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MS는 지난해 11월 중순 국내 기업시장에 오피스2013을 출시하며 이 워드 프로그램이 어도비 PDF 파일과 더불어 한컴오피스 워드 문서인 HWP 형식까지 읽고 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달말 개인소비자를 겨냥한 설치형 '오피스365' 제품군 출시 때도 같은 내용을 소개했다.
당시 내용에 따르면 오피스2013에 탑재된 'MS 워드2013' 프로그램이 한글과컴퓨터 '한컴오피스' 제품군에서 다루는 HWP 5.0 버전 문서를 열고 편집해 저장할 수 있다.
HWP 5.0 버전 형식은 지난 2010년6월말 한글과컴퓨터가 공개한 문서파일 규격이다. '워디안'을 비롯해 당시 최신 제품인 한글2010부터 지난해 5워 출시된 '한컴오피스2010SE+'까지 이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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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MS 오피스2007과 2010 버전에서도 HWP 형식을 다뤘다. 다만 확장자가 같을 뿐, 그 규격은 전혀 다른 파일이었다. 도스용 '한글2.0'부터 윈도98 등에 쓰였던 '한글97'까지의 파일만 호환됐다. 이는 현재 거의 쓰이지 않는다.
지난해와 올초 언론보도를 통해 2번이나 MS워드가 HWP형식을 지원하는 것으로 소개됐는데, 한국MS는 실제 사용 방법이나 지원 시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했다. 당장 국내 사용자들에겐 혼란이 벌어졌다.
현재 대다수 사용자들은 이미 한국MS가 판매중인 MS오피스2013 프로그램을 설치하기만 하면 곧바로 워드 프로그램에서 HWP 파일 형식을 읽고 쓸 수 있는 것처럼 여긴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한국MS는 지난해 오피스2013 출시 당시부터 워드 프로그램이 최신 HWP 형식을 다루기 위해서는 별도로 제공할 플러그인(부가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런 조건이 따라붙는다는 점에 주목하거나 그 의미를 온전히 파악한 사용자가 드물어 잘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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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말해 오피스2013 워드프로그램만 달랑 설치한 상태에선 한글2010 문서 파일을 읽고 쓸 수 없다. 그 HWP 5.0 형식을 지원할 플러그인을 따로 깔아야 된다. 그 전까지는 예전 오피스2010이나 오피스2007 워드에서처럼 한글2.0~한글97 파일만 호환된다.
일부 사용자들은 최신 워드프로그램에 플러그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른채 당장 구버전 HWP 규격만 불완전하게 지원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MS가 잘 쓰이지도 않는 문서 형식을 지원하는 걸로 과대선전이나 하고 있다"고 단정하기도 했다.
사실 워드2013에 HWP5.0 형식을 지원할 플러그인 프로그램은 아직 배포되지 않았다. 이를 개발한 한국MS에서 제품 발표 현장에 가져와 시연했을 뿐이다. 오피스2013 제품은 이미 출시됐지만 이를 구매한 개인소비자나 기업 고객들이 한글 문서 형식을 다루려면 좀 기다려야 한다.
12일 한국MS 관계자는 "HWP5.0 파일을 읽고 쓰는 모듈은 완성돼, 큰 문제가 없다면 이달중 배포될 예정"이라며 "해당 프로그램은 MS 다운로드센터에서 내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한국MS는 제품 출시 시점 이후 가까운 시일에 HWP 5.0 지원 기술을 배포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듯하다. 없는 기술로 허풍을 친 것 까진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직 일반 사용자들이나 조기 도입고객들조차 쓸 수 없는 개선점을 너무 앞서 자랑한 모양새다.
소식통에 따르면 MS 미국 본사가 그 플러그인 SW를 배포하기 위해 검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으로 배포 시점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본격적으로 배포가 이뤄질 경우 한글과컴퓨터의 경쟁 제품 사업에 타격이 있을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일단 HWP 문서를 가끔 다뤄야 하는 기존 오피스 사용자들에게는 요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