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 연극집단 반의 김민정 작 박장렬 연출의 21세기 살인자 이혈
공연명 21세기 살인자 이혈
공연단체 연극집단 반
작가 김민정
연출 박장렬
공연기간 2018년 5월 4일~13일
공연장소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관람일시 5월 10일 오후 8시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연극집단 반의 김민정 작, 박장렬 연출의 <21세기 살인자 이혈(異血)>을 관람했다.
김민정은 단국대학교와 서울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하고 <해무> <나, 여기 있어!!!> <길삼봉뎐> <미리내> <너의 왼손> <가족의 왈츠>를 발표 공연한 미모의 여류극작가다.
연출가 박장렬은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출신으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3기동인, 연극집단 반 창단 대표 및 상임연출이다. 서울연극협회 3, 4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 영상 대 출강, 우석대학교 연극과, 인천 전문대학교에 출강하고, 100만원 연극공동체’ 위원장, 사랑티켓 심의위원, 공연예술아카데미총동문회 5대회장이다. 서울문화재단 비상임 이사, 현 극장나무협동조합 이사장이고, 2017년 서울시 문화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미씽 미쓰리> <집을 떠나며> <나무 물고기> <이혈> <신발 뜨겁고 격렬한 인생> <귀뚜라미가 온다> <72시간> <유형지> <미리내> <달하> <레미제라블> 등을 집필 또는 연출했다.
<21세기 살인자-이혈(異血)>은 종군위안부에게서 태어난 아들과 그의 자식이 성장해 이름난 만화가가 된다. 그런데 이 만화가는, 일본의 정부고위직 인사 몇이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듯, 우리나라 정치인이 일제의 종군위안부관련 역사적 진실을 부정하면 그가 살해될 것을 예고하고, 실제로 그 정치인은 살해된다.
만화가는 종군위안부였던 할머니의 후손이며, 그것을 이유로, 이혈(異血), 다시 말해서 피가 다르다고, 자신을 자식취급 안하는 아버지, 그리고 인척관계를 외면하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살해하기 시작한다.
경찰수사대가 급파되고 범인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때 한 미모의 여류 범죄 심리 분석가에 의해 범인의 행적이 과학적으로 추적되고, 또한 만화가의 일기장을 통해 살해 용의자인 한 일본인 여인을 알아내지만, 일본여인마저도 만화가에 의해 살해된 후 만화가 역시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는 가슴 아프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다.
연극은 도입에 일본의 식민 통치를 옹호 하거나 친일(親日)적인 발언을 한 다섯 명의 피해자 혀를 자른 연쇄살인범 단설마(斷舌魔)의 행적을 경찰이 추적하는데서 시작된다. 만화가인 주인공이 만화로 펼쳐 놓는 살해 동기는 피해자 모든 친일파, 친일행적, 위안부 관련 피해 할머니들에게 망언을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혀를 자르는 것으로 설정된다. 만화가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자 그의 부모까지 살해한다. 그리고 종당에는 자신도 자살을 한다.
연극은 주인공인 만화가가 자살한 뒤 예측이라도 한 듯 형사와 여류 범죄 심리 분석가가 그의 출생의 비밀과 범죄 행위를 하나하나를 파헤쳐 나가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주인공인 만화가는 아버지 일기장을 통해 종군위안부관련 사실을 알게 된다. 주인공은 가족사를 만화로 그려내고 범행을 이어간다. 그러나 만화작품은 주인공의 자살로 미완으로 남게 된다.
현장으로 출동한 두 명의 형사는 만화가의 죽음을 타살로 추정하지만 현장에 나타난 여류 범죄 심리 분석가는 그의 죽음을 자살로 추정한다. 형사와 그녀는 만화가의 작업실에서 미로 같은 통로를 발견하게 되고 벽면에는 그가 세상에 발표하려고 한 신작 만화 <이혈> 작품의 줄거리가 여러 개의 만화장면으로 그려져 벽에 부착되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형사와 범죄 심리분석가는 작품제목이 왜 <이혈>일까라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그러자 죽은 만화가가 죽음에서 깨어나 일어나면서 연극은 과거장면으로 되돌아간다. 출생의 비밀과 관련된 내용이 극에 소개가 되면서 복수극이 한 장면 한 장면 전개되면서 살해동기가 역사적 사실과 연관되어 펼쳐진다.
연출은 복수극이 끝나고 가족사의 비밀을 밝혀지는 장면까지 극의 긴장감을 유지시키며 펼쳐지고 현 세대와 세태 그리고 역사적 사실을 대하는 한일 간의 정치적시각과 인식의 차이를 들춰낸다.
무대는 만화가의 작업실이다. 무대 하수 쪽에 책상과 걸상, 그리고 벽에 만화가의 메모와 그림을 잔뜩 붙여놓았다. 장면전환과 함께 상수 쪽에서 벽면이 튀어나오고, 벽은 게시판처럼 사용되기도 한다. 무대좌우로 등퇴장 로가 있다. 배경에는 수많은 만화그림을 가득 붙여놓은 벽면이 드러나고, 그 벽면이 열리면 살해당한 인물들이 생전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기모노가 의상으로 사용되고, 당시를 풍미하던 대중가요가 들려나오고 출연자가 사냥총을 사용하기도 한다.
원종철, 신현종, 권남희, 김준삼, 박찬국, 정성호, 정종훈, 권기대, 윤이준, 김지은, 김진영, 김 천, 최지환, 이재영, 송지나, 이가을 등 출연자 전원의 혼신의 열정을 다한 호연과 열연은 극 분위기 상승은 물론 관객의 공감대 형성과 흥미진전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무대디자인 엄진선, 조명디자인 김철희, 작곡 음악감독 박진규, 의상 양재영, 사진 김명집, 드라마투르기 신영선, 연기디렉터 황연희,그래픽 전진아, 조연출 이가을, 기획 프로듀서 김지은 등 제작진의 열정과 기량이 잘 드러나, 극단 연극집단 반의 김민정 작, 박장렬 연출의 <21세기 살인자-이혈(異血)>을 작품성 연극성 시대성이 감지되는 한편의 명작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5월 10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