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상처로 가득한 바깥세상을 피해
자신만의 둥지 속에 숨어 버린 이들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
은둔 청소년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세상 밖에 나서는 과정을 그려 낸 『새똥』이 시소 시리즈 여섯 번째 권으로 출간되었다. 좌절감에 빠진 은둔 청소년이 새로운 만남을 통해 살아갈 용기를 얻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무리에서 내쳐진 충격으로 방 안에서 은둔 생활을 하는 17세 기은. 기은의 유일한 말동무는 목소리로만 존재하는 “헤헤헤” 하는 이상한 웃음소리를 가진 헤미밖에 없다. 기은은 매일매일 자신을 따돌린 친구들을 생각하며 고통스러워한다. 그렇게 집에만 틀어박혀 있던 기은은 고모가 집에 온다는 소식에 2년 만에 밖에 나선다. 그러나 밖에서도 들리는 헤미의 소름 끼치는 음성에 기은은 그대로 찻길에 뛰어들고, 정신을 차려 보니 눈앞에 보이는 건 중학생 때 짝꿍이었던 수혁인데….
저자 소개
글: 이경혜
진주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했고,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문에 「과거순례」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01년 「마지막 박쥐 공주 미가야」로 어린이 단행본 부문 한국백상출판문화상을 받았다. 같은 해 「우리 선생님이 최고야!」로 SBS 미디어 대상 그림책 번역 부문에 선정되었다. 그림책부터 소설까지 다양한 글을 쓰며, 불어와 영어로 된 책들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이야기란 어떤 영혼이 작가의 몸을 통로로 삼아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믿으며 글을 쓴다.
『새를 사랑한 새장』, 『행복한 학교』, 『구렁덩덩 새 선비』, 『이래서 그렇대요』, 『용감한 리나』, 『사도 사우루스』, 『유명이와 무명이』, 『귀신 친구 하나 사귈래요?』,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그들이 떨어뜨린 것』 등을 썼다. 그 밖에 『심청이 무슨 효녀야?』, 『바보같이 잠만 자는 공주라니!』 등의 패러디 동화책을 썼고, 『가벼운 공주』, 『무릎딱지』, 『공룡 사진첩』 등을 번역했다.
그림: 폴아
그림을 통해 삶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순간을 이야기 하는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가끔은 수영을 하고, 글 을 쓰고, 책을 펴내고, 전시에 참가합니다. 『허구의 삶』 『맨해튼의 반딧불이』 『홀릭』 『자아 찾기ing』 『어른 없는 세계』 『채널을 돌리다가』 『보라 새벽의 소리』 『다꾸 의 날』 등 여러 책의 표지를 그렸습니다. 2016년 교보문고 동화공모전 그림책부문에서 최우수상을, 2021년 INTERNATIONAL ART FAIR UNKNOWN ASIA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습니다.
출판사 리뷰
어쩌면 내가 당한 일도 새똥일 뿐일까?
닦아 버리면 그만일 새똥을 나는 죽어라 들여다보고 있던 걸까?
기은은 영원히 함께 할 줄 알았던 친구들에게 배신을 당한 충격으로 은둔 생활을 시작했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소속된 무리에서 따돌림당하는 일은 심심찮게 일어난다. 하지만 그 일을 당한 당사자는 마음이 찢어지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깊은 상처를 받는다. 청소년기 아이들의 상처를 섬세하게 묘사해 온 이경혜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친구 관계가 무척이나 중요한 청소년들이 무리에서 떨어지며 겪는 감정을 생생하게 풀어낸다. 독자들은 기은이 은둔 생활을 하며 느낀 소외감과 외로움, 분노, 좌절에 깊이 이입하고 공감한다. 하지만 이 감정이 그대로 고이지는 않는다.
기은은 수혁과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자신이 겪은 일은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된다. 수혁은 친구들의 괴롭힘에 옥상에 올라갔을 때 새똥을 맞은 일을 회상하며 기은에게 말한다. “그냥 모든 게 다 새똥 같더라고. 손으로 닦아 내고, 집에 가서 머리 감으면 되잖아? 겨우 그런 걸로 죽으려 했던 거야.”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매일 생각하고, 스스로를 자책하던 기은은 수혁의 말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과거를 돌아보고 친구들을 저주하는 대신에 자신을 구해 준 수혁에게 ‘열 번은 맛있는 거’ 사 주겠다며 미래를 약속한다.
때로 작은 사건에 감정이 환기되곤 한다. 새똥을 맞은 수혁이처럼, 수혁과 만난 기은이처럼,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보며 괴로워하던 이들이 〈새똥〉을 읽고 조금은 가붓한 마음으로 상처를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 작은 방 안에 갇혀 죽음을 생각하거나, 생각했던 이들이 무사히 어른이 되어 주기를 바라는 작가의 염원도 가닿기를 바라 본다.
시작은 재밌어야 하니까!
시간 순삭, 마음 든든한 내 인생의 첫 소설
16부 작 드라마도 1시간짜리 요약본으로 보는 시대에 아무리 재미있는 책이라도 독서는 지루할 수밖에 없다. 이런 시대에서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는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문학을 재미있게 접할 수는 없을까? 시작하는 소설, ‘시소’는 이런 고민 끝에 나온 다림의 짧은 소설 시리즈이다.
시작은 쉽고 재밌어야 한다. 소설도 마찬가지다. 100페이지 이내의 짧은 분량과 속도감 넘치는 이야기, 책의 한 장면이 생생하게 펼쳐지는 일러스트로 구성해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지금 청소년 독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관심 가지는 주제로 짧고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며 책을 덮은 뒤 깊은 여운을 남긴다. 쌓여 가는 완독 경험은 청소년들이 앞으로 더 다양한 장르의 책을 알아 가는 데 좋은 거름이 되어 줄 것이다. 깊어지는 독서 경험만큼 넓어진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를 바라며 ‘시소’ 시리즈가 그 시작에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