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ng
-2-
by isaak
"야!"
"... ... ... 뭐야 이시간에?"
내 말을 들엔 아랑곳 않고 흐느적 거리면서 내게로 다가온다.
"히힝..."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files.naver.net%2Fdata2%2F2004%2F8%2F3%2F89%2F1-9543.gif)
내 얼굴 빤히 쳐다보면서는 익살스럽게 웃어 보이는 이녀석.
"설마. 또 땡땡이?"
나는 애써 무뚝뚝한 표정을 유지하며 입을 열었다.
말없이 웃고만 있는 이 아이. 일주일 전 쯤이었을까. 이 아이를 만났던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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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 복도 현관 앞. 내 앞에는 새하얀 흰머리의 소유자인 노수사가
언제나 처럼 지긋한 미소를 머금고 날 쳐다보고 있다.
밖으로 나가려는 날 불러 놓고선 말이다.
"어이. 오늘부터는 니가 마당 청소도 좀 해라."
노친내가 노망이 났나보다. 이제는 매일 하는 아침운동 까지 지겹다고 내게 떠맡기려 든다.
"뭐!? 아니 종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데 거기다가 마당까지 쓸라고!?"
역시나 귀찮은 나머지 주절거려 본다.
"어. 그래. 너정도면 충분히..."
말갖지도 않은 소릴 하잖아!? 말 끊으면서...
"아! 싫어! 월급줘그럼! 안그럼 안해!"
"오늘 아침밥 없다."
계속 웃는 표정으로 눈썹한번 흔들림 없이 내게 말을 내뱉는 이 노수사...
젠장. 아침밥 없단다. 저번에도 걸레질을 시키길래 안한다고 했다가 저 소리를 들었는데
그날 정말... 밥... ... 안줬다. ... ... 배고파서 몰래 훔쳐먹었기에 망정이지...
"빗자루 어딨어!?"
오늘부터는 부업도 하게 생겼다. 어쩐지 어제 저녁 반찬이 좋더니만...
노친내는 계속 웃는 얼굴로 나만 바라보고 있다.
"..."
생각 해보니 빗자루는 내가 종치는 곳 구석에 놓여있지 않은가...
"에이 씨!"
일부러 소리를 크게 내면서 수도원 문을 박차고 나왔다.
정문을 나와 왼쪽으로 종치는곳 안 구석에 빗자루가 비스듬히 세워져 있다.
사실... 말은 그렇게 했지만서도 그 노수사...
나이가 꽤나 많아서 걱정... ... ... 아주 조금 쥐새끼 털가죽 만큼만 걱정했었다.
또 이 빗자루질... 왠지 해보고 싶기도 했고. 이 기회에 혼자만의 낭만같은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액션을 취해볼 수 있게 된 것 같아 약간 설랜다.
크큿... 이런생각도 하는걸 보니 나도 아직은 애인가 보다.
두 발을 모으고 왼손은 어깨높이, 오른손은 빗자루를 움직이기 편한곳에...
오른쪽 어깨에 힘을 주어 돌길 한 가운데를 한번 쓸어 봤다.
"챠아악~!"
돌길 위에 쌓여진 지푸라기 들이 걷혀지면서 돌 색깔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챠악~! 챠악~!"
같은곳을 두번 더 빗질하니 하얀색 빛이 감도는 돌이 깨끗하게 드러났다.
깨끗하게 드러난 돌을 보니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뒤로 돌아 수도원 문 앞부터 쓸어내기 시작했다. 혹여나 누가 봤을때 낭만적이다~
라고생각하게끔 허리에도 힘을 주어 꼿꼿하게 편 다음 부드~럽게 오른손만 움직이면서
나름대로 자연스래 빗질을 해보았다.
문 앞 틈새와 그 앞에 2~3개 돌들을 쓸어 내니 문 앞의 돌들이 새것같아 보인다.
빗자로를 옆으로 더 비스듬히 든 후 얼굴에는 인자한 웃음을... 나름대로 인자해 보일법 한
웃음을 띈 체로 초등학교 체육시간에 배운 것 처럼 뒤로 몸을 돌렸다.
바로 앞에 왠 여자 아이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그것도 한 30Cm 거리.
놀란 나머지 내 얼굴은 "어설픈 인자한 미소" 라는 아이템으로 고정되어 버렸다.
가만보니 그 아이도 역시 놀란 얼굴이다. 양 손이 입 높이까지 올라와선
놀란 얼굴로 머엉~ 하니 내 얼굴만 바라보고 있다.
-Continue-
*Image*
Tool : 그림판 / M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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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출처 = isaak의 블로그 : http://blog.naver.com/isaak226.do