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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와 문학 스크랩 [이기철]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낭송 김용신
은하수 추천 0 조회 2 12.04.25 06:3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이기철,「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낭송 김용신 | 2006.09.11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이기철(낭송: 김용신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웃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
이슬 속으로 어둠이 걸어 들어갈 때
하루는 또 한번의 작별이 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도 모두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민음사)


 

얼마나 맑고 깨끗해져야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저무는 것들, 지는 것들을 바라보며 ‘완성하는 이별’, ‘숭고한 이별’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고 시인은 말합니다. 그대가 만나고 작별한 사람도 모두 아름다운 사람이었기를 바랍니다.

 

문학집배원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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