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전쟁
THE NEW BORDER WARS
저자는 ‘클라우스 도즈’ Klaus Dodds로 런던대학의 지정학 교수이자 사회과학 아카데미 연구원이다. 지정학의 권위자로 BBC 및 각종 언론에 패널로 자주 초빙되며 옥스퍼드대의 A Very Short Introduction 시리즈의 저자로 참여했다, 유물이나, 유적을 조사하고 시대와 사회를 읽어내는 학문이 고고학이라면, 우리 자신을 조사라고 우리 시대와 사회에 대해 진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고민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을 고현학이라 한다. ‘성을 쌓은 자 망하고, 길을 닦는 자 흥하리라’라는 고고학적 메시지가 얼마나 고현학적인 메시지인지를 곱씹으면서, 이 책의 곳곳에 숨겨진 경고등과 위험 신호판을 읽고 제대로 대비하잔다.
국경 문제는 네 가지 추진력에 따라 움직인다. 제한하기 constriction, 확장하기 expansion, 따돌리기 deflection, 내쫓기 expusion이다. 제한하기는 국경 문제의 전에 없던 방식으로 작용한다. 인종과 주택 관련 차별은 이미 만연해있다. 택지 소유자는 불법 이민자를 신고하지 않으면 벌금을 낼 수 있다. 제한하기는 일상생활에 적대적 환경을 구축한다는 뜻이다. 취업비자와 증빙서류를 갖추어야 할 사람에게는 큰 부담을 늘리는 뜻이다. 두 번째 확장하기는 경제 지역은 1단계에서 3단계로 구분한 EU의 확장개념이다. 이것은 비정치적으로 보이나! ‘우호적 국가들의 국경 없는 블록으로 선전하기 때문이다. 따돌리기는 이민자들이 농업, 요양산업, 식품업 등 분야에서 그림자 같은 이슈를 피하고자 국경을 이용하는 형태를 말한다. 좌파는 국경과 관련된 도덕적 문제를 비난한다. 우파는 다른 곳에서 들어오려는 사람들을 통제하는 데 국경이 필수라고 본다. 내쫓기는 각국이 지도자가 바뀔 때마다 국토를 지키고 내, 외국인을 감시하며, 국경지대에 배치 인력을 늘리는 조치를 해왔다. ‘언제나 같은 일상‘이 깨질지 모른다는 대체 불안을 자극하는 것도 전법의 하나다.
방어 목적의 최초의 장벽은 요르단강 강변의 ’예리코‘에 있다. 콘스탄티노플에는 ’테오도시우스‘ 장벽이 천년 도시를 지켜냈다. 그러나 국경의 열의는 시간이 지나면서 고조와 퇴조를 반복했다. 중국과 일본은 국경을 표시한 지도가 국경을 침범하고 있다고 선동뿐만 아니라 실제로 위기의식까지 조장한다. 일본전도는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도 자국 영토로 포함한다. 그러나 영토보전을 위해서는 핵무기를 갖춘 중국과 러시아, 북한을 억제할 만한 군사력 증강이 절실하다고 국민에게 호소하려는 뜻도 있다.
한국도 일본과 공동 수역을 놓고 충돌한다. 독도 영유권과 그 사이 바다의 명칭에서 그들은 입장을 달리한다. 일본은 일본해라 주장하고 한국은 동해라 부른다. 두 나라 모두 상대야말로 문제를 악화시켰다고 비난한다. 두 나라가 상반되는 내용으로 만든 지도야말로 그들의 악감정을 잘 드러냈다.
중국은 지정학적 이익을 뒷받침하는 데 지도를 쓴다. 구단 선을 넣어 남중국해와 섬 해저까지 중국의 유효 지배 범위에 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중국이 영토 통제권을 확대하려는 시도의 배경에는 자원 문제와 전략 문제가 있다. 인공섬 조성, 타국에 대한 안보 정찰 및 감시 등은 중국이 소비하는 석유의 80%를 남중국해로 수입하는 점에 비춰 절실하다. 필리핀 두테르테는 중국에 어로 활동을 허용했다, 그리고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국민에 “중국 어선이 대통령의 허가 아래 필리핀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다 해서 우리 국방 경비가 포기된 것은 아니다”라고 자국민을 설득해야 했다.
’토마스 홀디치‘ 경은 <정치적 변경과 경계 짓기>에서 국경을 이렇게 정의했다. “국경이란 전진하는 문명의 필연적 산물이다. 이는 자연의 배치와 맞아떨어지지 않는 인간의 발명이기 때문에, 이를 침범하고 훼손하려는 움직임을 차단할 만큼 강력하고 안전한 경우에만 확실한 가치를 지닌다.”
1991년 독일 여행객 ’외치‘가 5천 전에 살았던 냉동 미라 시체를 ’외츠탈‘ 알프스에서 발견한다. 유해는 얼음에서 흘러나와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 이르렀다. 빙하의 후퇴로 1918년에 정해진 국경이 90미터쯤 이탈리아 쪽으로 들어간 것이다. 후에 이 미라는 분쟁 끝에 이탈리아 남 티롤주 볼차노 고고학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와 빙원은 후퇴하여 국경이 변경되는 사례다.
알프스 국경이 움직인다는 뉴스는 입법 대응을 부추겼다. 2006년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정부는 ’움직이는 국경‘ 개념을 법제화했다. 더 국가주의적이거나 포퓰리즘인 정부는 “빙하를 구해야 한다”라고 선언할 수 있다. 영토 손실 이야기는 우리 땅이 이웃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고뇌를 바꿀 수 있다. 스키 시즌에 대비 눈과 얼음을 지키려는 스키 리조트가 많은 나라는 투자가 예상된다.
하천은 두 가지의 유형이 있다. ‘국경을 가로지르는 하천’ through-border rivers와 ’국경을 만드는 하천‘ border-making rivers에 주목한다. 전자는 중국에서 발원 베트남으로 흘러드는 하천이고, 후자는 미국과 멕시코를 구분하는 ’리오그란데‘강이다. 겨울이면 얼어붙는 ’아무르‘나 ’우수리‘ 같은 큰 강은 국경이라기보다 경게였다. 러시아는 북경조약으로 경계에서 국경으로 획득하고 모스크바의 통제하에 두었다. 그리고 항행권, 자원 채굴권, 하중도 소유권을 갖는다고 보았다. 1968년 양국의 국경수비대가 충돌하여 중국 민간인이 죽는다. 어느 쪽도 자국의 패배를 인정치 않아 2006년 러시아 곰 섬, 중국명 하중도는 양국이 분할지배로 경정되었다.
나일강은 11국과의 영토를 관통해 흐르고, 이집트가 지중해와 만나는 지점에서 끝난다. 이집트는 90%가 물 공급을 이 강에 의지한다. 나일강이 잘못되면 이집트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 2010년 카이로에 상정된 계획서는 상류 에티오피아에 새 댐이 하류 유량을 감소시킬 때 공격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었다. 수단과 이집트는 에티오피아의 댐을 군사작전으로 막으려 하자, 에티오피아는 비밀리에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아 이집트를 궁지로 몰려 했단다. 아프리카의 중앙부에 ’나이사‘호수와 ’차드‘호수가 있다. 2012년 ’나이사‘ 호수 북부에 ’탄자니아‘와 ’말라위‘가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을 놓고 갈등을 벌린다. 문제는 개발로 호수의 수량이 얼마나 줄어드느냐이다. ’차드‘호수는 4개국이 호수 규모 축소와 수위가 낮아지면서 면적이 줄어들자 드러난 땅의 불법 점유 문제를 낳았다.
대수층은 지하수를 함유한 지층을 말한다. 숨겨진 국경이다. 이 눈으로 볼 수 없는 수자원은 국경 간 협력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세계적으로 600곳 이상의 대수층이 하나의 국토 이상에 걸쳐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리비아 대수로 공사가 대수층 물을 끌어와 사막을 옥토로 만드는 리비아의 비전을 한국 동아건설이 수행했다) 2015년 ’알사크‘(사우디아라비아 측)과 ’알디시‘(요르단 측)라는 두 나라 사이에 걸쳐 있는 대수층들을 공동 관리하자는 협상을 맺었다. 두 나라 모두 1970년대부터 대수층 수자원 개발에 열을 올리고 왔으나, 물을 어느 정도 뽑을 것인가와 대수층의 수량을 모니터링하자는 합의 정도였다.
수 세기 동안, 세계의 해양과 대양을 ’관리‘하는 원칙은 ’자유‘뿐이었다. 최소한의 간섭을 받으면서 세계 각지로 항해할 자유 같은 것이다. 캐나다는 대서양에서 북아메리카 북쪽 해안을 따라 태평양에 이르는 북서항로를 “우리 영해”라고 주장하지만, 미국과 기타 국가들은 이를 자유항행에 필요한 길목이라고 보았다. 어떤 바다가 필수 항로의 일부라면, 3국은 그 연안 국가의 아무런 제재로 받지 않고 그 영해를 다닐 수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공유지의 비극이 벌어진다.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으며 해저 자원 채굴, 어획, 쓰레기 투기, 무역 등을 벌리려는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다. 그러자 연안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까지 자기 영해라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관련 국제법은 없었고 비공식적이었다.
2023.06.22.
국경전쟁
클라우스 도즈 지음
함규진 옮김
미래의창 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