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asiatoday.co.kr%2Ffile%2F2013y%2F10m%2F06d%2F875051_0-550795_61810.jpg) |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지난달 29일 10월 재보선을 한달여 앞두고 8개월간의 독일 생황을 정리한 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
아시아투데이 김아람 기자=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오는 30일 경기 화성갑 10·30 재·보궐선거에 나서달라는 당의 요청을 거부하고 불출마 의사를 고수하고 있다. 손 고문의 ‘구원등판’으로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현 새누리당)와의 빅매치를 통해 난국을 돌파하겠다던 민주당의 전략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민주당은 당초 6일 오후로 예정됐던 ‘10·30 재·보선 후보 공천심사위원회’를 7일 오전으로 연기했다. 손 고문을 전략공천 할 경우 당 지도부의 결정이 필요하는 등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호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6일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손 고문이 이미 불출마를 알렸지만 전략공천 여부 등은 공심위가 아닌 당 지도부가 결정할 사항”이라며 “사실 오늘도 결정하는 자리보다는 당 지도부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서 전 대표를 공천하자 이에 상응하는 거물급 정치인의 전략공천 필요성을 계속 제기해왔다. 특히 손 고문 차출을 통해 박근혜정부 심판론과 맞물려 대여투쟁을 가속화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손 고문이 우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거당적 요청이 있다면 입장을 바꿀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손 고문이 불출마 할 경우 ‘선당후사(先黨後私)’ 이미지에 적지 않은 상처를 주면서 차기 대권 등 훗날을 도모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손학규 계로 분류되는 양승조·최원식 민주당 의원 등을 연일 특사로 보내 손 고문을 회유하는데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손 고문은 여전히 불출마 입장을 고수하며 ‘요지부동’인 분위기다. 지난 4일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의 심야회동에서 한 차례 고사한데 이어 “출마에 대한 입장은 확고하다”며 김 대표의 재회동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승조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공심위 연기에 너무 큰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어제도 (손 고문을) 만나보고 했지만 큰 변화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불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손 고문은 이번 재·보궐 불출마 이유로 우선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을 들고 있다.
김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지금까지 당이 필요로 할 때 제 몸을 사리지 않았는데 과연 지금이 그 때인지는 의문이 많다”며 “대선 패배에 일말의 책임이 있는데 내가 나가면 유권자가 곱게 볼 수 있겠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이 끝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독일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 또다시 선거에 출마한다는 점에 부담이 컸을 거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차기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손 고문으로서는 5년이나 남은 대선을 앞두고 일찍부터 등판을 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당내 견제도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대표적인 여권 텃밭에서 이뤄지는 선거로 승리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패배할 경우 손 고문이 감당해야 할 위험부담은 적지 않아 보인다.
이에 대해 신 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손 고문을 내보내는 것에 있어 선거에 이기면 잘 된 것, 패배하면 대선후보 경쟁자를 한 명이라도 죽일 수 있어 좋은 것이다”라며 “손 고문은 절대 이번 재·보궐에 나가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손 고문의 전략공천을 통한 민주당의 ‘박근혜정부 심판론’에 대해 “지지율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대통령 지지율이 50%이상인 상태에서는 심판론 자체가 먹히지 않는다”며 “별다른 상징성도 없고 새누리당의 강세 지역과 심판론이 먹히지도 않는 상황에서 손 고문이 나갈 이유가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