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 - 소전(小傳)
영원한 인간사랑 ・ 2024. 6. 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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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 - 소전(小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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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5. 21:18조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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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한국고전
소전(小傳)
요약 「소전」은 18세기 북학파의 주요인물인 박제가가 27세 때 자신에 관하여 짤막하게 쓴 전(傳)이다.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방식을 이야기하고 그에 대해 예찬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정유집(정유집)』에 수록되어 있다.
작가소개와 작품해설
박제가
「소전」을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간략하게 쓴 개인의 전(傳)’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지은이는 북학파의 대표적 학자 중 한 사람인 초정(楚亭) 박제가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인물이 바로 박제가 자신이라는 점이다. 북학파의 학자 중 자신을 대상으로 하여 전기를 쓴 사람은 박제가가 유일하다.
「소전」은 서두에서 자신의 나이와 거주지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박제가는 자신에 대한 시·공간적 정보를 ‘조선개국 384년, 압록강에서 동쪽으로 일천여 리 떨어진 곳’으로 독특하게 기술하였다. 이는 자국에 대한 그의 역사 인식을 보여줌과 동시에, 자신에 대한 정보를 국제적인 시각으로 객관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의식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이름과 호를 짓게 된 연유를 설명한 후 자신의 외모에 대해 ‘물소 이마에 칼날 같은 눈썹, 검은 눈동자와 하얀 귀’로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비범하고 귀한 상을 지닌 자신이 청빈하고 고고한 삶을 추구하고 있음을 밝힌다. 자신의 학문적 경향 역시 ‘백성을 구제하도록 하려는 데 있음’을 밝히는 한편, 이를 알아주는 이가 없어 가난하고 외로움을 담담히 기술한 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가난과 외로움에 대한 슬픔 보다는 청빈함과 고매함을 추구하는 자신에 대한 자긍심과 당찬 포부가 중심이 되고 있다. 박제가는 이러한 마음을 찬(讚)을 통해 드러낸 후 글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 작품은 그가 27세의 젊은 나이에 쓴 것이다. 박제가는 이 작품을 지은 지 2년 후 검서관(檢書官)이 되어 14년 간 정조의 어제(御題), 어필(御筆) 뿐아니라 『일성록(日省錄)』을 정리하였다. 그리고 작품에서 ‘만 리 밖에서 노닐겠노라’ 밝힌 바와 같이, 4차례나 청나라를 오가며 견문을 넓혔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해볼 때 「소전」은 박제가가 과거의 행적을 정리하여 기술하였다기보다, 현재 박제가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목표와 이상적인 방향을 제시한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더욱 공고히 다지고자 하였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물론 이처럼 자신에 대해 예찬적인 글을 쓸 수 있는 까닭은 무엇보다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에 대해 확고한 자신과 자긍심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원하는 강한 열망 또한 드러나 있다. 「소전」은 박제가가 추구하는 학문과 삶에 대한 가치를 전의 형식을 빌려 스스로 밝힌 작품이라는 측면에서 의의를 지니고 있다.
등장인물
그 : 소전의 대상이자 박제가 자신. ‘그’(자신)에 대하여 굉장한 자긍심을 지니고 있다. 비범하고 귀한 상을 지니고 태어났으며, 청빈하고 고매한 삶을 추구하여 세속의 탐욕을 추구하는 무리들과 맞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그’에 대하여 불후의 인물로 남으리라 예찬한다.
작품 줄거리
박제가는 자신을 ‘그’라고 표현하며 객관적인 대상으로 놓고 전을 서술하고 있다. 그는 시간적으로 조선 개국 382년 후(1777년), 공간적으로는 압록강 동쪽으로 일천여 리 떨어진 곳(밀양)에 거주하고 있다. 그의 이름은 『대학』의 구절에서 나왔으며, 호는 『초사(楚史)』를 좋아하여 초정(楚亭)이라 한다.
그의 외양은 비범하고 귀한 상을 지니고 있으며, 청빈한 사람을 좋아하고 권세가나 탐욕스러운 사람은 멀리한다. 일찍이 백성을 구제하는 학문을 추구하여 노력하고 있으나 알아주는 이가 없다. 그는 세상 사람들이 추구하는 잇속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고문(古文)을 읽으며 학문을 탐구하고 만 리 밖의 먼 곳으로 돌아다니려 한다. 또한 자연과 사물의 이치와 변화를 스스로 터득하였으나 함께 나눌 사람이 많지 않다. 때문에 그의 생각을 이해하는 사람은 그의 가치를 알아주기를 바란다.
작품 속의 명문장
“책을 지어 기록하고 초상화로 그려놓아도/도도한 세월 앞에선 잊히는 법! 자연의 핵심을 버리고/ 남들처럼 진부한 말로 추켜세운들/불후의 인물이 될 수 있으랴?/전(傳)이란 전해주는 것/그의 경지와 인품을 온전히 드러내지는 못하더라도/정말 그 사람이기 때문에 천만 명의 사람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한 다음이라야/세상 끝의 타지에서나 혹은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만나는 사람마다 분명히 그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소전의 마지막에 박제가 스스로 쓴 찬(讚)이다. ‘찬’이란 어떤 사람의 행적이나 사적, 작품 등을 기리는 문체의 하나이다. 박제가는 진부함을 거부하고, 추구하는 핵심을 놓치지 않고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불변하는 것을 ‘전’의 목표로 삼고 있다. 그리고 스스로 전의 내용을 채울만한 인물임을 자부하고 있다. 박제가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과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잘 드러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작품읽기 & 참고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소전(小傳) (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한국고전, 2013. 11., 조재현, 강명관, 위키미디어 커먼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