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가격 어떻게 될 것인가? |
“감정서 발행 비용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가격대로 내려갈 것”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폭락하면서 수요도 덩달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연말만 해도 1캐럿 사이즈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는 도매가 1백만 원대에 거래되었다. 1년이 지난 지금, 같은 등급의 스톤은 4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가격이 이렇게 폭락하면서 그동안 인기를 끌었던 멜리 사이즈나 테니스 팔찌용 1부대의 수요를 벗어나 1캐럿대 사이즈의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이렇게 수요가 늘어난 데에는 공급업자들의 마케팅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천연 다이아몬드 버금가는 가치로 인식되게 하면서 이제는 소비자들이 먼저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찾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그렇다쳐도 업계인들마저도 랩 그로운과 합성이 마치 다른 종류인것으로 착각하고 있을 정도이다. 한 마디로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마케팅의 승리이자 개명(改名)의 승리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공급업체들의 움직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심지어 과열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는 매달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심지어 1부대와 1캐럿대의 원재료값이 붙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이다. 천연 다이아몬드의 경우 1부대와 1캐럿대의 원재료 가격 차는 5배에서 10배 차이가 나는데 반해,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이제 사이즈의 프리미엄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감정
또한 이미 지난 홍콩 9월쇼에서 랩 그로운 1캐럿대가 캐럿당 200불에 거래되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30만원대가 출현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이 내년까지 지속된다면 조만간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는 감정서조차 뗄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할 것이다. 더 이상 등급이 무의미해지고 감정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미 1캐럿대 20만원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가는 GIA감정서는 시장에서 인기를 잃어가고 있다. 마찬가지로 현재 인기를 누리고 있는 IGI 감정서도 조만간 감정서 발행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조만간 가격이 더 떨어지면 외국계 감정서의 국내 유통은 거의 사라지고 국내 감정원의 감정서 내지 비용이 훨씬 더 저렴한 감별서의 유통으로 대체될 것이다.
향후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가격
향후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어떨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현재 몇천 원 수준인 합성 루비만큼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경도가 높아서 연마하기가 어렵고, 생산 단가 또한 인조보석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도가 랩 그로운 원석 생산과 연마를 국가적인 전략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이상 중국이 큐빅을 다루던 때보다도 훨씬 더 경쟁력있는 상황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인도의 국가적인 측면에서도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는 국가적으로 큰 이익이다. 천연 다이아몬드가 한 톨도 생산이 안 되는 인도 입장에서는 매년 100억 달러에 가까운 돈을 들여 외국에서 천연 다이아몬드 원석을 구매해오는 것보다 자체적으로 설비 투자를 해서 원석 생산부터 연마까지 모든 파이프라인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산업이야말로 고용 창출과 국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효자 산업인 것이다.
또한 1인당 GDP를 비교해봐도 2022년 기준 한국 32,409달러, 중국 12,700달러, 인도 2,388달러로, 한국이 중국에서 큐빅 깍던 시절보다도 인도의 인건비는 훨씬 더 경쟁력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더 하락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국내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공급 현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조금 과장을 보태 기존 천연 다이아몬드 회사들이 거의 모두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그만큼 신규 회사가 많이 진입하면서 가격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수입할 때마다 가격이 떨어지다 보니 이미 전에 수입한 스톤들은 적자를 감수하고 판매할 수밖에 없다. 특히 기존 회사들은 계속적으로 가격으로 치고 들어오는 신규 회사에게 고객을 뺏길 수 없어 선제적으로 가격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소매상들의 입장에서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어 마진 확보가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그동안 관망하던 곳들까지도 너도나도 랩 그로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들어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시장 과열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시장이 너무 과열되다 보면 5년전 몇 년간 반짝 인기를 끌었던 게르마늄의 전철을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이다.
10년 후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모습
10년 후 가격이 더 폭락한다면 더 이상 랩 그로운이란 용어에 연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 GIA에서 과거에 이미 정의했듯이 다시 합성(Synthetic)이란 용어로 다시 회귀할 수도 있다.
더불어 가격이 너무 폭락하여 시중에서 감정서는 모두 사라지고 감별서만 유통될 것이다. 또한 과거에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를 감정떼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인조보석을 감정하는데 그렇게 멀쩡한 감정원들이 다 뛰어들다니...” 하고 냉소적인 웃음을 지을 때가 있을 것이다.
/ 김태수 편집장
귀금속경제신문(www.diamond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