양양하게 말했지. 그렇게 할 것이라고. 그 당시에 나는 이렇게 생각했었어. 울 마누라 외국 가서 돈 벌어 오는데
이런 것 가지고 설왕설래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고 우리 마누라는 통이 크니까 이해하리라 생각했지.
한국도 아니고 외국에서 일 벌이는데 하면서 말이야. 참 나는 바보야. 뭣 때문에 거래처 사장에게 통역을 구해 놓으라고 말했는지 모르겠어. 미쓰 홍은 아니 되고 다른 통역을 구해 놓으라고 미리 말이라도 했으면 됐을 텐데. 미쓰 홍은 광조우에 살고 거래처는 동관에 있으니 나는 안심한 것이야.
택시로 두 시간 반 정도 거리이지. 설마 그렇게 먼 거리에 있는 미쓰 홍을 통역으로 불렀으리라고는 미처 생각치 못 했어."
"그런데 홍 미란이 시집 왔다는 말은 무슨 뜻이지요."
현숙이 홍 미란 시집 왔다는 얘기가 궁금하여 잊지 않고 물어본다.
" 응 그것은 말이야... 리찌를 그냥 들고 들어 올 수 없잖아.
다시 홍콩에서 하루를 자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여정이었어.
홍콩의 호텔에서 먹을 수 있을 만큼 둘이서 먹었지. 그래도 그 많은걸 다 먹진 못하였어.
동식물은 검역을 하지 않으면 통관 할 수 없기에 우리는 마약 밀수하는 사람처럼 남은것을 옷 가방에 숨겨 몰래 검색대를 통과해 가져 온 것인데 열매가 얼마나 맛이 있던지...
그래서 우리 마누라 먹고 남은 열매 대 여섯 개를 화분에 심었어. 우연찮게도 그 중 한 개가 뿌리를 내려 건실하게 크고 있어. 우리 마누라 어떤 화초 보다 애지중지하지. 중국 남방지역과 기후를 비슷하게 하려고 무지 애써. 그리고 근사한 이름까지 붙였어. '홍 미란'. 일도 못 치룬 홍 미란 하면서 말이야.
우리 마누라 정말 웃겨. 홍 미란에게서 열매를 보려고 하는 눈치야. 그렇게 구박을 주면서도 말이야. 하하하. 근데 난 정말 바보였어. 내가 미쓰 홍을 세 번째 만나는 날, 그녀는 알 듯 모를 듯한 말을 했어.
'중국에 자주 오시면 내가 차를 몰고 사장님 마중하면 얼마나 좋겠어요.'
이렇게 말한 것이 나중에 기억나잖아.
계림에서 그녀의 말이 무엇을 뜻했는지 그 때 알았다면, 나는 분명히 해치웠을 거야.
내가 미쓰 홍을 꼬드긴 게 아니고 이것은 분명 그녀가 나에게 떡밥을 던진 것인데 내가 멍청해서 그 의미를 알아채지 못하여 헛탕을 친거였어. 하지만 사실 내가 알아차렸더라도 스폰서 역활을 할 정도는 아니었고 그저 원나잇스탠드 정도를 꿈꾸었으니 결국 성사되지는 않았을거야."
현숙은 석규의 아쉽다는 표정의 말에 아무 말 않고 그냥 걸어간다.
바보스러운 그가 싫지는 않고 오히려 악동같기도 하고 또한 천진난만해 보이는 듯한 그에게서 현숙은 묘한 생각이 든다. 구월 하순에 비록 날씨는 잔뜩 흐렸지만 산행으로 땀은 등줄기를 타고 내려오고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내려오고 또 석규와 현숙은 떠 밀려서 올라간다. 선녀탕을 지나 쌍폭포를 향해서 올라가는데 대부분의 회원들은 용추 폭포에 모여 점심 식사를 기다린다.
시원한 폭포를 바라보며 점심을 마친 후 계곡물에 발 담그고 있는데
바람은 거칠어 나무 가지를 깊게 고개 숙이게 하고 하늘의 구름은 휘몰아 뭉쳤다 부숴지기를 반복하는데 한 시간여의 휴식을 취하고 일행들은 서둘러 하산 할 준비한다.
올라오기 전부터 심상치 않던 날씨는 먹구름과 함께 천둥소리에 금방이라도 소나기를 퍼 부울 기세다.
내려오는 길은 오를 때와 달리 잰 걸음으로 걸을 수 있지만 하산하려고 하는 등산객들로 좁은 길은 더 좁게 만들어지고 그러한 중에도 일부 일행은 빠른 걸음으로 혹은 뛰어서 내려갔다.
천둥과 함께 바람은 불어 나무 가지를 심하게 요동치게 하는데 석규와 현숙은 오는 비가 낭만이라도 되는 듯이 또는 무엇을 생각이라도 하듯이 말없이 그리고 천천히 내려간다 .
갑자기 소낙비가 내린다. 굵은 소낙비를 얻어 맞은 나뭇잎은 후두둑 뚝뚝 거리며 알몸을 내 보이는 것이 서러워 우는 듯하고 큰나무는 우산이라도 되는 듯이 소리만 요란 할 뿐 빗방울이 직접 떨어지지 않게 해준다. 제법 쏟아지는 소낙비에 금새 아주 작은 도랑이 만들어지고 푸른 낙엽과 붉게 물든 낙엽은 떨어져 작은 도랑을 따라 흐른다. 쌓인 낙엽은 작은 물웅덩이를 만들고 높이 나는 고추잠자리 비 피해 바위 밑으로 숨는데 하산하기엔 너무 큰 비라고 생각한 석규와 현숙은 큰 바위 밑으로 일단 비를 피하기로 하였다. 계곡 물이 빤히 보이는 바위 밑은 그다지 넓지 않지만 그들이 비 피하기엔 충분한 공간이다.
현숙을 바란 본 석규는 그녀가 안스럽다 생각되었다. 입술은 푸르딩딩하고 몸은 오돌돌 떨고 있는 것이 마치 물에 빠졌다 구사일생으로 건져진 생쥐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석규는 입고 있던 등산 점퍼를 벗어 현숙에게 입혀주며 하늘을 바라본다.
비를 잔뜩 머금은 먹구름은 높은 산 아래까지 깔려 있는 것이 쉽게 멈출 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숙은 계곡물을 바라다보며 무엇인가 생각해낸 듯 눈을 껌뻑이며
"그래서 첫사랑은 어떻게 됐어요?" 한다.
"아!~ 첫사랑?"
"내가 초등학교 때 관심 있었던 그 아이...
수학여행와서 이곳에서 민박하며..... "
석규는 생각을 정리하려 하는 듯 한참을 계곡 건너 단풍나무 군락을 보며 말없이 있다가
"며칠 전에 꿈꾸었어. 첫사랑 그녀가 중년 여인으로 나타나 나에게 고백했어. 잊지 않고 있다고. 가슴앓이 하면서 살았다고 말이야. 나도 그녀를 잊지는 못해.
어디에서 살았는지 모르지만 고등학교 일학년 때 우리 동네로 이사를 왔지. 근데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그 애를 좋아했잖아. 그 애도 내가 자기를 좋아했는지 알았을 거야. 그래서 우리는 금방 친해졌어.
일요일은 바닷가에도 가고 뒷동산에도 가고.
그냥 손만 잡아봤을 뿐인데.....
가슴 속 깊게 남아 있는 것은 아마도 첫사랑이라는 말의 상큼함 때문만은 아닐 것 같아.
순수하고, 이타적이지 않고, 깊게 생각 할 필요도 없고, 뭐 이런 매력이 있었지.
참 예뻤어. 근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이사를 갔어. 서울로...
그 애의 큰 아버지가 아버지를 불렀다고 들었던 것 같아.
그리고 우리는 헤어졌지. 이사 가기 전날 밤 아마 그 때가 유월 초순 쯤 이었을 거야.
보리가 익어 가기 시작하고 달은 차 그 애 얼굴의 여드름까지 볼 수 있는 그런 밤이었어.
둘은 약속이나 한 것 처럼 그 날 밤 그렇게 만났어.
보리밭은 구불구불하여 끝을 볼 수없는데 바람에 사각사각 소리만 낼 뿐 그야말로 조용했지.
그 밭은 길이 좁아 앞서가는데 그 애가 뒤에서 나의 손을 잡잖아.
그래서 돌아섰지. 그 애가 눈을 감고 있는 거야.
가슴은 콩닥콩닥 거리며 어찌할 줄 몰라 한참을 그렇게 서있는데 그 애가 이렇게 말했어.
"나, 내일 이사 가"
잘 가란 말도 못 하고 우두커니 서서 침만 꼴깍 삼키는데
"나 내일 이사 간단 말이야." 이렇게 또 말하잖아.
"그래서? 응"
"너 바보"
"우리는 그렇게 헤어졌어. 편지도 없고, 방학이라도 오지도 않고. 그렇게 사십여년 세월을 한 번도 본 적 없어. 초등학교 체육대회 같은 모임에도 올 것도 같은데, 한 번도 못 봤어."
현숙은 첫사랑의 그리움에 젖은 그가 측은하게 느껴질 정도로 안쓰러워 보였다.
"그래서 수소문은 해 봤어요?"
"수소문을 어떻게 해. 고등학교는 여기서 졸업하지 않았잖아. 그리고 초등학교 회원 명부를 쭉 훑어 봤는데 거기에도 없어."
"초등학교 때 아는 친구에게 물어 보면 되잖아요."
"물론 물어 봤지. 그런데 하나 같이 모른데. 다른 초등학교 어떤 여자는 연락이 되나 봐. 이 여자와 중학교 동기인가 봐."
"그러면 그 여자에게 물어 보면 되잖아요."
"물론 그렇게 하면 되지. 하지만 찾는 다는 것이 다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
"서로 짐이 될 수도 있잖아.
초등학교 까페에다 이러한 이야기를 얼핏 비친 적이 있어. 그런데 동창 지지배들이 찾지 말라고 야단들이야.
후회한다나, 실망한다나. 어쨌다나 하면서 말이야.
그 지지배들 본인이 그렇게 그리워해 봐 쉽게 그런 말 할 수 있는지..."
"그 여자애 이름이 뭐였지요?"
어딘가 짚이는 데가 있는 듯 현숙은 조용히 물어 본다.
"이 말숙이야. "언니가 네 명이나 있고 또 딸을 낳으니까 그렇게 지었나 봐. 그리고 남동생도 하나 있지.
어제는 밤잠이 오지 않잖아.
그래서 며칠 전 꿈속에서 그 애의 사랑 고백이 생각나서 ....
이 시 한 번 읽어봐."
석규는 배낭 깊숙이 고이 접어 넣어 둔 종이를 꺼내어 현숙에게 건넨다.
현숙은 종이를 펼쳐 읽어 내려간다.
- 국화 필 때 까지
어디쯤 왔을까.
계절 속에 우리 여정 그려 본다.
새싹 때 만나
복사꽃 필 무렵 추억 만들고
아카시아 꽃 피고
매미 우는 망각의 계절 지나
아마 지금은 석류 익어 가는 때 쯤 일거야.
그리고 국화 피면 곧 겨울 오겠지.
네 초상은
바다 보이는 풍경화 액자 속에 또렷이 있는데
무엇이 허전하여 생각나게 할까.
사랑과 생각은 같은 어원이라 하는데
자꾸 생각하면 그리워지고,
사랑하게 되겠지.
머리 속에 감춰 둔 유치한 말들을
그대 수놓은 베갯잇 위에 올려놓고
사랑의 밀어로 밤 새워 속삭이리.
이성의 예리함은 머리 속에 가둬 두고
가슴 열어 감성으로
꽃잎 속에 사랑 시 적어 보내리.
미움 아닌 그리움으로
가슴앓이 고백하니
일찍 핀 매화처럼 몸 둘 바 모르고
용기있는 그대에게 고맙다는 말 밖에 할 말 없네.
멋있고 향기 있는 生이 된다면
국화 필 때 까지
나
너 사랑하면 안 되겠니. -
현숙은 시를 다 읽고 생각에 잠긴다.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일까 궁금하기도 하였다.
"내가 알고 있는 언니도 옛날 동해에서 살았다고 들었어요.
그녀도 첫사랑을 무척 그리워하고 꼭 만나보고 싶어 해요."
"하지만 그 언니 이름은 이 혜숙인데."
"이 시 내가 가져가도 되요?"
"물론이지 가져가도 돼."
"이리 와 봐."
"왜요?"
"춥잖아."
왼 팔을 뻗어 석규의 허리를 감싸고 몸을 비스듬히 기대니
왼쪽 팔과 가슴 그리고 오른쪽 어깨에 그의 따스한 기운이 마음속까지 전해진다.
"집에 가면 또 얘기할 꺼예요?. 나와 산행했다고."
"아니 미쳤어 내가? 미쓰 홍 때 완전히 알았는 걸"
전화벨이 울린다.
현숙은 애써 받지 않는다.
둘은 아무 말 없다.
하늘을 본다.
비는 그쳤다.
문자가 왔다.
첫 번째 산채 비빔밥 집으로 오란다.
총무의 문자다.
저녁 아홉시 반.
네 시에 출발한 광광버스는 우리가 탔던 그 곳에 내려놓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석규와 현숙은 헤어짐이 아쉬운 듯 카페에 들러 뒤풀이를 한다.
현숙은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 혜숙과 말숙이의 인물이 어떤 관계인지 궁금하여
혜숙 언니에게 문자를 보냈다.
"언니 혹시 말숙이 알어. 이 말숙"
문자가 왔다.
"왜"
"그냥"
"옛날 내 이름이야. 할머니가 손자를 보려고 지어준 이름이야."
카페는 애잔한 음악이 흐르고 왁자지껄 소리에 손님들로 가득하다.
현숙은 등 뒤 어느 쪽에선가 낮 익은 목소리를 듣는다.
혜숙 언니다.
현숙은 말없이 천정의 조명등을 바라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내 앞에 이제 막 싹이 튼 사랑이 있고...
그 앞에 그렇게도 못 잊어하는 첫사랑이 있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언니 뒤에 가슴앓이하며 찾던 첫사랑이 있고....
그가 준 언니를 위한 사랑의 시는 내 손에 있는데....
오늘 언니가 바쁘지만 않았다면.....
굳이 그에 대한 자랑도 필요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내 사랑이라고 우겨야 하는데.....
선반 위 장식용 촛불이 작은 바람에 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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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제목이 안어울린다 - "산행" 보다는 독자들에게 호감이 가는 제목으로 --"첫사랑의 느낌표" 로 란든가
뭐이.... 그래도 "산행"이 정감 가는데.... '소나기'의 한 장면을 연상케하는 부분도 있고...
뽀빠이는 그걸 기억하는 구나. 소낙비를 피해 짚단이던가? 둘이 비를 피해 있었지,,,소년의 등에 업혀 흙탕물로 강을 건너는 그 부분, 하얀 브라우스에 황토물이 들어 어쩔 줄 몰라하던 그 머슴애....
그 머슴아가 뽀빠이 아이가? ㅎㅎㅎ
에구 ~
모두가 주인공이고 싶구나. 뭐 가슴이 두근거린다하면 청심환 한알 씹어먹구
흠야 ~ 로즈가 고민하는 모양인데 우리가 결론을 내려버릴까 ?...ㅋㅋㅋ
내가 2page 넘겼다~~~
난 친구들의 무조건적인 내편이 되어 주는게 너무 고맙다. 그 소리를 걸러 듣지 못해 천방지축으로 굴어도 크게 흉이 되지 않으리라 믿고싶다.
소설가 "로즈마리"로 인정 합니다.
요즘 울 친구들중에 소설가와 시인으로 등단하는 것을 보면서...제2의 인생을 참 멋지게 시작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제2편을 기대합니다. 이거 끝까지 읽어봐야 ㅋㅋ 혹시 독후감 제출하는것 아니제 ㅎㅎ
정신적으로 허해지면서 다른 세상을 꿈꾸게되나 봅니다. 독후감 이라니요? 당치도 않은 말씀이예요.
그냥 읽고 첫사랑 떠올려~~~
로즈의 연재 기둘리는 재미도 이 가을을 더욱 맛깔나게 하누만![!](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