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정신의학 전문가들은 ‘화병(火病)’을 우울증의 일종으로 보고 있다.
화병은 서구 정신의학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한국사회 특유의 질병이다.
한국의 ‘한(恨)’ 정서가 그 원인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통계에 따르면 화병 유병률은 4.2~13.3%인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4배 이상 많고,
가장 많이 발병하는 연령대는 50대다. 즉 50대 여성이 화병 위험군이라고 볼 수 있다.
화병 자체는 심리적인 질환이지만, 화병에 걸리면 신체적인 병도 함께 온다.
맥박수와 혈압이 높아져 심장과 혈관에 무리가 온다.
분노를 참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이므로 위궤양을 비롯한 소화기계 질환도 불러올 수 있다.
게다가 화병 증상이 일상생활 중에 자주 나타나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에도 방해가 된다.
화병을 심암(心癌), 즉 ‘마음의 암’이라고까지 부르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이처럼 부정적 감정은 우리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증상이 심각한 경우, 마음에 쌓인 화를 건강하게 풀어내고 신체적 불편감이 사라질 수 있도록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특히 갱년기를 맞아 화병이나 불면증 등 신체적 이상이 나타난다면 적극적으로 자신의 상태를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 화병 체크 리스트
-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해지거나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
- 한밤중에 깊이 잠들지 못한다.
- 이명이 자주 들린다.
- 불안하고 자신감이 떨어진다.
- 손발 저림이나 근육경련이 있다.
- 눈이 침침해지고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 건망증이 심해진다.
- 얼굴이 창백하고 칙칙하며 피부가 건조하다.
- 생리불순, 기립성 빈혈과 어지럼증이 있다.
- 탈모가 나타난다
- 흰머리가 많아진다.
이런 증상 중 불면증은 한번 발병하면 갱년기 및 화병의 증상 악화에 기름을 부을 수 있어 유념해야 한다.
일시적인 불면증이라 하더라도 증상을 잘 관찰하고 적절하게 대응하여 만성적인 불면증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화병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1. 한의학 치료
한약을 통해 스트레스가 쌓인 몸 내부치료가 가능하다.
떨어진 기혈순환을 돕는 불면침치료, 약침치료, 추나요법을 통해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2. 심리 치료
부정적인 기억을 제거하는 심리요법, 명상치료, 티테라피 등을 통해 심신을 이완하는 방법이다.
한의학 치료와 병행하면 증상 완화의 지속성을 높여준다.
3. 생활 습관 개선
낮에 햇빛을 받으며 30분 이상 꾸준히 산책하는 것, 자기 전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는 것,
자기 전 반신욕이나 족욕으로 신체 온도를 높이는 것, 카페인이나 알코올 섭취를 삼가는 것 등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키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