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월의 시 〈춘규사(春閨詞)〉
詩題 : 춘규사(春閨詞) 押韻 : 家, 斜, 花
東風吹入莫愁家 봄바람이 막수의 집에 불어 들어오는데 簾幕徐開燕子斜 주렴 장막 서서히 여니 제비들 빗겨나네 睡起調琴香霧濕 잠 깨어 거문고 타며 향기로운 안개에 젖고 滿庭零落碧桃花 뜰에 가득 벽도화는 여기저기 떨어졌네
○막수(莫愁)는 고악부(古樂府)에 남조(南朝) 때 양무제(梁武帝)의 《河中之水歌》에 “하중의 물은 동쪽으로 흐르고 낙양의 여아 이름이 막수였는데, 15세에 시집가서 노씨 집안의 부인이 되었고 16세에 아이를 낳았는데 자(字)가 아후(阿侯)였다. ” 하였고, 또 《舊唐書‧音樂志二》에 “석성(石城, 지금의 호북성)에 막수라는 여자가 있었는데 가요를 잘했다.” 라는 대목이 보인다.
출처 : 소화시평 하권, 요절한 시인들. |
□저자 소개
정기명(鄭起溟, 1558~1589)은 송강 정철(鄭澈, 1536~1593)의 장남이다. 스스로 호를 화곡(華穀)이라 하였고, 재주는 많았으나 32세로 요절했다. 아버지 정철은 성혼(1535∼1598), 박순, 이이와 함께 그의 정치적 동지이자 평생지기였기에, 장남 정기명을 성혼의 문하에서 공부시켰고, 정기명은 문학적 소질과 충성심도 대단했다.
손죽도 사건’이 발발한 시점은 1587년이니, 정기명 나이 30세에, 흥양의 손죽도에서 장렬하게 전사한 이대원 장군의 구국충절을 읊은 〈녹도가(鹿島歌)〉를 지었다. 2년 후인 1589년 32세로 요절했고 3년 후에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정기명은 대 전란을 예감하며 왜군과 몸을 던져 싸운 한 애국적인 인물을 기리는 우국시(憂國詩)를 지은 것이다. 이대원 장군이 전사한 뒤, 문학작품으로는 가장 먼저 써진 글이다. 이 글은 그의 아버지 송강(松江) 정철(鄭澈 1536~1593)의 시문집 『송강집(松江集)』에 들어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대원 장군의 행적을 축약하고, 거기에 정기명의 〈녹도가(鹿島歌)〉 전문과 약천(藥泉) 남구만이 지은 '이대원 장군의 신도비명'도 함께 학회 시고란에 연속하여 실어 자료를 보충하였으니 참고자료로 일독을 권합니다. -2023 0525 송청로 올림- |
○동양문헌학회 회원 시고
細雨束風慶瑞家 세우, 춘풍에 경사 조짐의 집에 드니
彩霞佳景日西斜 채색 노을, 좋은 경치 서쪽 해가 기울었네
簷前燕子聞時節 처마 앞의 제비에게 시절 소식 들어보니
春去濃陰勝百花 봄이 간 뒤 짙은 녹음 백화보다 좋다 하네
河星 金弼培
薰風籬越掃庭家 훈풍이 울 넘어와 집 뜰을 쓸고
曉暇閨窓竹影斜 새벽 규방 창에 대 그림자 비쳤네
携手美人春夢覺 그리운 사람 손 잡은 춘몽이 깨니
淸香送室滿桃花 만발한 도화가 방에 향기를 보내네
學松 宋泰鍾
春滿乾坤福滿家 봄은 천지에 가득 복은 집안에 가득
煙霞欲極日西斜 연하 다하려 하니 해가 서산에 뉘엿뉘엿
連天遠水風來面 먼 물은 하늘에 닿아있고 바람은 낮에 분다
柳綠鶯歌勝赤花 버들 푸르고 꾀꼬리 노래 붉은 꽃보다 좋다.
金谷 朴炯駿
殘春立夏老師家 봄 다하고 여름 시작되는 늙은 스승의 집터에
墻角薔薇夕影斜 담 모퉁이 장미꽃 석양 그림자에 기울였네
雨後江堤靑草茂 비 온 뒤 강둑에는 파란 풀 무성하고
雙飛蜂蝶索香花 쌍쌍이 날은 벌 나비는 꽃향기 찾아오네
竹山 金萬源
洞房深處別幽家 동방심처는 특별한 유가련가
雲雨簷頭幾百斜 운우(雲雨)는 처마 끝에 몇백 번 빗겼을꼬
苦樂人生於此出 인생 고락은 여기서 나는데
花開陳落又開花 꽃은 피었다가 지고 또 피는구려
江齋 梁一太
二三才媛往來家
時讀時書日欲斜
東里富豪求娶處
媒婆暗問惜芳花
春壽堂 梁會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