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5일
돼지인플루엔자(SI) 공포 확산
인천공항검역소에 입국자들의 SI 감염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멕시코 정부가 2009년 4월 25일(현지시간) 현재 돼지 인플루엔자에 감염돼 모두 81명이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멕시코발(發) 돼지 인플루엔자(swine influenza·SI)로 전 세계에 방역 비상이 걸렸다.
멕시코에선 최소 81명이 사망했고, 1300여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미국 뉴욕시 퀸스의 한 고교에서 8명의 학생이 S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미국에서만도 총 19명이 감염됐다. 뉴질랜드에서는 25일 멕시코를 여행하고 돌아온 22명의 오클랜드주 대학생 중 일부가 감기 증세를 보이자 교사 3명을 포함한 그룹 전체를 격리했다. 프랑스와 이스라엘에서도 멕시코에서 돌아온 여행객 2명과 1명이 각각 SI 감염 증세를 보여 입원했다. 우리 정부도 26일 오전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긴급 관계 부처 회의를 열고 SI 대응책을 논의하고 비상 방역 체계를 가동했다.
SI는 그동안 사람에게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인체 간 감염이 일어난 데다가 사망률도 높자 세계보건기구(WHO)는 25일 국제보건규정(IHR)에 따라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멕시코와 미국의 SI 확산사태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우려 사안’이라고 밝혔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인플루엔자 대유행(pandemic) 가능성이 있다”며 “급작스러운 발병을 봉쇄하기에 너무 늦었는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WHO는 SI의 발병과 관련,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이미 ‘3단계’로 돼 있는 ‘전 세계적인 유행(global pandemic)’ 경고 수준을 추가로 상향 조정하지는 않았다. 멕시코 정부는 사실상 비상사태를 선언, SI 환자를 격리하고 주거 가옥에 대한 역학조사권을 보건부에 부여했다.
SI는 멕시코와 미국에 한정돼 있었지만, 각국이 방역 비상에 나섰다. 일본은 25일부터 멕시코 직항편이 있는 나리타, 간사이 국제공항에서 이 지역 여행자의 체온을 측정하며, 총리실 위기관리센터에 정보연락실을 긴급 설치해 안전대책을 협의했다.
중국 보건당국은 25일 밤 돼지독감 발생지역에서 돌아온 여행자가 독감 증세를 보일 경우 즉각 신고하라는 긴급 통지문을 발표했다.
우리 정부도 멕시코와 미국(캘리포니아 남부·텍사스)에서 입국한 사람들이 1주일 내에 독감 의심 증상을 보일 경우 즉시 가까운 보건소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인천공항검역소는 ‘열감지 카메라’를 이용해 입국자들 가운데 발열자, 호흡기 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간이 검사를 해 SI 바이러스 양성으로 확인될 경우 격리 입원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멕시코와 미국,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돼지와 돼지고기에 대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돼지 인플루엔자 (swine influenza)
돼지가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이다.
감염된 돼지와의 직접 접촉이나 공기를 통해 인간에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에 멕시코에서 갑작스럽게 환자가 많이 발생한 것은 이 바이러스가 인체 간 감염이 잘 되는 신종 바이러스로 변이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돼지인플루엔자의 증상은 사람이 걸리는 독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발열·식욕 부진·기침·콧물 등과 함께, 설사와 구토 증상을 수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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