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3 대전역에 도착하니 비가 내린다. 거의 폭우다. 부러진 살의 우산을 부산에서 버리려다 갖고 왔지만...손우산으로 버틸 수 있는 비가 아니다. 대구.대전에 사는 동학들과 역에서 만나 30분 빗속을 걸어 진로집으로 갔다. 골목에 얌전히 숨어있는 진로집은 두부두루치기는 기준을 삼을 만하고 찹쌀가루로 반죽한 부추전도 막걸리에 잘 어울렸다. 취해버린 대구가 큰소리로 "자연보호"를 외쳤고 5차원적 대화 끝에 결국 민증까기도 했다. 그들은 생각보다 어렸다. 내가 대학1학년 때 태여나지도 않았으니..아니 내가 너무 젊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건가!
현충원의 손기정선생은 예방도 못했다. 대전에 살고 있는 인척과 지인들은 연락은 커녕 잊혀져 살고 있다. 그래도 딱 한가지 이번에 무조건 하기로 한일 ...이응노 미술관은 빗속을 뚫고서 갔다. 전에 몇차례 콘서트홀에 왔을 때는 시간이 늦었거나 수리중였던 곳이다. 비로 한밭수목원은 둘러볼 생각도 못했다.
이응노화백...내가 선호하는 화가(박고석.나혜석.천경자...어! 몇명 더 있는데..)는 아니지만..소설같은 삶을 만드신 분이다. 홍성에 미술관을 세우는게 더 좋았을텐데...미술관을 누가 설계했는지...소나무.대나무 배치가 몇수 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