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나는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치매안심센터에 가서 치매 검사를 받았습니다. 치매 증상이 있어서
간 것이 아니라 금년 12월 31일이 현 운전면허 유효기간의 마지막 날이기 때문에 새 면허증을 받기 위한
절차 때문에 미리 간 것이었는데요, 내가 오늘 이런 글을 올리는 이유는 아직 운전면허 갱신을 하지 않은 75세
이상의 운전자에게 혹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 때문이라는 점을 밝힙니다.
5년 전만 해도 경찰서에 가면 문진표 한 장과 몇 마디 질문만 하고 발급을 해 주었는데 지금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습니다. 나이를 먹은 게 죄랄까요. 75세 이상 운전자가 면허를 받으려면 의무적으로 몇 가지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그 첫 단계가 치매안심센타에서 실시하는 인지 선별검사를 받는 것이고, 다음 단계가
도로교통공단에서 실시하는 교통안전교육을 받는 것이고 세번째 단계가 면허시험장 또는 경찰서에서 실시하는
적성검사를 받는 것인데 이런 절차를 다 거치고 이상이 없을 시 제출하는 서류는 구 운전면허증, 사진 1장(여권사진) ,
수수료, 건강검진 결과서( 2년 이내에 받은 것)입니다. 그러니까 각 단계를 다 거치고 단계마다 발급하는 확인증을
첨부해야 합니다.
나는 이런 절차가 있는 줄도 모르고 5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경찰서에 가니 이런 절차를 밟은 후 확인증을 갖고
오라는 겁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준비를 시작했는데, 교통안전교육은 인터넷으로 필한 후 확인증을 받았고
건강검진은 종합병원에 가서 일반검진으로 해결하였고 치매검사는 보건소에 가서 약 30분 정도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치매검사를 받으라는 안내를 핸드폰 문자로 몇 번 받았으나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로 여겨져서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이번엔 부득이 안 할 수가 없어서 치매안심센타를 찾았던 것입니다.
치매안심센터가 있는 보건소에 가니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노인들이 이미 검사를 받고 있거나 검사를 받은 후
쉬고 있었는데 그것도 검사라고 약간은 긴장이 되었습니다. 검사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행여 검사가 잘 못 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설마 하는 심정으로 순번을 기다리다가 드디어 검사장에 들어갔습니다.
우선 세 종류의 서류를 작성하고 나서 검사관은 질문을 시작했는데, 기본적인 사항으로 성명, 생년월일, 주소를
물은 다음 " 자신이 하는 말을 기억했다가 그것을 그대로 복창하라 " 는 항목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 철수는 자전거를 타고 공원에 가서 11시까지 야구를 했다 "를 읽어주면서 이 문항을 그대로 말하라는
것이었는데 이 문항은 검사 중간에 다시 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기억력 테스트인 셈이었는데요 이 부분은
두 번 다 무사히 통과하였습니다 ㅎ. 젊어서부터 암기력 하나는 자신이 있었던 터라 이 상황에서도 그것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ㅋ.
다음으로 야채나 과일 이름을 아는 대로 대라는 것이었는데 이 부분에서도 20개 정도는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우리 나이로는 78세, 만으로는 76세가 되는 노인이 사과, 배, 감, 대추 .. . . . 배추, 무, 파 . . .를 주절거리고 있자니
한심한 생각도 들고 어쩌다가 내가 여기까지 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검사관으로부터 " 잘하셨다 " 는 칭찬을 들으니
그나마 안심이 되었습니다. 혹시 나중에 치매검사를 받아야 하는 님들은 과일 이름이나 야채 이름을 열심히
암기하시기 바랍니다. 검사관의 말에 의하면 많이 댈수록 유리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간단한 도형 그리기가 있었고, 주사위 그림을 내밀며 이게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아, 나는 대답을 못 했습니다.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점수가 깎였는데 결과는 총 30문항 중 27개를 맞추어 정상 판정을 받았고
합격 확인증과 아울러 작은 담요 한 장과 파스 한 팩, 그리고 피부보습제까지 선물을 받아 들고 가벼운 걸음으로
귀가를 했습니다.
이번 검사는 운전면허를 갱신하기 위한 필수적인 코스였는데, 검사 준비를 위하여 몇 군데를 다니면서 느낀 것은
혹시 나라에서 고령자의 운전을 막으려고 하는 게 아닐까 , 이렇게 절차를 까다롭게 하여 강제로라도 면허를 반납받으려고
취하는 조치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따지면 젊은 운전자의 사고율이 더 많을 터인데 이 통계를
고령운전자에게 전가하는 게 아닐까 하는 불만이 없지는 않지만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생각하면 나라의 정책이
맞다는 생각도 듭니다. 나이가 들면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고 빈번히 발생하는 사고가 이를 입증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당사자가 판단하여 심신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하면 운전을 하지 않든가 면허증을 반납하는 게 옳다는 생각인데,
내 경우 아직은 불편을 느끼지 않아서 운전을 하고는 있지만 야간이나 장거리는 가급적 자제하는 편이고 운전을 하더라도
철저히 준법 운전을 하기 때문에 큰 불편은 없습니다. 그러나 사고는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운전을 자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생각입니다.
가끔 운전면허 반납을 권하는 홍보성 영상을 접하지만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것이 어쩌면 내 인생 자체를 반납하는 행위가
아닐까 하는 서운함 때문에 반납은 최대한 미루면서 끝까지 맑은 정신으로 살고싶다는 의지를 다져봅니다.
첫댓글 노령자운전보다 더 위험한게 음주운전 인데 ㆍ 어느 대선 후보가 음주운전 적발사실도 있고, 문정권 전 국방장관도 음주운전 청문회에서 밝혀지고 ㆍ 나도 공직생활 35년을 했는데, 공직자의 정신상태라고 생각합니다 ㆍ 퇴직후 병원 갈일뿐인데 멀리사는 자식들한테 부탁 할 수도 없고 , 난감하네요 ㆍ
노령운전자 사고보다 음주운전 사고가 몇 십 몇 백배는 많을 겁니다. 그러나 이 것이 본질은
아니기 때문에 노인 운전을 자제해 달라는 권유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은퇴자라고 볼일이 없는 게
아니고 대중교통으로 최종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노인도 운전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도 운전을 하고 있습니다만 추소리님께서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하시기 바랍니다. 볍규 잘 지키고 과속하지 않으면 큰 문제는 없거든요. 감사합니다.
머지않아 제게 필요한 정보 주셔서 도움됩니다 며칠전 그리스인죠르바에서 죽는것보다 늙는것이 싫다는 대사가 맘 깊이 새겨지더군요 하느님 이끄시는대로 순명하면서 오늘!! 잘~살려고 합니다
고맙습니다^^
노인 면허의 유효기간은 3년입니다. 그러니까 3년마다 면허를 갱신해야 하는데
절차가 이렇게 까다로워서 불편이 많을 것 같습니디. 저도 3년 후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클로틸다 님 댓글 감사합니다.
울 남편말인즉슨 ...나이먹고 늙다보니 인지능력 떨어지고
그것이 사고로 이어질까?하는 국가의 염려때문이라 함니다
울 남푠 제가 2020년도에 세차뽑아드리고 아끼며 잘 타고있는데 ...
나이가 앞을 막을까? 염려됨니다 신중한 사람이라 괞찮을거 같은데 ...
면허 갱신이 까다롭다 하시니 좀 염려는 됨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번에도
안과에서 통과를 못할가봐 마음을 조렸거던요 ?...운전면허 갱신 잘 받으시고
항상 안전운행 하시기 바람니다 ...^^...
지난번에갱신기간은 5년받았는데 ? 이제부터는 3년에 한번씩 갱신하게 되나봅니다
신중한 분이시라니 크게 염려 안 하셔도 되겠습니다.
무조건 고령운전자의 운전을 막는 게 아니라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신병이 있을 경우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자제를 권고하고 이렇게 철저한 검사를 하는 것이지요.
이 검사를 통과하면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병원의 검진시 시력 청력 및 몸의 상태를
검사하고 그 결과서를 면허 발급시 반영하는 것도 안전 때문일 것입니다.
75세부터는 유효기간이 3년입니다. 봉의산 님 감사합니다.
저도 2년점전에 받고 내년엔 또 받아야 하는데 듣고보니 2년전보다 더 강화된 느낌입니다 자신은 있지만 번거로워 반납여부를 고민해야 겠습니다 수고 하셨고 축하드립니다
네, 기준이 더 까다로워졌습니다. 특히 인지검사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 같습니다.
3년 후에는 저도 반납을 고민해 봐야 되겠습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나이든 사람들 한테 조금은 까다로운 적성검사에
나는 아직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서운함이 조금은 생기겠지만
적성검사로 인하여 아직은 운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고마운 생각이 가슴에서 솟아날 것입니다
선배님! 나를 가려주고 덮어주려는 정부의 마음에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되지 않겠는지요
그래도 나를 가려주고 덮어주려는 정부의 마음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 다면 점점 더 작은 일에도 고마움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75세가 넘으면 운전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즈음은 대중교통도 많이 발전되어
어디 이름 모름 한적한 시골 소로가 아니라면
굳이 차를 가지고 갈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제 친구들도 이제는 거의 다 운전을 하지않고 있습니다
선배님! 날씨가 많이 덥습니다, 건강 잘 지키시기 바랍니다~~
청석님의 말씀에 틀린 점이 없습니다. 다 맞는 말씀이지요.
그러나 대중교통 만을 이용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걸어야 하는 거리가 많거든요.
제 경우 나만 생각하면 아무 문제가 없을 수도 있지만 아내 때문이라도 아직은 운전을
해야 되는 입장이랍니다. 아내도 1종면허까지 갖고 있지만 운전을 꺼려서 어쩔 수 없이
내가 하고 있지요. 아직은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정신이 말짱하니 큰 문제가 없지만
3년 후면 달라지겠지요. 그 때는 하고싶어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저도 저때문에 울 남푠께서 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운전도 못하고 버스타기도 힘들고 택시를 타자니 비용이
문제 입니다 은행에서 볼일보고 병원갔다가 마트들리면 거의
춘천시내에서 끝에서 끝으로 다 걸어다녀야 하니 보통일이 아님니다
게다가 무릎 허리도 튼튼치 못하니 ...걱정이 많이 됩니다
걷기가 힘든 사람들은 누군가의 운전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바쁜 자식들 도움보다는 배우자의 도움을 받는 게 쉽지요. 그래서
저도 운전을 합니다.
운전을 안하는? 못하는? 나와는 관계가 없지만...불퍈할때가 많아요
고령운전자 사고가 뉴스에 나올때면 ....76세 동생에게 충고 전화를 합니다
나이들어도 꼭 차가 필료할 경우가 많더라구요
편리한 도구...습관도 있는거 같아요
동생분이 76세군요. 노인이하고 해도 차가 필요한 경우는 많습니다.;
평소에는 세워두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필요할 때는 요긴한 게
차니까요. 그래서 나도 운전을 합니다.
7월19일자로 타고다니던 자동차를 없에버리고
면허증도 반납해버렸습나다
20년이 넘도록 나와동행해준 애마를 없에고나서 지금까지도 마음이 아픕니다
지하주차장에 세워두는일이 많아지고 시간이 갈수록 운전에대해 불안한 생각이들어 과감하게 자동차와의 관계를 모두정리했습니다
아쉽기는 하지만 차라리 빠른결정잘했다고 나
자신을 토닥이고 있답니다
어려운 결단을 내리셨군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압니다만
제 주변을 보면 후회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그렇게 성급하게 할 필요는 없다면서요.
저도 사실 이내만 아니면 그렇게 했을 겁니다. 걷기를 싫어하기 때문에
상당기간 제가 운전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엊그제 갱신을했습니다
편하게 했느데 앞으로 3년후 어찌 될지 모르겠습니다
글 고맙습니다
이 절차는 75세부터 적용되는 것이니 그 때 가서 준비하셔도
되겠습니다. 그냥 하라는 대로 하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의 글을 통해서 한국에서의 노인들의 운전면허 갱신의 모습을 봅니다.
철저히 잘 시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더군다나 그곳에선 대중 교통 수단이 발달해서 자가운전을 안해도 되겠지만
제가 사는 곳만해도 subway 도 없고 Bus는 가끔 지나가지만
동네마다 서는것은 아니거든요. ㅎ
다행히 55세이상이면 거주할 수 있는 seinor Apt 에 무료 버스가 운행이 됩니다.
대도시의 고층 노인 아파트에서는 차가 필요 없을 정도로
단지 안에 모든 것이 구비되어 있어서 편안한 노인 세상이기도 하구요.
운전은 필수라 15세 이상이면 학교에서 배우게 되는데
거의 80세 까지는 운전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앞으로 얼마나 더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나이들수록
시야를 볼 수 있는 판단력이 흐려지기 때문에 될 수 있는대로 밤 운전은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도 건강하신 모락산 선배님!
글을 쓰시는 모습을 뵈면 아직 운전을 더하셔도 될듯합니다.
그렇지만 장거리 운전과 밤 운전은 조심하셔야 해요. ㅎ
나이다 들수록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운전 수칙만 잘 지키면 크게 문제될 건 없다고 봅니다.
대부분의 사고가 신호위반이나 과속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단, 체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장거리나 야간운전은 피하는 게 도움이 되겠습니다.
민티님의 연륜으로 보아 아직 운전을 그만둘 때는 아닌 것 같으니
큰 신경을 쓰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저도 차를 세워두는 날이 대부분이고
꼭 필요할 때만 운전을 합니다. 안전운전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정보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전혀 모르고 살던일인데...
몇년 후면 닥칠일이라 미리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할 뿐입니다.
자동차가 없으면 다니기 불편한 섬에 살고 있어서 반납하는 것도 쉬운일은 아니거든요
과일 이름 하나씩 기억해내며 그날을 대비해봅니다~~
다니기 불편하면 운전을 해야지요.
치매 검사 때 주소, 생년월일 등을 말할 수 있을 정도면 됩니다.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정보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3년 전, 남편이 전기차로 바꾼 후,
어거지로 면허증소지하여 장거리여행땐 한 시간씩 도우미역할도,
직장생활 할 땐 차가 고마웠던 적도 많았는데 ...
지난봄에 면허증반납을 하고나니 시원섭섭합니다.
오늘도 건행하시기를...
면허증을 반납하고나면 참 섭섭함이 클것 같습니다
저는 기계치라서 운전대를 한번도 못잡아 봤지만 ...남편이 20대 중반
부터 운전을 하다보니 지금껏 편하게 살았지만요 어쩌다 세월앞에 나이를
고민하는 때가 되었는지 ...참 아쉽고 섭섭 함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